연년세세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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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류의 새로운 느낌이 드는 소설은 오랜만에 읽어본다. 황정은 작가님의 다른 소설도 읽어보고싶다. 소설이라고하지만, 몇편의 인간극장을 보는 듯했다.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가족 간의 관계, 인물 각자의 속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현실적인 형편과 과거 시대의 아픔들이 함께 담겨있어 마음이 저릿하면서도 먹먹하지만 애틋했다. 


마치 내가 소설속 이순일의 자녀가 된 기분도 들었고 어딘가 살아있을 것만 같은 생생하고 입체적인 가족들 이야기. 하미영이 좋아하는 '다가오는 것들' 영화를 조만간 보아야겠다. 한세진이 본 브루클린의 '사우스풀', '노스풀'도 실제로 보고싶다.

진짜 어딘가 있을것같은 사람들. 그들을 만나 손을 잡아주고싶다.


깔끔한 문장과 묘사.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느끼는 생각과 감정이 잘 표현되어있고 공감도 가서 아 나도 이런감정을 느꼈던적 있었나 내 삶과 사람관계도 돌아보게 된다.


'실망스럽고 두려운 순간도 더러 있었지만 한영진은 김원상에게 특별한 악의가 있다고 믿지는 않았다. 그는 그냥...... 그 사람은 그냥, 생각을 덜하는 것뿐이라고 한영진은 믿었다. 한영진이 생각하기에 생각이란 안간힘같은 것이었다.

어떤 생각이 든다고 그 생각을 말이나 행동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고 버텨보는 것. 말하고 싶고 하고 싶다고 바로 말하거나 하지 않고 버텨보는 것. 그는 그것을 덜 할 뿐이었고 그게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매일 하는 일.”

-P70


“어른이 되는 과정이란, 땅에 떨어진 것을 주워먹는 일인지도 모르겠다며 하미영은 말했다.

이미 떨어져 더러워진 것들 중에서 그래도 먹을 만한 걸 골라 오물을 털어내고 입에 넣는 일, 어쨌든 그것 가운데 그래도 각자가 보기에 좀 나아 보이는 것을 먹는 일, 그게 어른의 일인지도 모르겠어. 그건 말하자면, 잊는 것일까.”

-P146

"어른이 되는 과정이란, 땅에 떨어진 것을 주워먹는 일인지도 모르겠다며 하미영은 말했다.
이미 떨어져 더러워진 것들 중에서 그래도 먹을 만한 걸 골라 오물을 털어내고 입에 넣는 일, 어쨌든 그것 가운데 그래도 각자가 보기에 좀 나아 보이는 것을 먹는 일, 그게 어른의 일인지도 모르겠어. 그건 말하자면, 잊는 것일까." - P146

실망스럽고 두려운 순간도 더러 있었지만 한영진은 김원상에게 특별한 악의가 있다고 믿지는 않았다. 그는 그냥...... 그 사람은 그냥, 생각을 덜하는 것뿐이라고 한영진은 믿었다. 한영진이 생각하기에 생각이란 안간힘같은 것이었다.
어떤 생각이 든다고 그 생각을 말이나 행동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고 버텨보는 것. 말하고 싶고 하고 싶다고 바로 말하거나 하지 않고 버텨보는 것. 그는 그것을 덜 할 뿐이었고 그게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매일 하는 일.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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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2020-10-19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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