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 - 세금은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어 왔는가?
오무라 오지로 지음, 김지혜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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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할 수 없는 필수적인 존재, 세금


평소에 그다지 의식하지 않았지만, 세금은 도무지 피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세금은 부정적인 인식이 먼저 들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세금 폭탄"일 정도로 없었으면 하는 것들 중 하나입니다. 오죽하면 "인생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죽음과 세금뿐"이라는 말이 명언으로 세월을 넘어 회자되겠습니까? 그렇다면 세금은 정말 나쁘기만 한 것일까, 나오는 데로 내기만 해야 하는 것일까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공공의 조직과 시스템이 존재하고 유지되기 위해 세금은 필수불가결합니다. 세금을 어떻게 설계하고 구성해 효과적으로 징수하는가가 그 국가의 재정상태를 결정하며, 미래를 보장하기도 망치기도 합니다. 이런 세금은 운영하는 입장에서 필수불가결할 뿐 정작 세금을 내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저 피하고 싶은 대상일 뿐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세금에 대해 공부하거나 자세히 알아보는 사람은 사실 별로 없습니다. 복잡하기도 하고, 공부한다고 피할 수도 없는 것이기에 일반인들은 그저 세금이 징수되면 성실히 납부하는 정도로 국민의 의무를 다할 따름입니다. 재산이 무지하게 많은 재벌들이나 물려줄 것이 많은 부자들은 전문가를 동원해 세금을 적게 내려 안간힘을 쓰기도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세금을 덜 내기 위해 따로 공부를 하신 분이 과연 몇이나 될지 의문입니다.


이 책 <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을 읽으면서 얻은 최고의 교훈은 적어도 세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징수되고 사용되는지 공부하고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납세 주체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세금이 엉뚱하게 쓰일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 정부의 세금 정책을 확인하고 동의와 지지 또는 반대와 비판을 해야 하고 이를 통해 국민 전체가 원하는 방식으로 세금 정책이 세워지고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에는 일반적인 세금은 물론 생각지도 못했던 엉뚱하고 이상한 세금 이야기가 70가지나 수록되어 있습니다. 수많은 세금의 종류는 물론 세금이 등장한 이면의 역사 이야기를 읽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세금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생기고 나도 모르게 세금 정책에 대한 식견을 가지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 재정난 때문에 생긴 웃지 못할 세금의 역사

세금은 정부를 운영하고, 국가적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세금을 통해 확보합니다. 그렇다 보니 다양한 이유로 재정에 문제가 생기면 기상천외한 세금을 만들어 재정난을 해결하고자 합니다. 그 와중에 국민들이 참아줄만하면 다행이지만 도저히 정상적인 생활이 안될 정도로 세금 징수가 심해지면 그 반동으로 나라가 흔들리고 무너집니다.


이 책은 <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라는 책 제목 자체가 거대한 셀프 스포일러입니다. 제목의 아이러니인데, 이 제목 때문에 흥미가 생겨서 이 책을 선택하는 분들이 꽤 생길 테지만 한 편으로 제목이 이렇다 보니 뭔가 상당히 흥미로운 세금을 소개해도 이미 "엉뚱한" 세금이 등장할 것과 그 영향으로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인지하고 읽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놀라기가 힘들어집니다.


그럼에도 세금에 대한 역사적 지식이 전무하다 보니 이 책에서 소개하는 정말 엉뚱한 세금 이야기 중에서는 진심으로 깜짝 놀라거나, 너무 황당해서 어이없는 그런 내용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그 대단한 로스차일드 가문을 몰락에 가깝게 위축시킨 것이 상속세였다는 것이나, 가슴을 가리려면 내야 했다는 유방세, 수염을 기르려면 내야 했다는 수염세 같은 세금 이야기를 읽을 때는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흔히 잘 알려져 있지만 다시 생각해도 어이없는 창문세 같은 것도 세금이 국민들의 의식주에 미친 영향이 얼마나 큰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 책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일본의 세금에 대해 지나치게 많이 등장한다는 점인데, 그도 그럴 것이 책의 저자가 일본인입니다. 세상의 중심이 일본은 아닐 텐데, 느낌상으로는 일본의 세금 소개가 거의 절반의 지분을 차지하는 것만 같습니다. 다섯 개의 파트 중에 한 파트는 아예 일본의 '황당한 세금' 타이틀로 일본의 세금만 다루고 있는데 그렇다고 다른 파트에 일본 이야기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저자의 한계라고 하면 한계일 수도 있는 것이 좀 더 다양한 전 세계의 세금 이야기를 다루어 주었더라면 더 흥미로웠을 거란 아쉬움이 좀 있었습니다.



3. 세계의 역사를 바꾼 핵심 요소, 세금

이 책에 소개된 여러 가지 세금들이 등장한 배경과 영향, 결과를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알려진 역사 이면에 세금 문제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하여 그동안 생각 못 했던 역사를 움직이는 또 다른 하나의 축으로 세금을 염두에 두게 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은 넓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세상을 바꾼 세금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고 알게 되어 도움이 되었던 이야기는 히틀러가 벌였던 세금 개혁의 결과로 틀이 잡힌 "원천징수"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역사 속에서 대중의 세금 부담을 늘리고 부자들의 세금을 감세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반대의 정책을 수립했다가는 극심한 저항에 부딪혀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 세계에 큰 타격을 안겨준 히틀러는 정작 대중의 세금 부담을 줄이고 부유층의 세금 부담을 늘리는 세금 제도 개혁을 추진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히틀러 자체가 대중의 지지로 정권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세금 개혁의 일환으로 원천징수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과거 1년에 한번 본인이 알아서 세금을 납부하는 방식에서 급여를 받을 때 회사가 애초에 세금을 공제하고 실수령액을 주는 방식으로 변경한 것입니다. 이는 개인의 세금 납부에 대한 저항을 줄이고 정부가 세금을 거둬들이기도 쉬워졌습니다. 급여 소득자인 제 입장에서는 저의 모든 소득이 정부와 회사의 정보 공유로 완전 발가벗겨져 속일 여지가 1도 없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결국 세금에 있어 월급쟁이들만 봉이 되는 구조는 나치스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하이 히틀러!! 이 나쁜놈...


히틀러의 정책과 달리 오늘날 많은 나라에서 부유층이 세금을 적게 내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일본과 미국의 부유층 세율과 세금을 비교해 일본은 미국 부유층 세금의 10% 밖에 안되는 금액을 내고 있어 상대적으로 부유층의 세금에 허점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모르긴 해도 우리나라의 경우는 미국 부유층 세금과 비교하면 일본보다 크게 나을 것은 없을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책의 에필로그를 통해 세금 정책의 불만을 품은 국민들이 폭동 등의 시민혁명으로 저지하고 지켜냈던 이력과 그러지 못했던 일본을 비교하면서 민주주의 사회의 정착이 보다 나은 세금 정책을 세우는 큰 요소가 됨을 설명합니다. 국민이 세금을 직접 책정하고 세금 징수 과정이나 방법, 세금의 사용처도 엄격하게 감시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변화해가는 연령층 구성과 경제 흐름 등을 고려한 세금 제도의 유연한 개정과 적용을 강조합니다.


역사 속에 등장했던 다양한 세금에 대해 다룬 이 책은 생각지도 못했던 엉뚱하고 기상천외한 세금을 대하는 즐거움이 가득해 읽는 재미가 넘치는 책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세금이 인류의 역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쳐 왔는지 이해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세금에 대해 아는 바가 딱히 없는 분들이나 독특한 시각과 정보를 얻고 싶으신 분들이시라면 이 책이 정말 딱 맞으실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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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료제 - 따뜻한 첨단 치료제가 온다
김선현 지음 / 포르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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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디지털 치료제란 대관절 무엇인가?


포르체 출판사의 신간 <디지털 치료제 >는 상당히 낯설고 신선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제목이 생소해서 오히려 관심을 끌게 된 케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고, 그럼에도 그저 딥한 전문가 아닐까라는 생각 정도만 하면서 읽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호기심에 저자에 대해 좀 찾다 보니 그 유명한 [그림의 힘] 저자셨고 미술치료 관련 최고의 전문가 셨습니다. 저서도 무척 많고 한 분야 최고 권위자면서 현장에서 도움이 필요한 분들과 항상 함께 하는 행동가기도 하신 것 같습니다. 읽기에 재미있는 책이라 할 수는 없지만 의미가 큰 책입니다.



그런데 "디지털 치료제"가 대관절 무엇이란 말입니까? 이 생소한 용어는 복잡한 기기 없이 대부분 개인이 소유한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앱 또는 앱의 형태로 배포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라고 이해하면 가장 쉬울 것 같습니다. 저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마음을 보듬어 주고, 위로해 주며, 건강한 방향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도우미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신 치료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디지털 치료제"라는 개념이 의미가 큰 이유는 각각의 기능에 맞는 별도의 기계장치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저 원하는 앱을 다운로드해 설치하고 용도에 맞게 사용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보다 더 편리하고 접근성이 높은 방법이 없는 대다가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별다른 비용 없이 사용이 가능합니다. 각자의 스마트폰을 맞춤형 개인 의료기기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획기적이고 대중적인 개념이라고 하겠습니다.



온라인 원격 진료조차도 진료를 해줄 의사가 시간을 낼 수 있어야 하고, 진료마다 의료비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디지털 치료제"가 더 일반화된다면 진정한 의료 민주화가 실현되는 환경을 맞이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커집니다. 우선은 정신적이고 정서적인 부분에 국한되겠지만 이 앱 환경을 잘 활용하면 다른 의료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됩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는 분야입니다.



2. 디지털 치료제의 놀라운 효용


사실 이 책의 내용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디지털 치료제"라는 개념이 신기하고 호기심이 일기는 하지만 실제로 효용이 있느냐의 문제에 의문이 있었습니다. 대중적으로 크게 활용될 기술이라기보다는 특정 영역에서 적용될 이례적인 기술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책 속 설명과 다양한 분야의 활용 예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저의 판단이 선입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금세 알게 되었습니다.



이 기술은 매우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고, 특정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분들에게 의미 있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과 약간의 자기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도 커 보였습니다. 오프라인으로 유명 강사의 강의를 들으려면 정해진 시간에 강의 장소에 가 있어야 하지만 그 강사의 강의 영상을 다운로드해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볼 수만 있다면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벗어나 언제 어디서나 반복해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디지털 치료제"는 그 형태 만으로도 효용이 매우 크다 하겠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본 투비 "포노 사피엔스"가 자라고 있는 스마트폰 만능 시대에는 더 의미가 큽니다. 저희 아이들은 밥 먹을 때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지 않습니다. 물을 뜨러 가면서도 한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야단치지 않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몸의 일부분과 같기 때문입니다. 다만 안전에 대한 주의는 주는 편입니다.



이런 스마트폰으로 뭐든 할 수 있고, 뭐든 하고 있는 시대에 "디지털 치료제"는 오히려 디지털 격차를 해소해 주는 면이 있습니다. 통상 첨단 기술이 인간 소외를 가속화시키게 되는데, "디지털 치료제"는 오히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할 수 있고, 전통적 치료의 한계를 넘어서게 해 줍니다. "디지털 치료제"는 "아날로그 치료제"와 달라서 물성이 있는 "약"이 아닙니다. 그저 스마트폰 앱일 따름입니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언제 어디서나 치료행위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디지털 치료제"는 왠지 기계적이고 차가울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지만 실상 오히려 인간적이고 따뜻한 면이 많다는 것이 의외입니다. 친절한 정신과 선생님처럼 우울증이나 코로나 블루 등을 치유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짜증을 내거나 몰아세우는 일도 없습니다. 진료 시간이 아니라고 진료를 거부하는 일도 없습니다. 내 마음을 언제나 들여다볼 수 있도록 관찰하고 도와줍니다. 불안함을 줄여 수면을 돕는가 하면 대화를 통해 외로움을 해소해 주기도 합니다.



또 하나의 큰 효용은 트라우마 치료에 있습니다. 고통의 순간을 잊지 못해 발생하는 트라우마 또는 혐오, 공포증 등도 비슷한 맥락에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고통을 경감시키는데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효과적인 방식으로 트라우마 문제를 해소해 나갈 것이 확실시됩니다.



3. 디지털 치료제의 미래



"디지털 치료제"가 어디로 갈 것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트렌드의 흐름을 생각하면 크게 발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개개인의 일상 속에서 건강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문제 발생 시 스스로 판단해 응급 상황을 알리는 스마트 워치 같은 기능들이 더욱 대중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만성 질환 치료와 건강 관리에도 활발히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스마트폰 앱이라는 본질은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다양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습니다. 게임 중독 현상이 심한 아이들에게 게임의 형태로 제공되면 게임을 하면서 심리를 치료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암 환자들이 완치가 어려운 큰 이유 중 하나는 정신적으로 무너지거나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디지털 치료제"를 통한 치유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슬프게도 오늘 제가 속한 회사의 선배 직원분이 자살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저보다 연배가 10년 정도 빠르신 분으로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가족과 떨어져 회사 생활을 해오셨다고 합니다. 사람이 혼자 오래 생활하는 일은 매우 위험합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길이 없습니다. 저자는 자살의 문제에 있어 "디지털 치료제"가 큰 역할을 해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까지 기존에 익숙하지 않은 개념을 일반화, 상용화하는 부분에 있어서 상당히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현재 "디지털 치료제"는 실제 개발되고 있는 방향과 달리 식약처에서 의료기기로 분류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생각보다 큰 문제인 것이 의료기기로 분류되어 있으면 상용화되어 활용하기에 허가 부분에서 쉽지 않은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질병분류 문제는 물론 보험처리 여부,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의 문제, 제조 허가의 문제, 건강보험 적용 여부 처리 등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내야 상용화가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분명 해결될 문제라 판단됩니다.



생소한 "디지털 치료제"에 대해 정리하고 싶은 분이나 "디지털 치료제"의 범주에 들어가는 다양한 예시의 서비스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은 물론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이슈에 대해 다방면으로 폭넓은 시각을 갖기 원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익숙하지 않으신 독자분이시라면 새로운 분야에 대한 이해를 크게 높이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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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 천재 잠자는 뇌를 깨워라 - 40일간 하루 20분, 쉽고 간단한 집중력 훈련법
개러스 무어 지음, 윤동준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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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중력에 집중한 신기한 책


미디어 숲에서 출간된 <집중력 천재 잠자는 뇌를 깨워라>는 정말 신기한 책입니다. 굳이 분류를 하자면 실용서라고 볼 수 있지만 단순히 뇌 트레이닝을 위한 문제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인 생활 가운데 꼭 알아야 할 사회적 태도와 지식도 함께 전해주는 듀얼 액션 트레이닝 북이 아닐까 싶습니다. 계속 '이야.. 신기하다 신기해. 이런 책이 다 있다니!'하고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사실 핵심적인 집중력 향상에 필요한 퍼즐? 문제?를 담은 책이었다면 스도쿠 책 같은 퍼즐북으로 분류가 되었을 텐데, 매 챕터마다 집중력과 관련된 다양한 이론을 소개하고 실천방향이나 태도까지 다루고 있어 매우 특별한 책이 되었습니다. 챕터를 넘길 때마다 집중력에 도움이 되는 조언이 먼저 나오면 '으음~~ 그렇지, 그렇지~~'하다가 바로 다음 페이지에 집중력 강화 훈련법이 등장하면서 문제를 풀어야 하다 보니 '아, 맞다. 문제 풀어야지..'하는 식으로 스위칭하는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워크북 같은 성격을 띠고 있어서 매 챕터마다 머리를 써서 문제를 풀어야 하죠. 이런 경우 어떤 문제가 나오는지가 중요합니다. 초반에는 사각 퍼즐 같은 느낌의 문제들이 많이 등장해서 수학적 문제를 통해 머리를 쓰게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다양하고 독특한 문제들이 등장해서 지겨울 틈이 없었습니다.



집중력에 관한 조언도 매우 다양하게 이어집니다. 스트레스 관리, 운동, 새로운 도전, 휴식, 명상, 인간관계, 배우는 태도 등등 수많은 주옥같은 조언이 등장합니다. 어지간한 자기 계발서보다 더 내용이 좋은 것 같습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너무 좋은 내용이고 조언이지만 이 내용을 집중력과 연결시키는 건 좀 비약이 아닌가 싶은 부분도 일부 있었습니다만, 큰 틀에서 집중력 향상과 이어진다는 논리가 무리는 아니라 납득이 되었습니다.





2. 집중력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 시대


책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문제를 대하다 보니 도대체 왜 이렇게 두뇌를 괴롭게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리뷰를 쓰는 와중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스마트폰을 들었다 놨다 하는 저 자신만 봐도 "집중력의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 시대"가 맞겠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마트폰을 달고 자라난 우리 아이들은 밥을 먹을 때도 스마트폰을 들고, 물을 뜨러 갈 때도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왔다 갔다 합니다. 그렇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무슨 일을 해도 스마트폰에 반쯤 정신을 빼앗기고 있다는 뜻이고, 좋게 말해 멀티태스킹을 잘 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멀티태스킹이란 실체가 아닙니다. 그저 그렇게 보이는 현상을 표현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한순간에 단 한 가지 일을 하는데 여러 가지 일을 바꿔가며 한다는 것이죠. 결국 한순간에는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해서 처리한다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집중력이 부족하면 여러 가지 일을 하는데 뭐 하나도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말이죠.



그렇기에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던가,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해야만 한다면 순간순간 그 일에 집중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뭔가에 몰입할 정도로 집중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저는 저의 뇌를 무척 소중하게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뇌를 가능한 청정하게 비우고 맑고 깨끗하게 유지하고 싶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머리를 안 쓰려고 하죠. 짐승처럼 흘러가는 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고, 계획했던 일은 그때그때 최대한 융통성을 발휘해서 상황에 따라 바꿉니다.ㅋ



이런 저에게 두뇌 트레이닝은 상당히 괴로운 일입니다. 그렇기에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퍼즐과 수학적 문제 앞에 참으로 난감함이 앞섰습니다. 초반에 열심히 해보다가 어느 순간 문제를 구경만 하고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하루 약 20분씩 40일을 매일 하는 컨셉인데, 저만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어지간한 정성이 아니면 이걸 40일 꾸준히 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스스로 제대로 못 풀었다는 죄책감이 제법 덜어지고 뇌도 맑아지는군요.



여튼 좀 시도를 해보니 간단해 보이는 퍼즐도 머리를 써야 하고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답이 없을 것 같은 창의성을 요하는 문제를 만나면 한없이 괴로웠습니다. 세상에 쉬운 트레이닝은 없습니다. 그랬으면 트레이닝이라고 부르지도 않았겠지요. 몸은 편하지만 그렇기에 뇌를 사용한 집중력 트레이닝은 매우 힘들고 하기 싫었습니다.ㅋㅋ 특히 누가 꼭 해야 한다고 강제하지도 않고 의무도 아니다 보니 그냥 패스한 문제가 많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매우 괴로운 트레이닝이 담긴 책입니다.





3. 잠자는 뇌를 최대한 활용하면?


이 책을 집필한 저자 개러스 무어는 이런 두뇌 퍼즐 같은 것의 강력한 덕후인 것 같습니다. 박사 학위는 머신러닝이라는 핫한 분야로 받으셨는데, 독자를 머신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듭니다. 문제가 너무 많아요.ㅋㅋ 이 양반이 두뇌 게임과 퍼즐을 직접 고안해 내고 스도쿠나 퍼즐 책을 이미 수십 권 출간하셨네요. 게다가 퍼즐 관련 사이트도 운영하고 세계 퍼즐 연맹의 이사를 맡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니 정말 범상치 않습니다. [뇌를 깨워라. 기억력을 향상시켜라. 집중력을 높여라.] 이런 유의 책을 이미 많이 쓰셨는데 그 시리즈의 일환인 책입니다. 그러니까 이 책을 뇌, 기억력, 집중력, 창의력, 사고력 등등의 큰 틀에서 받아들이시면 더 편히 읽으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이 사용하는 뇌의 용량이 전체 10% 정도 밖에 안된다고 하는데, 잠시 동향을 살펴보니 꼭 뇌를 많이 쓰는 것이 더 나은 것이 아니라 평소는 최소한으로 사용해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필요시에 최대한 개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있네요. 평상시에 뇌가 많이 잠들어 있는 사람이 어쩌면 오히려 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설인지 궤변인지 헷갈리지만요.



여튼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와 소설로 유명한 <리미트리스>가 생각이 났습니다. 브래들리 쿠퍼의 연기가 매력적인 이 영화는 인간의 뇌 사용률을 인위적으로 높였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극적으로 잘 보여줘서 참고하시기 좋을 듯합니다. 스칼렛 요한슨이 매력적으로 등장하는 영화 <루시>도 뇌 활용도에 따른 인간의 변화를 흥미롭게 묘사한 영화입니다. 인간이 가진 잠재력을 너무 과대평가한다는 느낌도 있지만 극적인 설명이라는 면에서 훌륭한 영화입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SF 소설이나 영화에서도 정말 자주 등장하는 문제가 바로 뇌 활용에 관한 문제입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현대인들이 무언가에 집중하기 어렵고 산만하기 때문에 뇌를 잘 활용하고 집중하는 문제는 반드시 필요하겠습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해 뇌 사용이 가속화되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적어도 지금처럼 리뷰를 쓰면서도 뭘 써야 할지 명확하지 않고 흐리멍덩한 일은 없지 않겠습니까?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조언과 더불에 뇌의 능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훈련이 어떤지, 퍼즐과 문제는 어떤 형태인지 궁금하신 분이나 실제로 집중력에 문제가 발생해 고치고 개선되기를 기대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자기 계발서와 퍼즐 집의 이종 하이브리드 같은 이 책의 묘한 매력에 빠지실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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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한 달 살기 - 코타키나발루, 다낭, 발리, 베트남, 세부, 쿠알라룸푸르, 파타야 한 달 살기 날마다 여행 1
천시내 지음 / 포르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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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외 한 달 살기의 A부터 Z까지 꼼꼼하게 알려주는 책

   포르체 출판사의 신간 <동남아 한 달 살기>는 단순 관광 여행이 아닌, 제대로 된 해외여행의 열망을 대신 충족시켜 주는 완벽한 안내서입니다. 한동안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제주도나 지방으로 한 달 살기를 떠나는 분들이 많았고, SNS 등을 통해 한 달 살기의 장점을 다양하게 알리며 한 달 살기 붐이 일었습니다. 그러나 여행에 익숙한 분들이 아니라면 한 달 이상 집을 비우고 여행을 떠나는 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저 마음속으로만 지방으로 해외로 떠나 있을 뿐이지요. 여건이 허락해 한 달 살기를 실현할 수 있다 하더라도 비용이나 안전 등의 문제로 망설이는 분들도 상당수 있으십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한 국가 간 봉쇄가 대폭 풀리고 있어 단순 여행부터 한 달 살기 같은 장기 여행을 해외로 확장하기에 적당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망설이고 계시던 분들에게는 정확한 정보와 가이드만 있으면 해외 한 달 살기를 실현하기 딱 좋은 시기일 듯합니다. 이런 분들은 대부분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정보를 얻어 취합합니다만, 사실 이런 채널에서 얻는 정보는 부정확하거나 사견이 들어간 정보거나 특정 업체의 홍보성 정보가 많아 막상 닥치면 당황하거나 곤란한 상황을 겪을 위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남아 한 달 살기> 같은 책의 존재는 의미가 큽니다. 이 책 한 권이면 해외에서 한 달 살기 등의 장기 체류 여행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준비부터 체류 방법, 즐길 거리, 주의점 등 여행의 전반적인 부분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어 여행의 기본서로 활용이기 좋습니다. 그런 다음, 책의 가이드를 기준으로 유튜브 등의 영상 자료를 추가로 참고하면 풍성하고 완벽한 여행 준비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 같은 경우도 여행을 당장 갈 여건은 안 되지만 책을 읽다가 추천하는 호텔 같은 곳을 유튜브로 찾아보면서 여러 번 상상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동남아 한 달 살기>는 여행을 떠나기 전 준비해야 할 것을 시작으로 동남아 5개국 10개 도시에 대한 상세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숙소 정보를 기본으로 관광, 투어, 맛집, 쇼핑 정보까지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고 중간중간 경험에서 나오는 생생한 팁을 수록하고 있어 초보 여행자가 실수하기 쉬운 부분을 미리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자가 직접 겪은 경험담과 객관적 정보가 통합된 방식이라 신뢰할 수 있는 꿀 팀이 가득한 책입니다.



2. 왜 동남아인가? 무엇이 좋은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책

   해외 여러 나라가 있음에도 왜 동남아인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만, 저자는 서문을 통해 왜 동남아 한 달 살기가 답인지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기 여행 블로거이자 인플루언서인 작가 도란도란(천시내)님은 억대 연봉을 받는 가열찬 직장인이었는데 여행을 유일한 리프레시 수단으로 삼는 분이셨나 봅니다. 여행을 자주 다니다가 개인 사정으로 발리 한 달 살기를 해보면서 한 달 살기의 재미에 푹 빠졌고, 회사로 돌아가지 않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한 달 살기를 계속하셨다고 합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은 각자가 다 다르겠습니다만, 저자처럼 인생의 황금기를 그저 회사일로 소진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는 많이들 동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용기가 없거나, 돈이 없거나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 등의 다양한 이유로 실천에 옮기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저자의 결단과 실천은 대단히 훌륭하고 부럽기도 합니다.


   세계 여러 나라와 도시를 경험한 저자는 비용과 여행 환경 등을 이유로 들면서 한 달 살기 여행에 가장 적합한 지역은 동남아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비교적 저렴하고, 여행 환경도 좋고 사람들이 친절한 것 등을 들고 있습니다만, 사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비용이 아닐까 싶습니다. 장기 여행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숙박비라고 할 수 있는데, 동남아 지역이 저렴한 비용으로 좋은 호텔이나 리조트 등에서 머물기 적당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인종 차별 등의 불편한 경험을 겪을 확률이 매우 낮은 것도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외국에 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여행을 가서 인종 차별을 당하면 굉장히 불쾌하고 그 나라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가 평생 갈 수 있어 중요한 문제일 수 있겠습니다. 접근성도 좋고, 자연 경관도 훌륭하고 신선한 음식도 가득한 동남아에서 여러 나라를 거치면 한 달 살기를 반복할 수 있다면 굉장히 행복한 경험이 될 것 같아 생각만 해도 마음이 설렙니다.




3. 여행 계획이 있는 독자도, 계획이 없던 독자도 모두 만족시켜주는 책

   사실 저 같은 경우는 여러 가지 여건으로 한 달 혹은 그 이상 해외여행을 다녀올 형편은 전혀 아닙니다. 그럼에도 <동남아 한 달 살기>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여행을 당장 떠나지는 못해도 떠나고 싶은 열망은 저에게도 강하게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내가 만약 여행을 떠난다면?' 혹은 '내가 만약 여행을 떠나 있다면?'이라는 상상을 해가면서 읽었습니다.


   저자의 생생한 증언 같은 설명과 사진 자료 등을 보면서 여행 계획이 없던 저도 마음 만은 이미 파타야로 방콕으로 떠나 있어서 오늘은 이 호텔에서 묵을까 내일은 인피니티 풀에서 하루 종일 뒹굴뒹굴할까 하는 행복한 상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일종의 여행 시뮬레이션을 대행해 주는 책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저자가 강력히 추천하는 호텔이라던가 투어 코스 같은 곳은 유튜브로 영상까지 찾아가며 대리 만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여행 계획이 있던 예비 여행자는 촘촘하고 현실적인 여행 계획을 미리 세울 수 있고, 전혀 여행 계획이 없는 독자도 마치 여행을 떠날 사람처럼 즐기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후자에 속하는 저 같은 경우는 어차피 당장 떠날 일은 없다 보니 전혀 스트레스 없이 마냥 즐겁게 읽었다는 점입니다. 머릿속으로 '아, 다음에 가게 되면 여기는 꼭 들러야겠구나, 이 집에서 꼭 이 음식을 먹어봐야겠구나'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한편, 한 번 다녀온 경험이 있는 다낭이나 호이안 등의 소개가 나올 때는 저자의 소개와 저의 경험을 비교해 보면서 맞장구를 치기도 하고, 미처 해보지 못했던 경험에 아쉬워하기도 하면서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각종 정보와 사진 자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필수 코스와 유의 사항 등을 종합해 보면 기존에 보던 여행 정보지 성격의 책과는 확실히 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동남아 주요 도시로 여행 계획이 있는 분들이나 남들과 조금은 색다른 여행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은 물론 여행 따위는 물론 장기 해외여행은 이번 생에는 나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마음을 내려놓고 보신다면 정말 즐거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꼭 한 번 읽어보시고 이 책을 기준으로 더 관심 있는 도시나 정보에 대해 유튜브나 SNS 등을 추가로 찾아가시면서 정보를 얻으시면 안 갔는데 갔다 온 것 같은 흥미로운 경험을 하시게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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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비 - 금오신화 을집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9
조영주 지음 / 폴앤니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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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를 바탕으로 한 메타 픽션 로맨스의 매력


추리소설가로 유명한 조영주 작가의 신간 <비와 비 - 금오신화 을집>은 조선 성종 시대를 배경으로 한 메타 픽션 로맨스입니다. 혹자는 조영주 작가가 역사물에 로맨스를 썼다고 하면 의아해할 수도 있겠으나, 사실 조영주 작가는 과거 역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상상력을 더한 소설에 이미 능숙해 있는 작가입니다. 저자의 초창기 소설 <홍즈가 보낸 편지> 같은 작품은 역사를 바탕으로 인문학적 통찰은 물론 미스터리적 상상력을 가미한 훌륭한 소설입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역사소설이 독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이미 일어나 알고 있는 사실을 기반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독자들이 생각지 못했던 독특한 상상력과 설정이 자리 잡으면 익숙하지만 생소하고 예상 가능하지만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하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작가들이 시도하는 역사 소설이 항상 성공적인 반응을 불러오는 것은 아닙니다. 익숙함과 낯섬 사이, 그 적정 비율을 찾는데 실패하기 때문입니다. 스토리가 너무 진부하거나 과하면 독자들의 외면을 받기 십상입니다. 익숙한 장르가 위험한 이유는 독자들이 그만큼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조영주 작가의 <비와 비>는 역사의 토대와 픽션의 황금비율이 거의 완벽하게 지켜진 소설입니다.


좀 더 세심하게 따지면 픽션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좀 높아 독자입장에서 헤깔리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작가의 유려한 필력에 추리소설적 기법이 활용되면서 단점보다는 장점이 극대화되는 방식으로 구현되었습니다. 저자가 로맨스에 강한 이유는 캐릭터의 대화는 물론 내면 묘사가 워낙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저자의 장점에 철저한 사료조사와 검증을 거쳐 훌륭한 메타 픽션 역사 로맨스가 탄생한 것입니다.




2. 역사 속 개인의 주체성을 강조한 소설


<비와 비>는 역사속 인물 박비와 허구의 인물 이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역사의 한순간을 잘 캐치해 스토리 진행이 생동감 넘칩니다. 그러나 이 소설의 매력은 중심인물인 "이비"의 캐릭터 자체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의 매력도는 사실 소설의 재미와 큰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이비'는 당시 사회의 법도나 풍속에 부합되지 않는 인물입니다. 통통 튀는 매력의 밝고 예쁜 그녀는 사회적 억압에 구애받지 않는 인물입니다. 유교적 예절이 엄중하던 그 당시에 머리를 풀어 헤치고 흰색 속옷만 입고 버선발로 말을 타고 달려나가는 그녀의 모습은 소설의 초반부터 독자에게 해방감을 줌과 동시에 무슨 일이건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감을 동시에 부여합니다. 독자에게 이런 감정을 줄 수 있다면 일단 소설 속으로 붙잡아두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저자가 소설을 창작할 때에는 역사적 사실과 픽션 사이의 고증에 조심스럽게 접근을 했을 거라 짐작됩니다. 독자 입장에서는 그보다 시원하게 막 나가는 주인공 '이비'의 매력만으로도 소설을 하드캐리 하는 면이 있어 역사 소설임에도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비'라는 캐릭터 자체가 지극히 소설적이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에 있었을 법한 인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약간의 거리를 두고 마음 편히 소설을 읽어나가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야기가 전개 됨에 따라 '이비'는 점점 더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하기보다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스스로 '나'를 찾아나가는 전형적인 성장소설형 모습입니다. 이런 주체적 인물의 모습과 태도는 시대를 초월해 어디에 내놔도 좋을 특징적인 모습입니다. 여기에 추리소설적 반전이라는 흥미로운 기법이 더해지면 소설 전체를 통해 '이비'라는 인물이 입체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렇기에 더욱 캐릭터에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어느 것에도 '나'의 진정한 의미는 없었다. 이비는 유랑극단을 위해, 엄마를 위해, 조부를 위해 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하늘로 날아오르며 깨달았다. 나는 그저, 태어났다. 단지 이렇듯 웃고, 재주넘고, 하늘을 보고, 또 사랑하는 이를 보기 위해 태어났다. 사람이 사는 이유는 그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때문에 이비는 행복했다.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그 어느 때보다 멋지게 공중을 돌 수 있었다.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한없이 바라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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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흥미로운 장치가 많은 웰메이드 소설



이 소설을 단순히 역사 로맨스 소설이라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느낌이 많습니다. 소설의 진행 중 다양한 한시가 소개되고 있고 내용 전개에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챕터의 소제목으로도 활용되고 있어 통상 한시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요소가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시. 알. 못'이지만 문맥에 어울리는 한시가 요소요소에 잘 활용되어 있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이 작품은 2015년도에 <몽유 도원기>라는 제목으로 예스24 전자북으로 출간되었던 작품입니다. 역사 로맨스에 큰 흥미가 없던 때라 제대로 안 읽어봐서 <비와 비>와 완전히 같은 내용인지는 모르겠으나(물론 읽었다 한들 지금까지 디테일하게 기억할리도 없지만) 인물과 설정, 스토리 등이 동일한 것 같습니다. 당시와 크게 달라진 부분은 친절하게 주석이 달려있다는 점입니다. 역사적인 상식이 부족한 저에게 주석의 존재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소설을 읽으시면서 주석을 활용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다양한 작품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점도 이 소설의 큰 장점이자 특징입니다. 몽유도원도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단순히 그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삼절이라 하여 발문, 찬시, 그림의 세 가지가 어우러져 있다는 점을 알게 된 것 자체가 큰 기쁨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단순 상식으로만 알고 있던 금오신화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기고 원문을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것도 긍정적 효과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시대가 다른 소설을 읽다 보면 항상 느끼지만 복식이나 물건 등의 명칭이 생소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명칭들도 생소한 것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검색 엔진으로 찾아서 공부하면서 읽었는데 이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때로는 '늘 보던 건데 이런 이름이었다니?' 하며 신기해하기도 하고, '완전 처음 듣는 이름인데?'하며 의아해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럴 때마다 우리 역사 속 전통에 대해 어지간히도 무지하다는 것을 반성하게 됩니다.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서로 닮은 인물들이 등장하거나 다른 인물로 착각해서 발생하는 일들이 소설 전반에 종종 등장합니다. 사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로 국한하면 반칙과도 같은 설정이기는 한데, 누가 봐도 주 장르는 로맨스인 만큼 흥미요소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 좀 의문인 것은 생김새는 정말 비슷할 수도 있으나 목소리나 어투는 조금만 달라도 눈치채기 마련인데 그 부분이 현실적이지는 않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편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다 보니 이 한편으로 끝내기엔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비와 비의 한 인물 박비의 경우는 무술의 달인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로맨스 소설이다 보니 이비를 구하는 상황 외에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메인 캐릭터는 이비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박비가 실존 인물이기는 하지만, 박비의 관점에서 활약하는 활극 소설이 추가된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해봅니다.



미스터리가 가미된 매력적인 역사 소설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신선하면서도 흥미롭게 읽으시기 좋습니다. 장르소설의 미덕인 익숙함과 역간의 신선함이 잘 발휘된 웰 메이드 소설입니다.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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