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후드티 소년 ㅣ 북멘토 가치동화 6
이병승 지음, 이담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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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만 후디스 운동?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심히 부끄러웠던 것은 인류사에도 큰 의미가 있는 "백만 후디스 운동"에 대해서 관심도 없었고 심지어 몰랐기 때문입니다. 내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렇기도 하고, 그냥 무관심했던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백만 후디스 운동"은 미국 전역으로 번져나간 인종차별 반대 운동이었습니다.

 

 "지난 2012년 2월 26일, 미국 플로리다주 샌포드에서 히스피닉계 백인 자경단장이 쏜 총탄에 17살 흑인 소년이 죽었습니다. 소년의 이름은 트레이본 마틴. 밤에 후드티를 입고 거리에 나선 것이 죽음의 이유라면 이유였습니다. 이 사건은 자경단장인 짐머만이, 누구든 자신의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면 죽여도 좋다는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 법’에 의해 무죄 방면되면서 전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한 흑인 소년의 무고한 죽음에 대한 분노는 미국 전역으로 번져 ‘분노의 후드티 시위’라는 이름하에 들불처럼 번져갔습니다. 이들 시위대에게 ‘후드티’는 연대의 상징이 되었고 이후, ‘백만 후디스 운동’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이례적으로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서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였던 이 사건은 아직도 현재진행중입니다."   - YES24  -

 

이 책의 내용은 백만 후디스 운동을 바탕으로 재창작한 동화입니다.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에게 좋은 책이 됨은 물론 저같은 어른아이에게도 훌륭한 생각꺼리를 던져주는 책입니다.

 

 

 

#2.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더 이상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라고 하기가 어렵습니다. 참으로 많은 다문화가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정보는 [다문화 가족지원 포털 다누리]에서 얻으실 수 있습니다.

 

다문화 가족지원 포털 다누리 가기


저도 가정이력이 평범하지는 않습니다. 3형제 중 막내지만 큰 형은 이복형입니다. 그리고 그 이복형이 늦은 나이에 얼마전에 베트남 국제결혼을 했습니다. 갓 20대 젊은 베트남 아가씨를 졸지에 형님으로 둔 노여사... 뭐 그러나저러나 자주 만나지는 못해 큰 영향은 없습니다만 조금 더 다문화가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할까요? 그리고 한국에 들어와서 일하고 있는 동남아 중심의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구요. 형님의 결혼 과정 중에 베트남 노동자를 실제로 만나볼 일이 있었거든요. 순수하고 착한 사람들이었죠.

 

중요한건 아직까지도 뿌리깊게 우리 사회에서 그 분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데 있겠습니다. 정말 최근엔 많이 나아졌다고 느끼기는 합니다만, 특히 공장이나 작업장에서 그들을 대하는 태도와 처우는 미국에서 흑인들이 받는 불이익에 비해도 큰소리칠 입장은 못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어떤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됩니다. 중요한 것은 결국 관심입니다.

 

 

#3. 인간의 뿌리깊은 이기심.. 바뀔 수 있을까?

 

인간은 기본적으로 불안합니다. 늘 불안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뿌리깊은 불안감을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집단에 소속감을 누리는 방법입니다. 그러니까 더 나은 대우를 받는 우월한 집단에 속해 있다는 막연한 느낌이 안도감과 안정감을 줍니다. 더 나아가서는 내가 속한 집단 보다 한 단계 낮은 하급 집단을 공고히 함으로써 우월감마저 누리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체제를 굳히기 위해 비인간적이고도 양심에 반하는 행동도 서슴치 않게 되지요. 그리고 그런 일련의 행위들이 당연하고 타당하다는 식으로 생각마저 바꾸게 되는 인지부조화가 일어납니다.

 

이런 식의 불평등 구조는 교육으로 대를 이어 나타납니다. 부모의 뿌리깊은 선입관이 평소의 행동과 표현들을 통해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해집니다. 어린 시절 받는 메시지는 공고해서 어지간한 충격이나 경험으로도 허물어지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도 아빠의 어그러진 시각을 그대로 물려받은 백인 하비의 행동을 통해 고스란히 보여집니다.

 

또한 이런 뿌리깊은 추악하고 더러운 문화는 공권력의 비호로 더욱 굳건히 굳어 갑니다. 저자는 인종차별을 가져오는 이런 뿌리깊은 죄의 원인에 대해 흑인 여자아이 니콜의 목소리를 통해 들려줍니다.

 

 "다들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거야. 잘 모르는 사람이니까 흑인을 잡아다 노예로 부렸겠지. 소, 돼지 취급하면서 채찍으로 때렸겠지.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사람을 집어넣고 독가스를 뿌렸을 테고.... 잘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피부색만 보고 무시하고 차별을 했겠지. 마아. 그게 이유야. 나는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나도 다들 그냥 그러가 보다 하는 거야". p149

 

 

여기에서 일반론이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모두가 귀한 사람이라는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는 수밖에 없겠지요. 모두가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단순한 생각의 공유만으로도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특별히 더 대접받아 마땅한 특별한 존재라는 특권의식이나 선민의식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는 한 해결은 불가능합니다. 백인 하비에게 주인공 제이는 차별의 역사가 담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생각을 바꾸기를 기대합니다. 결국 동화적인 결말로 하비는 변하고 모두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 나갑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유시민님이 언급하신 것처럼 역사는 소수의 진보자에 의해 아주 조금씩 변해가는 것인가 봅니다. 이 책을 통해서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생각이 일부라도, 조금씩이라도 변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들중 누군가를 통해 보다 나은 미래가 열리길 기대합니다. 그래서 많은 아이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늘 안타깝고 아이러니 한 것은 이런 교훈적인 책이 정작 필요한 사람은 거의 대부분 이런 책을 읽지 않는다는 슬픈 현실입니다. 이 것이 바로 비극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연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아니라 "눈에는 가슴, 이에도 가슴"이 통하는 세상이 올지 확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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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최규석 지음 / 길찾기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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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규석 작가...

 

최규석 작가는 본인 스스로도 예외적으로 초반부터 상도 받고 주목을 받은 만화가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습작을 그리며 데뷰와 독자들의 관심을 기다리는 연습생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대체로 뛰어난 그림 실력에도 불구하고 오래동안 준비만 하다가 생활고, 비전 등의 이유로 포기하는 많은 작가지망생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최규석 작가는 대단한 행운을 타고 났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의 작품을 보고나면 생각이 좀 달라집니다. 저도 많은 작품을 접하지는 못했지만 이분은 정말 개념이 있는 분이십니다. 감히 개념이 있다 없다 운운하는게 좀 이상하지만 이분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개념차다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가볍고 스타일리쉬한 작품들로 승부하려는 젊은 작가지망생들에게 또 다른 대안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봐도 좋을거 같습니다.

 

 

#2. 최규석 작가의 작품...

 

그야말로 투박하고 묵직한 느낌의 작품들을 그려냅니다. 보통 언급하기 꺼리는 어두운 단면을 굳이 끄집어 냅니다. 철저하게 "대한민국 원주민", "습지생태보고서", "100℃", "어깨동무", "노동자의 변호사들" 등등 어느작품 하나 쉽게 웃고 넘어갈 작품이 없습니다. 총 여섯개의 작품과 세개의 쪽만화로 이루어진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는 이런 최규석 작가의 원형을 볼 수 있는 작품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중 표제작 "공룡둘리"를 읽고서는 원작자 이수정 선생님이 받으셨을 충격이 얼마나 컷을지 새삼 놀랐습니다. 이수정 선생님이 이 오마주를 허락하신 것만도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충격이 컸다는 반증이 두번 다시 둘리를 활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셨으니 말입니다.  

 

"사랑은 단백질"부터 충격적이었습니다. "콜라맨"도 "리바이어던"도 "선택"도 모조리 하나 하나가 충격적이었습니다. 슬프고도 처연한 우리의 현실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둘리가 전단기에 손가락이 잘려 마술을 쓸 수 없는 현실도 그의 친구들이 명랑만화에서 나와 잉여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모습들이 왠지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어린시절 꿈꾸었던 화려하고 즐거운 미래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우리의 삶의 현실과 맞닿아 있어 가슴이 저릿했습니다. 이 작품은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얇은 만화집입니다. 한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분량입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얻을 수 있는 메시지는 묵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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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짓는 사람
누쿠이 도쿠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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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르포르타주 소설이라..

르포르타주 [reportage] : 보고기사(報告記事) 또는 기록문학

어원은 보고(report)이며 ;르포'로 줄여 쓰기도 하는데, 어떤 사회현상이나 사건에 대한 단편적인 보도가 아니라 보고자(reporter)가 자신의 식견을 배경으로 하여 심층취재하고, 대상의 사이드 뉴스나 에피소드를 포함시켜 종합적인 기사를 완성하는 데서 비롯되었다.
그러니까 제가 이해하기로는 르포르타주라하면 다양한 취재에 의해 단편성이 아닌 종합적인 관점으로 만들어내는 종합적인 보고기사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소설이라는 장르는 사실 또는 작가의 상상력에 바탕을 두고 허구적으로 이야기를 꾸며 나간 문학양식입니다. 여기에서 제가 가장 의문스러웠던 점은 '르포르타주 소설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걸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작품에 등장하는 기본적인 스토리인 책을 놓을 곳이 없어서 아내와 아이를 살해한 혐의가 있는 니토 도시미란 인물은 실존 인물인건지 논픽션에 도전했다는 소설속 화자의 멘트조차도 허구인건지가 궁금했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소설의 범주라면 전체가 다 허구라도 상관은 없는 것이니까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르포르타주 소설인 것인지 르포르타주 형식을 차용한 소설인 것인지가 궁금하더라는 것입니다. 누쿠이 도쿠로의 [미소짓는 사람]은 그렇게 읽어나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책이 르포르타주 소설인지 형식만 차용한 소설인지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흥미롭게 읽었고, 읽는 과정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고, 읽고나서도 묵직한 무언가가 남는 임팩트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그거면 충분했습니다.
 

#2. 인간의 유형 나누기 

 

뜬금없는 고백을 하자면 저는 꽤나 오래전부터 인간의 유형을 나누고 분류하고 이해하는데 관심이 많았습니다. 너무 단순한 분류인 혈액형은 사실 큰 관심이 없었고 주로 성격유형검사인 MBTI, 보다 근본적인 인간의 기질을 이해하기 적당한 애니어그램, 주로 조직내의 행동양식을 분류하는 DISC, 역시 조직내에서의 리더십 스타일을 분류하는 칼라리더쉽 등등에 나름 세심한 관심이 있었습니다. 이런 관심과 연관되어 심리한 관련 책도 상당히 많이 사고 읽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최근에는 좀 많아졌지만  방문자수가 100~200명 이하고 기껏 6개월 정도 활동한 제 블로그의 누적 방문자수가 29만명에 달하는 것도 사실 과거에 위에 나열한 성격유형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포스팅 해놓았을 때 방문자들 때문입니다. 나름 계기가 있어 몽땅 삭제했지만 말입니다. 재밌게도 그 당시에 저에게 전화해서 성격유형 검사를 받고 싶다고 하신 분들이 생각보다 꽤 많았습니다. 그 때마다 저는 개인적인 흥미로 정리만 할 뿐 전문가가 아니라는 답을 드려야했었고요. 사람들이 생각보다 이런 것에 관심이 많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유형나누기는 단순한 것으로부터 인간의 근본적인 기질과 유형을 파악하는 것까지 다양합니다. 그리고 나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받아들이게 하는 유용한 툴이 됩니다. 제가 느낀 가장 큰 장점은 나 스스로를 객관화하는 작업 중에 본인을 이해하고 타인과 비교하지 않음으로해서 행복한 인생의 기본 전제인 "자존"이 높아지는데 매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타인에 대해 너그러울 수 있다는 부차적인 장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잘못된 접근은 큰 위험을 수반하는데, 대표적인 폐해가 바로 타인을 이런 툴의 유형에 임의로 집어넣으려 한다는 점입니다. 하늘아래 똑같은 특성을 가진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아주 넓게 봤을때 좀더 비슷한 기질과 패턴을 가진 사람이 있을 뿐이지요. 그런데 이런 것들을 단편적으로 배우게 되면 '아, 저사람은 A유형이니까 저렇게 행동하는 걸꺼야. 틀림없어" 하고 단정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스스로에게도 큰 폐해가 있습니다. '아, 난 원래 이런 유형이니까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야'하고 스스로를 방치하게 됩니다. 인격이나 가치관이 좀더 성숙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이지요.

 

이 책 [미소짓는 사람]은 바로 이지점에 대해 고민거리를 던져줍니다.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이 아니라 고민거리만 던져줍니다. 이 소설의 훌륭한 점은 던지기만 한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을 짜증스러워할 독자들이 많을 거라는 점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확실히 결론지어 주어야 독자입장에서는 편안합니다. 이 책에서 지적한 대로 불안감이 다소 해소된다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이 책에서 각자의 시선과 편견으로 타인을 단정짓는 것이  문제라고 던져놓고서 어떻게 화자가 이에 대한 결론을 딱 내려버리겠습니까? 스스로 그건 문제야 라고 하면서 그런 행동을 하는 바보같은 상황이 되지 않겠습니까?

 

 

#3. 우리가 타인을 바라보는 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근본적인 불안감 


어제만 난독증(dyslexia)이란 용어를 두번이나 만났습니다. 한번은 제가, 다른 한번은 블로그 이웃 벨아미님에게서 말입니다. 문자 그대로의 뜻은 철자를 인지하지 못하는 증세를 말하는 것이지만 블로그상에서는 가벼운 의미로 덧글을 잘못 읽어 엉뚱한 답글을 다는 것 정도를 난독증이라고 우스개소리로 표현합니다. 특정한 글에 대해 잘못이해하고 엉뚱한 답을 다는 것은 많은 글을 대하는 블로그 상에선 단순 실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내가 보고싶은데로 보고 판단하고 마음 편해하는 한 전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타인의 행동이 예측불가일때 매우 불안해집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각자의 안전에 위협을 느끼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문가의 입을 빌어 딱부러지는 해석과 결론을 얻으면 더 이상 불안해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도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그 결론은 상당한 왜곡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습니다. 제가 판단받고 왜곡되어지는 대상이 된다면 끔직할 거 같습니다. 사실 성격상 '그러거나 말거나'하겠지만 특히 인격적으로 실체를 만나기 힘든 온라인 상에서의 이런 현상은 도를 넘어선지 오래입니다. [미소짓는 사람]을 통해 한번쯤은 깊이 고민해볼 문제입니다. 어쨌거나 저는 저의 정신건강을 위해 앞으로도 여전히 타인을 규정짓고 판단하는 짓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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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구역 서울
정명섭 지음 / 네오픽션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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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6년 그들이 세상을 지배할 때
...

[폐쇄구역 서울]을 읽으면서 계속 근 20년전에 나왔던 서태지와 아이들이 "1996,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이상하게 계속 떠오른 달까? 뭐 그런 경우가 가끔 있잖아요? 1995년에 서태지는 다음해인 1996년을 상정해 그들, 즉 "돈"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의 참담한 모습을 비판적으로 그려냅니다. 당시 대학에 막 들어갈 무렵인 저에게 나름 충격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여기저기서 찔러넣는 까맣게 썩어버린 돈들, 돈으로 명예를 사고 친구를 샀던 썩어버린 인간들
너 많은 걸 잃어가게 됐네. 우리의 일생을 과연 누구에게 바치는가
정복당해버린 지구에서 쓰러져가는 우리의 마음
돈의 노예 이미 너에겐 남은 자존심은 없었었어
그들이 네게 시키는 대로 움직여야 해"
 
<서태지와 아이들, 컴팩홈 앨범 중 "1996,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 가사 중>


서태지가 돈의 노예로 전락한 인간들의 슬픈 현실을 노래했다면 정명섭 작가는 좀비에게 대한민국의 심장 서울을 내준 우리의 상실감을 이야기합니다. 2016년부터 좀비에 의해 빼앗긴 서울, 삶의 터전에 두고 나왔던 여러가지 물건들을 찾아내 구해주는 직업인 트레져 헌터들을 통해 개인의 상처와 여전히 일그러진 사회의 모순을 조명합니다.
 
대치 중인 남북관계의 위기에서 언제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핵사태를 가정하고 그 결과로 좀비 아포칼립스 상황이 발생하는데 다행히 정부가 서울전역을 폐쇄함으로써 나라 전체로 퍼지는 최악의 사태만은 막아냅니다. 과연 실제로 이런 상황이 되면 살아남은 사람들끼리 공공의 적인 좀비를 소탕하고 서울을 되찾기 위해 노력할까요?  
 
"정부는 오직 방벽을 보수하고, 최신 감시 장비라는 것들을 뻔질나게 교체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죠. 여기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돈이 엄청나게 많이 들고 그 돈이 다 비슷한 놈들 손아귀에 들어간다는 거죠. (중략) 이런 식으로 사람들의 두려움을 이용해서 돈벌이를 하는 세력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p73~74
 
상황은 다르지만 "1996, 그들이 지구를 지배할 때"의 인간들의 특성과 조금도 변하지 않은 듯 합니다. 여전히 타인의 불편과 불행을 등에 업고 돈벌이를 위해 혈안이 된 세력들이 상황을 조금도 나아지지 못하게 합니다. 세상의 갈등 상황이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는 돈을 집중시키는 엄청난 호재로 작용합니다. 언제까지 이따위 비 정상적인 구조로 세상이 돌아가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시간이 지나도 딱히 나아지지는 않으리라 봅니다. 그것이 가장 슬픈 현실입니다.
 
내용과는 상관없지만 정명섭 작가의 또 다른 작품 중에 [그들이 세상을 지배할 때]라는 책이 있네요. ebook 으로만 출간 된 듯합니다.


#2. 당신이 소중한 터전에서 되찾고 싶은 추억은?
 
이 책에서처럼 당신이 서울에 살고 있었고 핵이 터져서 좀비세상이 되었고 서울은 폐쇄되었다고 가정합시다. 탈출하는 과정에 가족들은 모두 죽거나 실종되고 당신만 살아남았습니다. 그 난리가 난지 10년이 지난 후 이제 어느정도 안정도 되고 돈도 제법 모았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트레져 헌터에게 무엇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시겠습니까?
 
아마도 저는... 역시나 가족사진 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그 상황에서 다른게 뭐 대단한게 가져올 추억이란게 있겠습니까?





사람이란 존재가 참 희안한게 입에 풀질할 정도만 되면 정붙이고 마음 붙일 구석이 필요하단 말입니다. 정서적 동물이니까요.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란 좀비가 돌아다니는 세상보다 더 참혹한 곳이 될 수도 있는 거겠습니다. 그래서 늘 있을 때 잘하란 말이 나오는 거겠죠...
 
이 작품의 주인공 현준은 잘나가는 트레져 헌터인데 부하들을 계속 잃고 혼자 살아돌아오는 경우가 반복되면서 시시한 일거리를 한동안 맡게 됩니다. 그 때 만난 의뢰인 들이 대부분 사소한 추억꺼리를 의뢰합니다. 이 일반인들의 추억을 듣고, 대화하는 과정 중에 꿈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차츰 인간적인 면모를 회복합니다. (흠... 저는 사실 책 리뷰에 줄거리를 이야기하지 않는 편인데 언급을 하게 되는군요.) 이런 식으로 주인공의 심경변화와 과거사 등 캐릭터를 잘 살렸습니다.


#3. 잘짜여진 스토리와 하드보일드 액션의 힘...

이 작품은 사실 좀비물이기는 하지만 음모론에 근거한 스토리 전개와 휴머니즘, 그리고 하드보일드 액션 활극이 잘 버무려진 느낌의 작품입니다. 초반에는 좀비가 가득한 서울에 들어가서 의뢰품을 찾아오는 이야기가 반복되면 지루할 수도 있는데.. 하고 걱정을 했더랬는데 현준의 개인사가 등장하고 중반을 너머 이야기는 점차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마치 '다이하드 시리즈"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바뀝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사람이 문제고 사람이 원인입니다. 좀비는 살짝 거들뿐... 좋은 이야기는 결국 그 속에 사람에 대한 고민과 사람사는 세상에 대한 통찰이 잘 녹아있기 마련인데, 이 작품 역시 이런 필수적인 부분들을 맛깔나게 잘 살렸습니다. [좀비 제너레이션] 보다 훨씬 작가의 역량이 잘 드러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을 읽으면 '흠.. 이건 영화를 보는 듯한데...' 하는 생각을 많이 하실 수 있습니다. 영화 스토리로 아주 적당하다는 생각입니다. 아마도 [폐쇄구역 서울]은 머지않아 영화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마치 영화의 장면을 보는 듯한 부분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합니다. 영화적 요소가 잘 녹아있어 아주 잘 어울릴 듯 합니다.
 
 
#4. 결론... 아주 재밌다.
 
그렇습니다. 아주 재밌습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좀비'에 대한 의문도 많이 생기고 '좀비'에 대해서 정의를 좀 다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혹시나 글을 쓸 날이오면 써먹어봐야겠습니다. 하여간 지금의 좀비란 존재는 좀.. 말이 안되는 구석이 너무 많습니다. 이 작품에서 좀비는 그냥 거들기만 하니까 별 상관은 없지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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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토일 해외여행 - 언제든지 떠난다 2014~2015 최신개정판
윤영주.정숙영 지음 / 예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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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년 내내 매주말 금토일 여행을 떠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 부부는 EBS의 "세계테마기행", KBS의 "걸어서 세계속으로" 등의 여행지 소개 프로그램을 좋아라 하고 시청합니다. 직접 가지 못하는 세계 여러곳의 여행지를 소개해주는 이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마치 우리가 그곳에 가있다는 자기암시, 자기최면, 집단최면에 빠져들며 대리만족을 누리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서로를 쳐다보며 "아... 좋겠다..." 이러는 거죠. 돈들여 힘들여 떠나지 않고도 정서적 만족감을 나름 누릴 수는 있답니다.

 

그러나 실제로 해외여행을 나가겠다고 마음먹으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언제, 얼마의 비용으로 어디로 갈지, 가서 무엇을 할지 등등 고민해야할 것들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특히 직장인들이 직장에 큰 구애를 받지 않고 해외로 여행을 떠난다면 짧게 금,토,일 2박 3일로 다녀오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기간이 좀 짧은 감이 있고 오고 가는데 많은 시간을 소요해서 실제로 많은 여행을 못할 수도 있지만 만약 일년 내내 매주말 이렇게 여행을 떠난다면 어떨까요? 정말 많은 나라의 여행지를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면 뭐 굳이 주말에 여행을 다니겠습니까? 한 두어달 쭈~~욱 가버리면 되지요...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하지 않습니다. 직장인들은 직장 눈치도 봐야하고 주머니 사정도 고민해야 합니다. 또 어디를 가고 싶어도 그나라 사정이 어떤지 어디가 좋은지, 어디에 묵어야할지 고민하고 알아봐야할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예담에서 출간한 [금토일 해외여행]은 이런 우리의 욕구불만, 대리만족이 그대로 반영된 책입니다. 일단 일년 내내 매월 첫주부터 넷째주까지 구분해서 총 12 X 4 = 48 주짜리 주말여행 마스터 플랜을 제시해주는 엄청난 책입니다. 

 

 

#2. 자 그럼 어디로 떠나볼까요?

 

보통 여행관련 정보지의 경우 나라별로 그 나라의 관광지가 소개되고 그 지역의 세부적인 정보가 수록되는 방식이 많습니다. 그래서 여행갈 나라를 정하면 그 부분을 쭉 읽어보고 정보를 발췌해서 필요한 부분을 사용하는 방식이지요. 이 책 [금토일 해외여행]은 정보 수록 방식부터 좀 독특합니다. 1월 첫주에 떠나면 좋을 나라와 관광지를 추천해 해당 지역에 주말여행을 떠날경우 챙겨야할 것 부터 각 요일별로 해야하고 챙겨야 할 사항들을 구분하여 상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책 하나만 있으면 따로 공부를 할 필요없이 이 책에 나온 추천대로 그대로 다녀오면 되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세심한 배치와 특이함에 놀랬습니다. 한마디로 분류가 잘 되어 있어 여기저기 들쳐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정말 이 책 한권이면 1년 내내 편안하게 고민없이 주말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점이랄까? 다 좋은데 예를들어 6월 넷째주에 제가 꼭 일본을 가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세세한 정보는 얻기 어렵습니다. 마침 비슷한 계절에 원하는 일본 여행 정보가 있다면 상관없겠지만 제가 가고싶은 나라와 지역이 겨울 여행 코스에 포함되어 있을 때 조금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그나저나 언제고 이 책의 추천대로 여행을 떠나보고 싶은 마음은 여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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