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는 다르다 - 도전은 본능이다, 창조는 놀이다, 과감하게 미쳐라
손남원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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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G는 다르긴 다른것 같아...


   책 제목처럼 YG는 다릅니다. 어디에도 비교하기 어려운 이 회사만의 특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애초에 이 책을 사려고 할 때 아내가 놀라던 표정이 기억나네요. '이런 책을 왜???' 하는 표정 말이죠. 그냥 예전부터 YG 스타일을 좋아했습니다. 저야 돈이 되건 안되건 '일'보다는 항상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이니까 말이죠. 서로 패밀리라고 부르면서 뭔가 위계가 확실히 있는 것 같으면서도 평등해 보이는 크루 개념의 이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무척 신선하고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반적인 기업이나 조직을 떠올려봐도 YG만큼 이상적인 구조는 거의 찾기 힘든게 사실입니다. 최근에 규모가 작은 회사를 중심으로 굉장히 평등하고 합리적이면서도 직원 복지에 최우선을 다하는 회사를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기는 합니다만 그런 회사는 일반인이 알아보기 힘들죠. 그런면에서 YG의 태생이나 성장, 특징을 지켜보는 일은 즐겁고 흥미로운 일이었습니다. 이런 회사 있으면 어떻게든 들어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2. 자기계발에 대한 설명이 없는 자기계발서...


   이 책을 확인해보니 자기계발서 중에서도 성공/처세 분야에 분류되어 있네요. 아마 분류하신 분이 책 내용은 안 읽어보신 듯 합니다. 물론 YG 찬양일색인 내용을 보면 YG의 수장인 양현석 사장의 성공과 처세를 다룬 책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이 책은 사실 그야말로 YG의 역사와 패밀리들의 면면에 대해 재미있게 쓰여진 책입니다. 연예계 가십을 읽듯이 후루룩 편안하게 읽다보면 '아, 재밌네?' 하며 책을 덮으실 수 있을 정도의 가벼운 책입니다.


   잘 몰랐던 YG의 속사정에 대해 일부 알게 된것은 양현석 사장의 동생 양민석씨의 존재입니다. 회사의 중요한 살림을 책임지는 역할로 사실 두 사람 중 한사람도 없어서는 안되는 인물이더군요. 그리고 중간 중간 주요 아티스트들의 인터뷰 내용도 등장합니다.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도 이채로웠습니다. 전반적으로 이 책의 내용자체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개개인의 노력이나 자기계발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호히려 조직론의 실제 예시 같은 느낌이 강해서 조직구성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는 있을 듯 합니다. 그리고 자본가 또는 조직의 수장이 어떤 마인드로 조직원을 대해야 조직이 잘 구성되고 굴러가는지 고민해볼 만한 것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뭐가 되었건 시간가는줄 모르고 호로록 읽을 수 있는 아주 쉽고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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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의 인문학 - 같은 길을 걸어도 다른 세상을 보는 법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박다솜 옮김 / 시드페이퍼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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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중과 선택적 배제에 대한 집요한 관찰의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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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면 곧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니 그것은 한갓 모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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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조 때 문장가인 유한준이 당대의 수장가 김광국의 화첩 [석농화원]의 발문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이 문장의 앞부분을 유홍준 교수님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 1권 머리말에서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인용해서 유명해진 말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알면 사랑하게 된다 -> 사랑하게 되면 잘 보인다"이 두 문장을 퉁친 게 "아는 만큼 보인다"쯤 되겠습니다. 여튼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가장 잘 상징하는 문장이 바로 "아는 만큼 보인다"가 아닐까 합니다. 똑같은 곳을 여행해도 저처럼 가는데 의의를 두는 사람은 막연히 '아, 좋구나'라며 피상적인 감상과 느낌만 가지고 돌아오는가 하면(저는 누구와 시간과 공간을 공유했느냐가 중요하지 뭘 배웠느냐는 그 다음 문제다보니.ㅋㅋ), 여행지를 잘 공부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는 사람도 있는 법입니다.  준비한 만큼, 다녀온 경험만큼 많이 보이게 됩니다. 관찰에 관련된 이야기를 읽으면 자연스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떠오르게 됩니다.


​   그런데 이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에 약간이 함정이 있습니다. 특정 분야에 정통해서 많이 알게 되면 남들이 모르는 숨겨진 진실이나 스쳐지나가며 놓치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알게되기는 하는데, 한편으로는 오히려 자신의 전문분야에 국한된 시각으로 바라보다보니 만나는 모든 상황과 환경을 특정한 전문적 시각으로 해석하고 평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기 분야에 한정시키고 나면 무척이나 깊이있게 관찰하고 의미부여한 것일 수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한쪽으로 치우친 편향된 시각으로 관찰하는 꼴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이럴 때는 '아는 만큼'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같은 공간을 단순히 산책하면서 나만의 시각으로 거리를 바라볼 수 있는 것은 타인과 내가 "집중"하는 분야와 관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집중"의 범위가 모두 한결같고 모든 분야를 놓치지 않는다면 누구나 똑같은 시선으로 거리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을 관찰해서 놓치지 말아야하지만 그러기엔 우리 주위에 일어나는 일, 진동, 소리, 이벤트가 너무나 다양합니다. 그러므로 특정 소리와 시선에만 반응하고 나머지 자극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배제하는 메커니즘을 거치게 됩니다. 저자는 갓난 아이때부터 자연스레 익혀지는 스킬이라고 설명합니다. 생각해보면 적당히 걸러내지 않고 다 듣고, 관찰하고, 해석하려고 하면 처리해야할 방대한 데이터량 때문에 뇌용량의 역치를 넘어  뇌정지가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하드웨어를 설계할 때도 특정 주파수에만 반응하고 나머지는 노이즈로 판단하고 무시해서 안정적인 동작을 하도록 밴드패스필터를 설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가 딱 이 책에서 말하는 핵심과 일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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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문가가 들려주는 통찰, 전문가를 관찰하는 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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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산드라 호로비츠의 [관찰의 인문학]은 이런 관찰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같은 공간을 누가,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나에 따라 해석의 결과가 전혀 달라지는 것을 케이스별로 정리한 책입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같은 공간'은 저자의 집앞 거리 대로변으로 한정해 변수를 줄이고 어떤 관점이냐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관점으로 차이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케이스는 각각의 산책에서 그 관점에 대해 저자가 관찰하고 고민한 결과물을 말합니다. 저자 자신과 저자의 어린 아들을 포함한 각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한 열한번의 산책에서 동행들이 관찰하는 관점과 해석을 관찰하고 별도로 공부한 내용에 대해 의미부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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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로운 사실은 저자가 단순히 동행한 전문가들이 들여주는 이야기를 녹취하듯 옮겨적어서 '이 전문가는 이런 관점에서 이런 소리를 하더라'라고 정리하지 않고 오히려 전문가들의 전문분야에 대해 저자가 별도로 공부해서 자신의 목소리로 정리를 했다는 점입니다.

동행한 전문가들의 이야기 보다는 오히려 저자가 정리한 관련 지식에 대한 설명이 더 분량도 비중도 큰 것이 이 책의 특징인데 이 지점이 좀 묘합니다. 이를테면 '음향 엔지니어 아무개와 걷다보니 전문가 답게 이런저런 소리를 잘 잡아내더라, 이런 부분을 알게 되었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한 결과에 대해 정리한 듯한 내용들이 "더" 많이... 아니 정말 "너무 많이" 등장 합니다.


"레러가 말한 안정된 상태의 소리란 파형이 일정하고 예측 간으하며 주파수가 500헤르츠 이하인 소리를 뜻한다.버스가 내보내는 음파는 테니스공 크기의 공기 뭉치로 초당 200회씩 우리 고막을 두드리고 있었다. (중략) 우리는 도시의 소리를 떠들썩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하나의 소음 덩어리로 경험한다. 이를 저음질 소리풍경(lo-fi soundscpe)이라고 한다. 소리를 부정적 함의를 띤 '소음'과 가치중립적인 '소리'로 나누는 기준이 무엇인지는 또 다른 문제다.(중략) 청각은 한 가지 면에서 여타 감각과는 다르다.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귀는 이음향방사(otoacoustic emissions)라고 불리는 현상으로 인해 스스로 소리를 낸다." p276~9 


​   이렇게 이 책은 사실 따지고 보면 서로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법에 대한 책이라기 보다는 서로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이유에 대한 이론적 고찰이라고 보아야 정확한 내용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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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관찰의 인문학? 관찰의 자연과학?  



   이책 [관찰의 인문학]을 읽으면서 정말 의문인 것이 있었습니다. 도데체 어디 쯤 읽어야 인문학이 나오는 것이냐? 입니다. 하도 헤깔려서 나중에는 '도데체 인문학의 정의가 뭐지?'하는 고민까지 들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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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적 개념으로 인문학은 "자연과학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주로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나 사상, 문화 등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학문을 지칭한다. 자연과학이 객관적인 자연현상을 다루는 학문인 것에 반해 인문학은 인간의 가치와 관련된 제반 문제를 연구의 영역으로 삼는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읽어도 딱 와닿지는 않지만 자연현상이나 사물을 다루느냐? 인간을 다루느냐의 차이인가 봅니다.


   이런 관점에서 [관찰의 인문학]은 사실 인문학 서적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함이 있습니다. 물론 "인문학 책은 아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은 세상을 인간이 어떻게 보느냐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아닌 건 아니죠. 그런데 각 챕터의 내용 자체만을 놓고 살펴보면 사실상 인간이 왜 특정 분야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놓치는지, 전문가가 남들은 알아채지 못하는 부분을 어떤 이유와 관점에서 해석해내는지에 대한 지극히 자연과학적인 이론 고찰이 "너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읽는 내내 이거 과학이론책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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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찰의 인문학]의 원제는 "Eleven Walks with Expert Eyes by Alexandra Horowitz"입니다. 그러니까 호로비츠 박사는 원래 인문학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운 것이 아니고 그야말로 전문가들의 시선과 함께한 산책 그 자체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번역이 되고 출간되는 과정에서 "인문학"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것인데, 따지고 보면 저걸 원문 그대로 번역해서 출간했다면 한국 독자들에게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최근 많이 유행하고 관심가지고 있는 인문학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는 잘 붙였습니다. 훨씬 명료한 제목이고 책 내용 전체에 대해 포괄해본다면 딱히 잘못된 제목도 아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식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인문학 서적과는 내용상 차이가 좀 있다는 사실은 주지하고 읽는 편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자연과학적 이론에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르는 분이 읽으시면 읽기가 좀 힘들 수도 있습니다. 저도 읽으면서 제법 정신이 몽롱해진 적이 있으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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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르르르 - 제3-4 ZA 문학 공모전 수상 작품집 ㅣ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8
김민수 외 지음 / 황금가지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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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르의 다양화에 기여하는 ZA 문학 공모전


   이 책 [크르르르]는 민음사 황금가지에서 주관하는 ZA 문학 공모전 수상작 5작품을 모은 작품집입니다. "ZA(Zombie Apocalypse) 문학 공모전"은 말그대로 좀비 아포칼립스 상황을 기본 대전제로 한 소설을 대상으로 출품받아 우수작을 뽑는 공모전입니다. 그렇다면 이 좀비 아포칼립스가 뭐냐? 무식하게 생각하면 "좀비가 창궐하는 대참사", 그럴듯하게 표현하면 "좀비 묵시록" 뭐 이런 식으로 옮길 수 있겠습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좀비 아포칼립스는 "좀비가 발생해서 퍼져나간 결과로 사회가 붕괴되는 상황" 정도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통상 시작을 "나는 전설이다"로 보고 그 유명한 조지 로메로 감독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3부작"으로 유명해진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나는 좀비 아포칼립스 관련 영화는 "새벽의 저주"나 "28일 후" 등이 있겠습니다. 근작으로는 "월드워 Z"가 있네요. 좀비가 급속도로 늘어나서 암울한 상황에 소수의 그룹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투쟁이 주로 등장하고, 그 속에서 살아남은 인간들끼리의 갈등을 주요소재로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은 조금 다르지만 "밀라 요요비치"가 주연했던 그 유명한 "레지던트 이블"시리즈도 떠오르네요.


   그런데 이런 좀비 아포칼립소 상황을 상상해보면 사실 우리나라에서 좀비가 나타나는 상황은 잘 상상이 안됩니다. 만약 한국에서 좀비가 창궐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런 상상력을 채워줄 좋은 작품이 바로 이 작품 [크르르르]입니다. 호러나 SF의 무덤이나 마찬가지라고 하는 한국 출판계에서 이런류의 책을 꾸준히 내는데다가 신인작가들의 수상작을 출간하는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메이져와 마이너의 경계가 무너져가고 있는 시대에 책분야에서만 장르소설이 유난히 대중화가 안되는 것 같아 아쉬운데 이런 공모전을 지속하고 있는 것 자체가 장르 다양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2. 더욱 흥미로운 국내 좀비 아포칼립스 소설의 향연


   의외로 저는 좀비 소설을 좋아합니다.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상상해볼 수 있는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있는 소재인데다가 극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다양한 이면을 묘사하기 더없이 좋은 조건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좀비와 싸우는 스토리는 그냥저냥 쏘쏘입니다만 좀비에게 쫒기는 상황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끼리 갈등하는 장면은 무척 좋아하는 편입니다.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해도 무리가 없는 상황일 수 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크르르르]에 수록된 작품 다섯편은 하나같이 수상작다운 창의력과 독특함으로 읽는 내내 저의 기대를 만족해주었습니다.



[엘리베이터 액션]


   이 책의 제목과 표지 디자인을 결정한 첫 작품 [엘리베이 액션]은 초코바 하나때문에 엘리베이터에 갖혀서 오도가도 못하는 주인공의 속터지는 탈출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류의 탈출스토리는 사실 좀비 소설이나 영화에서 상당히 흔한 스토리다보니 좀비물 애정자인 저에게는 적잖이 식상하기 좋은 내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장르적 특성에 잘 맞도록 생생한 묘사가 특징적인 작품이었고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 졸이며 따라가게 만드는 쪼으는 맛이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



[장마]


   아, 이작품 너무 좋았습니다. 유일하게 중장편 정도의 길이였는데 분량이 충분한 만큼 짜임새가 좋고 탄탄한 스토리가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비와 이상 바이러스를 연결시킨 설정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이런 특정 상황을 가정한 설정하에 이야기를 긴장감있게 잘 전개시켰습니다. 이와 동시에 극한 상황에서의 인간심리를 바탕으로한 사이코패스 스릴러를 접목시킨 부분이 훌륭했습니다. 장마가 내리는 배경 가운데 노란 비웃을 입은 주인공이 거리를 걷는 장면을 떠올리면 영화로 제작되면 딱 좋을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너무 뻔한 마무리와 뭔가 수긍하기 힘든 부족한 마지막 장면처리가 옥의 티처럼 느껴졌습니다. 좀더 여운이 남는 결말이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마무리였습니다.



[여름좀비]


   이 작품은 발상의 전환자체가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보통 좀비 아포칼립소 상황은 암울하고 소수의 피해자집단이 근근히 버티는 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이 작품의 경우는 무섭고 더러운 좀비가 느리고 불멸이라는 조건을 살아남은 인간이 이용한다는 설정입니다. 좀비를 살아남은 인간들이 풍족하게 살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더 많은 에너지를 위해 좀비를 오히려 사냥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무척 흥미로운 전개였습니다.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안타깝게도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감당 못할 일을 벌이고 마무리를 못하는 사람처럼 갑자기 이야기가 어정쩡한 상태로 끝나버려서 당황스러웠습니다.



[해피랜드]


   시어머니와 남편과 함께 대관람차에 오른 여주인공이 갑작스런 좀비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살아남는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이야말로 좀비 아포칼립소 상황은 그저 주인공들 사이의 갈등을 촉발시키는 원인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친해질 수 없는 시어머니와 시어머니를 두둔하는 남편과의 삼각관계에 대한 다양한 갈등 상황을 꼼꼼하게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집중하는 부분이 그렇다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좀비 소설치고는 가장 리얼리즘 넘치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 역시 캐릭터, 주제의식 모두 좋았으나 참으로 밑도 끝도 없는 갑작스런 마무리로 이야기를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하고 적당히 끊은 것 같은 찜찜함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좀비, 눈뜨다]


   좀비가 되어 무리와 인간을 사냥하던 주인공이 갑자기 인간으로 되돌아온다는 희한하고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킨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완성도 높게 잘 마무리가 된 이야기 자체가 좋았습니다. 좀비 아포칼립스 상태와 의학적 추론 등이 설득력 있게 잘 표현되어 사실과 허구가 적절한 비율로 섞여있는 느낌이라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각 수상작들의 분량이 짧아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결말부분이 아쉬움이 많이 남기는 했습니다만 읽는 재미가 충분한 즐거운 작품집이었습니다. '나는 전설이다'가 10만부나 팔려나갔다고 하는데 호러와 SF의 무덤인 우리나라에서 이 작품 [크르르르]는 과연 얼마나 팔리고 읽힐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너 문화를 지향하는 저같은 사람이 계속 읽을 수 있도록 공모전도 지속되고 국내 작품이 지속적으로 발간되고 사랑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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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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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도 말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흥미로운 일곱가지의 기이한 이야기들


   최근 지속적인 인기몰이중인 [맏물 이야기]의 여파로 "에코인의 모시치" 대장을 주인공으로 한 또 다른 이야기인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 "혼조 후카가와"라는 지역명이 영 입에 잘 붙지 않더군요. 도데체 여기는 어디인가? 옛날 지명은 분명한데 지금 일본의 어느 지역인가 궁금했습니다. 이래저래 찾아보니 "혼조 후카가와"라는 지역은 현제 도쿄의 변두리로 '스미다 구?' 정도 되나 봅니다. 그리고 이 지역이 1960년생 미야베 미유키 여사가 태어난 지역이라는 것을 알고나니 '아, 그래서 초반작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작가가 나고 자란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지역이나 옛날부터 전해내려오는 괴담 같은 것이 있기 마련인데 아무래도 섬나라인 일본은 특히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혼조의 괴담 중 일곱가지의 미스터리에 해당하는 불가사의를 중심으로 에피소드가 진행됩니다. [맏물 이야기]에서는 사실 음식 미스터리라고 표방한 것에 비해 음식의 역할이 그저 사건의 문제를 푸는 단초나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하는 아주 단순한 역할 밖에 하지 않는 반면 혼조의 일곱가지 불가사의는 직접적으로 사건자체가 되기도 하고 사건을 해결하는데 핵심적인 내용이 됩니다. 한쪽으로만 잎이 나는 갈대라던가, 한밤중에 길을 걷는 사람을 뒤따라오는 등롱, 낙엽이 지지 않는 나무 등 불가사의의 내용들이 무시무시하거나 대단하지가 않고 말그대로 기이한 정도입니다. 이런 불가사의 현상에 덧입혀진 당시 시대를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삶과 애환이야말로 소설을 끌고 나가는 원동력이 되는 것입니다.




#2. 외모는 대단치 않지만 참으로 훌륭한 이상적인 오갓피키 모시치의 위엄


   이 기이한 일곱가지의 이야기를 한 작품으로 엮어주는 것은 [맏물 이야기]로 이미 그 매력을 충분히 느낀 이 지역의 오갓피키 "모시치"의 존재입니다. 우리로 치면 파출소장 정도가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가장 와닿는 것은 보안관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어쨌거나 강력범죄가 발생하면 항상 나타나서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잡는 주체이니 말입니다.


   이 "모시치"가 단지 사건을 파헤치고 범인을 잡는 형사나 경찰 정도의 역할만 했다면 그다지 매력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모시치는 생긴 것에 비해서는 훨씬 마음 씀씀이가 따뜻하고 배려가 깊은 인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의 행동을 보면 카리스마가 있고, 똑똑함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존중하는 굉장히 아이디얼한 이상적인 캐릭터입니다. "모시치"의 존재 만으로도 에도 시리즈의 특징인 사람중심의 이야기, 따뜻하고 애틋한 사람사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범인을 찾는 과정은 허접하다 싶은 부분도 있습니다. 현대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함정수사를 사용해서 함정에 걸린 범인이 자백을 하도록 유도하고, 범법은 아니더라도 편법에 가까운 방식의 수사를 거침없이 사용하기도 합니다. 수사방법 자체가 특별할 것이 없는 옛날이야기이다보니 미스터리적 요소가 크게 작용하기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적인 한계를 감안하면 정말 능력있고 훌륭한 주인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실력과 인격이 동시에 갖추어진 캐릭터라니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겠죠. 중년의 아저씨인데도 막연한 호감이 가는 것은 어쩔수가 없습니다.




#3. 호러, 미스터리를 빙자한 전원일기형 사랑이야기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는 에시당초 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한 응징이라던가, 범행수법 등에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사회파 미스터리의 특성처럼 오히려 "누가 무엇때문에?", 혹은 "어쩌다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에 작가의 시선이 가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소재는 불가사의한 일곱가지 괴담이 등장하지만 괴담을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등장인물의 과거라던가, 관계속에서 일어났던 숨겨진 이야기 등이 때로는 쓸쓸하게, 때로는 따스하게 나타납니다.


   살인도 있고, 피해를 입는 사람도 있지만 어쩌면 그런 사고는 이야기를 끌어내는 기본적인 설정으로 작용할 뿐, 오히려 당시 시대의 시대상을 묘사하는 부분의 비중이 큰편입니다. 시대상, 생활상이 사건을 풀어나가는데 이해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를 묘사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억울하게 당하는 이야기나 가슴에 맺혀 있던 응어리의 해소과정에서 발생하는 우발적인 범죄 등이 다루어 지는 것입니다.


   이 일곱가지 이야기속에 조금을 쓸쓸한 사람들의 아픔도 있고, 그저 그런 삶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찬찬히 바라보면 의외로 그 속에 연애코드가 드러가 있는 사랑이야기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읽고나면 뭔가 으스스한 기분이 아니라 살짝 가슴 따뜻한 느낌이 더 깊이 와 닿는 것이겠지요. 모시치 시리즈의 전편에 해당하는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는 기이한 괴담을 빙자한 사람사는 전원일기이자 따뜻한 애정이 넘치는 연애소설과도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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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 새벽의 주검
디온 메이어 지음, 강주헌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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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남아공출신 작가 디온 메이어의 독특함이 넘치는 범죄 스릴러


   남아공 작가의 작품은 처음 읽은 것 같습니다. 남아공 출신의 작가 디온 메이어는 [오리온]을 통해 자국의 특수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약간은 생소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신선했습니다. 남아공의 역사나 특징을 잘 알았다면 이 작품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었겠지만 오히려 잘 몰라서 더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많이 느낄 수 있었던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오리온]이라는 작품이 단순히 남아공의 특수성이 많이 반영된 것이라면 전세계에 번역되고 출간될 일은 없었겠지만 다행히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느 누가 접해도 공감할 만큼 인간이라는 존재의 근본적인 본성과 심리적 고뇌를 디테일하게 잘 표현해주고 있었습니다. 사실상 표면적으로는 범죄 소설이고 이런 스릴러적인 스토리가 굉장한 가독성을 제공해주지만 [오리온]이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지점은 오히려 심리, 병리학적인 관점에서 깊이있게 다루어지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벼운 스릴러소설에 그치지 않고 묵직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2. 입체적인 캐릭터 묘사를 통해 던지는 작가의 근본적 질문


   [오리온]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전형적인 면을 가지고 있어 독자입장에서 받아들이기 무척 간편한 면이 있습니다만 주요 캐릭터들의 내면에 감추어진 또 다른면에 주목하게 만듦으로써 캐릭터들의 다면적인 요소를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이런 기교는 독자로 하여금 긴 장편소설을 읽는 과정에 작가가 의도한 인간 내면의 문제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통상 사람들은 흑과 백으로 명확히 나뉘는 이분법적인 인식을 편안해하는 편입니다. 소설속에서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선역이 있고, 이에 대항하는 악인이 있습니다. 또는 악인이 있고 차악인이 있는 형식입니다. 통상 악인이 먼저 공격을 하고 선역이 이를 어렵게 어렵게 방어해내고 승리함으로써 소설적인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이야기는 해피앤딩으로 끝납니다. 독자는 조마조마하며 읽다가 시원한 감정적 해소를 느끼며 '재미있었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소설은 이런 일반적인 흐름과 상당히 다른 양상입니다. 선역과 악역의 대립으로 보여지다가 어느순간 선악이 무엇인지 헤깔리게 만듭니다. 작가는 선은 무엇이고 악은 무엇이길래 딱잘라 구별하려고 하냐고 의문을 제시하는 듯 합니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선과 악에 대해 끝없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선악의 모호함을 지속적으로 고민합니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당신들도 사실 아닌척하고 있지만 주인공과 비슷한거 아니냐?"라고 묻는 것만 같습니다


"모두가 악하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런 사실을 몰랐다. 올바른 선택은 살아남는 것이었다. 누구도 그에게 수작 부릴 수 없다는 걸 확실하게 알려주는 것이었다." p260


"나는 예전에는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내면의 공격성을 발견했다. 모든 것을 잊게 해주는 알코올의 힘을 빌렸고, 그 결과 사회적으로 위축되고 제한적이며 피상적으로 생각하는 삶을 살았다. 그리고 경찰의 동료애라는 안전한 품을 피난처로 삼았다.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 그리고 매 순간 악을 사냥하며 선을 위해 싸운다는 생각으로 그런 변화를 합리화 했다." p403


"그는 그녀와 함께 기꺼이 타락의 수렁으로 떨어지려 했지만, 자신의 내면에는 그처럼 사악한 면이 없다는 걸 깨닫고 자신이 본질적으로 선한 존재라는 생각에 멈칫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고 새로운 깨달음이었다."p409


"오랜 시간 동안 악마를 뒤쫓았지만, 바로 내 안에 사악한 악마가 도사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던 것이다. 나 자신은 모든 악을 초월해 있다고 오만하게 생각했던 까닭에 그런 결과는 자업자득이었다." p589


   이작품이 가지고 있는 교차구성이 이러한 문제를 더욱 극명히 고민하게 만드는 훌륭한 장치 역할을 해줍니다. 기본적인 살인사건과 그 범인을 쫓는 스토리에 무척이나 빈번하게 주인공의 아주 어린시절부터의 과거사를 교차해서 두가지의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이죠. 초반에는 왜 굳이 이렇게까지 어린시절 이야기까지 구구절절 하는 것인가 의아했지만, 읽어나가다보면 역시나 주인공에 대한 깊은 이해를 위해 작가가 의도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좀더 근본적으로 인간의 선악의 모호함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할 수 있는 것입니다.


 


#3. 범죄 사건과 그 추적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남아공사회의 특수성


   이 소설의 제목 [오리온]은 상당히 잘지어진 느낌입니다. 이 제목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이병헌이 등장했던 드라마 "아이리스"와 그 후속편 "아테나"였습니다. 모두 메인 스토리의 문제를 일으키는 특징적인 조직의 명칭입니다. 이런 제목으로 사용된 단어의 집단을 밝혀나가면서 집단과의 대립이 묘사되어 가는 과정을 통해 지금 진행되는 이야기가 단순히 간단한 범인잡기 수준의 스케일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음모이론을 떠올리며 흥미를 더욱 느끼는 장점도 있습니다.


   소설 속에서 [오리온]이라는 명칭을 쓰는 조직이 그다지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조직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사회속에 뿌리내린 이런 조직들의 의도와 내막을 밝혀가는 과정을 그리는 것은 그 사회의 명암을 드러내기에 아주 좋은 도구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아주 조금씩 조금씩 이 조직이 어떤 조직이며 왜 생겨났는지 어떤 위해를 가했는지 등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남아공 사회의 역사적 독특함과 정치상황등이 잘 나타납니다. 자세히는 알수 없지만 예사롭지 않음을 어렴풋이 느끼게 해줍니다. 이 소설 한권 때문에 남아공의 역사와 사회, 정치적 특수성, 세계 정세속에서의 위치 등을 알고 싶게 만들어줍니다. 아주 일반적인 상식으로 남아공하면 "다이아몬드"와 "인종차별"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이 소설에는 두가지 특징 모두를 맛볼 수 있습니다. 맛만 보여줍니다. 더 자세한건 범죄 스릴러인 이 책 말고 다른책으로 읽으라는 것이겠죠?


   작가의 다른 작품[프로테우스]에는 [오리온]에서도 중요한 조연으로 등장하는 거구의 흑인 용병 "음파이펠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모양인데 아무래도 흑인이다보니 이 캐릭터가 주인공인 작품이라면 [오리온]보다도 좀더 "인종차별"문제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프로테우스]도 읽어봐야 겠습니다. 사실은 주인공 "판 헤이르던"보다는 후반부에만 등장하는 "음파이펠리"가 저에게는 훨씬 더 매력적인 존재였거든요.



 

#덧1 : 인간의 악한 본성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싶었던지 이 소설에서는 성적인 코드, 불륜 등의 묘사가 많았는데 역시나 저에게는 감정요인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착한 척"을 더덕더덕 붙여둔 사람인가 봅니다.


#덧2 : 최근에 읽은 두 작품이 모두 배경은 전혀 다르지만 비슷한 양상인데 가노 료이치의 "환상의 여자"와 스케일 차이는 있지만 이래저래 비슷한 점이 참으로 많습니다. 두 작품 모두 매력적이지만 개인적으론 일본 작품이 읽기에 편안했고, 재미면에서는 "오리온"에 조금더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덧3 : 교차진행이 흥미롭고 좋았지만 인간적으로 너무 자주 교차되어서 그것은 단점이 아닐까 합니다. 한페이지 만에도 넘어가고 그러니까요. 적당한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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