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작은 신사, 코리도라스 - 오랜 사육경험과 연구로 일궈낸, 생생한 코리도라스 사육보고서! ㅣ 마니아를 위한 Pet Care 시리즈 7
김병일 지음 / 씨밀레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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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주류만 찾아다니는 설움...

 

   이거 물생활 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화를 내실지도 모르나 책읽고 리뷰쓰는거나 물생활하면서 물고기 키우는거나 비주류 취미기는 매한가지인가 봅니다. 아참, 거 제대로 된 책한권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그나마 아쿠아 라이프니 새우관련 서적도 거의 외국책 번역한 수준이고... 물생활 관련 전문서적을 찾다보니 우리나라의 따라쟁이 문화라던가, 체계적인 데이터 정리와 서류화하는데에 얼마나 취약한지 뼈져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조금만 전문적이거나 비주류쪽이라면 일단 유통되는 서적이 거의 전무합니다. 출판규모도 작기도 하고 그렇겠지만 카페나 블로그 등을 통한 정보는 차고 넘치는데에 비해 잘 정돈된 전문적인 지식의 집약체인 서적이 없다는 사실은 조금 슬픈 일입니다.

 

   온라인 정보가 마냥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제각각의 노하우에 따른 느낌적인 느낌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잘못된 정보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게 막 돌고돌고 돈다돌아... 뭐 이런거죠. 이게 왜 이렇게 정보가 없을까.. 이렇게 물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의아함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아마도 코리도라스를 키운다고 해서 전문서적을 찾아 읽고 그대로 해보겠다는 발상자체를 안하시는 것이겠죠. 특성상 일단 지르고, 안되면 카페가입하고 질문 막 던지고 시키는데로 하면서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분들이 대다수 인 것 같습니다. 저도 그중 한사람이구요. 다 좋은데 왜 자꾸 소수만 즐기는 비주류 취미를 가지는 것인지 거참...

 

 

 

#2. 특정 어종에 한정지은 보석같은 전문서적

 

   국내에 물생활 관련 전문서적은 그나마 제가 읽었던 구피 키우기 책이랑 이 코리도라스 서적이 유일합니다. 그러므로 희귀성 차원에서 이 책의 가치는 상당합니다. 물론 관심없는 분들에게는 무가치한 책일 수도 있지만 말이죠. 그래서 내용은 어떠하냐 하면 말이죠. 의외로 무척이나 촘촘합니다.

 

   일단 코리도라스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지역별 환경특성과 차이, 주요 어종 등이 브라질 일대를 중심으로 상세히 소개됩니다. 여기서 저는 무척 힘들었습니다. 기본적인 종류도 모르는 마당에 역사와 지리를 설명하니 거의 졸도수준의 지루함이 엄습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건 알고 가야되서 열심히 읽었습니다. 물론, 머리에 남은건 거의 없네요. 좋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안타깝습니다. 머리가 나빠서...

 

   다음으로 코리도라스의 종류를 대분류부터 상세분류까지, 그리고 특성별로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사진자료는 기본입니다. 여기에 어항 선택부터 코리도라스의 기본적은 습성과 먹이, 사육과 치어 기르기 등 전반적인 모든 내용을 빠짐없이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아주 내용에 충실하고 촘촘한 책이라 내용만으로 만족도가 무척 높았습니다.

 

 

#3. 이론은 이론일뿐... 착각하지 말자.

 

   이 책의 단점은 아니나 이 책을 읽고난 가장 큰 문제점은 이론은 열심히 익혔는데 그러고 나서 자 이제 잘 키워보자~~ 했는데 딱히 뭘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는 점입니다. 거뭐, 이론은 엄청 익혔는데 말이죠. 얘는 살아있는 생물이잖아요. 이론대로 딱딱하기도 어렵고 각자 형편과 여건은 다 다르고 그렇지 않습니까? 이론대로라면 최소한 두자항 이상에 한 대여섯마리만 키우는게 좋다는데 어디 그게 됩니까? 시작부터 삐끗하는데 이거 뭐 어떻게 해야 정답인지 모르겠고 책을 한권 다 읽었는데 다시 카페를 들락거리면서 질문을 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말씀...

 

   그러니 이론은 이론일 뿐, 그걸로 다는 아닌 것입니다. 물론, 읽는 그 자체를 즐기는 건 참으로 좋은 취미기는 합니다. 책은 좋으나 몸이 안따라주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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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톡 2 - 조선 패밀리의 활극 ㅣ 조선왕조실톡 2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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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미있는 구성의 힘

 

   어차피 조선왕조 이야기야 출판계에 넘치고 넘치지만 이 책이 인기를 끄는 것은 역사 바보를 자처하는 저같은 사람도 읽을 수 있을 만큼 쉽고 재미있는 구성 때문일 것입니다. 카톡 시대에 맞게 상상력을 동원해 왕과 신하를 넘어 카톡을 주고받는 것도 놀라운데 이번 속편에는 아예 외국 적장들과도 카톡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언어의 차이 같은건 안중에도 없어요..ㅋㅋ 이런 설정이 지루한 역사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줄거라고 예상한 작가의 탁월한 기획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1편에서도 언급했지만 솔직히 처음 나왔을 때 꼰대정신으로 외면했던 것도 사실인데 제 예상보다 훨씬 유치하지 않게 매끄러운 전개를 보여줘서 다행입니다.

 

   흥미로운 웹툰 형식의 마지막에 역사적인 사실을 나열하고 그림 중 재미를 위해 픽션을 가미한 부분도 굳이 밝히고 있어서, 역사책으로써의 불필요한 오해까지 신경을 쓴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속으로는 '뭐 이런 것까지 픽션이라고 밝혀야하나?'하는 생각을 했지만 아직 어린 친구들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세심한 배려가 아닐 수 없습니다.

 

 

#2. 적절한 내용상의 균형감

 

   이 책에서 이한이라는 분의 해설이 빠졌더라면 조선시대의 역사를 배경으로한 가벼운 만화가 되었을 확률이 크지만 이 해설로 인해 내용이 풍성해지면서 책의 볼륨감이 살아나고 재미와 내용상의 충실함에서 균형을 잘 잡게 되었다는 것은 역시나 1편과 다름이 없습니다.

 

   이 해설이 말입니다. 제 느낌으로는 1편의 성공에 힘입어서인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조금더 코믹해지기도 하고 기존보다 자신감이 넘치는 필체로 쓰여져있어요. 자신만의 해석이랄까 의견도 조금은 더 강하게 어필하는 느낌입니다. 역사를 해석하는 시각은 언제나 어떤 식으로든 포함되기 마련이므로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나쁘지 않았어요.

 

 

#3. 세대를 넘어 대물림하는 위정자들의 무책임함.

 

   왕조의 역사다보니 아무래도 절대권력자와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일 수 밖에 없는데 항상 그렇지만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그 때나 지금이나 권력을 가진 세력들의 헛발질은 여전합니다. 거짓으로라도 동네 창피해서라도 명분을 중시하는 나라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부끄러움도 모르는 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지 않아서 천박한 정신머리로 정치를 해서겠지요. 과연 정권이 바뀌고 세월이 흐른다고 이런 문제가 해결이 될지, 조금이라도 달라지고 진보할지를 생각해보면 한심하기 짝이없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정치에 무관심한 국민이나, 정치적이지만 지나치게 균형없이 극단적인 사고와 판단을 하는 국민들이나 이래저래 걱정입니다. 나에게 어떤 이득만 주어진다면 누구편에서건 상관없다는 태도도 참 문제입니다. 이런 저런 국민성이 조선왕조시대나 최첨단을 걷고 있는 지금 시대나 매한가지라는 사실만은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임진왜란에 얽힌 이야기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참으로 속터지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역사의 선배들의 화려한 병맛 병신짓을 2016년 병신년에도 별반 달라질 것 없이 이어갈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답답한 마음입니다만 그 옛날부터 그렇게 해먹어왔다고 생각하면서 오히려 위안을 받아야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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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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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목과 소재만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기민한 작품선택

 

   장강명 작가의 신작 [댓글부대]는 "한국이 싫어서"와 마찬가지로 국내독자의 눈길을 한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제목과 소재를 채용했습니다. 이 작가가 얼마나 상업적인 부분에서 감각이 뛰어난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게다가 "아직까지는" 각종 문학상 투고작으로 상을 수상하고 있어요. 상금을 타는 장점도 있지만 상당히 상업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를 쓰고 있기 때문에 일단은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옷을 잘 입혀서 어느정도 문학성을 확보하는 작전을 잘 쓰고있습니다. 

 

   이런 소재의 작품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끊임없이 특종을 고민하던 기자적 습성에서 기인한게 아닌가 싶어요. 물론 마냥 '기자출신이니까' 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 김훈작가님도 기자출신이고 이 땅에 수많은 기자들이 있으니 기자출신이면 모두 시대상황에 잘 부합하고 자극적인 소재로 소설을 쓸 수 있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없기는 합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기자적 센스가 많이 뭍어나는 작품들을 골라골라 쓰고 있는 형국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 작품은 괴멜스적 선동주의와 국내의 정치적 여건을 적절히 잘 섞어서 독자들의 관심과 이야기꺼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단 가수든 배우든 심지어 작가일지라도 역시나 대중의 관심을 일단은 받아야 죽이되던 밥이되던 하는 것인데 그 부분에서 근래에 가장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역시나 그런 그의 특성이 여지없이 발휘된 작품입니다. 

  

 

#2. 대박은 아니어도 중박 이상은 늘~~ 쓸 수 있다고 전해라..

 

   아직까지 장강명작가님의 작품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으로 봐서는 빠르게 다작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그리고 각 작품을 몇년씩 고민해서 쓰지 않더라도 어느정도 이상의 수준은 보여주는 작품을 지속적으로 써오고 있습니다. 몇몇 취향에 안맞는 작품들도 있지만 전업작가 초기의 다양한 시험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단 이 작품까지해서  장강명 작가만의 나름의 특징이 구축되었다라고 생각이 됩니다.

 

   일단 중박이상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가독성이예요. 빠르고 심플한 전개는 고민하기 싫어하고 살아내기도 벅찬 독자들에게 딱 적당한 독서의 즐거움을 제공해줍니다. 소비자의 니드를 잘 파악하는 작가입니다. 그래서인지 빨리 쓰다보니 그래서인지 몰라도 작품의 길이도 너무 길지 않고 200페이지에서 300페이지 미만의 딱 부담없는 길이로 맞춰주고 있어요.

 

   멋들어진 문장이 나와서 탄성을 지를 일은 없지만 간결하고 쉬운 문장이 역시나 부담없는 독서를 돕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경우도 마찬가지고 젊은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대화, 그리고 독백 등을 스타일있게 잘 표현합니다. 문학적 대화가 아닌 실생활언어를 쓰는 느낌이죠. 저도 이제 슬쩍 꼰대라 젊은친구들 대화패턴을 잘 몰라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 거지만 말입니다.

 

   아마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을만한 작품들을 꾸준히 빠르게 써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구조적 장점과 한계..

 

   이양반 작품이 대체로 그러하지만 이 작품도 마치 기자가 르포기사를 쓴 듯한 느낌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인터뷰 하는 장면이 교차되서 진행되는 것이죠. 이런 식의 진행이 어떻게 보면 전형적이기도 하지만 이야기에 입체감을 주는데 도움이 됩니다. 약간의 변화만 주면 트렌드한 느낌도 많이 나고요. 그리고 이 구조에서는 챕터별로 스토리의 맺고 끊음을 하기 용이합니다.

 

   "누구" 같은 작품도 SNS를 소설에 적극적으로 차용해서 일본에서 큰 상을 받은 케이스겠습니다만 이 작품도 역시나 인터넷, SNS 상의 특징과 문제점 등에 대해서 센스있게 잘 파악해서 묘사하고 있습니다. 독자 대부분이 어떤 식으로건 SNS를 활용하고 있는 시대다보니 폭넓게 공감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그리고 신상털기 같은 인터넷 정보의 사용과 모략 등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온라인 상의 친분이나 교류가 어떤 한계가 있는지도 꽤나 직설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장강명 작가의 소설에 이슈가 되는 것은 그의 소설이 가지고 있는 프로파간다적 성격의 위험성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댓글부대라거나 온라인 공작등의 내용이 무척이나 현실적이고 충분히 있을 법하다고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그러나 소설을 소설로 보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선동적 요소는 경계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소설로 인해 잘 몰랐던 온라인 공작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알게되고 한번쯤 고민해보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는 무척이나 유익하지만 어디까지 사실로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서는 작가가 조금 무책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독자가 혼동하는 부분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죠.

 

   작가는 분명히 허구라고 했으나 내용은 허구같지 않고, 무언가 분명한 메세지가 있고, 사회적 문제를 폭로하는 듯한 스탠스를 취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만한 충분한 여지가 있습니다. 괴멜스 운운했지만 어차피 1%의 진실에 99%의 허구를 뒤섞어도 혼동할 수 있는 것이 군중입니다. 그것은 이미 여러차례 증명이 되었고 지금도 여러 미디어를 통해 더이상 증명하기에 입이 아플지경이니까 말입니다. 미디어에 등장한 내용은 다 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대한민국 국민은 참으로 미어터지게도 많습니다. 어디서나 만날 수 있어요. 그런 관점에서 이 소설은 무책임함을 내포하고 있어요. 작가의 책임이 아닌데 책임이 있는 상당히 어려운 형국입니다.

 

   그냥 '아 무지막지하게 재미지구만~~' 하고 읽고 말기에는 근원을 알기 힘든 찝찝함을 남기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아.. 찝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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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놈들 - 상 ㅣ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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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저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세이초옹의 장편 [나쁜놈들]입니다. 세이초의 장점은 단편에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응원하는 작가의 작품을 읽지 않고 떠든다는 건 착한놈인 저에게는 마음의 짐이라 그중 근작인 이 작품을 읽어봤습니다. "D의 복합" 같은 작품을 통해 세이초옹 장편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마음 먹은바 있습니다만 이번 작품은 또 결이 좀 다른 작품이라 괜찮았습니다.

 

 

#1. 나쁜짓도 왠만한 노력으로는 되지않아... 그거슨 타고난 재능...

 

세이초옹의 [나쁜놈들]에는 거의 나쁜놈들만 나옵니다. 제목대로입니다. 보통은 나쁜놈이 있고 나쁜짓을 당하는 선량, 혹은 순수한 사람이 존재하기 나름인데 이 소설에는 닥치고 나쁜놈들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이에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아, 이거 너무 나쁜데?'라는 생각이 그다지 들지 않았던 것은 살면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 중에 소설 [나쁜놈들]에 등장하는 나쁜놈들보다 더 나쁜 경우가 꽤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현실에서 이미 꽤나 충격을 받아서인지 그저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읽어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돌아보면 직장생활 하면서 겪은 사람중에도 종종 있었던거 같네요. "나쁜놈들"에서는 남녀관계에서 악행을 저지르는 상황이 대부분이라 행태는 다릅니다만 본인의 욕망과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 행동하는 사람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태도 때문에 나쁜놈들이 속출합니다. 직장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많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면 쉽게 파악할 수 있지요. 제 스스로 잔머리쓰는걸 경멸하기 때문에 더 그런 사람들이 잘 보이기도 합니다.(그렇다고 저는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만..)

 

몇몇 인물들을 관찰하면서 느낀 것은 "나쁜 것"은 그냥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재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내가 원하는 것이 있지만 이미 우정관계가 있고, 상대의 필요를 알고, 조직에서 속한 내 위치와 역할을 정상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조직과 주변 동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의도적으로 결정하고 행동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있습니다.

 

약 7,8년 전에 바로 옆에서 겪은 경험이 있습니다만 놀랍게도 정작 당사자는 그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하게 생각하거든요. 이를테면 이런거죠. '내 돈은 당연히 내 돈인데, 다른 사람의 돈은 빌려쓰면 내 돈이다. 빌리는 순간부터 내 돈이니 갚아야할 의무는 없다. 안값으면 내껀대 내가 왜 갚아야 하나?', 당연히 애가타는 빌려준 사람은 독촉을 할 수 밖에 없겠죠. 그러면 이제는 '돈 몇푼으로 상대방을 힘들게 하는 저런 놈은 천하의 나쁜놈이다. 그러므로 더욱 갚아줄 필요가 없다.' 라는 정말 개떡같은 논리를 폅니다.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전형적인 수법입니다만, 가까이서 보고 있으면 정말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본인은 결코 그것이 거짓이고 정신승리라고 생각하지 않고 진짜로 그렇다고 믿어버리거든요. 이런게 타고난 재능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이 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이런 재능을 타고난 인물들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다지 놀랍지않은 인물들이기도 하지요

 

 

 

#2. 나쁜놈들은 어느시대나 넘쳐난다.

 

나쁜짓도 재능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어느 시대나 나쁜놈들은 넘쳐납니다. 그들 중의 일부를 소설 [나쁜놈들]에서는 집약적으로 잘 묘사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세이초옹 답지않게 심리묘사를 무척이나 세심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인 "도야"가 스스로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정신상태와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압박받아 나쁜 결정을 하게 되는 과정을 무척 자연스럽게 그리고 있습니다.

 

한편 나쁜짓을 하는 동기에 대해서도 상당히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작품속에서는 시대를 넘어서는 나쁜짓의 동기를 크게 두가지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당연히 돈입니다. 돈이 필요한데 돈이 없으니 돈이 있는 사람에게 빼앗아야 하는데, 주인공 도야는 스스로 자기가 이성을 잘 "후린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걸 이용해 돈을 뜯어냅니다. 그 당시에도 멀티테스킹이 유행이었는지 동시에 여러여성에게 작업을 합니다.

 

다른 한가지는 사회적 지위유지입니다. 주인공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병원의 원장입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정도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 있는데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 나쁜짓을 반복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한편으로는 이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라는 것은 죄를 돌이키고 바로잡기보다는 더 많은 죄로 기존의 잘못을 덮을 수 밖에 없는 명분으로 작용합니다. 들키면 사회에서 매장당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숨겨야 하고, 숨기기 위해서는 또 다른 어떤 짓을 해서라도 기존의 문제들을 덮어두어야 하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한번 시작하면 끝없이 꼬이고 꼬이는 것이죠. 이런 문제는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문제입니다. 의외로 인간이란건 사회적 동물이라 그런지 체면과 보여지는 것을 중시하니까 말입니다. 비교도 드럽게 많이 하지 않습니까? 한국사회에 유행이 많은 이유도 체면을 차리는 문화가 크게 작용하는데 일본도 만만치 않았던 모양입니다.

 

배경차이를 빼면 이야기가 '옛날에 그랬었나보다.' 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지금 시대와도 정확히 들어 맞습니다. 시대적 상황에 따른 특정한 이야기 전개가 아니라 그저 사람사는 이야기, 인간과 인간사이에 흔히 일어나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참 못된 놈들이 많은 세상입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악하기 때문이겠죠. 아우 나뻐..

 

 

 

 

 

#3. 국내독자들이 세이초의 소설에 열광하지 못하는 이유...

 

최근에는 세이초옹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는 미야베미유키 같은 작가의 작품이 국내에서도 무척이나 각광을 받고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작품 출간을 놓고 이런저런 잡음이 나기도 하고 출판사의 명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일본에서는 세이초옹을 빼놓고는 미스터리를 논할 수가 없다고 할만큼 미스터리류의 거성님이신데 소개된지가 몇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도 세이초옹의 작품들은 그닥 반응이 미적지근합니다.

 

저는 이유막론하고 세이초옹을 애정합니다만, 번역되어 출간되는 작품들을 읽다보면 완전 감탄하고 깜놀할 만한 재미를 주지는 못하는게 사실입니다. 사회파 미스터리 자체가 국내에 그다지 인기가 없는 것도 한 이유일테고, 미미여사가 상대적으로 시대를 초월한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면 세이초옹은 철지난 일본 사회의 문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원폭 상황을 놓고 피해자 모드로 묘사하거나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인 본국의 국민들을 피해자로 설정하는 등, 국내에서 그냥 받아들이기는 무리가 있는 설정들이 꽤나 등장합니다. 한편으로는 건조한 문체와 서사도 한몫하는 듯 합니다.

 

이 작품의 경우는 크게 표가 나는 것이 아니기는 하지만 정기간행물에 연재한 작품이라는 것이 눈에 띄기도 합니다. 뻔히 인물에 대한 배경이나 설명을 충분히 한 상황에서 챕터가 바뀌자 똑같은 내용을 다시 설명하기도 하고 중복되는 내용을 정리하기도 합니다. 마치 드라마에서 이전 이야기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죠. 아니나 다를까 후기를 보니 1960년도부터 주간지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더군요.

 

정교한 현대 미스터리들을 충분히 섭렵한 독자들이 보기에 세이초옹의 미스터리는 상당히 단순한 부분도 있습니다. 와~~ 하고 감탄할 만한 내용이 사실 별로 없어요. 이 작품의 경우도 상편을 읽을 때는 주인공이 나쁜짓을 하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그러나 하권으로 넘어가면서 지루해지기도 하고, 지나치게 반복되는 스토리이기도 한데다가 앞으로 드러나게 될 반전에 대해서 대충 느낌이 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마지막 반전이 좋았습니다만...

 

독자가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객관적인 거리두기가 어려운 것도 이 작품에 대한 반응이 애매한 이유가 됩니다. 주인공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매력적이지 못한데다가 어디서 많이 본듯한 나쁜놈들이다보니 보면서 욕하기는 많이 할지언정 '나는 그러지는 않지만 그럴수도 있겠다.'라고 등장인물들의 태도에 공감하고 동정하고 두둔해야 몰입이 되는데 마냥 나쁘게만 보이면 이게 참 애매한 것입니다.

 

세이초옹이 남녀의 애정문제도 잘 다루기는 합니다만 아무래도 이 작가는 등장인물과 약간의 거리를 둔 상태로 담담하게 묘사하는것에 강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작품은 캐릭터의 내면묘사에 꽤나 집중되어있어요. 그것도 대부분 남녀관계가 얽힌문제로 말이죠. 읽는 재미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전체 스토리를 놓고보면 작가가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을 발휘하기에는 조금은 나쁘지 않았나싶습니다.

 

세이초옹은 남성적이고 선굵은 이야기와 묘사에 더욱 최적화된 작품을 쓰는 작가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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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2015년판) - 김영하와 함께하는 여섯 날의 문학 탐사 ㅣ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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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김영하.. 참을 수 없는 차분함...

   김영하 작가의 산문집 3부작은 당연히 다 구매를 해왔지만 이상하게도 끌리지 않았습니다. 얼마전에도 김영하 작가의 여행산문집을 들고 조금 읽다가 왠지 모를 따분함에 그만 둔 기억이 있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읽다"는 아무래도 책을 좋아한다라는 컨셉을 가지고 살아가는 입장에서 그냥 넘기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아마도 '거 뭐 두껍지도 않은데 이 정도는 읽어줘 볼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엉뚱한 얘기지만 조직에서 한 사람의 반응양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DiSC 검사를 해보면 저같은 사람은 i 성향이 아주 높게 나옵니다. 거의 최고치입니다. 쉽게 말하면 농담따먹기 좋아하고 재미를 추구하는 스타일입니다. 뭔가 일을 하는데 있어 사람들이 모여서 심각하게 회의하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런 상황을 무척 싫어합니다. 기왕 하는거 즐겁게 웃으면서 농담해가면서 하면 훨씬 능률도 좋고 덜 힘들지 않느냐? 뭐 이런 성향이죠. 저같은 사람을 딱 싫어하는 성향이 있어서 사실 좀 조심해야하기는 하지만 저는 그런 사람입니다.  

   반면, 김영하 작가는 강의도 몇개 보았고, 글도 조금은 접해 보았는데, 이 양반 상당히 차분합니다. 저같은 사람은 약간 숨막힐 정도의 차분함입니다. 그렇다고 유머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니지만 유머조차도 차분합니다. 그래서 그의 산문을 읽고 있으면 뭔가 차악 가라앉는 느낌입니다. 발목에 1톤짜리 돌을 매달고 바다에 빠져드는 느낌이랄까. 뭐 그런 차분함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차분함속에 단단한 알맹이가 있는 듯한 느낌이라 무척 매력이 있었습니다.


#2. 소설을 읽는다는 것...

   김영하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소설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정보수집도 아니고, 지적인 향상도 아니며 즉시 효과가 드러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경험해보지 못한 이상한 세계로의 헤매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소설을 읽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헤매기 위해서일 겁니다. 분명한 목표라는 게 싫은 아무 의미도 없는 이상한 세계에서 어슬렁거리기 위해서입니다. (중략) 때로 이성에 이끌렸다가 때로 감성에 이끌렸다가 하면서 우리의 정신은 책 속에 구현된 그 이상한 세계를 점차 이해해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세계의 일원이 됩니다." p102

   이렇게 좋은 독서란 소설을 읽으면서 그 내용을 알아내려는 행위가 아니라 작가가 만들어놓은 정신의 미로를 기분좋게 헤매는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이런 설명을 통해 소설을 읽는 목적을 어느정도 형상화해서 이해시키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오히려 복잡한 내용의 소설을 읽을때 도데체 뭔 소리인지 잘 몰랐던 경험들에 대한 "정신승리"로 승화하는데 매우 적극적으로 이 설명을 활용하게 되었던 것이었던 것입니다. '아, 그래 내가 잘 이해하기 힘들었던 이유는 작가가 정신의 미로를 복잡하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야. 이해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었어.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게 맞는 것이여..' 라고 말입니다. 매우 편리한 사고방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정신승리의 명분을 제공해준 작가는 참으로 훌륭하기 짝이 없습니다.

   한편 소설을 한권, 한권 읽어나가면서 한 권의 소설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내가 뭔가 설명할 수 없는 부분에서 분명히 달라져 있음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저자는 이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어떤 책들은 독자와 힘겨루기를 합니다. 그 책들을 읽고 나면 독자의 자아는 읽기 전의 상태로 돌아가기 어렵습니다. 이전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인물과 생각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동의하지는 않지만 이런 인물과 사상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다는(아니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것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p138

   예전에 에쿠니 가오리의 "잡동사니"를 읽으면서 '나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처럼 살 수는 없겠지만 저렇게도 부부사이를 유지하면서도 각자 다른 사람과 섹스도 하고 그것을 또 인정하고 사는 삶의 방식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이웃에게 추천해주었더니 읽고나서는 "어디 이런 개쓰레기같은 변태책이 있느냐!"는 다소 격한 반응을 보였던 것이 나름 충격이었습니다. ㅋㅋ 이야기일 뿐인데 이 소설의 주인공들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탓이겠습니다.

   저는 남부럽지 않게 꽉 막히게 재미없게 살아왔던 사람인데, 나름 소설을 접하면서부터 제 자신이 그 이전과, 또 그 이전과 상당히 달라져 있음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각이 무척 유연해졌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소설에서 접했던 간접 경험들이 제 시야를 조금은 넓혀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상당히 유익하고 사실상 돈도 드럽게 적게 드는 취미입니다. 뭐 하나 경험하려고 어디가봅시다. 그냥 움직이면 돈입니다. 이동하는데 드는 비용과 먹는데 드는 비용만 생각해도 세상에 할 게 없을 지경인데 소설읽기야 뭐 딱 책갚만 있으면 가능하죠. 도서관에서 빌리면 그냥 시간과 발품만 팔면됩니다.

   세상이 타이트해지고 움짝달싹 할 수 없을만큼 구조적으로 짜여지면서 한 사람이 세상의 많은 것을 경험하는 모험을 허용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소설을 읽음으로 해서 '이야기의 바다'에 뛰어들어 '책의 우주'와 접속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뭐.. 제 입장에서는 이 역시도 정신승리의 일환이 아닌가 생각되지만 말입니다.


#3. 강의록을 책으로 출간한다는 것에 대하여...

   이거참.. 써 놓고도 애매합니다. 제가 이걸 까려고 쓴것인지 지지하려고 쓴 것인지도 헤깔립니다. 사실은 장서가라고 생각할 때 책은 이쁘기만 해도 소장가치가 있다고 볼 수도 있는데, 그마저도 시간이 지나면서 역시나 책은 반드시 소장해야하는 내용의 양서와 재미있게 읽고 처분할 흥미로운 책들과 절대 사지 말아야할 책들로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얼마전에 많은 책들을 정리하고 내다 버린데도 그런 생각들이 반영된 것이지요.

   특정한 강의를 발췌하거나 강의록을 그대로 책으로 출간 하는 행위는 솔직히 그다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은 아닙니다. 차라리 강의 영상이나 강의 음성파일을 유료로 공개하는 것이 시대에 더 어울린다는 생각입니다. 돈벌이를 위한 편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말입니다. 이를테면, '기왕 강의를 맡겼으니 강의록을 책으로 출간해서 원 소스로 두탕을 땡기자.'라는 발상이 아닌가 말입니다.

   에..또.. 그래서 이런 책은 독자를 모독하는 행위다... 라고 주장하고 싶었으나... 문제는 책을 읽다보니 내용이 또 상당히 좋더란 말입니다. 그리하여 책값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가량 독서를 찐하게 많이 해서 이 산문에 나와 있는 이야기들이 '이미 다 알고 있는 가치없는 주장'이라고 판단하는 사람이 있다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겠죠. 하지만 저의 경우는 무척이나 의미있고, 새겨들을만한 좋은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저자가 오랜시간 독서해온 것들에 대해 참으로 솔직하고 진중하게 전해주고 있더란 말입니다. 그러니 왜 강의록을 책으로 냈느냐! 라며 따지기가 머슥해지는 것입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강의를 책으로 내는 것은 뭔가 반칙에 가깝다. 하지만 내용이 좋다면 언제나 환영이다. 이런거죠. 김영하씨의 강의록이라면 앞으로도 즐거운 마음으로 구매해서 읽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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