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생각들 -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18가지 통념
오승현 지음 / 낮은산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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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우리가 살고 있는 이상한 나라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가 뭔가 상당히 매우 많이 억수로 이상하다는 것은 대충 감으로 다들 느끼고 계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당장 이 책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렇게 좋은 내용에 상식적이고 꼭 읽고 정리해봐야만 할 훌륭한 책이 거의 안 팔립니다. 이런 책이 있는 줄도 모르죠. 반대로 쓰뤠기 같지만 뭔가 그럴듯한 책은 엄청나게 팔려나가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생각들"이라는 책은 매우 훌륭한 책입니다.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책인데다가 심지어 얇고 쉬워... 이 시대에 대중적으로 좋은 책의 요건을 거의 다 갖추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저자가 생판 처음 듣는 분이고, 출판사는 영세해 보이는 데다가 찾아가 보니 영 돈이라고는 안될 만한 책들만 내고 있는 형편이어서 마케팅도 대대적으로 안되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이렇게 꼭 팔리고 읽혀야 할 책이 사장되는 현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현실이 아닐까 합니다. 제 블로그를 종종 들러주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한 번쯤은 들어 보셨을 테지만 과연 이 책이 출간되어서 서점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분들이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2. 이상한 나라에서 바른 생각을 한다는 것


   뭔가 이렇게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표현을 쓴다는 말은 고만큼 이 책의 내용에 공감을 했다는 뜻을 갭니다. 도대체 어머님이 누구신지, 어떻게 키우셨길래 저자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정리하고 책까지 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세상을 관조하고 통찰하고 심지어 간단히 정리까지 하는 내공은 여느 대학자보다 낫다고 생각됩니다.


   책을 읽어보면 저자의 태도가 어느 정도 느껴집니다. 이 애티튜드라는 게 그 사람의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부러 품격을 갖추기가 어려워요. 오승현 님에게는 불필요한 클레세? 후까시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무척 잔잔한 호수 같은 느낌입니다. 근데 뭔가 졸라 깊어.. 이런 느낌이죠. 개인적으로 책을 읽다가 가장 눈살을 찌푸리는 지점이 '후까시'가 느껴질 때입니다. 대중적으로나 한 분야에서 유명한 전문가가 책을 쓸 때 이런 게 나오잖아요. "지금부터 내가 책을 쓴다 홍홍홍~~~, 니네들은 모르지만 홍홍홍~~~, 이런 거 읽어도 잘 모르겠지? 홍홍홍~~~ 돈츄 노 와라세이~~" 이런 느낌을 받으면 조용히 욕을 하곤 합니다. '머리에 든 건 많은데 애티튜드는 거지 군..' 이런 생각이 자연히 드는 거죠. 그런 관점에서 이 양반은 리스펙트 할만합니다.


 

#3. 혼란한 세상, 바른 생각


   그래서 바른 생각이 도대체 뭐냐 이거죠? 그건 이 책을 읽어보세요. 바른 생각인지 이상한 생각인지 금방 느끼실 겁니다. 더 좋은 점은 단순히 저자의 생각만 담겨 있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충분히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근거와 사례가 등장해요. 슬픈 일이지만 주로 유럽 쪽 선진 복지국가의 사례가 많이 등장하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GDP 같은 숫자로 나라가 발전했다고 우기는 그런 말장난 말고, 냉정하게 우리나라와 선진 복지국가들의 차이가 얼마나 어마어마한지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사람이 가장 쉽게 수긍하는 방법은 더 나은 것을 직접 제시해주는 것이잖아요.


   이 책에는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18가지 통념에 대한 반론과 대안이 주요 내용입니다. 개개인의 욕망을 자극하는 거지 같은 통념 말입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마치 태곳적부터 그래왔다고 심하게 착각하고 살아가는 이 시대 대한민국에서만 통하는 통념이죠. 이 책에서도 예를 들고 있지만 조선시대에는 남존여비, 여성의 수절 뭐 이딴 게 대단하고 견고한 사회적 통념이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의 후손이 지금 우리의 사회적 통념을 접하면 콧방귀를 뀌게 되겠지요.


   대충 18가지를 나열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만히 챕터를 살펴보면 상당히 치밀하게 단계적으로 배열되어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가장 작은 단위인 개개인의 삶에서 가지는 이상한 통념으로부터 출발해서 산업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으로 확장되면서 국가 단위의 자본주의 한계로 외연을 넓혀나가거든요. 그리고 말미에는 비판과 함께 대안을 제시하는 단계까지 나아갑니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수준의 개선된 대안 말입니다. 유럽 국가들에서는 부분적이지만 매우 활성화되어 있는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 등을 소개해주고 있어요. 우리나라에 집중해서는 복지국가로 가는 길이 마치 내걸 빼앗아서 나눠주는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주고 정치 참여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길이라고 말해줍니다.


   지그문트 바우만 옹이 설명한 바와 같이 이러니저러니 아무리 떠들어봐야 이미 자기 가치관이 성립된 꼰대들은 바뀌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오로지 다음 세대들을 제대로 교육하는 것만이 세상이 나아지는 유일한 방법이죠. 꼰대가 모여서 무슨 교육을 해서 다음 세대가 바뀌겠나 싶지만 말입니다. 요즘 유치원생,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돌아댕기면서 친구끼리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면 경악 그 자체입니다. 그 아이들의 생각이 어디서 나왔을까요? 다 부모들의 머리에서 나온 거겠죠. 초등학교 저 학년생이 "남자는 돈만 많으면 된다."라는 말을 한다는 게 이거 놀랄 일 아닙니까? 현명한 거라고 생각하신다면 당신의 머리도 똥으로 가득 찼군요.


   굳이 오버한다면 이 책의 저자도 바우만 옹과 동급입니다. 왜냐면 이 책을 성인 대상으로 쓰지 않고 청소년들에게 들려주는 구어체로 쓰고 있거든요. 어차피 어른 꼰대들은 이 책을 안 읽을뿐더러 읽어도 바뀌지 않을 거라는 자조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한편으로는 유일한 희망은 자라나는, 아직은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들에게 바른 생각을 할 수 있는 도움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저자의 판단이 돋보입니다. 물론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을지는 더욱 미지수지만요.


   애고 어른이고 할 거 없이 드럽게 짧고 간단하고 쉽게 쓰인 이 책은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읽어볼까? 하고 미루면 안 읽는 거 당신도 나도 잘 아니까 그냥 바로 읽어봐요. 너무 안 팔려서 절판되기 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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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지 않음, 형사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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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챔피언, 그리고 강남스타일....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전세계적인 유명인이 되었을 때, 저는 적잖이 놀랐습니다. '싸이 인생에 온 국민의 파이팅송 "챔피언"을 능가할 만한 히트송을 만들어 낼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자신의 대표작을 넘어서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재미있게도 싸이는 이런 대단한 일을 해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강남스타일"이라는 만리장성급 메가히트송의 벽에 다시 갇혀 버렸습니다. 벽을 넘은 줄 알았더니 더 높디높은 넘사벽이 버티고 있는 형국이더란 말이죠.


   찬호께이형님의 "13.67"을 만났을 때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작품은 상당히 훌륭한데, 이 보다 더 좋은 작품을 써 낼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죠. 결과적으로 한스미디어에서 선보인 두번째 작품은 단순히 비교하기에는 조금 결이 다른 특징이 있기는 하지만 대표작의 벽을 넘어서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작품이었다는 생각입니다.



#2. 필력으로 커버하는 가독성, 잘 준비된 배경지식


   초반부터 상당히 익숙한 설정으로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식상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저는 의외로 이런 류의 작품을 많이 읽은 편이 아니라 그럭저럭 다음 내용이 궁금해져서 계속 읽게 되었습니다. 이야기의 구성도 독자입장에서 상당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잘 짜여져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재미있는 이야기인데다가 상당히 치밀하게 서술하고 있어서 허점이 없다고나 할까요? 역시나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다는 느낌이 옵니다.


   이 작품을 지탱하는 또 하나의 축은 전체의 스토리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심리학적 디테일입니다. 주로 "기억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있는데, 작품 전반에 매우 광범위하게 소개가 됩니다. 또한, 이 스토리 전체가 이 심리학적, 의학적 용어에 거의 지배되다시피 합니다. 이 작품을 읽는 독자는 좋던 싫던 이 기억장애니 해리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용어와 내용에 대한 강의를 계속 들어야만 합니다. 읽다보면 작가가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상당히 꼼꼼하게 이 부분을 공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듭니다.



#3.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이 작품이 저에게는 참 애매했던 이유는 결국 설정과 반전 때문입니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재미있기만 했던 것은 아닌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는데 이를테면, 기억이 뒤엉켰다거나 혹은 한 사람안에 두사람의 기억이 공존한다거나 하는 식의 설정을 대하면 이런 생각이 드는거죠. '뭐 이런 식으로 설정해 놓으면 무슨 이야기를 써도 말이 안된다고 할 수 없도록 쉴드를 치는거 아닌가?'하는 생각이요.


   "기억나지 않음, 형사"에서도 주인공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였기 때문에 이런저런 해프닝이 일어난 것이라고 계속 독자에게 강요를 해요. 그런 장면이 떠오르는겁니다. 작가가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던 것이죠. 이걸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억지스러움을 없애기 위해서 관련된 지식을 공부하고 그걸 계속 설명해요. '이런 현상이 생기면 그럴 수 있다니깐!!!' 하면서 말입니다.


   이런 방식은 말미에 연속으로 등장하는 반전과 반전의 연속선상에서도 동일하게 작용합니다. 또 다른 사람에게도 동일한 정신학적인 문제가 발생했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위를 하도록 해놓고 "그럴 수 있다니깐!!!"하고 강요를 하는 형국이예요. 이럴 때는 참으로 난감합니다. "그럴수도 있잖아?" 라고 물으면 어느누구도 "그건 절대로 아니야"라고 하기가 어렵습니다. 모든 케이스를 다 확인한 것도 아니고 독자가 그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일 확률도 낮으니까 말입니다.


   저는 체질적으로 지나친 반전이 취향에 안맞습니다. 이 작품은 반전이 대단한 작품중에서도 상당히 지나친 반전에 의존한 작품입니다. 그 반전을 그냥 '와~~ 대단한 반전이야~~'라며 넘어갈 수 있다면 이 작품은 무척 훌륭한 작품으로 기억되실 겁니다. 저처럼 '상식을 벗어난 설정을 강요하는군..'하고 느낀다면 실패한 반전입니다. 상당히 억지스러웠고 부자연스러웠어요. 역시나 좋은 이야기는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면서 독자가 어색한 느낌을 전혀 받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잘 생각해보면 이러저래 작가가 노력도 많이 했고 좋은 작품이라고 평해주고 싶은 마음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설정의 냄새가 많이나서 편치 않은 작품입니다.


   좀 더 심하게 얘기하면 아무 얘기나 막 해놓고 마지막에 "사실은... 주인공이 정신병자야.. 그래서 그럴수 있다니깐?"이라고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는거죠. 다만 작가의 필력과 노력으로 정신이 가출할 뻔한 사람들은 불러모아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아슬아슬 이어가고 있다보니 너그럽게 읽어주면 대박 재미진 작품으로, 저처럼 불편한 지점이 걸리면 어색하고 억지스러운 작품으로 받아들여지는 기로에 서게 되는 것이죠. 솔직히 책 마지막에 전문가들의 평이나 해설을 보면 하나같이 찬양일색인데, 오히려 너무 그러니까 더 어색한 느낌입니다.


   일단 제입장에서는 이번 작품은 실패... 다음 작품으로 "13.67"을 넘어설 메가히트를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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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술래잡기 ㅣ 모삼과 무즈선의 사건파일
마옌난 지음, 류정정 옮김 / 몽실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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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극히 중국스러운 고전 추리소설의 맛을 살린 작품


   몽실북스에서 출간된 "사신의 술래잡기"는 상당히 묘한 작품입니다. 아직까지 생소한 중국 추리소설의 특징을 정의하기 힘든 상황에서 한 두가지 힌트를 안겨줍니다. 먼저 출간된 중국 추리소설 "13.67"과는 전혀 다른 성향의 작품이라 일반화 자체가 무리가 있지만 "사신의 술래잡기"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중국 추리소설의 특징은 전형성과 전통성입니다.


   "사신의 술래잡기"는 거의 셜록 홈즈와 닥터 왓슨의 오마주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아주 초기의 탐정 추리소설의 교과서적인 특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어서 무척 전형적입니다. 전건우 소설가의 추천사에 나온 표현이 정확한 것 같습니다. 주인공 탐정 모삼은 셜록 홈즈와 비교될 만큼 명석하고 탁월한 탐정이면서 성격적으로도 괴팍하고 사회성이 결여된 특징적인 캐릭터입니다. 모삼의 절친 법의관 무스선은 왓슨의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부분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메이저 버전 업이라고 해야할 만큼 전방위적인 업그레이드 캐릭터입니다. 심지어 집안도 좋고 외모도 탁월하다고 되어있더군요. 이 두 콤비는 짧은 시간에 어려운 사건을 서로 콩닥콩닥, 주거니 받거니, 이심전심, 브로맨스 넘치도록, 마치 치트키를 쓴 것처럼 호로록 말아 후루룩 드십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전통성인데 한국이나 영미권, 일본 추리소설과 느낌이 상당히 다른 가장 큰 이유기도 합니다. 전반적인 배경에 집안을 중시한다거나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적 특성이 자주 언급되기도 하고, 저자의 도덕적 내지는 상황적 가치판단이 드러나는 부분에서 매우 전통적인 인과율에 따른 인과응보를 당연시 하고, '차카게 살자'식의 개몽적 태도 등을 통해서 마치 우리나라의 과거 유교윤리를 도입한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이런 부분들이 뭔가 "중국스럽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지점이 있어요. 어떤 면에서는 저자의 영혼이 무척 순수하게 느껴진달까?... 뭐 그렇습니다.




#2. 초저 중종고인 이유...


   에 그러니까 독자입장에서 이 작품의 초반 도입부를 읽으면서 무언가 어색한 느낌이 드는 이유가 있습니다. 특히 초반 100페이지 안쪽까지 그런 현상이 있어요. 뭐냐면, 한국사람으로써는 약간 고리타분하게 느낄 수도 있고, 아주 일반적이지 않은 작가의 가치관, 세계관, 도덕관 같은 것이 초반에 좀 나오는데 이게 뭔가 어색해...쫌 옛스러워요. 심한 것도 아니고 사알짝 불편하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합니다.


   또 한가지 초반에 독자가 불편한 부분은 주인공 모삼 때문입니다. 책의 시작부터 너무 들이댄다고나 할까? 그런거죠. 예를 들면 이런겁니다. 지인의 소개로 그 바닥에 유명한 사람을 만났어요. 오늘 초면입니다. 이 양반 이름이 모삼이래. 서로 인사를 합니다. "안녕하세요~~ 모삼입니다." 그러고 서로 자리에 앉자마자 모삼이 말합니다. "저는 사실 얼마전에 애인이 끔찍하게 죽었습니다. 저는 무서운 범인에게 집에서 칼로 푹푹 찔렸고요.. 너무나 괴로웠고 죽고싶었습니다. 좀 더 상세히 설명드리자면~~~" 이러는 느낌이죠. 오늘 첨 만났다니까 모삼씨... 서로 친해지는 시간이 조금 필요하잖아요? 시작하자마자 고생했다고 너무 들이대니까 독자입장에서 편안하게 받아들이기 촘 부담스럽다니까요.


   다행히도 뭔가 생경한 분위기도, 모삼식 들이대기도 100페이지가 넘어가면서 익숙해지고 점점 호감으로 바뀝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사건에 집중해서 즐길 수 있었고 심지어 전통적인 나열식 사건 전개인데도 불구하고 재미집니다. 가독성도 훌륭하고 말입니다. 몰입도도 무척 높아져요. 이 작품은 그래서 초반은 약간 "저'고 중반과 종반은 "고"입니다.




#3. 중국 추리소설 하면 떠올릴 시리즈 소설이 될...


   초반을 넘어서면 사건에 집중하면서 무서운 미지의 범인 "L"이 모삼과 무스선 콤비에게 어려운 사건을 하나씩 던져 줍니다. 이게 단순히 잔인한 사건을 던져서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 사건의 범인은 왜 그런 잔혹한 범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었는지 밝히면서 사회파 추리소설의 특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

   거의 등장하지도 않는 강력한 라이벌의 존재, 그리고 그 범죄자가 주인공을 통해 던져주는 사회에 대한 통찰과 주제의식이 이 작품을 상당히 의미있는 사회파 추리소설로 분류하기에도 무리가 없도록 해주는 것이죠. 끝까지 읽어보면 끝인데 끝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다음 이야기를 빨리 읽고 싶었기 때문에 무척 잘 쓰여진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이런 식으로 끝나면 용두사미의 어설픈 작품으로 느껴지기 마련인데 말입니다. 시리즈 다음 작품이 궁금해져요.

​

   "L"이 또 어떤 잔혹한 사건을 통해 사회의 문제를 드러내고 풍자할지가 무척 기대됩니다. 너무 잔혹하고 잔인하다보니 현실성이 좀 결여되면서 소설을 소설로 읽을 수 있는 것도 장점 아닌 장점입니다. ​그나저나 이 소설에서 진정한 위너는 일단은 "L"이네요. 거리낌없이 천재 탐정 브라더를 가지고 놀았으니까요. 그래도 시리즈 첫 편에서 모삼이 "L"의 실마리라도 잡아서 조금이라도 흔들어주는 모양새로 갔어야 더 긴장감이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좀 듭니다. 악당이 지나치게 넘사벽인 구조는 주인공을 부각하기에 좋지 않잖아요?

​

   제가 꼰대스러워서 그런지 소설속 주인공이 좀 지맘대로 행동하면 묘한 대리만족이 있어서 모삼을 왠지 마음에 드는 캐릭터입니다. 이 시리즈가 계속 출간된다면 중국 추리소설에 주요한 시리즈로 자리잡을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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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의 여인 - 과학액션 융합스토리 단편선
정병태 외 지음 / 경향신문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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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주류 작가들의 등용문이자 한풀이의 장, 과학 및 액션 소재 장르문학 단편소설 공모전


   이 책은 벌써 3회를 맞이하는 그 이름도 길고 긴 "과학 및 액션 소재 장르문학 단편소설 공모전"의 당선작 작품집에 해당합니다. 이 길고 긴 공모전이 왜 의미가 있는가 하면, 대한민국에서 드럽게 돈 안되고 인기도 없는 비인기 종목을 한대 아우르고 버무리고 집대성한 경연장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국내 스포츠계의 봅슬레이, 스키점프, 스켈렉톤 모듬 대회 정도 되는 느낌이랄까요?


   주최한 단체가 국내 과학의 메카 대전의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입니다. 책 한권 읽으면서 이런 단체를 복잡하게 파악하고 싶지는 않지만 SF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대전이라도 없었으면 얼마나 암울했을까 싶을만큼 가뭄의 단비같은 존재이기는 합니다. 장르문학 중 그래도 중, 단타는 쳐주는 몇몇 유행장르는 황금가지에서 어느정도 커버를 해주기는 하지만 국내 SF, 액션, 호러 스릴러 등등은 거의 무덤과도 같은 수준이다보니 이 공모전이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명맥을 유지해서 국내 작가들의 비주류 중의 갑 장르의 작품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짠한 바램으로 읽게되었습니다.



#2. 장르 소설의 미덕은 읽는 재미


   저를 비롯해 사람들이 장르소설을 찾아 읽는 이유가 뭘까요? 인생의 깊은 교훈을 얻거나 실용적인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아니겠지요. 눈물이 뚝뚝 떨어지도록 교훈적인 책은 얼마든지 넘쳐나니까 말입니다. 장르소설의 효용은 뭐니뭐니해도 재미입니다. 거기다 사회비판이나 미래조망, 감정의 카타르시스까지 있으면 금상첨화겠지만 사실 이것저것 치덕치덕 처바르면 죽도밥도 안됩니다. 그냥 읽으면 재미진게 쵝오 아니겠습니까?


   과학액션 융합스토리 단편선 "14일의 여인"은 그런 관점에서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총 여덟 작품 중에 다섯 작품이 공모전 당선작이다보니 소재나 설정 등이 무척 신선했어요. 적어도 작품을 이어가는 기본 설정이 '오, 이런 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군.'하고 생각할 만큼 흥미로운 작품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기존 작가님들의 초대작 세편은 상대적으로 굉장히 안정적인 작품성을 보여줘서 앞의 다섯작품과 비교해보면 '역시 프로는 다르다'라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표제작인 대상 "14일의 여인"은 인간들이 멸망한 지구에 안드로이드들이 인간에 최대한 가까워지고자 하는 지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는데 설정도 독특하지만 특유의 차분하고 오묘한 분위기가 매력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당선작에 비해 대상을 수상할 정도인가 하는 의문은 조금 들었던 작품입니다. 개인 취향의 문제지만 말입니다.


   최우수상 "출력물"도 역시나 참신한 설정이 돋보였고, 우수상 "볼트17"은 SF와 환타지의 중간 지점 그 어디매 즈음에 있는 작품인데 전반적으로 '헝거게임'을 연상시키는 면이 있는 작품입니다만 개인적으로 제가 선호하는 분위기의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웨딩마치"는 SF 디스토피아 소설에 가까운 작품인데 역시나 설정의 특이함이 끌리는 작품입니다. 인간의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들 스스로 안드로이드로 개조되면서 인간성마저 말살되는데 수술을 거부한 주인공의 소수적 입장과 상징적으로 허무한 결말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압도적으로 좋았던 작품은 우수상 마지막 수록작품이었던 "환생"입니다. 이 작품은 우주와 인간존재에 대한 꽤나 깊이 있는 철학적 고찰이 돋보이는데 이런 철학적인 문제를 아이러니하게 연쇄살인마의 입을 통해 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우주의 존재까지 등장하면서 '양들의 침묵+X파일' 같은 독특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흡 to the 개만족 스러웠던 작품입니다.


   초대작 세작품은 각각 SF 환타지와 하드보일드 액션, 그리고 미스터리 액션 장르에 해당하는 작품들이었는데 세 작품 모두 당선작과 비교하기 힘들 만한 완성도가 눈에 띄었습니다. 재미도 있고 특징적인 매력도 살아있는 작품들이었습니다. 특히 전건우 작가님의 "미스밀키와 우유도둑" 작가 특유의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좋은 작품이어서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3. 비주류 통합 무대가 아쉬운 이유


   이 작품을 읽다보니 의미있고 귀중한 이 공모전을 대하면서도 안타까움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비주류를 아우르는 장르소설 공모전이라고 해도 당선작들은 물론 초대작들까지 전체를 봤을 때 도무지 내용적, 장르적 통일성이 부족한 형국이었습니다.


   각 작품들은 딱 이 작품은 무슨 장르! 라고 꼬집기는 애매한 부분들이 다소 있지만 그래도 당선작들은 큰 틀에서 SF로 묶을 수 있기는 합니다. 그렇다면 '과학액션 융합스토리' 라는 것은 대관절 뭐란 말입니까? 영어로 써놓은 걸 보니 "The science fiction & Action"이네요. 그러면 SF와 액션 장르란 의미인데 한글로 옮기면서 융합이라는 표현은 또 왜 들어갔단 말입니까? 저 융합이라는 표현을 써버리면 이 당선작들은 대체로 의미에 부합하지 못한 작품들이 당선된 꼴이 되거든요. 이미 언급한 것과 같이 SF 이기는 한데 액션과 융합된 작품은 딱히 없단 말입니다. 굳이 SF와 액션이 융합된 작품을 찾으라면 "출력물"정도가 되겠네요.


   초대작 역시 기성 작가님들이 이 공모전 당선집에 하나씩 원고부탁을 받고 나름 자신이 선호하는 장르의 작품을 써놓았던 것 중에 하나를 메일로 넣어준 것만 같은 느낌이란 말입니다. 초대작들에서 과학 액션 융합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어요.


   하나하나 개개의 작품이 재미있었던 것과 한권의 책으로서 단편집이 가지는 각 작품들의 통일성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 단편집은 다 읽고나니 도데체 내가 무슨 단편집을 읽은 건지 헤깔리게 중구난방이란 말입니다. 원래 취지가 과학 또는 액션 또는 미스터리 또또는 호러 스릴러 등등 모든 장르소설을 아우르는 것이라면 더 이상 눈을 부라리며 따지기는 좀 머슥하지만 적어도 읽고나면 내가 뭘 읽었는지 정도는 고민하지 않도록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참, 아쉬운 건 아쉬운 거고 책 자체는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었어요. 재미가 없었던 얘기는 절대로 아닙니다. 우리는 오해할 말을 많이 하는 편잉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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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문화심리학
김정운 글.그림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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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로움을 잊은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외로워져야 하는 이유.


   김정운 교수는 "나는 가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로 처음 만났습니다. 한국 남성사회의 문제를 냉철하게 지적하면서도 위트있게 가벼움을 잃지 않고 쉽게 쓰여진 이 책은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몇권의 책을 더 읽었는데 그러다보니 결국은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반복한다는 느낌이 들어 어느순간 안읽었는데 이 책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도 사실은 아주 큰 틀에서는 비슷한 맥락이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신선하거나 새로운 내용이 있을 듯도 하여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결론은 절반의 성공 정도로 평가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외로움을 모르는 세대, 전자기기의 도움으로 애써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한번쯤은 멈춰서서 꼭 고민해봐야할 문제를 시의적절하게 지적해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자 자신이 지난 몇년간 홀로 일본에 머물면서 몸서리치는 외로움과 대면한 다음 쓴 내용이라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식의 뜬구름 잡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처절한 외침처럼 들립니다. 이 양반의 글은 늘 그렇지만 자기 학대에 가까운 고백이 많습니다.


   통상 에세이류는 서문에 대부분 그 책에서 하고자 하는 정수가 담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보통 서문을 정성들여 읽곤 합니다. 이 책도 예외는 아니어서, 서문에 중요한 문제를 충분히 다루고 있습니다.


"격하게 외로운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외로움이 '존재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바쁘고 정신없을수록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사람도 좀 적게 만나야 합니다. 우리는 너무 바쁘게들 삽니다. 그렇게 사는게 성공적인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꾸 모임을 만듭니다. 착각입니다. 절대 그런 거 아닙니다. 바쁠수록 마음은 공허해집니다. p.6"


   저자는 외로움이 싫고 직면하기도 싫어서 자꾸 만남을 만들거나 온라인 세계에 몰입하며 '관계'로 숨어들면 점점 더 공허해진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외로움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 단순히 그저 견디고 익숙해지라고 조언해주고 있습니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외로운 존재'임을 깨닫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 사실을 깨닫는 것이 무서워 외로운 시간을 피하려고 합니다. 외로움은 그저 견디는 겁니다. 외로워야 성찰이 가능합니다. 고독에 익숙해져야 타인과의 진정한 상호작용이 가능합니다. '나 자신과의 대화인 성찰'과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가지는 심리학적 구조가 같기 때문입니다. 외로움에 익숙해야 외롭지 않게 되는 겁니다. 외로움의 역설입니다."p.8




#2. 외로움을 회피하지 않고 즐거운 인생을 사는 방법


   이 책이 350여 페이지나 될 필요가 있나 싶었던 것은 결국 사람은 자신의 존재의 실존과 마주 대하기 위해 외로워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와중에 즐거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해야할 적극적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구구절절 하고 있어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도 하고, 저자가 외로운 가운데 공부를 많이 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지 수많은 사람들의 이론과 주장을 인용하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외로움을 직면하면서 즐거운 인생을 살기 위한 해결책은 결국 외로움을 회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인생을 즐기기 위해서는 나이가 들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공부하고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결론짓고 있습니다. 어느 수준이상 올라 더 배울게 없거나 시들해지면 또 새로운 것을 배워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말입니다. 책을 계속 읽으면서 수많은 책속에 담긴 여러가지를 배워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겠죠. 제가 이 책을 통해 외로움의 역설을 배운 것처럼 말입니다.


   또 하나 저자가 권해주는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느리게 사는 것"입니다. 사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이 이야기는 어찌되었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역시나 생각해 봄 직한 내용인 것입니다. 저자가 정신없이 바쁘게 살다가 일본에 가 살아보니 저절로 깨닫게 된 내용이란 것이죠. 몸으로 체험하고 깨달은 바를 전해줄 때는 진지하게 들어줄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바로 그거였다. 지는 몇 년간 내 삶이 하나도 행복하지 않았던 것은 너무 빨랐기 때문이다.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내 삶의 속도가 나를 슬프고 우울하게 했다는 이야기다. (중략) 그러나 아무도 날 찾지 않는 교토의 한 귀퉁이에서 내 삶은 비로소 정상 속도를 되찾은 것이다.

혼자 지내려니 내 몸 하나 건사하기 위한 청소, 설거지, 빨래, 장보기와 같은 '기초 생활 시간'이 너무 길다. 책 읽고, 글 쓰는 시간은 채 몇 시간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빨리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없다. 느리게 걷고, 천천히 말하며, 기분 좋은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그래야 행복한 거다. 행복은 추상적 사유를 통한 자기 설득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감각적 경험이기 때문이다."p.330 




#3. 좋은 내용의 좋은 책이지만 절반의 성공인 이유


   우리의 삶에서 외로움을 외면하지 말고 직면해야 하는 이유와 더 나아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좋은 생각꺼리를 제공하는 이 책은 반드시 읽어보암직한 건전하고도 아름다운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저자가 독일에서도 오랜 기간 공부했고, 일본에서도 몇년째 공부하고 있다보니 독일, 일본, 한국의 삼국을 비교하고 차이를 설명하며 우리 국민이 경계하거나 더 힘써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무척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인 내용이 적절함에도 불구하고이 책의 제목이나 주제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듯한 일상 이야기가 제법 포함되어 있어서 뭔가 산만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리고 특징적이게도 한 꼭지가 끝날 때마다 일반적인 용어 정리로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데 이럴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물론 정확히 뜻을 몰랐던 용어들도 꽤 있어서 저에게 꽤 유익하기도 했고, 그 챕터에 등장했던 용어를 곧바로 정리해주기 때문에 내용도 잘 이해되고 동시에 용어도 배우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좀 지면 떼우기 같은 느낌도 있고, 너무 상식적인 용어를 정리해 놓은 경우도 있어서 많은 독자들이 다양한 반응을 보일만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몇몇 부분에서는 언젠가 부터 느꼈던 바로 그 문제, 저자가 여러번 주장한 내용이 반복되는 듯한 느낌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유명저서 중 "남자의 물건"의 경우도 저자가 일본에 있으면서 썼던 책이라 일본 생활이 외롭고 힘들다는 내용이 상당히 있었는데 이 책에서도 일본에서 혼자 공부하는게 힘들다는 자꾸 대하니 좀 찌질해 보이는 면이 자꾸 강조되서 책의 좋은 주장을 희석시킨다는 느낌이있었습니다.


   어쩌면 저자의 성격 문제라 어떤 책을 써도 이런 부분은 계속 안고 가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책 한권으로 깨닫게 되는 통찰이 있다면 충분히 사서 읽어볼 만 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외로움을 피하지 말고 참아내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는 태도는 무척 필요한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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