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씻어 낸 가슴에는 새로운 꽃이 피어나리 -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폴리카르포 신부님 묵상, 무심의 다스림
김종필 지음, 김혜남 그림 / 포르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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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심의 다스림, 자연스레 흘러가게 두다.

<눈물로 씻어 낸 가슴에는 새로운 꽃이 피어나리>는 근래 들어 가장 고풍스러운 제목을 단 책입니다. 사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음... 요즘 트렌드에 좀처럼 나올 만한 책 제목이 아닌데...'하는 생각 때문에 일면 당황했다가 바로 호기심으로 바뀌면서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역으로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으니 좋은 제목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무척이나 솔직한 제목입니다. 책 제목이 이 책의 핵심 주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한때는 제 인생이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는 수많은 인생들과는 달리 아무 일도 없고, 너무 무탈해 심심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정말 별일 없이 사는 인생이었습니다. 아마 그 시기에 이 책을 대했다면 책 내용을 공감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겠습니다. 인간이란 누구나 자기가 겪거나 이해하는 범위 안에서만 관심을 가지고 납득하는 존재가 아닙니까? 그리하여 이 책을 쓴 저자의 일상 이야기들이 오히려 소란스럽게 여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에 와서 인간이란 누구나 인생의 기복이 있고, 삶의 희로애락이 파도처럼 넘실대며 고통의 순간을 겪기도 한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어떤 부분은 나의 잘잘못의 문제를 넘어서 누구의 탓으로 돌릴 수조차 없는 순간도 종종 마주하게 됩니다. 낙심해 슬픔이 올 때, 좌절해 한없이 가라앉을 때 상황을 객관적으로 관조하며 스르륵 넘기기란 무척 힘든 일입니다. 그럴 때면 이론은 이론일 뿐이란 사실을 뼈져리게 느끼게 됩니다.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의 폴리카르포 김종필 신부님이 쓰신 이 책 <눈물로 씻어 낸 가슴에는 새로운 꽃이 피어나리>는 무심의 경지에 오르기 가장 유리한 성직자의 입장에서 쓴 일상 시와 에세이 모음집입니다. 신부님의 글은 너무나 종교적이고 거룩해 부담스럽다고 짐작하실 수 있습니다만, 막상 이 분의 글을 읽어보니 평범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저 직업이 성직자이고 그리하여 직업적 유익을 누리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이 분 역시 기쁨과 슬픔의 일상 속에서 오르내리는 감정의 파도를 어떻게든 다스리며 살아가고자 애쓰는 한 인간이라는 점을 새삼 느낄 수 있습니다.


책을 통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시지만 굳이 한 문장으로 짜내 정리를 해보자면 "인생의 여러 희로애락에 흔들림 없는 무심의 다스림을 깨우치자"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런 주장을 하시지만 정작 저자께서도 무심보다는 유심의 경계 깊숙이 들어와 계신 거 같기는 합니다. 리더십 강의를 주로 하는 강사인 제 친구도 정작 자신은 강의 내용처럼 살지 못한다고 고백하는 것을 보면 좋은 이야기는 좋은 마음으로 좋게 읽고 마음에 새기는 것이 최선인 것 같습니다.



2. 기도하고 일하라(Ora et Labora)

저는 모태신앙으로 살아서 가톨릭은 뭔가 좀 익숙하기는 합니다만, 가톨릭 사제의 삶은 잘 알지 못합니다. 원래 모든 가톨릭의 교리가 그런 건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 책의 저자이신 김종필 신부님은 "기도하고 일하라(Ora et Labora)"라는 좌우명으로 살아오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일상 고백 중에 뭔가 노동을 하거나 소일거리를 하시는 장면이 자주 등장합니다.


책 속 저자의 "일" 하는 장면을 대하게 되면 이 분이 가톨릭 사제인지 불교 스님인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스님들이 절에서 바닥을 쓸거나 뭔가 일을 하는 장면이 각인이 되어서 그런가 봅니다. 저는 책을 읽는 중에 진짜 반복적으로 착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종교 생활 안에서 기도하고 뭔가 사역하는 일은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기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다면 꼭 직업인으로 사제가 아니더라도 삶을 더 건강하고 규모 있게 살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정신뿐 아니라 육체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되겠지요. 기도는 절대자에게 드리는 고백이나 찬양 같은 것이 되겠지만 차분히 생각해 보면 자기 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보는 행위로도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므로 기도를 반복하는 건 자신의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으로도 치환할 수 있습니다. 기도의 대상이 없는 분들은 명상으로 대체해도 비슷한 효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시와 산문에 저자의 모토가 잘 표현됩니다. 저는 시와 너무 거리가 있어서 시집을 읽어도 멍해지는 시알못인데도 너무나 솔직하고 고백적인 시를 대할 때면 약간의 울림이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어 잘 살아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점검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딱히 답을 얻지 못해도 쉬어가는 듯한 힐링을 얻을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글을 읽다 보면 무해함의 결정체를 대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3. 의외의 포인트, 김혜남 삽화


이 책 의외의 포인트가 바로 <서른 살이 심리학에 묻다>,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등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정신분석 전문의이신 김혜남 박사님이 삽화를 그렸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분이 심리학 계통에서 엄청 유명하시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 그림을 이렇게 그리시는지 상상도 못했는데 정말 많은 작품이 책 속에 삽화로 들어가 있어 또 다른 큰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시집이나 에세이집에서 삽화의 역할은 상당히 큽니다. 책 속 삽화는 그리는 작가의 그림 실력은 물론 책 내용에 대한 이해도에 따라 수준이 크게 달라집니다. 그렇기에 김혜남 박사님의 삽화는 책의 내용, 흐름, 분위기와 얼마나 잘 어우러지느냐?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느냐? 등으로 따져봤을 때 무척 훌륭하게 역할을 다한 것 같습니다.


삽화 자체가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경우는 거의 없고 글의 여백 한쪽 1/4페이지 정도를 차지하는 크기로 다소곳이 책의 곳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존재감을 지울 수 없어 그림을 감상하는 맛이 쏠쏠합니다. 일관된 스타일은 있으나 본문 내용에 따라 알맞게 표현한 그림이 정말 특별합니다. 이 책을 읽는 큰 재미 중 하나였습니다.


이자는 오르고 집값은 떨어지며 주식도 코인도 어렵기는 매한가지인데다 인플레이션으로 삶이 팍팍하기 그지없습니다. 정치적으로 시끄럽고 정신이 사나우며 이태원 참사로 분노와 상심, 좌절과 실망 등의 복잡한 감정이 뒤엉키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마음을 다잡고 추스르며 각자도생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내 스스로를 다스려야 타인을 돌아보고 연대할 수 있는 최소한의 힘이 생겨나지 않겠습니까. 이 책 <눈물로 씻어 낸 가슴에는 새로운 꽃이 피어나리>는 읽는 이의 마음을 부드럽게 씻어주며 차분히 돌아보는데 큰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속는 셈 치고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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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부터 지적이고 우아하게 - 품위 있는 삶을 위하여
신미경 지음 / 포르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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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네가 가장 행복한 시간은 언제야?


며칠 전 동네에서 오랜만에 친구들과 호프집에서 맥주 한 잔과 함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만남을 주최했던 친구는 소규모 회사에서 시작해 300여 명 이상의 직원을 둔 기업의 핵심 간부 직원으로 일하다가 그만두고 스타트업에 몸담으면서 개인적인 일도 함께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금전적으로 어느 정도의 여유가 있다 보니 직장 생활에 전전긍긍하지는 않지만 대표부터 구성원 모두 본인보다 훨씬 어린 친구들과 함께 있다 보니 자유분방한 회사 문화에 익숙하지도 않고 주도적으로 뭔가를 하기에 애매한 포지션에 있어 고민이 많다고 합니다.



40대 중반이 고민할 만한 회사 생활과 인생의 방향에 대해 여러모로 의견을 나누다가 이 친구가 갑자기 저에게 "너는 언제 가장 행복하고 기대되냐?"라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순간 뇌가 멈춘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가 일상 중에 정말 행복하다고 느끼는 일이 있었던가?' 쉽사리 대답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나마 최근에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면 아내와 함께 한강변을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아닐까 싶어서 그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로 계속 머릿속에서 '내가 정말 행복한 순간이 있었던가?'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친구가 많지 않고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유형이라면 인간관계가 좁을 수밖에 없습니다. 40대 중반이 되면 가족이나 직장 생활이 아닌 이상 대부분 취미를 함께 하는 동호회 분들과의 관계 정도가 다 일 테고, 열정적으로 에너지를 쏟을 만한 일을 만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런 형국이면 내 인생에 대한 고민이 점점 깊어집니다.



포르체의 신간 [마흔부터 지적이고 우아하게]는 이런 고민을 가진 분들이 읽기에 딱 적당한 신미경 저자의 일상 에세이입니다. 일상 에세이지만 전혀 평범하지 않은 이 책은 더 나은 일상을 위한 저자의 치열한 탐구와 실천 철학이 돋보입니다. 저자의 글을 통해 느껴지는 삶의 품위와 매력이 범상치 않습니다. 읽다 보면 내 삶에 적용해 보고 돌아보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는 책입니다.




2. 무엇이 인간의 삶을 품위 있게 해 주는가?


마흔의 중반을 지나고 있는 저에게 [마흔부터 지적이고 우아하게]라는 제목은 무척 흥미를 끌면서도 부담스럽습니다. 한없이 가볍고 아이 같은 삶을 살고 싶은 저에게 저자가 던지는 주제의식이 뜨끔하게 다가옵니다. '마흔이 넘으면 지적이고 우아해져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한편으로는 지적이고 우아한 삶을 살게 되면 정말 멋지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가족의 가훈이 "품위 있게 살자"였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리게 됩니다.



[마흔부터 지적이고 우아하게]는 저자의 다양한 취미의 영역과 취미 활동을 대하는 디테일을 통해 일상에 스며드는 순간순간을 지적이고 우아하게 만드는 비법을 전해 주고 있습니다. 취미뿐 아니라 독서와 공부를 통해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어떤 상황이나 장소에서 적절한 행동을 하고, 대화할 때 고상하고 품위 있는 행동을 하게 됨으로써 우아함을 습득한다고 합니다.



독서나 공부도 우리의 우아함 지수를 높여주는 매우 좋은 방법이지만 저자는 특히 우리를 우아하게 만들어 주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취미'라고 주장합니다. 다양한 취미 생활을 통해 교양인이 되겠다는 강력한 집념이야말로 우리를 품격 덩어리로 만들어 준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책을 통해 만나는 저자의 취미 활동은 강력한 덕질에 가까운 치열함이 절절하게 드러납니다. 이게 과연 취미를 즐기는 인간의 모습인가 싶을 정도로 하나를 '취미'라는 카테고리에 넣으면 불도저처럼 직진해 '취미'를 일처럼 후벼파는 독한 모습을 보입니다. 뭐든 대충대충 하는 저로서는 혀를 내두르다 못해 혓바닥이 뽑힐 지경입니다.



이 우아함의 영역은 '나이 듦'이라는 관점에서도 상당히 매우 굉장히 엄청 심하게 필요한 부분입니다. 어린 시절 교양 없고 매너 없는 어른들을 얼마나 혐오하고 욕해 왔던가를 생각하면 40대 중반을 넘기고 있는 지금 저의 행동을 떠올리면 모골이 송연해지는 것입니다. 물론 저는 일정 수준의 교양 정도는 갖추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판단 기준이라는 것은 모두 다른 것이다 보니 두려움에 자기검열을 하게 됩니다.



마흔을 넘어서면 체력도 떨어지고 열정도 사그라들게 되는 지점이 옵니다. 백세 인생에서 마흔 즈음은 한창 더 달려야 할 때이지만 호르몬 변화도 일어나고 신체적인 하향 변화를 감안할 때 마음을 단디 잡아먹지 않고서는 스르르 널브러지기 쉬운 시기인 것입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그 유명한 마음 챙김이 아니겠습니까? 저자는 다양한 탐구를 통해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히 마음을 챙길 뿐 아니라 자기만의 취향이 살아있는 삶을 살기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3. 스페셜 한 제네럴리스트가 될 수는 없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로써 헷갈리는 부분은 저자의 기질입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정말 지독하게 한 우물을 파들어가는 스페셜리스트의 모습을 보입니다. 물론 취미 영역에서 스페셜리스트가 전문가에 비해 얼마나 스페셜할까를 생각하면 한계가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취미'라는 영역에서 단순히 즐기는 수준을 넘어서면 상대적으로 스페셜 한 위치에 올라가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덕후가 괜히 생긴 게 아닙니다. 어떤 영역에서는 덕후가 전문가를 아득하게 넘어서는 일도 종종 일어납니다.



저자에게 독서는 기본 중에 기본일 것입니다. 저자는 책이나 글을 '집요하게' 읽는 훈련을 합니다. 회사원으로서 바보 같기 싫어 숫자를 공부하고 엑셀을 다룹니다. 금융 문맹이 되기 싫어 새벽 4시에 일어나 미국 주식을 살펴보고 경제뉴스를 챙겨봅니다. 영어 공부를 위해 매일 아침 네이버 영어 회화를 듣고 말하며 퀴즈를 풀고 점심시간에는 모닝 브루 뉴스레터를 받아보며 자투리 시간에 네이버 단어장을 복기하고 퀴즈도 풉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칼럼 하나를 한 달 내에 필사하고 해석하고 읽습니다. 고미술과 시를 읽기 위해 문자에 익숙해지려 매일 5분 한자로 한자 공부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지적 자극을 위해 여기저기 많은 곳을 다닙니다. 관심 있는 모든 기관이나 단체의 소셜미디어를 구독하고, 뉴스레터를 받아 보며 강연과 세미나 정보를 챙기고 공연과 전시도 수시로 살펴봅니다. 요리나 차 수업 등 원 데이 클래스가 있는지 확인하고 문화 행사가 없는지도 늘 찾아봅니다. "도시가 부여하는 지적 기회를 최대한 누리고 살기를, 정신적인 풍요로 가득 찰 배움을 기대하며 살아가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거의 사기 캐릭터입니다. 하루가 48시간을 넘어 모자라는 시간은 "시간과 정신의 방"에서 보내다가 나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분은 사실 외계인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본인이 책 속에 설명한 여러 취미 활동과 배움, 독서와 문화생활 등을 다 하려면 몸이 서너 개 이상으로 분신 사바가 되어야 될 거 같습니다. 어쩌면 인공지능 클론을 여러 개 활용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냥 쉬는 날에도 아내와 음식 하고 청소하고 고양이 돌보고 아이들 챙기고 중간중간에 잠시 드러눕고 유튜브 좀 보고하다 보면 '엇, 하루가 다 갔네..' 이런 정도의 패턴입니다. 언제 영어 공부에 숫자 공부, 독서에 미국 주식 공부에 한자 공부와 뉴스레터 읽기와 전시 공연 보고 원 데이 클래스에 가며 강연이나 세미나에 참석한다는 말입니까?



저자는 본인이 언급한 분야 하나하나에 진심이고 누구보다 열심입니다. 그러면서 어디 가도 꿀리지 않을 정도의 교양 수준을 확보합니다. 그런데 이런 분야가 엄청 미친 듯이 드럽게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페셜하면서도 제너럴 한 스페셜 제너럴리스트가 되었습니다. 이 책 어디에도 스스로 자랑하는 듯한 뉘앙스는 눈곱만큼도 없지만 독자로써 읽다 보면 뭔가 지는 듯하면서 부러움이 이는 것입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지만 부럽습니다. 아마 자랑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 이유는 저자가 지적이고 우아한 품격을 갖추고 있는 인간이고 그렇기에 그의 글 또한 우아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비단 마흔 즈음에 와 있는 분이 아니더라도 이 미치도록 열심히 살면서도 평안해 보이는 다중적 태도를 가지고 남들보다 특별한 스페셜 제너럴리스트의 모습을 완성해가고 있는 저자의 글을 읽으신다면 우아하고 품격 있는 삶에 이르는 길이 훤히 보이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힌트는 분명 얻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마흔부터 지적이고 우아하게]를 편안한 마음으로 일독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아이고 배 아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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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커먼스 - 유전자에서 디지털까지, 인류 빅 히스토리를 통한 공간의 미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선정도서
홍윤철 지음 / 포르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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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기의 시대, 인류의 공존은 가능한가?

홍윤철 교수의 <호모 커먼스>는 거대한 담론을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인류 최초로부터 현재까지 조망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스케일이 묵직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몰랐던 역사적 의미를 배우고 새로운 시각과 해석을 만나게 됩니다. 이 책의 메시지를 짧은 한두 문장으로 정리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싶을 정도로 다양하고 깊은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굳이 요약해 보면 "공감과 공존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공유 공간을 확보하고 공생의 방향을 모색해야만 한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간은 사실 지구 생태계에 가장 마지막에 등장한 존재면서 가장 심각하게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존재입니다. 인류 역사 속 강대국들이 그래왔지만, 워낙 인간이 지구 생태계를 좌우해오다 보니 마치 원래부터 인간들이 지구의 주인 노릇을 해 온 것처럼 착각할 수 있는데, 저자는 역사 전체를 조망할 때 인간의 지분이 얼마나 적고 보잘것없는지를 환기시켜주고 있습니다.


인류가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생태계를 유린하기 시작하면서 급격한 자연환경 변화, 지구 온난화, 생태계 생물종 급감, 팬데믹 발생 등 많은 문제들을 일으켜 왔는지 생각해 보면 답답할 지경인 것이 사실입니다. 저 역시 하루하루 지구 생태계를 망치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인간을 개별적 존재로 볼 때 각자의 행동을 누군가가 규정하고 제한한다는 것 또한 적절하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대로 지나면 온 인류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현실에 놓여 있습니다.


저자는 인류가 낙오자 없이 함께 번영하고 공존하는 것에 굉장한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성장 위주의 정책과 방향성이 만들어낸 소외된 자들의 어려움과 형편을 늘 염두에 두고 역사와 현실을 조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굉장한 엘리트 계층이라 할 수 있고, 선민의식에 기반한 사고와 발언을 할 만한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저자는 단지 학구적이고 휴머니즘에 입각해 사고하고 주장합니다. 그렇기에 예외 없이 모두가 공존, 공생할 수 있는 길을 무던히도 찾아왔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태도가 저자의 주장에 깊은 공감과 설득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2. 시대적 관심사 마이크로바이옴

저자는 책의 전반 1/3 이상을 마이크로바이옴 설명으로 할애하고 있습니다. 사실 마이크로바이옴은 건강 관련 미래 산업이자 먹거리를 선도할 중요한 이슈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만, 인류의 공존, 생존을 논하는 책에서 이 정도의 비중으로 다룰 만한 내용이 아닌 것 같아 생소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저 또한 마이크로바이옴에 관심도 있고 제법 공부도 해봐서 익숙하기는 했습니다만, 왜 이 책에서 이 내용을 이렇게까지 길게 다루는지 의아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장내 미생물 군과 유전자의 결합으로 탄생한 용어입니다. 저자는 2장부터 대뜸 우리 인간의 건강에 지대하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장내 미생물 환경이 왜 중요하고 얼마나 중요한지, 어떻게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구성되는지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장을 좋게 해주는 유산균을 먹어야 한다.' 정도의 상식만 가지고 계신 독자라면 이 무슨 생뚱맞은 이야기인가 싶은 마음이 들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러나 마이크로바이옴 설명을 찬찬히 읽다 보면 결국 장내 미생물의 환경과 구성, 역할과 상태 변화 등이 인간의 사회와 무척 닮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마이크로바이옴 환경 속 장내 미생물에는 유익균과 중간균 유해균이 있고 인간들이 모여 살아가는 사회 속에도 유익인, 중간인, 유해인이 유사하게 분포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이크로바이옴 환경과 유사하게 각 미생물들의 투쟁의 역사를 통해 장내 환경이 결정되고 인간의 건강과 수명이 결정되게 됩니다.


한 개인의 건강과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마이크로바이옴 환경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 사회와 미래를 조망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인간의 욕심과 욕망에 기반해 답이 안 나오는 다양한 문제들을 장내 미생물 환경으로 치환하면 어느 정도 방법이 보입니다. 결국 마이크로바이옴 환경 속 적정 비율과 균형이 답인데, 어느 한쪽이 지나치게 많거나 치우쳐도 안되며 미생물 특성이 얼마나 좋도록 바꿔주느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이런 이슈들 역시 인간 사회 속 시민들의 분포나 교육, 교양 정도와도 연관이 큽니다.



3. 사회적 공유와 공유지의 적정 활용

미생물 환경에서 착안한 인류의 문제는 공감을 넘어 사회적 공유의 개념으로 이어집니다. 공유지의 개념은 인간 사회 속 불평등과 불안전을 완화해 주는 완충지대와 같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공유지의 운용은 사회 모든 구성원이 동등하고 동일한 가치로 대우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이런 사고는 일부 능력이 출중하거나 이미 가진 자본이 충분한 사람들에게 저항을 받게 됩니다. 개인의 능력과 발전의 기회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불공정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공유지 개념의 상징적 존재인 삼림헌장은 왕과 귀족을 비롯한 특정 계층에 의해 지켜지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후 공유지의 사유화는 더욱 가속화되었습니다. 근래 대표적인 흐름이 바로 그 유명한 신자유주의라 할 수 있고, 단적으로 민영화라는 이름으로 사유화가 가속화되었습니다. 신자유주의 정책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는데, 이 부분에는 논란이 있을 수 있고 이 책의 범위를 넘어서는 문제라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저자는 사회적 공유의 중요한 조건인 공정함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합니다. 공동으로 무언가를 소유할 때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이 모두에게 얼마나 공정한가의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확인하고 조율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조차 일종의 감시사회로 발전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꿈꾸는 사회는 빅브라더에 의해 감시받는 사회가 아니라 자유롭게 자신을 실현하는 사회라 설명합니다. 사회적 공유는 결국 공간의 문제로 이어지는데 도시 설계에 있어서 이런 이슈를 신중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시대에 맞게 디지털 세계에서의 공유지 개념과 메타버스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빠짐없이 언급해 주고 있습니다. 온라인의 세계에서 공유의 개념은 현실 공유지보다 훨씬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데 결국 이 문제도 참여하는 사람들과 관리자의 철학과 태도에 달려있습니다. 이렇게 현대 사회의 공유지는 자연, 사회, 문화, 지식 자원의 공유와 공동 경영에 관한 것이어야 합니다.


미생물의 공생관계에서부터 인류의 발전과정 속에서 공유의 개념이 갖는 중요성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미래의 공동체 사회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이 책은 한계에 봉착한 시장 자본주의를 넘고, 소수 권력자에 의해 좌우되는 현 체제를 넘어서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역량 있는 시민과 민주적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큰 담론을 기본이 되는 공감 능력과 공동체 사회도덕 전략이 공유지를 만들고 지키는 기반이라 결론 내립니다.


인류의 빅 히스토리에 기반한 과거 태생부터 인간 사회의 발전사를 돌아보고 공감과 공존, 공생의 방향을 제시하는 이 책은 챕터 하나하나가 다 깊은 의미가 있는 책입니다. 자연 파괴와 팬데믹 발생, 전쟁과 각종 위협 등으로 혼돈의 시대를 살고 있는 독자들에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하나하나 설명해 주는 이 책은 배울 점과 생각할 것이 무척 많은 좋은 책입니다. 시간을 내셔서 꼭 한 번 일 독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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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 - 세금은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어 왔는가?
오무라 오지로 지음, 김지혜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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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할 수 없는 필수적인 존재, 세금


평소에 그다지 의식하지 않았지만, 세금은 도무지 피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세금은 부정적인 인식이 먼저 들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세금 폭탄"일 정도로 없었으면 하는 것들 중 하나입니다. 오죽하면 "인생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죽음과 세금뿐"이라는 말이 명언으로 세월을 넘어 회자되겠습니까? 그렇다면 세금은 정말 나쁘기만 한 것일까, 나오는 데로 내기만 해야 하는 것일까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공공의 조직과 시스템이 존재하고 유지되기 위해 세금은 필수불가결합니다. 세금을 어떻게 설계하고 구성해 효과적으로 징수하는가가 그 국가의 재정상태를 결정하며, 미래를 보장하기도 망치기도 합니다. 이런 세금은 운영하는 입장에서 필수불가결할 뿐 정작 세금을 내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저 피하고 싶은 대상일 뿐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세금에 대해 공부하거나 자세히 알아보는 사람은 사실 별로 없습니다. 복잡하기도 하고, 공부한다고 피할 수도 없는 것이기에 일반인들은 그저 세금이 징수되면 성실히 납부하는 정도로 국민의 의무를 다할 따름입니다. 재산이 무지하게 많은 재벌들이나 물려줄 것이 많은 부자들은 전문가를 동원해 세금을 적게 내려 안간힘을 쓰기도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세금을 덜 내기 위해 따로 공부를 하신 분이 과연 몇이나 될지 의문입니다.


이 책 <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을 읽으면서 얻은 최고의 교훈은 적어도 세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징수되고 사용되는지 공부하고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납세 주체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세금이 엉뚱하게 쓰일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 정부의 세금 정책을 확인하고 동의와 지지 또는 반대와 비판을 해야 하고 이를 통해 국민 전체가 원하는 방식으로 세금 정책이 세워지고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에는 일반적인 세금은 물론 생각지도 못했던 엉뚱하고 이상한 세금 이야기가 70가지나 수록되어 있습니다. 수많은 세금의 종류는 물론 세금이 등장한 이면의 역사 이야기를 읽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세금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생기고 나도 모르게 세금 정책에 대한 식견을 가지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 재정난 때문에 생긴 웃지 못할 세금의 역사

세금은 정부를 운영하고, 국가적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세금을 통해 확보합니다. 그렇다 보니 다양한 이유로 재정에 문제가 생기면 기상천외한 세금을 만들어 재정난을 해결하고자 합니다. 그 와중에 국민들이 참아줄만하면 다행이지만 도저히 정상적인 생활이 안될 정도로 세금 징수가 심해지면 그 반동으로 나라가 흔들리고 무너집니다.


이 책은 <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라는 책 제목 자체가 거대한 셀프 스포일러입니다. 제목의 아이러니인데, 이 제목 때문에 흥미가 생겨서 이 책을 선택하는 분들이 꽤 생길 테지만 한 편으로 제목이 이렇다 보니 뭔가 상당히 흥미로운 세금을 소개해도 이미 "엉뚱한" 세금이 등장할 것과 그 영향으로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인지하고 읽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놀라기가 힘들어집니다.


그럼에도 세금에 대한 역사적 지식이 전무하다 보니 이 책에서 소개하는 정말 엉뚱한 세금 이야기 중에서는 진심으로 깜짝 놀라거나, 너무 황당해서 어이없는 그런 내용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그 대단한 로스차일드 가문을 몰락에 가깝게 위축시킨 것이 상속세였다는 것이나, 가슴을 가리려면 내야 했다는 유방세, 수염을 기르려면 내야 했다는 수염세 같은 세금 이야기를 읽을 때는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흔히 잘 알려져 있지만 다시 생각해도 어이없는 창문세 같은 것도 세금이 국민들의 의식주에 미친 영향이 얼마나 큰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 책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일본의 세금에 대해 지나치게 많이 등장한다는 점인데, 그도 그럴 것이 책의 저자가 일본인입니다. 세상의 중심이 일본은 아닐 텐데, 느낌상으로는 일본의 세금 소개가 거의 절반의 지분을 차지하는 것만 같습니다. 다섯 개의 파트 중에 한 파트는 아예 일본의 '황당한 세금' 타이틀로 일본의 세금만 다루고 있는데 그렇다고 다른 파트에 일본 이야기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저자의 한계라고 하면 한계일 수도 있는 것이 좀 더 다양한 전 세계의 세금 이야기를 다루어 주었더라면 더 흥미로웠을 거란 아쉬움이 좀 있었습니다.



3. 세계의 역사를 바꾼 핵심 요소, 세금

이 책에 소개된 여러 가지 세금들이 등장한 배경과 영향, 결과를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알려진 역사 이면에 세금 문제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하여 그동안 생각 못 했던 역사를 움직이는 또 다른 하나의 축으로 세금을 염두에 두게 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은 넓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세상을 바꾼 세금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고 알게 되어 도움이 되었던 이야기는 히틀러가 벌였던 세금 개혁의 결과로 틀이 잡힌 "원천징수"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역사 속에서 대중의 세금 부담을 늘리고 부자들의 세금을 감세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반대의 정책을 수립했다가는 극심한 저항에 부딪혀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 세계에 큰 타격을 안겨준 히틀러는 정작 대중의 세금 부담을 줄이고 부유층의 세금 부담을 늘리는 세금 제도 개혁을 추진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히틀러 자체가 대중의 지지로 정권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세금 개혁의 일환으로 원천징수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과거 1년에 한번 본인이 알아서 세금을 납부하는 방식에서 급여를 받을 때 회사가 애초에 세금을 공제하고 실수령액을 주는 방식으로 변경한 것입니다. 이는 개인의 세금 납부에 대한 저항을 줄이고 정부가 세금을 거둬들이기도 쉬워졌습니다. 급여 소득자인 제 입장에서는 저의 모든 소득이 정부와 회사의 정보 공유로 완전 발가벗겨져 속일 여지가 1도 없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결국 세금에 있어 월급쟁이들만 봉이 되는 구조는 나치스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하이 히틀러!! 이 나쁜놈...


히틀러의 정책과 달리 오늘날 많은 나라에서 부유층이 세금을 적게 내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일본과 미국의 부유층 세율과 세금을 비교해 일본은 미국 부유층 세금의 10% 밖에 안되는 금액을 내고 있어 상대적으로 부유층의 세금에 허점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모르긴 해도 우리나라의 경우는 미국 부유층 세금과 비교하면 일본보다 크게 나을 것은 없을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책의 에필로그를 통해 세금 정책의 불만을 품은 국민들이 폭동 등의 시민혁명으로 저지하고 지켜냈던 이력과 그러지 못했던 일본을 비교하면서 민주주의 사회의 정착이 보다 나은 세금 정책을 세우는 큰 요소가 됨을 설명합니다. 국민이 세금을 직접 책정하고 세금 징수 과정이나 방법, 세금의 사용처도 엄격하게 감시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변화해가는 연령층 구성과 경제 흐름 등을 고려한 세금 제도의 유연한 개정과 적용을 강조합니다.


역사 속에 등장했던 다양한 세금에 대해 다룬 이 책은 생각지도 못했던 엉뚱하고 기상천외한 세금을 대하는 즐거움이 가득해 읽는 재미가 넘치는 책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세금이 인류의 역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쳐 왔는지 이해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세금에 대해 아는 바가 딱히 없는 분들이나 독특한 시각과 정보를 얻고 싶으신 분들이시라면 이 책이 정말 딱 맞으실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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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료제 - 따뜻한 첨단 치료제가 온다
김선현 지음 / 포르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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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디지털 치료제란 대관절 무엇인가?


포르체 출판사의 신간 <디지털 치료제 >는 상당히 낯설고 신선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제목이 생소해서 오히려 관심을 끌게 된 케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고, 그럼에도 그저 딥한 전문가 아닐까라는 생각 정도만 하면서 읽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호기심에 저자에 대해 좀 찾다 보니 그 유명한 [그림의 힘] 저자셨고 미술치료 관련 최고의 전문가 셨습니다. 저서도 무척 많고 한 분야 최고 권위자면서 현장에서 도움이 필요한 분들과 항상 함께 하는 행동가기도 하신 것 같습니다. 읽기에 재미있는 책이라 할 수는 없지만 의미가 큰 책입니다.



그런데 "디지털 치료제"가 대관절 무엇이란 말입니까? 이 생소한 용어는 복잡한 기기 없이 대부분 개인이 소유한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앱 또는 앱의 형태로 배포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라고 이해하면 가장 쉬울 것 같습니다. 저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마음을 보듬어 주고, 위로해 주며, 건강한 방향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도우미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신 치료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디지털 치료제"라는 개념이 의미가 큰 이유는 각각의 기능에 맞는 별도의 기계장치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저 원하는 앱을 다운로드해 설치하고 용도에 맞게 사용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보다 더 편리하고 접근성이 높은 방법이 없는 대다가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별다른 비용 없이 사용이 가능합니다. 각자의 스마트폰을 맞춤형 개인 의료기기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획기적이고 대중적인 개념이라고 하겠습니다.



온라인 원격 진료조차도 진료를 해줄 의사가 시간을 낼 수 있어야 하고, 진료마다 의료비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디지털 치료제"가 더 일반화된다면 진정한 의료 민주화가 실현되는 환경을 맞이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커집니다. 우선은 정신적이고 정서적인 부분에 국한되겠지만 이 앱 환경을 잘 활용하면 다른 의료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됩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는 분야입니다.



2. 디지털 치료제의 놀라운 효용


사실 이 책의 내용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디지털 치료제"라는 개념이 신기하고 호기심이 일기는 하지만 실제로 효용이 있느냐의 문제에 의문이 있었습니다. 대중적으로 크게 활용될 기술이라기보다는 특정 영역에서 적용될 이례적인 기술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책 속 설명과 다양한 분야의 활용 예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저의 판단이 선입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금세 알게 되었습니다.



이 기술은 매우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고, 특정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분들에게 의미 있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과 약간의 자기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도 커 보였습니다. 오프라인으로 유명 강사의 강의를 들으려면 정해진 시간에 강의 장소에 가 있어야 하지만 그 강사의 강의 영상을 다운로드해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볼 수만 있다면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벗어나 언제 어디서나 반복해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디지털 치료제"는 그 형태 만으로도 효용이 매우 크다 하겠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본 투비 "포노 사피엔스"가 자라고 있는 스마트폰 만능 시대에는 더 의미가 큽니다. 저희 아이들은 밥 먹을 때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지 않습니다. 물을 뜨러 가면서도 한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야단치지 않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몸의 일부분과 같기 때문입니다. 다만 안전에 대한 주의는 주는 편입니다.



이런 스마트폰으로 뭐든 할 수 있고, 뭐든 하고 있는 시대에 "디지털 치료제"는 오히려 디지털 격차를 해소해 주는 면이 있습니다. 통상 첨단 기술이 인간 소외를 가속화시키게 되는데, "디지털 치료제"는 오히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할 수 있고, 전통적 치료의 한계를 넘어서게 해 줍니다. "디지털 치료제"는 "아날로그 치료제"와 달라서 물성이 있는 "약"이 아닙니다. 그저 스마트폰 앱일 따름입니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언제 어디서나 치료행위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디지털 치료제"는 왠지 기계적이고 차가울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지만 실상 오히려 인간적이고 따뜻한 면이 많다는 것이 의외입니다. 친절한 정신과 선생님처럼 우울증이나 코로나 블루 등을 치유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짜증을 내거나 몰아세우는 일도 없습니다. 진료 시간이 아니라고 진료를 거부하는 일도 없습니다. 내 마음을 언제나 들여다볼 수 있도록 관찰하고 도와줍니다. 불안함을 줄여 수면을 돕는가 하면 대화를 통해 외로움을 해소해 주기도 합니다.



또 하나의 큰 효용은 트라우마 치료에 있습니다. 고통의 순간을 잊지 못해 발생하는 트라우마 또는 혐오, 공포증 등도 비슷한 맥락에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고통을 경감시키는데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효과적인 방식으로 트라우마 문제를 해소해 나갈 것이 확실시됩니다.



3. 디지털 치료제의 미래



"디지털 치료제"가 어디로 갈 것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트렌드의 흐름을 생각하면 크게 발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개개인의 일상 속에서 건강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문제 발생 시 스스로 판단해 응급 상황을 알리는 스마트 워치 같은 기능들이 더욱 대중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만성 질환 치료와 건강 관리에도 활발히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스마트폰 앱이라는 본질은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다양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습니다. 게임 중독 현상이 심한 아이들에게 게임의 형태로 제공되면 게임을 하면서 심리를 치료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암 환자들이 완치가 어려운 큰 이유 중 하나는 정신적으로 무너지거나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디지털 치료제"를 통한 치유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슬프게도 오늘 제가 속한 회사의 선배 직원분이 자살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저보다 연배가 10년 정도 빠르신 분으로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가족과 떨어져 회사 생활을 해오셨다고 합니다. 사람이 혼자 오래 생활하는 일은 매우 위험합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길이 없습니다. 저자는 자살의 문제에 있어 "디지털 치료제"가 큰 역할을 해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까지 기존에 익숙하지 않은 개념을 일반화, 상용화하는 부분에 있어서 상당히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현재 "디지털 치료제"는 실제 개발되고 있는 방향과 달리 식약처에서 의료기기로 분류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생각보다 큰 문제인 것이 의료기기로 분류되어 있으면 상용화되어 활용하기에 허가 부분에서 쉽지 않은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질병분류 문제는 물론 보험처리 여부,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의 문제, 제조 허가의 문제, 건강보험 적용 여부 처리 등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내야 상용화가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분명 해결될 문제라 판단됩니다.



생소한 "디지털 치료제"에 대해 정리하고 싶은 분이나 "디지털 치료제"의 범주에 들어가는 다양한 예시의 서비스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은 물론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이슈에 대해 다방면으로 폭넓은 시각을 갖기 원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익숙하지 않으신 독자분이시라면 새로운 분야에 대한 이해를 크게 높이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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