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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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계의 상실, 지인의 부재 앞에 놓인 살아남은 자의 삶...


   '우와 이 소설 대박입니다'라는 비토사마의 표현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호기롭게 읽기 시작한 이 작품은 와 정말 대박입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스따일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정말 좋아하는 취향, 스타일이란게 있는 한 건가 저도 의심스럽지만 말입니다.) 쓸쓸하지만 처절하지 않고, 처연하지만 일상을 버리지 않는 쿨함도 동시에 보이는 캐릭터들이 총 출동하는 전형적인 일본 소설입니다. 제가 추구하는 삶의 핵심인 균형미가 철저하다 싶을 정도로 잘 잡힌 내용앞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균형이 잡혀있는 내용이라 함은 이런거죠.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어요. 너무 슬퍼요. 그런데 또 살아가요. 도저희 죽은 사람이 이해가 안되서 자다가도 벌떡 벌떡 일어나죠. 그런데 또 살아가요. 어쩌겠어요? 원망도 하고 추억도 하고 자책도 하지만 또 하루하루 살아요. 어쩔 때는 정신을 놓고 죽을 것만 같다가도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아끼고 챙기며 살아가요. 어느날은 길을 걷다가 와르르 무너져 처절하게 울어요. 하지만 추스르고 일상을 돌아가요."


   이런 식이죠. 표제작인 중편 [환상의 빛] 뿐만 아니라 단편 [밤 벚꽃], [박쥐], [침대차] 모두 너무 가까운 가족이거나 혹은 알지만 그리 가깝지 않은 지인의 죽음앞에 놓인 살아남은 나의 삶을 대하는 태도를 너무나 현실적으로 그려주고 있습니다. 이게 너무 현실적이다보니 오히려 환상적이예요.




 #2. 삶과 죽음의 경계, 그러나 산 사람은 일단 살아간다...


      어떤 면에서는 삶이란 참으로 구차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또한 죽기 직전까지는 숭고한 노력입니다. 아무리 상실감이 크고 상처가 크더라도 하루만 멍하니 있으면 배가고파 미칠 것 같은 것이 인간이 아닐까요? 급히 라면을 끓여 찬밥까지 말아먹고는 자신을 보며 '허 참...'하고 허탈하게 헛웃음짓는 것이 인간이지요. 그것이 우리가 삶을 이어가는 본질, 그 일부가 아닐까 합니다.

   저는 표제작 [환상의 빛]이 가장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주인공 유미코가 서간체로 이어가는 남편에 대한 고백, 또는 대화가 강하게 와 닿았기 때문입니다. 남편의 자살에 대한 감정정리가 도저히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재혼을 선택하는 유미코의 행동과 독백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작품 전체가 하나의 멋진 완성이지만 그 와중에도 몇몇 문장만 발췌해 놓아도 유미코의 독백을 통해 삶의 다면적인 속성을 공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 귀찮지만 일부를 발췌해봅니다.


"새로운 남편과 그럭저럭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으면서, 죽어버린 전 남편에게 이렇게 열심히 말을 걸고 있는 자신을 참 불쾌한 여자라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습관 같은 것이 되어버리면 어느새 죽은 당신에게가 아니라, 그렇다고 자신의 마음에도 아닌,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가깝고 정겨운 사람에게 이야기를 하는 듯해서 그만 황홀해질 때가 있습니다. 가깝고 정겨운 그 사람이 대체 누구일까, 저에게는 이것저것 다 알 수 없는 것들뿐입니다. 당신은 왜 그날 밤 치일 줄 뻔히 알면서 한신전차 철로 위를 터벅터벅 걸어갔을까요..." p14~15


"저의 마음속에 있는 또 하나의 마음에, 비 그친 선로 위를 터벅터벅 걷고 있는 당신의 뒷모습이 이제 또렷이 비쳤습니다. 하늘색 와이셔츠 위에 회색 블레이저코트를 입고 약간 등을 구부린 특유의 모습으로 혼자 묵묵히 이슥한 밤의 선로 위를 걷고 있는 당신의 뒤를 좇으면서 저는 열심히 그 마음속을 알려고 기를 썼습니다." p23


"저는 당신이라는 사람이 따라다니는 풍경에서, 소리에서, 냄새에서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그것을 깨닫자마자 제 가슴에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햇볕이 쨍쟁 내리쬐는 한신 국도 서쪽으로 멀어져간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이 또렷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별안간 애가 타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아직 개찰구에 내내 서 있을 게 틀림없는 어머니한테 돌아가고 싶어졌습니다." p40


"저는 와지마에 도착할 때까지 내내 바깥에 시선을 둔 채 죽어버린 당신과 이야기를 했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만, 그 무렵에는 저 혼자가 되면 무의식적으로 당신에게 말을 거는 버릇이 생겨버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말을 거는 당신은, 선로를 걸어가는 뒷모습의 당신이었습니다. 상상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차가워져버리는 그 뒷모습에 말을 걸면, 저의 또 하나의 마음은 분명히 무엇가에 빠져들어 황홀해지는 신기한 기쁨을 느꼈습니다." p46


"결혼하고 첫아이를 낳은 지 세달이 되었을 때 저는 이유도 알 수 없는 자살이라는 형태로 당신을 잃었습니다. 저는 그 후 허물처럼 살아왔습니다. 당신은 왜 자살을 했을까. 그 이유는 대체 뭐였을까. 저는 멍해진 머리로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그러다가 생각하는 데 지쳐서 아무래도 좋다는 마음이 되어 집주인 부부가 꺼낸 재혼 혼담에 어느새 휘말리고 말았습니다." p47


"아마가사키에 살았을 때는 쉴 새 없이 두리번두리번 움직였던 유이치의 눈이 부드럽고 차분해진 것을, 저는 느긋한 마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재혼하기를 잘했구나. 하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p56


"이제 아무래도 좋아. 행복 같은 건 바라지도 않아. 죽는다고 해도 좋아. 뿜어져 올랐다가 흩어져 날아가는 커다란 파도와 함께 그런 생각이 자꾸만 가슴속에 일어났습니다. 저는 어린아이처럼 큰 소리로 울었습니다. 당신이 죽었다는 것을. 저는 그때 확실히 실감했던 것입니다. 아아, 당시은 얼마나 쓸쓸하고 불쌍한 사람이었을까요." p60


"당신을 잃어버린 슬픔은 저 자신조차 몸이 떨리 정도로 이상한 것으로, 그것은 언제까지고 언제까지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습니다. 타인의 억측이 미치지 못하는, 아무런 이유도 발견되지 않는 자살이라는 형태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발을 동동 구를 만한 분함과 슬픔이 가슴속에 서리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분함과 슬픔 덕분에 오늘까지 살아올 수 있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것을 위해 각별히 노력이나 궁리를 한 것도 아닌데 다미오 씨와 도모코는 이제 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었습니다. (중략) 저는 당신의 뒷모습에 말을 거는 것으로, 위태롭게 시들어비릴 것 같은 자신을 지탱해왔는지도 모릅니다." p80


    아, 길다. 힘들다... 불화도 없던 남편의 자살로 충격도 크고, 알 수 없는 죄책감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주인공은 허물같은 삶을 살았지만 그 와중에 재혼도 하고 아이도 키우면서 삶을 이어갑니다. 산자는 살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살아갈 의욕이 막 충만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당신의 뒷모습에 말을 거는 것으로 삶을 지탱해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돌아보니 재혼한 남편과 아이가 스스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가 되어있었습니다. 떠나간 남편이 아닌 실제하는 존재가 이제 자신을 지탱해주고 살아갈 이유가 되어 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산자는 계속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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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싱 - 돌아온 킬러 의사와 백색 호수 미스터리 밀리언셀러 클럽 119
조시 베이젤 지음, 이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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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잘되면 작품탓, 안되면 취향탓...

  

   아, 최근 읽었던 어떤 소설과 비교해도 재미가 없었습니다. 이거 뭐 작품은 뛰어난데 저의 취향에는 안맞았다라고 해야겠지요. 올해의 소설이니 베스트셀러니 해서 최소한 기본은 하겠다고 생각하고 나름 블랙유머에도 기대가 컸었습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찬찬히 띠지를 살펴보니 "타임"선정 올해의 소설인데다가 "뉴옥 타임스" 베스트셀러 인 것은 이 책이 아니라 저자의 전작 [비트 더 리퍼]였군요.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그랬거나 말았거나 기본적으로 작가의 작풍이나 실력이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지는 않을테니 어찌되었건 저랑 취향이 안맞았다고 봐야하겠습니다. 재미지면 작품이 좋은거고, 재미없으면 취향의 차이인 것이지요.

 

 

#2. 내용을 예측할 수 없는 기발하고 속도감 넘치는 전개?

 

   음... 내용을 예측할 수 없는 기발하고 속도감 넘치는 전개라는 소개를 보았지요. 확실한 건 내용을 예측할 수 없기는 했습니다. 게다가 뭔가 진행이 뒤죽박죽인데다가 내용은 또 무지하게 길어서 속도감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적어도 300페이지 이상 읽어나간 동안에도 별다른 흥미를 느낄 수가 없다보니 이 두꺼운 책을 끝까지 읽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나마 주인공과 바이올렛과의 썸타는 이야기가 이 책을 끝까지 읽도록 지탱해준 느낌입니다.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등장인물들이 중간중간에 끼어들면서 더욱 집중이 안되었습니다. 가령, 갑자기 등장인물의 군시절 겪은 일을 장황하게 전개하는데 그게 또 그렇게까지 전체 스토리를 이해하고 진행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가 아닌거라... 한참 읽었는데 '음.. 그래서 이건 왜? 어쨌다는거지?'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거죠.  예측불가의 산만하고 지루한 전개가 힘들었던 작품입니다.

 

 

#3. 풍부한 부록, 오랜 준비가 느껴지는 각주들..

 

   음.. 이 작품에 등장하는 블랙 코미디랄까? 그 특유의 유머코드가 저랑은 무지하게 안 맞아서 코웃음도 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일관된 그 유머코드가 드레싱된 각주의 내용조차 '하.. 이건 또 뭔소리다냐...'하는 반응을 할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형국이라 이도저도 아닌 난감한 상황이라..

 

   모든 기대감을 내려놓은 관계로 그럭저럭 읽을 만했던 결말 부분도 뜬금없는 본 시리즈 스타일로 마무리되어 또 한번 황당함을 겪었지만 그래도 이 책이 그나마 결론 부분이 있어 최악은 아니었다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네요.

 

   각주는 물론이고 책의 말미에 추가된 부록을 읽어보니 저자가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거 하나는 대단하더라구요. 역시나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하다보니 정작 읽는 재미가 빠져버린 느낌인데 그래도 저 말고는 대부분 재미있었다라고 하는 걸로봐서 이 책에 대해서는 저의 취향탓인 것으로 마무리를 할 수 밖에... 어휴.. 힘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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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배고픈 건 착각이다 - 삼시세끼 다 먹고도 날씬하게 사는 법
무라야마 아야 지음, 서수지.이기호 옮김 / 시드페이퍼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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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고픈 게 착각은 아니지만 무엇을 먹고싶은지는 착각일 수 있다.


   처음에 이 책을 딱 봤을 때는 '아, 탄수화물 증후군에 대해서 쓴 책이구나!'라고 짐작했습니다. 탄수화물 증후군에 걸린 사람, 그러니까 탄수화물류만 지나치게 많이 흡수해서 영양의 균형이 무너진 사람은 식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배고프다는 착각이 들고 엄한 음식을 또 먹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책 제목이 딱 그것 같으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초반부를 읽어보니 그런 내용은 전혀 아니군요. 이 책은 몇가지 키워드가 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식욕센서"입니다. 아, 저는 이런 단어 무척 좋아합니다. "센서"라니요. 굉장히 센스있잖아요. "최신형 식욕센서를 장착하셨군요^^"라고 농담하기 좋지 않습니까?


   아, 헛소리는 그만하고 여튼 이 책 내용이 무척 좋았습니다. 제가 이런류의 책을 읽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정답이 없는데 편협한 한가지 시각에서 끼워맞추서는 "내가 정답이다~~ 나를 따르라~~~ 천년만년 살 것이다~~~"라는 식이 많아요. 이처럼 노골적이진 않아도 경건하고 겸손하게 우기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 책은 적어도 그런 범주에 넣을 책은 아니었습니다. 지극히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루트를 거친 스포츠 건강학에 바탕을 둔 범용적인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설득력도 있고 말입니다.


   "당신이 배고픈 건 착각이다"라는 제목이 원제가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책 본문에 정확히 이런 표현은 나오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출판사에서 마케팅에 염두에둔 네이밍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책 제목이 정확히 책 내용을 대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큰 틀에서만 일맥상통하는 정도입니다. 제목만 놓고보면 상당히 잘 지어진 네이밍입니다. 여튼 이 책에서는 배고픈 것이 착각이라고 하고 있지는 않고 "무엇을 먹고 싶은지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2.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먹거리의 문제... "오늘 내가 먹은 음식이 6개월 후 내몸이 된다. 어익후..."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극적인 음식을 찾기 마련입니다. 이열치열, 이판사판이라는 것이죠. 맵고 짜고 엄청 단 음식을 먹음으로써 스트레스를 풀어보자는 입장인데, 이게 그때 뿐이지 먹고나면 속이 안좋고 후유증만 남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비단 퇴근 후 뿐만 아니라 아침의 경우도 바쁜 직장인이 거하게 차려먹고 나가기도 쉽지가 않은 법입니다. 그러면 적당히 빨리 먹을 수 있는 것으로 떼우거나 인스턴트 식품을 먹거나 굶거나 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이 책에서는 어차피 사람몸의 세포는 최대 6개월 단위로 완전히 일순환하게 되고 그러므로 최대 6개월 전에 먹었던 음식(실제로는 음식에 포함된 영양성분)이 지금의 내 몸을 구성하고 있다라고 설명합니다. 와, 그렇게 생각해보면 상당히 무시무시합니다. 제 얼굴이 햄버거와 겹쳐집니다. (물론 제가 햄버거를 자주 먹지는 않지만 말이죠) 내가 섭취한 음식이 언제가 되었건 결국 내 몸이 되는 것이니 적어도 한끼를 먹더라도 건강하게 정성껏 잘 차려먹자는 것입니다.


   6개월 후를 생각하면 오늘 밤에 먹고 싶은 라면은 도저희 못 먹겠습니다. 6개월 만에 라면인간이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머리카락이 꼬불꼬불 해질 것만 같습니다. 에..또...그러니까 제 배가 요즘 빵빵해지는 것은 6개월 전에 빵을 먹었기 때문인가 봅니다. 순전히 제 잘못이 아니라 빵탓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가만히 위를 쳐다보면서 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참회의 순간을 맞이하게 해줍니다. 절대 비난조는 아닌데도 그리됩니다. 훌륭한 순작용입니다.  그러나 저는 정신승리의 달인!, 그 때 먹었던 음식을 떠올리며 음식탓을 합니다. 



#3. 살안찌는 건강한 신체를 만들기 위한 조건


   이 책에서는 일단 망가져 제멋대로 날뛰는 식욕센서를 고쳐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식욕센서를 그냥 건강한 음식을 가져다 놓고 끼워 맞추려고 해도 튜닝불가입니다. 가만보니 센서를 고칠게 아니라 바꿔야 합니다. 수리말고 교환으로다가... 식욕센서를 교체해서 내 몸이 건강한 음식을 욕망하고 그것을 채우는 과정에서 영양소가 균형있게 섭취되고 건강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결정적인 전제조건은 놀랍게도 드럽게 일반적인 "달리기"입니다. 완전 헉소리 납니다. 아.. 달리기...


   달리기의 장점은 장기를 뒤 흔들어 내장지방을 분해해주고, 몸에 나쁜 독소를 배출해서 대사를 증진시켜 줍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식욕센서가 교체가 된다는 말입니다. 저자는 "달리기를 하라"라고 하면 대부분은 "시간이 없다"라고 답한다고 합니다. 저도 자연스럽게 '에이.. 언제 뛰란 거야?'하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재미있는 지적을 해주는데 미국 대통령도 러닝을 하고 심지어 골프도 치는데 당신이 인간적으로 미국 대통령보다 바쁘기야 하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뜨끔합니다. 그렇게까지는 바쁘지는 않겠지. 뭐... 그래서... 오늘... 한강변의 심히 짧은 구간을 숨넘어갈 듯하며 열심히 뛰었습니다. 몸이 드럽게 무거웠고 달리는 속도는 걷는 속도와 별반 차이는 없었지만 땀도 나고 뭔가 개운해진 듯한 느낌입니다.(이거슨 정신승리를 위한 착각일 가능성이 높겠지...)


   여튼 저자는 건강한 신체를 위해 식전에 달리기(약 20분 땀이 조금 날 정도)로 건강한 식욕을 유발하고 그 상태에서 건강에 좋은 밥상으로 식사를 하는 콤비네이션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달리기하니 하루키센세도 생각나고 이봉주 선수도 생각납니다만 여튼 저와 제 아내도 달리기로 컨디션 회복을 노려보기로 했습니다. 아내나 저나 살빼고 가벼운 몸을 위해 식단조절도 많이 해봤는데 결국은 먹고싶은 것을 참았던 반작용으로 우리의 몸은 도로 슬금슬금 동글동글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결론은 주기적인 달리기 또는 유산소 운동과 정상적인 식욕에 의한 건강한 밥상을 유지해야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밖에 이 책에는 칼로리 신화의 잘못과 폐단도 지적해주고 있고, 저자(남자인 줄 알았는데 여자분...)의 경험담, 건강한 식욕을 유지할 수 있는 실제적인 팁, 그리고 건강에 좋은 음식 레시피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상당히 실용적이면서도 들어서 손해될 것 하나없는 이야기들이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저와 아내는 내일도 달리기를 하러 갈 겁니다. 그리고 건강한 음식으로 정성껏 준비한 식사를 하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아이들의 건강도 돕는 길입니다. 아주 매우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 아닙니까? 그런 상식적인 이야기를 거부감없이 잘 설명하고 있는 저자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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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토어 밀리언셀러 클럽 138
벤틀리 리틀 지음, 송경아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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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러를 호러스럽게 잘 표현한 무시무시한 작품, 이럴때 호러블이라고 하는 것인가?


   우리가 워낙에 이런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보니 사실 아무런 정보가 없이도 호러인데 제목이 [더 스토어]라고 하니 벌써 자연스럽게 뭔가 불편하고도 무시무시한 느낌적인 느낌들이 막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런 느낌적인 호러블한 분위기가 이 작품에 너무나 적나라하고 생생하게 잘 드러나 있었습니다. 심지어 제목만으로도 전달되는 호러블한 느낌이 완전 있습니다. 어떻게 제목을 저렇게 지을 생각을 했을까요... 책을 넘기기도 전부터 뭔가 방댕이가 꿈실꿈실 하면서 불편한 기운이 스믈스믈 올라오면서 이걸 읽어야 될지 피해야 될지 살짝 고민이 되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역시나 도입부 부터 거시커니 무시무시합니다. 뭔지 잘은 모르겠는데 그냥 막 불안하고 그렇습디다. 시골 마을에 마을 환경보호 정책도 깡끄리 개무시하고 들어오는 대형 체인마트의 존재부터 벌써 드럽게 마음이 불안하고 불편하기 그지 없습니다. 시작부터 뭔가 초자연적인 현상이 일어나는 가운데 사람이 죽고 동물들이 죽습니다. 그런데 누가 죽인 흔적은 없어요. 내용이 진행되면서 "더 스토어"가 마을 상권을 장악하는 과정에서도 비현실적인 존재인 "밤의 매니저들"에 의한 살인이 막 일어나죠. 재밌게도 이 책에서 이들은 "사람"이 아니라 "그것"이라고 표현합니다. 사람같지 않은 뭔가 기이한 존재죠. 감정이 전혀 없는 것 같은 기계랄까? 그런거죠. 결말부에는 심지어 이 모든 사단의 시작인 "더 스토어"의 회장이 주인공 빌에게 "장풍"같은 것을 막 날립니다. 크크..


   이런 비현실적이고 기이한 설정과 사건, 인물들의 등장이 이 소설을 정말 으스스하게 만들죠.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뭔가 기분나쁘게 으스스한 그 호러의 느낌을 너무 잘 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비현실적인 존재와 설정이 등장하기 때문에 오히려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만약 이 소설의 전개에서 이런 비현실적 존재를 배제했다면 이것은 그야말로 현실을 그대로 그린 다큐멘터리가 되었겠죠. 그리고 소설이 소설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을 겁니다. 그것이 이 소설보다 더 무시무시한 일이죠. 이 소설이 설득력이 있는 것은 소설의 바탕이 되는 설정에 대해서 독자들이 기본적으로 인정하는 현실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2. 그 이름도 무시무시한 신자유주의에 대한 경고


   이 소설이 1998년 7월 1일에 출간되었으니 추억의 이름 프리드만 형님의 시카고학파를 등에 업은 레이건 큰형님의 레이거노믹스에서 출발한 신자유주의 정책이 맹위를 떨치던 시절에 저자가 느낀바 있어 집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생각해보면 참 신기한 일입니다. 저자가 어떻게 신자유주의 이후의 시대에 벌어질일들을 이렇게까지 치밀하게 묘사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90년도에 이미 월마트 같은 미국의 대형마트에 의한 소상공인 말살이 충분히 진행되었던 것인지 잘은 모르겠지만(까짓거 우리나라도 아니고 난 아직 어리니깐) 여튼 지금에 와서도 작가의 통찰력은 대단한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FTA 논란이 자연히 떠올랐습니다. 어차피 어떤 정책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란 것이 백퍼센트 객관적인 사람은 존재할 수 없죠. 현상에 대한 이해라는 것이 항상 자신이 처해있는 형편이나 입장에 따라 채색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이익을 볼 것이 예상되는 사람은 찬성을 할 것이고, 뭔가 손해를 볼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사람은 무조건 반대를 하겠죠. 국익에 도움이 된다던 그 논리들은 잘 살펴보면 상당히 민망할 정도로 논리가 빈약한데도 불구하고 두손 탈탈 털린 가진 것 없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래도 뭐라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쪽 논리가 더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큰 저항감없이 받아들이게 되고 말입니다. 뭔가 무시무시한 느낌이 드는 소수의 사람들은 생활도 내팽게치고 결사반대하러 밤낮없이 돌아댕겨봐야 대세를 거스르지 못합니다. 오히려 밥줄을 쥐고 공격을 당하고 무기력하게 무너지기 일수입니다.


   이 소설에는 이런 일련의 과정과 답답함과 불안과 안타까움이 너무나 실감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아직도 신자유주의가 좋은 것이라고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소수의 자본가이거나 자본가를 통해 이익을 취하고 있거나 이익이 예상되는 사람, 그 외에는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는 사람 등등이 있겠지만 대다수의 개인은 참으로 살아서 버티는 것만도 성공이라고 할 만큼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더 무서운 것은 앞으로 더욱 어려워 질 것이 예상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군인이 군대에서 버텨내는 가장 큰 힘은 버티고 버티면 제대할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인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죽어 없어지지 않고는 어려움에서 벗어날 길이 없으니 말입니다. 이 소설 [더 스토어]가 표면적인 내용보다 더 섬득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더 스토어]는 허구가 아니라 현실이니까 말입니다. 경중의 차이일 뿐입니다.




#3. 분량조절의 실패인건가... 변하지 않는 세상의 무서움..


   600페이지를 넘어가는 긴 분량 동안 참으로 성실하게도 [더 스토어]의 무서움과 사람들의 무기력함을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시작부터 던져놓은 떡밥을 해소하지 않고 은근슬쩍 넘어가는 뻔뻔함을 보입니다. 물론 그것들이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아니니 일일이 설명할 필요는 없기는 합니다만, 왜 아무런 외상도 없는 동물과 사람들이 죽는지, 좀비처럼 만들어진 "밤의 매니저들"은 그래서 어떻게 되는 것인지, 왜 회장이 죽으니까 댈러스의 엄청난 규모의 건물이 폭삭 없어지는 것인지 말입니다. 전혀 설명이 없어요. 그냥 그렇다니깐.. 하고 마치 물을 마시면 오줌이 마려운 것처럼 너무 당연하게 그리고 있어요. 회장이 어떻게 장풍을 막 날리는지 전혀 설명이 없단 말입니다.


   그리고 그 결말의 갑작스러움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너무나 막강해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적을 그려놓고는 그냥 대충날린 훅인데 '억, 이럴수가...'하더니 허무하게 나자빠져서 기절하더란 말입니다. 럭키펀치도 이런 럭키펀치가 없어요. 게다가 그랬더니 대결하기로 되어 있던 수많은 대기 선수들이 덩달아 '나 충격받았어'하면서 다 같이 후두둑 쓰러지는 형국이란 말이죠. 이거 말이됩니까? 이래도 되는 겁니까? 갑자기 철옹성 같던 "더 스토어"에 납득하기 힘든 정도의 어설픈 노력으로 상식적인 자정능력을 회복해버립니다. 절대 어떻게 못할 것 같던 "밤이 매니저들"도 너무나 쉽사리 없애버립니다. 이거 뭐...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건 다 핑계같고 작가가 생각했던 분량이 너무 오버되서 급 마무리한 느낌입니다. 그게 아니면 초 중반에 너무 힘을 실어서 작가가 지친 나머지 대충 끝내버린 것도 같습니다.


   물론 이런 급작스런 결말의 장점도 있습니다. 현실과 다른 판타지가 있는 것이죠. 철옹성과 같은 현실의 모순이 희망과 노력만으로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이죠. 실제 세상에는 그런일이 벌어지지 않습니다. 법으로도 국가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나라를 뛰어넘는 자본과 권력이 있으니까 말입니다. 이 결말부분이 드라마와 같은 환상이어서 '이게 뭐 이따구로 끝나는거야?'라고 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위로가 됩니다. 소설속에서라도 뛰어넘을 수 없을 것 같던 현실의 벽을 넘어 잘못을 바로잡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소설의 의무가 아닐까 말입니다.


   그렇게 훈훈하게 마무리가 되는가 했는데 에필로그에서 프롤로그에 나왔던 "더 스토어"의 미스터리한 내용이 "더 마켓"이라는 새로운 존재로 바뀌어서 똑같이 반복됩니다. 와 이거 에필로그에서 완전 멘붕입니다. '아 이양반 참...' 그렇습니다. 세상은 아무리 노력해서 하나 바로잡아 놓아도 아무 영향이 없습니다. 이름만 살짝 바꾸고 변형되어서 똑같은 짓거리를 똑같이 반복하게 됩니다. 말짱 도루묵입니다. 아... 벤틀리 리틀형님 대단합니다. 상당히 잔인한 작가입니다. 그냥.. 판타지로, 꿈과 희망을 심어준채 끝내면 어떠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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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더스번 칼파랑과 사란디테 이야기
이영도 (저자) / 황금가지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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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읽는 내내 웃음이 실실나는 유괘한 판타지


   아, 이거 정말 감탄했습니다. 짧은 단편이라 엄청난 빅 재미를 주는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워낙 저는 단편을 좋아하니까 이 양반 단편에서도 소소하다고 하기에는 너무 기분좋은 재미가 있네요. 얼마전에 읽었던 SF 단편선에 비하면 훨씬 가볍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데다가 묘한 유머코드가 곳곳에 숨어있어서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에소릴의 드래곤"과 "샹파이의 광부들" 달랑 두 작품인데 두 작품이 연작입니다. 주인공이 같아요. 사실 "에소릴의 드래곤"을 읽고 '와.. 대박 웃긴데?'라고 했다가 다음 작품 샹파이의 광부들은 전혀 다른 이야기인줄 알고 아쉬웠었는데 순식간에 반한 주인곤 더스번 경이 샹파이의 광부들에 다시 등장하자마자 어찌나 반갑던지요. 이정도 감정이입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작가의 대단한 능력입니다. 영도 형님 생긴것과 다르게 호감형으로 등극합니다. SF 단편선때는 '아, 이양반 잘나셨네... 그래.. 그렇군..' 요런 느낌이었는데 이 단편선을 읽고 나니 괜히 옆에가서 어깨를 툭 치면서 '아따, 이 형님 진짜 웃기시는구만'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졌습니다. (아, 인터뷰 한거 읽어보니까 질문에 대한 답변이 본인은 유머라고 던지는데 받기 난감한 말들이어서 유머감각 드럽게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작품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아요..ㅋㅋ)



#2. 이것은 무슨 해물짬뽕인가 봉가?


   기본적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이유는 이 작품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설정들 자체가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느낌이 자꾸 나기 때문입니다. 드래곤도 나오고 돈키호테 같은 기사도 나오는가 하면 늑대인간에 난장이들, 심지어 뱀의 왕 바실리스크까지 등장합니다. 게다가 설정도 드래곤이 공주를 잡아가고 구하러 가고, 드래곤은 묘한 말투로 논리적인 말을 하고, 난장이들은 심통부리고 멍청하고 말이죠. 온갖 재미있는 설정과 상황들이 묘하게 얽힌거라.


   이를테면, 한 작품인데 갑자기 원빈이 나타나서 "얼마면 되겠니?"라고 치고 빠지고 나니 최민수씨가 뜬금없이 스윽 와서는 "나 떨고있니?" 하고 가는듯한 느낌적인 느낌이죠. 뭔가 익숙하지만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멤버들이 같이 나와서 어울리고 있으니 그 자체로도 웃음을 자아내는 것입니다. 너무 기대하면 실망하게 되니 '어차피 단편이야. 재미있어봐야 얼마나 재미있겄어?'하는 마음으로 한번 읽어보시면 무척 만족하실 갭니다. 2천원 밖에 안하는데 그나마 쿠폰쓰면 단돈 천원에 구매해서 읽으실 수 있어요. 이 얼마나 부담없는 재미입니까?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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