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홍지로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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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제는 꽤나 익숙해진 87분서 이야기


   이 작품, 최대한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평가하면 어떠냐고 묻는다면 "아주 재미지지는 않은데... "라고 대답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희한하게 재미있어요. 책을 읽기 전에 '87분서 시리즈 초기작 중에 가장 재미있다고 손꼽힌다'라는 뻥카를 믿고 기대를 너무 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냥 뭔가 심심하고 담백한 맑은 복지리를 먹는 듯한 느낌의 여타 87분서 시리즈랑 비슷했습니다. 그냥 그 재미로 읽는거죠. 굳이 따지자면 지리에 고추가루를 조금 푼 듯한 톡쏘는 느낌이 말미에 있기는 했죠. 그래서 그나마 초기작 중에 제일 재밌다고 하는 건가 싶기는 합니다.


   책을 덮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 이상한 감정은 무엇일까? 에 대한 답이 어느정도 나오더군요. 그렇습니다. 87분서 시리즈를 몇권 읽었더니 어느새 익숙해진 것입니다. 늘 다양한 사고가 터지고 사고에 비해 고만고만하게 평이하게 해결되는 밋밋함, 뭔가 정이가고 따뜻한 87분서내를 중심으로 한 아이솔라 시의 사람사는 이야기들, 87분서에서 돌림빵으로 주인공역을 바톤터치하듯 등장하는 형사들, 그 가운데 짧게 등장함에도 눈에 그려지듯 잘 잡혀진 주변 캐릭터들의 매력 등등 이런 것들에 약간 익숙해지고 편안해진 것 같습니다. 87분서 시리즈 중 어떤 작품을 꺼내들어서 읽는다해도 아이솔라 시에 어떤 사건이 나고 87분서의 어느 형사가 불쑥 등장하면 어색하기는 커녕, '아 이번엔 하빌랜드가 나설 차례인가? 성과 이름이 똑같은 마이어 마이어 형사랑 같이 갈건가?' 뭐 이런 생각에 편안해지는 거죠. 언제, 시리즈 몇번째 작품을 읽어도 큰 무리없이 읽어질 듯한 87분서 시리즈입니다. 남은 약 50여권의 시리즈가 다 출간되어도 이 느낌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2. 누가 뭐래도 시리즈 초반의 주역은 역전의 용사 스티브 카렐라... 그리고 아내 테디...


   역시 시리즈 초반 작품들에 주인공 급이라면 스티브 카렐라 형사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87분서의 형사들 모두 캐릭터가 분명하고 나름의 매력이 넘치지만 아무래도 스티브 카렐라가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벌인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전작 마약 밀매자에서 거의 죽을 뻔 합니다. 에드 맥베인의 기본적인 주인공 돌려막기, 집단 주인공 체제에서 한사람이 독주하는 건 저자의 의도와 어긋나니 말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겨우 살아 명맥을 유지한 스티브 카렐라는(사실 맥베인이 살리했지만 어차피 사지를 헤메는 지경이니) 이번 작품에서는 병원 신세가 아니겠는가 하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총맞고 바로 다음 작품인 이 작품 "사기꾼"에서 보란 듯이 돌아댕깁니다. 겨우 비가 오면 총 맞은데가 쑤신다는 할아버지 드립을 치면서 말이죠. 그리고 결국 가장 결정적인 범인을 잡아내는 수훈을 또 한번 세워버립니다.


   한편, 전작에서 그저 스티브 카렐라라는 형사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정도의 배역으로 생각했던(그렇지만 매력적이었던) 그의 아내 테디 카렐라가 갑자기 매력을 대발산합니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한계를 훌륭한 미모와 지혜로 커버하면서 남편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줍니다. 이 도움이란게 자신의 목숨을 위태롭게 만드니 도움인지 민폐인지 헤깔리게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 덕분에 독자에게는 가슴 조리는 장면을 선사해주기도 했으니 자기 몫은 충분히 하고도 남았다 싶습니다.(음... 뭔가... 스포일러를 잔뜩 뿌리는 듯한 느낌이...)


   스티브와 테디의 사랑과 활약 덕분에 이 작품은 한껏 따사로워 집니다. 거의 로맨스 소설 급으로다가... 그 와중에 사람이 죽어나가니 문제입니다만... 딱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이 커플의 동반출격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이 시리즈를 보는 소소한 재미 중 큰 부분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3. 사기꾼, 에이 야비하고 음흉하고 심지어 성실한 놈들...


   아우, 생각만 해도 짜증납니다. 세상에 나쁜 놈들은 정말 난지도 쓰레기장에 쳐넣어도 모자랄 만큼 많지만 사기꾼 류는 가장 질이 나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동 유괴와 사기가 치사스러운 범죄계의 쌍두마차가 아닐까 합니다. 모든 범죄가 피해자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경제적 타격을 주는 것이지만 이 사기같은 경우는 정말 인간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게 만드는 더러운 범죄에 해당합니다.


   다른 사람을 속임으로써 이득을 취하는 사기는 그 어떤 범죄보다 계획적이라는 것이 더 악랄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머리를 쥐어짜내서 속일 사람을 정하고 속일꺼리를 짜서 각본에 맞춰 사람을 바보 만드는 짓이니까 말입니다. 요즘 즐겨보는 "실종느와르 M"의 이번 에피소드가 그러했듯이 아예 작전에 팀에 역할과 대본까지 치밀하게 짜서 한 사람을 철저하게 속입니다. 큰 사기, 작은 사기 할 것 없이 사기꾼은 저질입니다.


   에 또... 열받네요. 이 와중에 보시다시피 사기꾼들은 드럽게 성실합니다. 한 사람을 속인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니까 말입니다. 정말 성실하게 시나리오를 짜고, 열심히 대상자를 연구하고 어떻게 속일지 고민하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딱 멱살을 쥐고 세운 다음 약 10m 정도 후진했다가 전력으로 달려오면서 땅을 박차고 날아올라 "날라 쌍 뺨따구"를 날리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바닥에 뒹굴어 있는 사기꾼을 향해 충고하고 싶습니다. "그 정성에 일을 해라 이 자식아!"라고 말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드럽게 교훈적인 소설입니다. 사기치지 맙시다. 어떤 사기도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피해자는 웁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 그야말로 인간의 선을 믿어 의심치 않던 그 시절에 멍청하게 사기를 당한 기억이 있습니다. 선명하게 있지요. 사람에 대한 막연한 믿음만 없었다면 사실 허접하고 말도 안되는 사기였으니까 말입니다. 그 날 이후로 인간의 치사스러움에 대해 잊지 않고 사람에 대한 막연한 믿음이라는 것은 없어졌습니다. 나의 순수함은 누구에게 돌려받아야 한단 말입니까? (덕분에 더 큰 사기는 안 당했으니 고맙다고해야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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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 -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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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의 삶을 결정짓는 태도에 관한 자기고백서...


"'태도(attitude)'란 '어떻게(how)'라는 살아가는 방식과 가치관의 문제로, 그 사람을 가장 그 사람답게 만드는 고유자산이다. 나는 내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삶의 태도들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그 태도들의 틀 안에서 개별적인 문제들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p7   


   [태도에 관하여]는 '나'란 존재가 이 세상속에서 살아가는 바람직한 태도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정리한 책입니다. 책 내용에서 특별히 신선하거나 새로운 주장은 딱히 없어서 놀라운 통찰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타인의 시선에 연연하느라 진짜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해 고통받는 삶의 태도에 대해 단호하게 '그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최근 유행하는 아들러 심리학의 기본적인 주장과 궤를 같이 하는 내용들이 상당히 많았고 개인적으로 저도 열에 아홉은 동의하고 고개를 끄덕일만한 내용들이었습니다.




#2. 다섯가지 중요한 태도에 관하여...


   저자가 생각하기에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다섯가지 태도를 선정해서 하나하나 대여섯가지 꼭지로 서술합니다. 첫번째 자발성부분에서는 일터에서, 연애의 순간에, 그리고 일상의 매순간 주위에 휘둘리지 말고 자발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으라고 조언합니다.  두번째 관대함에서는 역시 연애할 때, 부모와의 관계에서, 그리고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손해볼 것이 두려워 아무것도 안하거나 상대를 밀어내는 행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것을 이야기 해줍니다. 세번째 정직함에서는 인간관계에서, 애정관계에서 그리고 성관계 등에 솔직할 것을 이야기해줍니다. 여기 세번째의 마지막 꼭지 '미등단 작가의 어떤 고백"은 스스로의 상황에 정직하게 반응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표본과 같습니다. 네번째 성실함, 다섯번째 공정함에서도 비슷하게 저자가 생각하는 삶의 바른 태도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각각이 주요한 태도마다 작가의 과거사와 경험담이 곁들여지면서 재미도 있고, 나름의 설득력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다섯가지로 태도를 나누어 두었지만 결국 이 전체를 잇는 맥락은 주변 사람에게 휘둘리지 말고 자기만의 고유의 삶의 태도를 이해하고 확보하고 지키라는 내용입니다.



#3. 삶의 태도에 대해 들려주는 태도에 관하여...  


   이 책을 읽으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마음속이 참을 수 없이 불편해짐을 느꼈습니다. 끝까지 읽어야하나 고민이 되었습니다. 어쨌거나 마지막까지 읽은 후 다른 분들의 서평을 훑어봤습니다. 대체로 칭찬일색이더군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출판사나 카페나 기타 경로로 책을 제공받고 리뷰를 작성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고, 마음이 비단결같이 착하여 저자가 말하는 아름다운 내용에만 집중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저자가 말하는 삶의 여러 태도에 대해서는 저도 대체로 동의합니다. 그 내용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문제는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그 태도를 주장하는 태도에 약간의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다섯가지 태도에 대한 저자의 글이 끝나고 뜬금없이 정신과 전문의와의 대담이 책 전체의 1/3에 달하는 분량이나 실려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담의 초반부에 저자의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 경선 : 저는 이 책을 쓰면서 조금 우려가 되었던 게 내가 이렇게 하라고 누구한테 강요하는 모양새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거였어요.


  현철 : 누가 누구한테요?


  경선 : 제가 독자들한테요. '이게 정답이니 이대로 해'가 아니라, 나는 이런 틀에서 이렇게 생각하는데 당신은 어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라는 자세로 쓴 건데, 훈계처럼 받아들여질까 봐요. 저는 그저 상대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게 그나마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현철 : 정답. (후략)" p.250


   아닌게 아니라 훈계조로 들릴 만한 부분이 제법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누구한테 강요하는 모양새는 절대 아니죠. 이 책의 문제는 거기에 있지 않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희한한 대담이 등장하기 전 본문에서 대체로 좋은 내용이 이어지다가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저자의 주장이 선명하게 드러나면서 그 반대지점에 서 있는 불특정 다수에 대해 비판하는 태도를 취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를테면, 연애를 할 때 사람은 좋지만 직장이 안좋아서 고민하는 사람들을 예로 들면서 저자는 100% 사랑에 집중했기에 결혼할 배우자의 조건 따위는 전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고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연애하면서 대다수의 정상분포에 있는 사람이라면 호감과 조건사이에서 갈등을 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매우 일반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에 대해 은연중에 한수 아래의 태도로 묘사하는 것이죠.


   후반부의 대담으로 들어가면 자못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저자가 한마디 할라치면 대담자가 냉큼 받아서 "맞습니다. 맞구요~~"라고 맞장구를 치고 들어갑니다. 대담자가 전문의로서 이런저런 설명을 하면 반대로 저자가 "옳습니다 옳아요~~"하고 맞장구를 또 쳐줍니다. 이 과정이 어떤 느낌이냐면, 일반인들을 주욱 앉혀놓고 두사람이서 "우리 두사람은 여기 앉아있는 대다수의 멍청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태도보다 훨씬 훌륭하다~~~"하고 주장하면서 서로서로 "맞아, 맞아. 그래그래~~~"하고 서로 엉덩이를 두들겨 주는 형국이라는 것입니다.


   대담자 선택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일방적으로 저자의 생각과 주장에 100% 동의하는 사람이랑 대담이란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앞서 본문으로 다 했던 말을 반복하면서 "우리는 옳아, 우리는 훌륭해~~"라고 우기는 모양새 아닙니까? 오히려 저자와는 생각의 결이 다른 대담자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가운데 생각의 차이를 보여줌으로써 독자에게 선택, 혹은 독자만의 태도에 대해서 고민해보도록 배려했다면 훨씬 모양새가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자는 다른 사람이 보는 모양새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으신다고 하시니 할말은 없습니다만 적어도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한국 사회의 답답한 문화 속에서 대부분 주위 눈치보기 바빠서 정작 자기자신이 없는 태도로 살아가는데 비해 적어도 나는(대담자까지 우리는) 이정도까지 생각할 줄 안다~~~" 하는 태도보다는 좀더 타인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겸손한 태도였어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책이라면 조금더 좋은 의도를 전달하는 태도에 신경을 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어 까칠한 태도를 취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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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할까요? 1 - 허영만의 커피만화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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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 만화의 대표 화백 허영만... 그의 40주년 기념작


   허영만 화백하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손꼽히는 만화가 중 한명입니다. 허영만 화백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허영만이라는 이름 만으로도 품질을 보장하는 인증마크와 같습니다. 이분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벌써 공모전에 당선되어 공식적인 만화가가 되어 있었습니다. 초기의 "각시탈"같은 작품은 우리 일제시대의 울분을 잘 표현해주는 작품으로 개인적으로 탈 비주얼은 별로 안좋아하지만 내용이 좋고,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작품은 "아스팔트의 사나이"입니다. 정우성과 이병헌이 열연한 드라마도 정말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영화화 되면서 더 유명해진 작품으로는 대표적으로 "비트"와 "타짜", "식객" 정도를 들 수 있을 듯 합니다. 아, 불후의 명작 "날아라 슈퍼보드"도 빼먹을 수는 없겠군요.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그동안 허영만 작가님이 만화를 계속 그려오시고 발표하셨는데 유독 이번 작품 발간을 앞두고 언론에 소개도 하고 방송 출연도 하시면서 이목을 집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궁금했습니다. 단순하게 레전드에 대한 예우 정도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출판사가 책 홍보를 위해서 작가를 그렇게까지 띄우기도 쉽지 않은 시대이고 말입니다.


   저는 잘 몰랐지만 작가님은 특정 소재로 작품을 연재하기 전에 만화로 그려질 분야에 대해서 철저하게 연구하고 검증하는 것으로 유명하신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동안 작품에 나타는 디테일 들을 떠올려보면 당연한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2. 이제는 국민음료가 된 "커피", 독일에 맥주가 있다면 우리에겐 커피가 있다... 잉?


   우리나라에는 막걸리도 있고, 숭늉도 있고 식혜도 있고 전통차도 있는데 왜 커피가 이렇게까지 대 유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러면서 저도 커피를 참 많이 마십니다. 더치도 내리고 전자동머신으로 내리고 드립도 해먹습니다. 사실은 커피 로스팅에 더 관심이 많은데 시작 했다가는 마치 한달에 한번도 안가는 등산을 위해 몇백만원어치 등산복 풀 패키지를 사서 준비하는 꼬락서니가 될 것 같아 관심만 순수하게 가지고 있기로 했습니다.


   독일에 맥주도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커피란 그냥 물마시듯이 마시는 수준의 음료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이제는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도 아메리카노를 마시곤 하시니 말입니다. 물론 우리 회사처럼 뼈속까지 뿌리박힌 골드믹스커피의 중독성을 이기지 못한 곳도 꽤나 있겠지만 말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커피라는게 기본 베이스는 쓴물인데, 왜 시커먼 쓴물이 이렇게까지 인기냐 말이죠. 특유의 따라쟁이 문화도 한몫을 했을테고 한편으로는 개개인의 취향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문화가 성숙한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개취는 소중하니까요...


   오랜 세월 한결같이 다양한 소재로 깊이있는 만화를 그려오신 허영만 화백이 이번에는40주년을 기념해서 "커피"라는 소재를 들고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40주년 기념작으로 선택한 "커피"라는 소재는 참으로 시의적절.. 아니 좀 늦은 감이 있었습니다만 만화를 읽고보니 딱 적절한 시기에 잘 어울리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한집 걸러 커피숍이 넘쳐나는 지금이야말로 커피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써도 너무 어렵지 않고 대중적이기 딱 좋은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3. 역시 커피나 숭늉이나 중요한건 휴머니즘...


   개인적으론 어지간한 커피관련 이야기는 좋아라 하는 편이라 EBS 등 커피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나 기행프로그램은 가능한 다 챙겨서 보는 편입니다. 그러니 이 만화 출간소식을 접하고는 정말 순수한 예의로 구매했습니다. "커피"이야기니까 말이죠. 그런데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특별히 새로운 내용으로 저를 자극시켜 줄만한 커피이야기는 대충 다 섭렵했다는 선입관 때문이었죠. 자세히는 몰라도 어디가서 맞장구는 칠 정도로 살얼음과 같은 커피관련 지식을 5000헥타아르 정도는 깔아뒀으니 말입니다.


   역시나 내용자체에 커피에 대한 새로운 지식이나 깨달음 따위는 없더군요. 그러나!!! 역시나 휴머니즘이 살아있었고, 드라마적으로 잘 표현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 만화도 따지고 보면 연작같은 형식인데 에피소드의 배열이 정말 좋았습니다. 뒤로 갈수록 인간미와 추억으로 무장한 이야기들이 배치되어 '어, 이거 생각보다 훨씬 재밌는데?'라는 인상을 남기고 1편을 끝맺은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KPOP스타에 출연한 신출내기가 톤이 훌륭하고 가창력이 너무 좋지만 한 곡을 부르는 3~4분내에서 기승전결을 조절못하고 처음부터 막 질러대서 점수가 깍이는가 하면, 연륜이 지긋한 레전드 가수는 별 힘 안들이고도 부드럽게 시작해서 절정부분에서 훅 지르고 끝내서 청중을 감동시키는 드라마틱한 디테일을 뽐내는 것과 유사했습니다. 한권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그런 레전드의 여유와 테크닉이 돋보이는 구성이었습니다. 순수한 저는 도입부 에피소드에서 재미는 있고 디테일도 있지만 그냥저냥이다 하고 있다가 마지막 에피에서 울컥해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커피와는 조금 다른 부분에서였기는 하지만서도...


   역시나 훌륭한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는 것이죠. 이번 작품 "커피 한잔 할까요?"도 그만큼 의미있는 시리즈가 될 수 있을 듯합니다. 그 시작이 되는 첫권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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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 100 IDEAS 시리즈 5
메리 워너 메리언 지음, 최윤희 옮김, 최군성 감수 / 시드포스트(SEEDPOST)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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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된 사진에 대해 태생부터 정리한 사진 역사 입문서


   사진을 생각하면 몇가지 주요한 기술적 변화를 겪으며 이제는 우리 실생활에 너무도 자연스러운 매체가 되었습니다. 근래 사진분야에 있어서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핸드폰에 사진기 기능이 추가된 사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언제나 휴대하는 핸드폰의 사진기능을 이용해 어디서건 사진을 찍고 온라인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진이 실생활에 밀착된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을 표현하고 개인적인 부분을 공유하면서부터 사진의 활용성은 점점 더 커져만 갔습니다. 트위터라는 SNS 서비스는 애초에 단문 서비스였다가 애드온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타임라인에 사진이 자연스럽게 삽입되기 시작했으며, 페이스북이 활성화되면서 사진이 더욱 자연스럽게 소비되었습니다.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은 아예 사진이 메인이고 사진에 대한 간단한 텍스트를 부가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해 사진의 비중이 가장 큰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언제든 찍고 공유하는 사진이라는 매체가 처음부터 이렇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매체는 아니었습니다.


   시드포스트에서 꾸준히 발간중인 "아이디어 100 시리즈"중 하나인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은 이러한 사진의 발명과 초기 사진 기술의 소개와 역사, 사진을 둘러싼 주요한 주변 환경변화, 예술사조 및 기술적 진보 등등을 시간순으로 잘 정리한 사진 역사 입문서입니다. 흔한 사진입문서와는 상당히 결이 다른데, 사진을 잘찍기 위한 이론이나 테크닉에는 사실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사진이 변천되어온 과정을 초기 부터 되돌아 보았을 때 주요한 의미가 있는 키워드를 뽑아 설명해주는 과정에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사진"이라는 매체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진 역사 입문서"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2. "사진"을 설명할 때 등장하는 핵심 키워드의 생소함을 해소하다.


   "사진"을 정말 편하게 찍고(개인적으로 DSLR이 있지만 늘 AUTO 모드로만 촬영함) 언제 어디서든 활용하지만 정작 사진술이나 용어, 개념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무지한 막 유저인데, 이 책에서는 사진의 발명당시부터 지금까지 꼭 필요하면서도 너무나 생소한 용어들을 잘 정리해 설명해주고 있고 예로 들 수 있는 사진들을 포함하여 독자의 이해를 잘 돕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되어 무척 유용했습니다. 예를 들면, "청사진"은 왜 "청(靑)"사진 인지 몰랐는데 감광물질로 은대신 "철"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핀홀 카메라" 같은 경우도 '렌즈가 없는 사진기'라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특별히 사진에 관심이 있거나 전문가가 아닌 이상은 대부분 그저 핸드폰으로 간편하게 사진을 찍는데 초기의 용어 이를테면, 다게레오타이프니 클리디온이니 하는 생소한 용어를 왜 알아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이런 용어를 떠들어봐야 알아들을 사람이 있을까 말이죠. 이 책에서는 서문을 통해 이부분에 대해 이렇게 필요성을 언급합니다.


"사진술이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해도 다게레오타이프나 습판을 이용하는 클로디온법처럼 초기에 등장한 사진기술은 거의 변형되지 않은 채 현재까지 살아남았다. 사진작가들이 다게레오타이프로 사진을 제작한 다음 디지털카메라로 다시 찍어 컴퓨터에 업로드하고 이메일을 통해 사진 공유 웹사이트에 올리는 '대안공정'에 관심을 보인다고 해서 놀랄 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다른 예술 분야에서는 이런 식으로 시간 여행을 하며 형태를 바꾸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 (중략) 사진은 끊임없이 발전하는 동시에 확장하고 흡수하고 상상하는 과정에서 나온 산물이다." p12~13


   아무리 사진술이 발전해도 여전히 처음 발명될 당시의 기술, 혹은 과도기에 발견된 기술들 특유의 색감, 질감 등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옛날 사장되었어야 할 여러가지 기법들이 버젓히 살아 아직도 사용되어 오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디어 NO.99에 가서야 드디어 디지털 사진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아날로그에 비해 제작, 보정, 공유, 전송 등 여러가지면에서 편리한 점들이 많습니다. 이 장점들은 오늘날 우리가 질릴 정도로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책에서는 디지털 사진의 위험성을 지적합니다.


   "음화가 없는 디지털 사진에는 이후에 발생한 모든 반복 행위가 "진짜"인지 판별할 수 있는 원본이 존재하지 않는다."p.212


   아날로그 사진의 오리지널리티를 따라갈 수 없다는 이야기인데,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들도 디지털 사진 촬영 후 보정하는 과정에서 "뽀샵"으로 상징되는 변형과 왜곡이 심하게 발생할 수 있고 이러한 사회적 풍조에 크게 일조한 셈이 되는 것입니다.




#3. 적당히 아는척하기에 엄청난 도움을 주는 도우미


   아는척하기는 사실 생각보다 쉬운 테크닉입니다. 예를들어 커피숍에 들어가서 에스프레소를 주문한다고 합시다. 그러면 이성친구 또는 지인과 함께 카운터로 가서 "에스프레소 도피오로 주세요~~~"라고 굳이 이야기합니다. 대부분 알아 듣겠지만 혹시 알바생이라 못알아 들으면 이성친구나 지인을 지긋이 한번 바라봐주면서 "아, 더블샷 아니 샷추가해 달라는 말입니다~~"라고 다시 친절하게 말해줍니다. 아무것도 아닌데 커피에 대해 해박한 척하기가 완성됩니다. '에스프레소는 한번에 빨리 마셔야 한다'라거나 '아메리카노에 설탕이나 시럽을 넣는 것은 이상한 것이다.' 뭐 이런 기본적인 상식 몇가지만 암기하고 있으면 적당히 그럴듯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용이합니다. 단, 아는척하기에 극도로 주의해야 할 부분은 이성친구 또는 지인이 해당분야에 상당히 무지한 편이라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아는척하기의 가장 큰 단점은 조금만 파고들면 전문용어로 "뽀록"나기가 쉽다는 점이니까요.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도 역시나 아는척하기 신공의 정점을 찍어줄 수 있는 바이블과 같은 책입니다. 특히 테크닉은 잘 알더라도 사진의 역사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상대로 아는척하기 좋도록 초기 사진 기술이나 용어, 개념 정리가 중점적으로 잘 되어 있습니다. 다게레오타이프, 카메라 오브스쿠라, 직접 양화, 캘러타이프 뭐 이런 용어들을 아주 짧은 핵심만 이해하고 정리하면 다양하게 써먹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 잘 설명되어 있는 "사진"의 예술범주 포함여부에 대한 오랜기간의 노력과 일반인들의 인식의 견고함, 그리고 이에 따른 또다른 형태의 흐름 등을 잘 정리해두면 사진의 변천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됩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현실세계를 있는 그대로 찍어내는 '사진'이 예술성을 확보하기 위해 초점 흐리기 등의 테크닉을 사용해 "기계적인 성질"을 희석하고 회화등과 같은 예술 분야에 포함되기 위해 노력하여 왔으나 일반 대중의 시선은 상황에 따라 차갑기만 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필연적으로 아이디어 No58 "Equivalents(등가물)에서의 언급처럼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는 범위와 한계가 확대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대신 사진작가들이 실제세계에서 찾을 수 있는 소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단계를 넘어 음악과 시, 철학을 자신의 사진과 접목시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p130



   이렇게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은 '사진' 분야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특히 사진의 역사는 물론, 사진 때문에 바뀐 문화사, 관련 기술, 전문단체 등등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해석하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을 읽고나면 내 스스로 무척 똑똑해진 것만 같은 깊은 착각에 빠져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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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재밌다 - 성품이 자라는 그림책 코칭
최지영.김소라 지음 / 이비컴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1. 성품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기에 적절한 독서와 성품 연계교육 지침서

   부모라면 누구나 우리아이가 책을 많이 읽고 지성도 감성도 창의력도 충부한 훌륭한 아이가 되기를 기대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비싼 비용을 들여서 전집도 사들이고 여러가지 교육활동에도 참여하는 것이겠지요. 제 이웃님이신 김소라님, 그리고 잘 모르지만 공저자이신 최지영님의 [그림책은 재밌다]는 이런 목적에 정확히 부합하는 책입니다.

   사실 저는 제 책에 관심이 가있어 아이들 책이야 아내에게 맡기고 또 아이 스스로가 찾아읽도록 서점이나 책관련 이벤트, 행사에 자주 노출되도록 돕는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그림책을 읽어주기는 하는데 무언가 교육을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읽어주는 것은 아이의 흥미를 떨어뜨려 장기적으로는 마이너스일 수 있다는 걱정에 최대한 자연스럽게 시간, 방법 등을 정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보니 내가 너무 내 논리만으로 안일하게 생각한 것이 아니었을까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책에 대한 흥미를 심어주고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워지도록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기왕이면 같은 시간에 좀더 다양한 분야의 양서를 골라주고 체계적인 독서활동을 통해 스스로 독서내용을 잘 소화하고 독후활동도 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녀 교육에 있어서 인성 또는 성품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막상 지도를 하려고 하면 훈계가 되어버리거나, 행동을 제한하는 형태의 교육이 이루어지기 십상입니다. '그림책은 재밌다'는 좋은 성품을 구성하고 있는 미덕을 함양하는 도구로 쓰이길 바라며 집필하였습니다. 미덕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보편적으로 중요하게 강조되어 온 인류의 역사입니다. 많은 미덕들이 있지만 성장기에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12가지를 선정하였습니다. 감사, 배려, 이상 품기, 성실, 인내, 용기, 우의, 도움, 협동, 책임감, 약속, 창의성이 그것입니다." p​.6

   [그림책은 재밌다]는 서문에서 밝히는 바와같이 아이들의 성장기에 중요한 성품을 키워주고 계발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그림책들을 각각 네권찍 추천해주고 있습니다.  총 12가지 성품에 해당하는 48권의 그림책은 이 책들만 잘 읽어줘도 아이의 성품이 골고루 잘 계발될 것만 같은 좋은 책들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떤 책들이 내 아이의 균형있는 성품계발에 도움이 될지 분류하고 구분하는데도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2. 그림책을 통한 성품교육을 돕는 짜임새 있는 구성

   이 책을 대하면서 책 자체의 구성이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 짜임새가 좋다는 인상을 계속 받았습니다. 통일감 있고, 일관성 있는 디자인과 내용구성, 각 성품을 소개할 때마다 담겨있는 저자의 경험담과 개괄이 읽는 이를 편안하게 이끌어주었고, 소개되는 각 그림책들 간의 균형감 있는 배열도 좋았습니다

 

   그림책 하나하나에 대한 소개도 각 책들마다 일관성 있는 구성과 분량으로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책 전체를 아우르는 한문장과 제목, 지은이, 출판사 소개로 이루어진 "기본정보" 부분과 간단하게 책에 대해 개괄적으로 소개한 "간단소개"부분, 저자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그림책을 그리려고 노력하는지, 그리고 수상이력은 어떻고, 저자의 다른책은 어떤 책이 있는지 소개하는 "저자소개", 그리고 책 전체의 내용과 줄거리를 소개하는 "내용소개, 줄거리 소개"부분, 아이와 독후활동에 도움이 될만한 "감상 및 나눔정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와 최종적인 의도가 틀어지지 않도록 마무리해주는 "내용정리" 부분으로 잘 나눠져 있어서 두세 페이지의 내용만으로 그림책 한권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3. 그림책은 어른들에게도 필요하다

   [그림책은 재밌다]를 읽으면서 '아이에게 이 책에 소개된 내용들을 읽어주고 가이드에 따라 질문도 하고 나누기도 하다보면 아이의 성품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겠구나!'며 감탄을 했습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그냥 '아, 이책 읽어보면 재밌겠는걸?'로 생각이 변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소개된 책들 중에는 집에도 있고 저도 여러번 읽어줬던 책들이 다수 있기는 하지만 접해보지 못했던 그림책들은 찾아서 읽어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묘사되었고 어떤 그림체와 색감인지 직접 보고 싶어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아, 나는 어린시절 그림책을 별로 읽어보지 못했구나. 그래서 지금에 와서야 아이처럼 그림책이 읽어보고 싶다, 재밌겠다. 생각하고 있구나 ​!'라며 놀랐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난쟁이 할아버지의 집짓기"는 무척이나 궁금해서 직접 사서 읽어봐야겠습니다.

   한편 약속 부분의 "지름길"​ 이라는 그림책 소개를 읽다보니 우리 부부에게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내용이 나와있어 특별히 관심이 갔습니다. 저희는 하지말라는 이야기를 무척 많이 하는 편이라 부부끼리 대화할 때 어느정도가 적정선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곤 합니다.

"때때로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위험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죠. 대부분 부모가 아이들에게 '~하지 말아라'고 경고하는 메시지는 안전에 대한 문제를 안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아이가 어릴수록 더더욱 그렇죠. 하지만 뜨거운 물을 만져보아야 뜨거운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듯이 '하지 말아라'는 말에는 하고 싶은 욕구가 발생합니다. 이 때 아이들이 자신이 실제로 그 일을 벌인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을 읽으면서 대리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 말아라'는 말보다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위험한 상황에 대해서 인지하고 아이가 이해하고 깨닫게 하면 좋습니다." p.210

 

   이렇게 [그림책은 재밌다]는 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저 나름대로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책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방법은 '부모가 스스로 책을 좋아하고 아끼고 많이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선 그림책을 적당히 골라 읽어주기만 했던 태도를 깊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잘 골라주고 읽어주고, 읽은 후 독후활동을 돕는 것까지가 모두 아이를 위해 성의껏 해주어야 할 과정들이라는 생각을 갖게 해준 [그림책은 재밌다]였습니다. 아이들이 책을 통해 성장하기를 바라는 부모라면 한번쯤 반드시 읽어봐야할 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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