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 100 IDEAS 시리즈 5
메리 워너 메리언 지음, 최윤희 옮김, 최군성 감수 / 시드포스트(SEEDPOST)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1.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된 사진에 대해 태생부터 정리한 사진 역사 입문서


   사진을 생각하면 몇가지 주요한 기술적 변화를 겪으며 이제는 우리 실생활에 너무도 자연스러운 매체가 되었습니다. 근래 사진분야에 있어서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핸드폰에 사진기 기능이 추가된 사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언제나 휴대하는 핸드폰의 사진기능을 이용해 어디서건 사진을 찍고 온라인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진이 실생활에 밀착된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을 표현하고 개인적인 부분을 공유하면서부터 사진의 활용성은 점점 더 커져만 갔습니다. 트위터라는 SNS 서비스는 애초에 단문 서비스였다가 애드온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타임라인에 사진이 자연스럽게 삽입되기 시작했으며, 페이스북이 활성화되면서 사진이 더욱 자연스럽게 소비되었습니다.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은 아예 사진이 메인이고 사진에 대한 간단한 텍스트를 부가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해 사진의 비중이 가장 큰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언제든 찍고 공유하는 사진이라는 매체가 처음부터 이렇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매체는 아니었습니다.


   시드포스트에서 꾸준히 발간중인 "아이디어 100 시리즈"중 하나인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은 이러한 사진의 발명과 초기 사진 기술의 소개와 역사, 사진을 둘러싼 주요한 주변 환경변화, 예술사조 및 기술적 진보 등등을 시간순으로 잘 정리한 사진 역사 입문서입니다. 흔한 사진입문서와는 상당히 결이 다른데, 사진을 잘찍기 위한 이론이나 테크닉에는 사실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사진이 변천되어온 과정을 초기 부터 되돌아 보았을 때 주요한 의미가 있는 키워드를 뽑아 설명해주는 과정에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사진"이라는 매체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진 역사 입문서"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2. "사진"을 설명할 때 등장하는 핵심 키워드의 생소함을 해소하다.


   "사진"을 정말 편하게 찍고(개인적으로 DSLR이 있지만 늘 AUTO 모드로만 촬영함) 언제 어디서든 활용하지만 정작 사진술이나 용어, 개념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무지한 막 유저인데, 이 책에서는 사진의 발명당시부터 지금까지 꼭 필요하면서도 너무나 생소한 용어들을 잘 정리해 설명해주고 있고 예로 들 수 있는 사진들을 포함하여 독자의 이해를 잘 돕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되어 무척 유용했습니다. 예를 들면, "청사진"은 왜 "청(靑)"사진 인지 몰랐는데 감광물질로 은대신 "철"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핀홀 카메라" 같은 경우도 '렌즈가 없는 사진기'라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특별히 사진에 관심이 있거나 전문가가 아닌 이상은 대부분 그저 핸드폰으로 간편하게 사진을 찍는데 초기의 용어 이를테면, 다게레오타이프니 클리디온이니 하는 생소한 용어를 왜 알아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이런 용어를 떠들어봐야 알아들을 사람이 있을까 말이죠. 이 책에서는 서문을 통해 이부분에 대해 이렇게 필요성을 언급합니다.


"사진술이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해도 다게레오타이프나 습판을 이용하는 클로디온법처럼 초기에 등장한 사진기술은 거의 변형되지 않은 채 현재까지 살아남았다. 사진작가들이 다게레오타이프로 사진을 제작한 다음 디지털카메라로 다시 찍어 컴퓨터에 업로드하고 이메일을 통해 사진 공유 웹사이트에 올리는 '대안공정'에 관심을 보인다고 해서 놀랄 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다른 예술 분야에서는 이런 식으로 시간 여행을 하며 형태를 바꾸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 (중략) 사진은 끊임없이 발전하는 동시에 확장하고 흡수하고 상상하는 과정에서 나온 산물이다." p12~13


   아무리 사진술이 발전해도 여전히 처음 발명될 당시의 기술, 혹은 과도기에 발견된 기술들 특유의 색감, 질감 등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옛날 사장되었어야 할 여러가지 기법들이 버젓히 살아 아직도 사용되어 오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디어 NO.99에 가서야 드디어 디지털 사진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아날로그에 비해 제작, 보정, 공유, 전송 등 여러가지면에서 편리한 점들이 많습니다. 이 장점들은 오늘날 우리가 질릴 정도로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책에서는 디지털 사진의 위험성을 지적합니다.


   "음화가 없는 디지털 사진에는 이후에 발생한 모든 반복 행위가 "진짜"인지 판별할 수 있는 원본이 존재하지 않는다."p.212


   아날로그 사진의 오리지널리티를 따라갈 수 없다는 이야기인데,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들도 디지털 사진 촬영 후 보정하는 과정에서 "뽀샵"으로 상징되는 변형과 왜곡이 심하게 발생할 수 있고 이러한 사회적 풍조에 크게 일조한 셈이 되는 것입니다.




#3. 적당히 아는척하기에 엄청난 도움을 주는 도우미


   아는척하기는 사실 생각보다 쉬운 테크닉입니다. 예를들어 커피숍에 들어가서 에스프레소를 주문한다고 합시다. 그러면 이성친구 또는 지인과 함께 카운터로 가서 "에스프레소 도피오로 주세요~~~"라고 굳이 이야기합니다. 대부분 알아 듣겠지만 혹시 알바생이라 못알아 들으면 이성친구나 지인을 지긋이 한번 바라봐주면서 "아, 더블샷 아니 샷추가해 달라는 말입니다~~"라고 다시 친절하게 말해줍니다. 아무것도 아닌데 커피에 대해 해박한 척하기가 완성됩니다. '에스프레소는 한번에 빨리 마셔야 한다'라거나 '아메리카노에 설탕이나 시럽을 넣는 것은 이상한 것이다.' 뭐 이런 기본적인 상식 몇가지만 암기하고 있으면 적당히 그럴듯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용이합니다. 단, 아는척하기에 극도로 주의해야 할 부분은 이성친구 또는 지인이 해당분야에 상당히 무지한 편이라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아는척하기의 가장 큰 단점은 조금만 파고들면 전문용어로 "뽀록"나기가 쉽다는 점이니까요.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도 역시나 아는척하기 신공의 정점을 찍어줄 수 있는 바이블과 같은 책입니다. 특히 테크닉은 잘 알더라도 사진의 역사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상대로 아는척하기 좋도록 초기 사진 기술이나 용어, 개념 정리가 중점적으로 잘 되어 있습니다. 다게레오타이프, 카메라 오브스쿠라, 직접 양화, 캘러타이프 뭐 이런 용어들을 아주 짧은 핵심만 이해하고 정리하면 다양하게 써먹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 잘 설명되어 있는 "사진"의 예술범주 포함여부에 대한 오랜기간의 노력과 일반인들의 인식의 견고함, 그리고 이에 따른 또다른 형태의 흐름 등을 잘 정리해두면 사진의 변천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됩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현실세계를 있는 그대로 찍어내는 '사진'이 예술성을 확보하기 위해 초점 흐리기 등의 테크닉을 사용해 "기계적인 성질"을 희석하고 회화등과 같은 예술 분야에 포함되기 위해 노력하여 왔으나 일반 대중의 시선은 상황에 따라 차갑기만 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필연적으로 아이디어 No58 "Equivalents(등가물)에서의 언급처럼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는 범위와 한계가 확대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대신 사진작가들이 실제세계에서 찾을 수 있는 소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단계를 넘어 음악과 시, 철학을 자신의 사진과 접목시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p130



   이렇게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은 '사진' 분야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특히 사진의 역사는 물론, 사진 때문에 바뀐 문화사, 관련 기술, 전문단체 등등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해석하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을 읽고나면 내 스스로 무척 똑똑해진 것만 같은 깊은 착각에 빠져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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