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코로스, 어머니의 보물상자 페코로스 시리즈 2
오카노 유이치 글.그림, 양윤옥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독자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대머리 페코로스 아저씨

 

    "페코로스, 어머니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후로 오랜만에 만나는 페코로스의 이야기 속편인 "페코로스, 어머니의 보물상자"는 관조적이면서도 따스한 유머를 간직한 저자 오카노 유이치의 간병일기입니다. 간병일기를 특이하게 만화로 구성해서 독자들이 편안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이 양반이 대단한 것은 남다른 태도에서 기인합니다. 일본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도 본인도 나이든 마당에 노부모의 치매로 간병하느라 고통받는 분들이 무척이나 많은 상황이고 이런 현상은 점점 더 심해질 거라 보입니다. 노인이 더 노인을 돌봐야만 하는 상황 말입니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한기호 소장님이 얼마전 출간하신 "나는 어머니와 산다" 같은 책에서도 잘 알 수 있지만 간병을 해야하는 주체가 중년의 남성이라면 더욱 어려운 일이 됩니다. 지금 시대에 중년 남성이 간병할 만큼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얼마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직장생활 외에 부모 간병으로부터 오는 여러가지 생각지 못했던 어려움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극복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더욱 큰 일인 것이죠. 생각만해도 가슴이 갑갑해지는 일입니다.

 

   이 와중에 중년의 저자는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치매 어머니를 간병하고 모시면서도 정서적 안정 상태를 유지한단 말이죠. 게다가 과거를 추억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어머니의 임종까지 무던하게 지킵니다. 그리고 아름답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독자가 느끼기에 거기에는 과장이나 미화가 없습니다. 아주 간결하고 순수한 관조와 일상이 있을 뿐이죠. 이런 저자의 태도가 독자로 하여금 편안한 위로를 주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분들에게는 용기를 주는 것이기도 하고 이렇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으니 힘내라고 말하는 거 같거든요. 이 작품의 가장 큰 의의가 아닐까 합니다.

 

 

#2. 치매노인을 돌보는 아들, 그리고 제도적 지원...

 

   이 작품에서처럼 저자가 치매 어머니를 모시는 모습은 보는 이에게 일종의 비 현실성 같은 것도 동시에 느끼게 만듭니다. '에이.. 실제로 나에게, 내 주변 지인에게 저런 일이 발생하면 이 양반처럼 편안한 모습으로 어머니를 모실 수 있을까? 우리나라 형편에서?'하는 의문이 생기더라구요. 저자는 아직 은퇴할 정도의 나이는 아니니 말입니다. 경제적으로 충분히 여유로운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저녁시간이라도 저렇게 여유를 가지고 어머니를 자주 방문하고 할 수 있을까요? 적어도 제가 접하는 주변 환경이나 언론이나 미디어에 비친 모습으로는 거의 불가능할 듯 합니다. 직장생활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말할 것도 없고, 길어지는 저성장시대에 개인사업을 하시는 분들도 마찬가지죠. 살아남기 위해 여력이 없을 만큼 애를 쓰고 있는 이 시대에 말입니다. 정신적으로 그럴 여유는 얻기 힘든 분들이 대부분이 아닐까 걱정이 되는 것이죠.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부분은 요양원 제도와 직원들의 태도입니다. 저자가 의도적으로 요양원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실제와는 다르게 친절하게 그렸을 가능성을 배제하면 우리의 뇌리에 박혀 있는 요양원 직원과는 적잖이 달라보입니다. 거의 실제 가족을 대하듯이 친절하고 한 사람 예외없이 잘 훈련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우리나라의 요양원이 근래에 실제로 어떤지는 사실 잘 모릅니다. 그리고 저자가 그리고 있는 요양원의 모습이 어느정도까지 리얼한 건지도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제도가 더 낫다거나 어떻다는 판단을 내리기는 힘듭니다만 어찌되었건 무척 좋아보였습니다. 저자가 작품속에 나타나는 정도로 여유있게 어머니를 모실 수 있는 기반도 국가의 제도적인 지원이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3. 전편의 감동, 속편의 감동..

 

   사실 전편인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를 처음 읽었을 때의 신선한 충격은 상당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인 "페코로스 어머니의 보물상자"도 그에 못지않은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비슷한 포맷에 계속 이어지는 감정선을 가지고 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후에 출간된 속편을 대할 때는 전편과 같은 새로움은 사실 없었습니다.

 

   대충 어떤 내용이 이어지고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지 저자의 문법도 어느정도 익숙해져 있다보니 참신함은 부족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네요. 그래서 전편처럼 감동스럽지는 않았던거 같습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입니다. 조금은 전 작의 감정을 지나치게 반복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정도까지 비슷한 내용을 늘어쓸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말입니다.

 

   전작에서 기대치 않게 너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위로를 전했기에 저자가 다시한번 많은 독자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심정은 이해하지만 조금은 더 신선한 무언가를 고민을 했어야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냥 하던대로 계속한 느낌.. 어쩌면 제일 잘하는걸 계속하는게 경쟁력이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조금 남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월요허구 - 고장 난 어느 월요일에 관한 이상한 이야기, 김종완 몽상소설집 요일들의 이야기 1
김종완 지음 / 헤르츠나인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독특한 형식의 매력적인 글.
 
   지인이신 하재욱 작가님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라는 인연으로 관심을 가진 헤르츠나인 출판사의 세번째 책 "월요허구"는 상당히 신선한 단편소설집입니다. 1인 출판사인데다가 응원하는 입장이라 읽기는 하는데 뭔가 연애소설스러운 첫느낌 때문에  여엉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시작은 약간 사역에 가까운 느낌으로 접근했지요. 그러나 책장을 넘기다보니 어허~~ 왠걸, 글이 매력이 있습니다. 편견없이 보려고 아무런 정보없이 그냥 읽었는데 저로서는 조금은 생경한 구성 때문에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 했다가 조금 익숙해지니 무척 신선하다는 느낌으로 바뀌었네요.
 
   일반적인 단편소설과는 다르게 400여페이지에 걸쳐 두껍기는 해도 단편소설 68편이라는 황당할 정도로 많은 작품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68편이라니 말입니다. 처음에는 이게 소설인지 수필인지, 그냥 생각나는데로 쓴 글을 옮겨둔 건지 장르가 헤깔릴 정도입니다. 첫수록 작이 어느정도 분량이 되는 단편이라 그런지 처음에는 잘 못느끼다가 '어, 뭐가 자꾸 주인공이 바뀐다?' 이러다가 보니 허얼. 심지어 3줄짜리가 한편인 경우도 있는거라. 이거이 뭐신공?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이게 저로써는 처음 겪는 생소한 구성이었는데, 나름 타이트하게 짜여진 기승전결 구조를 가진 단편이 적게는 대여섯편에서 많게는 열편정도 수록되어 있는게 제가 생각하는 단편집이었는데 서너페이지로 짧은 단편이 나오다가 반페이지도 안되는 짧은 글이 툭 튀어나오고 '이게 뭐야? 끝이야?' 했는데 또 한 두페이지짜리 글이 하나 등장하고 말이죠. 이런 식으로 계속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게 산만하거나 정신사납거나 짜증나는 것이 아니고 상당히, 매우, 무척, 억수로 흡입력도 있고 분위기도 좋았다는 말입니다.
 
 
#2. 하루키센세가 떠오르는 독특한 분위기
 
   초반에 조금 읽다보니 유난히 하루키센세의 초기 단편집 같은 느낌이 많이 났습니다. 뭔가 제목처럼 허구적인 설정도 있고, 정말 무릎팍을 탁 쳐도 모자랄만큼 참신한 아이디어로 쓰여진 글들이 넘쳐납니다. 말 그대로 넘쳐나요. 저는 이 부분이 특히 좋았습니다. 사실 엉뚱한 발상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조금만 유치해도 매우 짜증을 유발하게 마련이잖아요. 디지게 짜증나게 될 수 있어요. 어설픈 엉뚱함은 멱살잡이를 유발합니다. 그런데 이 양반은 아주 조용하고 처연하게 웃깁니다. 전혀 웃지 않는데 설정자체가 웃겨... 막 웃기는 뭣한데 머리를 스윽 쓸면서 뒤를 돌아보며 '허어.. 웃기네... 허허...'하게 되는 그런 분위기더란 말입니다.
 
   예를 들면, 카페에 흡연구역 대신 흡혈구역이 생겼는데 진짜 흡혈하는 사람들이 모이더라는 이야기라던가, 똑같이 생긴 안드로이드가 대신 돌아다니는 설정(근데 내가 그것도 모르고 막 좋아해..)이라던가, 피부 껍딱을 옷처럼 입었다 벗었다 할 수 있어서 평소에는 평상피부를 착용하고 일하다가 연애할 때만 아껴둔 피부를 착용한다던가 하는 상상.. 이런 상상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주 착용하던 피부는 점점 칙칙해지고 늙어보이게 새거랑 차이가 점점나서 결국 익숙하지 않은 새거를 폐기처분한다' 라는 이야기는 무척 참신했어요. 헌걸 폐기처분해야하는데 새걸 폐기처분한다니 말입니다.
   표현방식이나 문장이나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하루키센세의 슈르리얼리즘 냄새가 납니다. 닮았는데 모방한거 같지는 않아요. 그래서 좋은 점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아류 느낌이었으면 별로라고 생각했을겁니다. 아마 읽어보시면 '아, 이런 느낌 말이구나' 라고 생각하실 거예요.
 
 
 
#3. 조각난 그러나 전체를 관통하는...
 
   이게 단편집을 읽으려면 단편집 하나하나가 완결된 단단한 구조로 짜여져있던가, 아니면 연작소설처럼 등장인물이나 주제의식으로 하나로 엮어서 하나하나가 불완전 하더라도 전체를 아우르는 뭔가가 있어야하죠. 가장 쉽게는 주인공이 같은 사람이다. 뭐 이러면 만사오케이죠. 읽는 사람이 짜증날수도 있지만서도. 여튼 그런 공통분모가 필요합니다. 그러면 이 작품은 68개나 되는 단편 조각들이 잘 들러붙느냐? 하면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분위기로 하나로 들러붙여 놨습니다. 그래서 전혀 다른 등장인물과 때로는 황당한 이야기들인데도 불구하고 전체가 마치 하나의 작품같이 느껴져요. 약간 몽환적이면서도 크리스마스적인.. 그런 느낌이 끝없거든요.
 
   시작부터 겨울에 추운 날이고 옆집 여자가 고양이를 찾는다고 찾아오고 못본지 오래된 옛 애인이 애를 맡기고 가질 않나..ㅋㅋㅋ 난리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전개가 엄청 차분해요. 눈이 내려깔린 느낌이거든요. 주인공 남자가 전혀 당황하거나 놀라지 않아. 처음 이사온 여자가 보일러 고장났다고 내방에 들어와서 밥해주고 옆에서 자요. 그 옆에는 초면에 맡겨진 아이가 자고.. 이거 뭐냐고요... 그런데 무척 차분해... 이런 비슷한 느낌의 이야기들이 끝없이 이어지다가 마지막 부분에와서는 크리스마스인데 눈이 펑펑 내리는 설정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다시 등장해요. 이거 뭐 수미상관구조인가요?
 
   하나하나 뜯어보면 완성된 이야기 같지도 않고 소설같지도 않은 것들도 많고, 이상해요. 그런데 다 읽고나면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읽은거 같은거야. 게다가 "월요허구"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소설 같은거라. 이거 참. 희한한 일일쎄...
 
   다 읽고나서 확인해보니 저자가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들을 정리해서 하나의 단행본으로 만든 방식이군요. 페이스북이라면 그럴수 있겠다고 이해가 확 됩니다. '이런 식으로 편집구성해서 단행본이 만들어질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 책입니다. 유명 저자도 아니고 유명 외국작품을 번역한 작품도 아닌데 출간할 용기를 내셨다니 그 자체도 대단합니다. 여튼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신선하고 마음에 쏙든 작품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마존의 작은 신사, 코리도라스 - 오랜 사육경험과 연구로 일궈낸, 생생한 코리도라스 사육보고서! 마니아를 위한 Pet Care 시리즈 7
김병일 지음 / 씨밀레북스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1. 비주류만 찾아다니는 설움...

 

   이거 물생활 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화를 내실지도 모르나 책읽고 리뷰쓰는거나 물생활하면서 물고기 키우는거나 비주류 취미기는 매한가지인가 봅니다. 아참, 거 제대로 된 책한권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그나마 아쿠아 라이프니 새우관련 서적도 거의 외국책 번역한 수준이고... 물생활 관련 전문서적을 찾다보니 우리나라의 따라쟁이 문화라던가, 체계적인 데이터 정리와 서류화하는데에 얼마나 취약한지 뼈져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조금만 전문적이거나 비주류쪽이라면 일단 유통되는 서적이 거의 전무합니다. 출판규모도 작기도 하고 그렇겠지만 카페나 블로그 등을 통한 정보는 차고 넘치는데에 비해 잘 정돈된 전문적인 지식의 집약체인 서적이 없다는 사실은 조금 슬픈 일입니다.

 

   온라인 정보가 마냥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제각각의 노하우에 따른 느낌적인 느낌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잘못된 정보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게 막 돌고돌고 돈다돌아... 뭐 이런거죠. 이게 왜 이렇게 정보가 없을까.. 이렇게 물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의아함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아마도 코리도라스를 키운다고 해서 전문서적을 찾아 읽고 그대로 해보겠다는 발상자체를 안하시는 것이겠죠. 특성상 일단 지르고, 안되면 카페가입하고 질문 막 던지고 시키는데로 하면서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분들이 대다수 인 것 같습니다. 저도 그중 한사람이구요. 다 좋은데 왜 자꾸 소수만 즐기는 비주류 취미를 가지는 것인지 거참...

 

 

 

#2. 특정 어종에 한정지은 보석같은 전문서적

 

   국내에 물생활 관련 전문서적은 그나마 제가 읽었던 구피 키우기 책이랑 이 코리도라스 서적이 유일합니다. 그러므로 희귀성 차원에서 이 책의 가치는 상당합니다. 물론 관심없는 분들에게는 무가치한 책일 수도 있지만 말이죠. 그래서 내용은 어떠하냐 하면 말이죠. 의외로 무척이나 촘촘합니다.

 

   일단 코리도라스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지역별 환경특성과 차이, 주요 어종 등이 브라질 일대를 중심으로 상세히 소개됩니다. 여기서 저는 무척 힘들었습니다. 기본적인 종류도 모르는 마당에 역사와 지리를 설명하니 거의 졸도수준의 지루함이 엄습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건 알고 가야되서 열심히 읽었습니다. 물론, 머리에 남은건 거의 없네요. 좋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안타깝습니다. 머리가 나빠서...

 

   다음으로 코리도라스의 종류를 대분류부터 상세분류까지, 그리고 특성별로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사진자료는 기본입니다. 여기에 어항 선택부터 코리도라스의 기본적은 습성과 먹이, 사육과 치어 기르기 등 전반적인 모든 내용을 빠짐없이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아주 내용에 충실하고 촘촘한 책이라 내용만으로 만족도가 무척 높았습니다.

 

 

#3. 이론은 이론일뿐... 착각하지 말자.

 

   이 책의 단점은 아니나 이 책을 읽고난 가장 큰 문제점은 이론은 열심히 익혔는데 그러고 나서 자 이제 잘 키워보자~~ 했는데 딱히 뭘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는 점입니다. 거뭐, 이론은 엄청 익혔는데 말이죠. 얘는 살아있는 생물이잖아요. 이론대로 딱딱하기도 어렵고 각자 형편과 여건은 다 다르고 그렇지 않습니까? 이론대로라면 최소한 두자항 이상에 한 대여섯마리만 키우는게 좋다는데 어디 그게 됩니까? 시작부터 삐끗하는데 이거 뭐 어떻게 해야 정답인지 모르겠고 책을 한권 다 읽었는데 다시 카페를 들락거리면서 질문을 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말씀...

 

   그러니 이론은 이론일 뿐, 그걸로 다는 아닌 것입니다. 물론, 읽는 그 자체를 즐기는 건 참으로 좋은 취미기는 합니다. 책은 좋으나 몸이 안따라주는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왕조실톡 2 - 조선 패밀리의 활극 조선왕조실톡 2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재미있는 구성의 힘

 

   어차피 조선왕조 이야기야 출판계에 넘치고 넘치지만 이 책이 인기를 끄는 것은 역사 바보를 자처하는 저같은 사람도 읽을 수 있을 만큼 쉽고 재미있는 구성 때문일 것입니다. 카톡 시대에 맞게 상상력을 동원해 왕과 신하를 넘어 카톡을 주고받는 것도 놀라운데 이번 속편에는 아예 외국 적장들과도 카톡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언어의 차이 같은건 안중에도 없어요..ㅋㅋ 이런 설정이 지루한 역사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거라고 예상한 작가의 탁월한 기획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1편에서도 언급했지만 솔직히 처음 나왔을 때 꼰대정신으로 외면했던 것도 사실인데 제 예상보다 훨씬 유치하지 않게 매끄러운 전개를 보여줘서 다행입니다.

 

   흥미로운 웹툰 형식의 마지막에 역사적인 사실을 나열하고 그림 중 재미를 위해 픽션을 가미한 부분도 굳이 밝히고 있어서, 역사책으로써의 불필요한 오해까지 신경을 쓴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속으로는 '뭐 이런 것까지 픽션이라고 밝혀야하나?'하는 생각을 했지만 아직 어린 친구들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세심한 배려가 아닐 수 없습니다.

 

 

#2. 적절한 내용상의 균형감

 

   이 책에서 이한이라는 분의 해설이 빠졌더라면 조선시대의 역사를 배경으로한 가벼운 만화가 되었을 확률이 크지만 이 해설로 인해 내용이 풍성해지면서 책의 볼륨감이 살아나고 재미와 내용상의 충실함에서 균형을 잘 잡게 되었다는 것은 역시나 1편과 다름이 없습니다.

 

   이 해설이 말입니다. 제 느낌으로는 1편의 성공에 힘입어서인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조금더 코믹해지기도 하고 기존보다 자신감이 넘치는 필체로 쓰여져있어요. 자신만의 해석이랄까 의견도 조금은 더 강하게 어필하는 느낌입니다. 역사를 해석하는 시각은 언제나 어떤 식으로든 포함되기 마련이므로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나쁘지 않았어요.

 

 

#3. 세대를 넘어 대물림하는 위정자들의 무책임함.

 

   왕조의 역사다보니 아무래도 절대권력자와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일 수 밖에 없는데 항상 그렇지만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그 때나 지금이나 권력을 가진 세력들의 헛발질은 여전합니다. 거짓으로라도 동네 창피해서라도 명분을 중시하는 나라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부끄러움도 모르는 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지 않아서 천박한 정신머리로 정치를 해서겠지요. 과연 정권이 바뀌고 세월이 흐른다고 이런 문제가 해결이 될지, 조금이라도 달라지고 진보할지를 생각해보면 한심하기 짝이없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정치에 무관심한 국민이나, 정치적이지만 지나치게 균형없이 극단적인 사고와 판단을 하는 국민들이나 이래저래 걱정입니다. 나에게 어떤 이득만 주어진다면 누구편에서건 상관없다는 태도도 참 문제입니다. 이런 저런 국민성이 조선왕조시대나 최첨단을 걷고 있는 지금 시대나 매한가지라는 사실만은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임진왜란에 얽힌 이야기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참으로 속터지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역사의 선배들의 화려한 병맛 병신짓을 2016년 병신년에도 별반 달라질 것 없이 이어갈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답답한 마음입니다만 그 옛날부터 그렇게 해먹어왔다고 생각하면서 오히려 위안을 받아야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제목과 소재만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기민한 작품선택

 

   장강명 작가의 신작 [댓글부대]는 "한국이 싫어서"와 마찬가지로 국내독자의 눈길을 한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제목과 소재를 채용했습니다. 이 작가가 얼마나 상업적인 부분에서 감각이 뛰어난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게다가 "아직까지는" 각종 문학상 투고작으로 상을 수상하고 있어요. 상금을 타는 장점도 있지만 상당히 상업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를 쓰고 있기 때문에 일단은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옷을 잘 입혀서 어느정도 문학성을 확보하는 작전을 잘 쓰고있습니다. 

 

   이런 소재의 작품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끊임없이 특종을 고민하던 기자적 습성에서 기인한게 아닌가 싶어요. 물론 마냥 '기자출신이니까' 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 김훈작가님도 기자출신이고 이 땅에 수많은 기자들이 있으니 기자출신이면 모두 시대상황에 잘 부합하고 자극적인 소재로 소설을 쓸 수 있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없기는 합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기자적 센스가 많이 뭍어나는 작품들을 골라골라 쓰고 있는 형국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 작품은 괴멜스적 선동주의와 국내의 정치적 여건을 적절히 잘 섞어서 독자들의 관심과 이야기꺼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단 가수든 배우든 심지어 작가일지라도 역시나 대중의 관심을 일단은 받아야 죽이되던 밥이되던 하는 것인데 그 부분에서 근래에 가장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역시나 그런 그의 특성이 여지없이 발휘된 작품입니다. 

  

 

#2. 대박은 아니어도 중박 이상은 늘~~ 쓸 수 있다고 전해라..

 

   아직까지 장강명작가님의 작품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으로 봐서는 빠르게 다작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그리고 각 작품을 몇년씩 고민해서 쓰지 않더라도 어느정도 이상의 수준은 보여주는 작품을 지속적으로 써오고 있습니다. 몇몇 취향에 안맞는 작품들도 있지만 전업작가 초기의 다양한 시험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단 이 작품까지해서  장강명 작가만의 나름의 특징이 구축되었다라고 생각이 됩니다.

 

   일단 중박이상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가독성이예요. 빠르고 심플한 전개는 고민하기 싫어하고 살아내기도 벅찬 독자들에게 딱 적당한 독서의 즐거움을 제공해줍니다. 소비자의 니드를 잘 파악하는 작가입니다. 그래서인지 빨리 쓰다보니 그래서인지 몰라도 작품의 길이도 너무 길지 않고 200페이지에서 300페이지 미만의 딱 부담없는 길이로 맞춰주고 있어요.

 

   멋들어진 문장이 나와서 탄성을 지를 일은 없지만 간결하고 쉬운 문장이 역시나 부담없는 독서를 돕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경우도 마찬가지고 젊은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대화, 그리고 독백 등을 스타일있게 잘 표현합니다. 문학적 대화가 아닌 실생활언어를 쓰는 느낌이죠. 저도 이제 슬쩍 꼰대라 젊은친구들 대화패턴을 잘 몰라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 거지만 말입니다.

 

   아마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을만한 작품들을 꾸준히 빠르게 써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구조적 장점과 한계..

 

   이양반 작품이 대체로 그러하지만 이 작품도 마치 기자가 르포기사를 쓴 듯한 느낌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인터뷰 하는 장면이 교차되서 진행되는 것이죠. 이런 식의 진행이 어떻게 보면 전형적이기도 하지만 이야기에 입체감을 주는데 도움이 됩니다. 약간의 변화만 주면 트렌드한 느낌도 많이 나고요. 그리고 이 구조에서는 챕터별로 스토리의 맺고 끊음을 하기 용이합니다.

 

   "누구" 같은 작품도 SNS를 소설에 적극적으로 차용해서 일본에서 큰 상을 받은 케이스겠습니다만 이 작품도 역시나 인터넷, SNS 상의 특징과 문제점 등에 대해서 센스있게 잘 파악해서 묘사하고 있습니다. 독자 대부분이 어떤 식으로건 SNS를 활용하고 있는 시대다보니 폭넓게 공감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그리고 신상털기 같은 인터넷 정보의 사용과 모략 등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온라인 상의 친분이나 교류가 어떤 한계가 있는지도 꽤나 직설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장강명 작가의 소설에 이슈가 되는 것은 그의 소설이 가지고 있는 프로파간다적 성격의 위험성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댓글부대라거나 온라인 공작등의 내용이 무척이나 현실적이고 충분히 있을 법하다고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그러나 소설을 소설로 보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선동적 요소는 경계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소설로 인해 잘 몰랐던 온라인 공작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알게되고 한번쯤 고민해보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는 무척이나 유익하지만 어디까지 사실로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서는 작가가 조금 무책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독자가 혼동하는 부분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죠.

 

   작가는 분명히 허구라고 했으나 내용은 허구같지 않고, 무언가 분명한 메세지가 있고, 사회적 문제를 폭로하는 듯한 스탠스를 취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만한 충분한 여지가 있습니다. 괴멜스 운운했지만 어차피 1%의 진실에 99%의 허구를 뒤섞어도 혼동할 수 있는 것이 군중입니다. 그것은 이미 여러차례 증명이 되었고 지금도 여러 미디어를 통해 더이상 증명하기에 입이 아플지경이니까 말입니다. 미디어에 등장한 내용은 다 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대한민국 국민은 참으로 미어터지게도 많습니다. 어디서나 만날 수 있어요. 그런 관점에서 이 소설은 무책임함을 내포하고 있어요. 작가의 책임이 아닌데 책임이 있는 상당히 어려운 형국입니다.

 

   그냥 '아 무지막지하게 재미지구만~~' 하고 읽고 말기에는 근원을 알기 힘든 찝찝함을 남기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아.. 찝찝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