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자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1. 명불허전, 하드보일드 스릴러가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갖춘 레퍼런스 작품
 
   에..또... 이 작품을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하드보일드라 부를만한 소설이 갖추어야 할 모든 부분을 부족함 없이 갖추고 있네요. 왜 그렇게 "추적자~~ 추적자~"하는지 읽으면서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하드보일드라하면 막 쉐리 앞뒤 안재고 막 쉐리 막막 쳐 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보니 주인공은 또 천하무적이어야 하고, 뭐 이런저런 이유로 재미진데도 리얼리티는 제법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럴때는 그냥 소설이니까 그렇다치고 읽는거죠. 저같은 경우는 단무지 취향이라 그냥 막 쳐 달리는거 재미로 읽는 맛도 상당히 좋아합니다. 그래도 좋은 작품이라면 모름지기 균형이 잘 맞아야하는 것인데도 말이죠.
 
   보통은 다름 사람들이 재미지다 재미지다 하면 기대치가 올라가서 막상 당사자는 의외로 실망을 하기 십상인데, 이렇게 예상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완벽함은 처음입니다. 잭 리처라는 슈퍼스타 캐릭터의 탄생, 주변 인물들과의 조화,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부드러운 흐름, 문장자체의 리드미컬함 등 어느 부분도 치우치지 않고 훌륭합니다.
 
 
 
#2. 수퍼 액션 히어로 잭 리처의 탄생
 
   일단 하드보일드는 치고(쳐맞고) 달리기가 기본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러너가 중요합니다. 너무 초강력 캐릭터라 안맞고 안잡히고 그냥 혼자 질주하면 보는 사람이 긴장감이 떨어지고 자꾸 쳐맞기만 하고 못달리면 지루해지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너무 미련하거나 마초적이기만 하면 호불호 때문에 반쪽짜리 히어로가 되기도 하죠. 이런 캐릭터의 균형은 그래서 무척 중요합니다. 거의 인조인간 수준의 맷집과 운동신경, 업계 최고의 뭐시기 식 설정의 캐릭터에다가 막무가내 플롯, 이른바 '총알이 나만 피해가~~' 식의 전개는 가볍게 빨리 읽기에는 좋지만 수준높은 작품이라 하기엔 아쉬움이 많이 남게 되는데 이 작품에서 주인공 "잭 리처"는 그정도가 아니고 히어로의 탄생 스토리로 매우 적합하고도 적절합니다.
 
   사실 잭 리처 시리즈 중에 표지가 가장 구린 "잭 리처의 하드웨이"를 가장 먼저 접한 저로써는 그 작품에서 등장하는 "잭 리처"에게 약간의 부담감이 있었는데, '추적자'를 읽고 나니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 구석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캐릭터라면 열번째 작품 즈음에는 그런 모습이어도 큰 무리가 없군.'이라고 생각할 만 하더라는 거죠. 여튼 추적자에서 묘사된 "잭 리처"는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사회성이 결여되었는데 그래도 나름대로 스스로 자기에 대한 성찰이 있어서 엄한 짓은 안하고 심지어 바르기해요. 법이나 권위에 구속 받지는 않지만 좋은놈 나쁜놈에 대한 적절한 판단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엄청커서 하드웨어가 훌륭하고 튼튼한데도 지적이라 머리도 좋고 헐..완벽한 캐릭터인데 믿지도 않을만큼 인간적인 고뇌도 있어요. 대박이죠.
 
   의외로 중요한 순간에 떨기도 하고 두려워하기도 한다는 점이 "추적자"의 "잭 리처"에게 매력을 부여하는 중요한 포인트 중 한가지입니다. 그저 냉철하기만 하면 능력은 출중하나 공감하기 어렵거든요. 죽거나 말거나. ㅋㅋ 책을 읽어가면서 은근히 함께 걱정하고, 긴장하며 응원하게 만드는 매력이 대단했습니다. 그나저나 몸에 내장된 초정밀 시계는 시리즈 첫편인 이 작품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던데 대관절 언제부터 시계도 없이 시간을 정확히 아는 그 이상한 능력이 생겨나는지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3. 추적자를 만나는 좋고도 미묘한 감정
   감탄을 연발하면서 끝까지 긴장감 넘치게 읽었던 이 작품은 그야말로 레전드라 할만 합니다. 누군가 하드보일드 스릴러 소설을 원한다면 역시나 이 작품을 추천하게 될 듯 합니다. 그런데 이게 참, 어떤 면에서는 이런 작품을 만나고 나면 감정이 좀 복잡해집니다. 너무 재미있고 좋은 작품인 건 확실한데 말입니다. 이런 작품은 눈높이를 너무 높인단 말입니다.
 
   저도 점점 그렇지만 책을 많이 읽으신 분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만족도가 떨어진달까? 여튼 비교대상이 많아지고 그 대상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작품을 대하는 순수한 기쁨이 줄어드는 것만 같습니다. 정말 첨 책을 읽을때는 남들이 하나도 재미없다고 하는 책도 막 혼자 재밌다고 흥분하고 그랬었는데 점점 차분해지는 그런 느낌말입니다.
 
   이 작품을 읽어버렸으니 이제 왠만한 하드보일드 작품을 대할 때마다 '이건 플롯이 추적자보다 약하군. 이건 캐릭터가 잭 리처만큼 매력적이지 않아. 이 작품은 추적자보다 긴장감이 떨어져..' 하는 식으로 평가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죠. 한편으로는 이런 상황은 환영할만한 상황이 아니기는 합니다.
 
   그만큼 이 작품은 작가의 데뷰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탁월합니다. 안읽고 넘어갔으면 3대가 원통할 뻔 했습니다.
* 참, 이거 책이 절판되었는데 중고도 잘 없어서 중고가 2만원에 배송비까지 별도로 주고 샀는데 책 상태도 쉣이고 말입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지배되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할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따구 거래행위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걸 또 사는 나도 문제가 있지만 결과적으로 돈이 아깝지는 않았으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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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은 집 단독주택 3년 후 - 꼭 누리고 싶은 삶, 꼭 이루고 싶은 꿈
유은혜 지음 / 동아일보사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 아파트 왕국 대한민국에서 단독주택을 선택한 사람들과 3년 후를 말하다.
 
   부모님이 능력이 있으신 분들이 아닌 다음에야 다들 비슷하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목돈없이 결혼생활을 시작해서 결혼 후 원룸부터 많이도 옮겨다녔습니다. 아이들도 생기고 책도 많아지면서 점점 넓은 공간에 대한 욕심도 커진 것이 사실이고요. 아이들 학교문제도 중요하고, 그러다보니 계속 아파트를 넓히는 쪽으로 방향이 가기 마련이었습니다. 
 
   아파트가 생활면에서 편리하고, 학교 근처일 경우 교육도 유리하고, 치안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원룸부터 이런 단체로 모여사는 아파트 생활을 좀 해보니 가장 큰 단점이 정해진 규격에 우리가족을 끼워 맞춰야한다는 점이더군요. 예컨데, 나는 허벅지가 엄청 두껍고 팔이 긴데 일반 기성복을 사서 입어보니 허리가 남고, 어깨가 헐렁하고 뭐 이런 느낌 말입니다. 공간 이용을 각 가정의 특성에 맞게 자유롭게 하기에 제약이 무척 많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층간소음문제도 심각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너무 비싸다는 점입니다.
 
   한편, 편하고 넓은 집을 원하는 마음에 이래저래 아파트 평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흘러왔던 것이 언제부턴가 좀 질려버린 면이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전투적인 성향이 아닌지라 부대끼는 것도 싫고 지긋지긋하 생각에 언제부터인가 "단독주택"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저는 변화를 싫어하는 족속이라 이런 것도 아내가 항상 먼저입니다. 아내가 뭔가를 하면 어물쩍 따라가는 형국이죠. 이 책도 아내가 산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더 열심히 읽은거 같네요.
 
   이 책은 저자가 "살고 싶은 집 단독주택"이라는 책을 출간한지 3년 후에 그동안 소개했던 집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AS하는 마음으로 쓴 책입니다. 그 외 단독주택 트렌드라든가, 변화된 인식이라든가, 디테일한 법적, 실제적 문제를 많이 보충해서 설명하는 그런 책입니다. 저는 이 "3년 후"라는 컨셉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유행에 민감한 나라가 없는데 "단독주택"도 유행처럼 왔다가 많은 사람들의 실망과 상처를 안기고 떠나갈 수도 있는데 지속적으로 취재하고 결과를 전해주는 것은 저자로써 책임감 있는 행동이라는 생각입니다.
 
   여튼 당연히 그 후 잘 살고 있는 분들만 인터뷰에 응했을 수도 있고, 선별적으로 저자가 선택한 결과일 수도 있지만 여튼, 단독주택을 선택하신 분들은 제가 보기에도 3년동안 너무나 만족스럽게 잘 살고 계셨던거 같네요. 그들의 용감한 선택이 옳다는 증명같은 느낌입니다. 전작을 못봤으니 저에게는 그 집들이 다 새롭게 와닿았는데 관리도 너무 잘했고, 아파트와는 다르게 아예 독창적인 방식의 공간창출과 활용을 보면서 감탄했습니다.
 
 
#2. 다양성, 확장성의 단독주택, 일과 가정이 하나로 모이는 곳.
 
   단독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집주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구성원에 맞게 맞춤으로 창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 모든 부분에 걸쳐 돈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지만 정해진 예산 내에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당장 꼭 해야하는 것과 차차 여유가 생길때 채워넣는 것을 잘 구분하면 오랜 시간에 걸친 가정생활을 잘 준비할 수 있는 것이요.
 
   이 부분에서 저자는 꼭 전문적이고 경험이 풍부하면서도 본인과 지향하는 바나 마인드가 잘 맞는 건축가를 만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집에 대한 컨셉과 니드는 본인이 가지고 있되 그것을 보다 확장하고 구체화하는 것은 건축가입니다. 경험이 풍부한 건축가와 시공사를 선택하고 서두르지 말고 오랜 기간 고민해서 시작해야 두번 세번 수정하고 이중삼중으로 비용이 지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여러 단독주택의 유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가정과 일이 합치되는 그런 주택이었습니다. 애초에 단독주택을 만들 때, 1층을 상업공간이나 작업실, 사무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독립가능하게 설계를 하는 것이지요. 물론 꼭 1층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한 공간을 입주시부터 일을 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아이들이 있을 경우는 훗날 아이들이 독립하고 나면 그 공간을 이용해서 부부가 무언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함으로써 일과 가정을 주택내에서 해결하는 것이죠. 이런 방향은 결혼전부터 아내와 늘 이야기하고 꿈꾸던 모습이기도 해서 무척 설레였습니다.
 
 
#3. 막연한 환상, 생각보다 의외로 복잡한 현실
 
   그런데 즐거운 마음으로 읽다보니 갈수록 만만치 않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더군요. 법적으로 걸리는 것도 많고 알아야할 것도 많고 그냥 땅사서 집지으면 땡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집을 지으려는 곳의 택지가 어떤 택지인지에 따라 제한도 많고, 미리 알아야하는 사항도 무척 많았습니다. 집을 지으면서도 시공사나 건축가와 협의하고 확인할 사항도 무척 많아보였습니다.
 
   한편으로는 아파트가 아니라 내맘대로 하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주변 이웃들이나 주위 건물들과의 조화도 고민해야 합니다. 역시나 세상에 쉬운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자가 그렇게 오랜 시간을 두고 여유롭게, 한편으로는 치밀하게 준비하고 구체화하라고 강조하는 모양이었습니다.
 
   책의 중간즈음에 단독주택을 짓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부터 일어날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알려주고 있어서 로망과는 상관없이 현실적인 고민할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내용들 때문에 머리가 복잡해지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으니 좋은 쪽만 보고 시작했다가는 탈탈 영혼까지 털리는 일이 발생할 테니 좋은 조언자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직장문제나 교육문제, 아니 이런 문제를 다 떠나서도 집을 짓기 위한 비용문제만 고민하더라도 꿈의 "단독주택"을 대체 언제나 지을 수 있을지 요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족의 꿈과 욕구에 딱 맞는 집을 짓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그런 책 "살고 싶은 집 단독주택 3년 후"였습니다. 흐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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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포드케인 불새 과학소설 걸작선 14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안태민 옮김 / 불새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1. 대관절 화성의 포드케인은 누구란 말인가?

   불새의 근작인 "화성의 포드케인"은 불새출의 SF 그랜드 마스터 '로버트 A.하인라인'의  수많은 장편 중 중기 정도에 위치하는 소설입니다. 저도 하인라인 횽님의 작품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워낙 계속 언급하는 "달을 판 사나이" 한권으로 이 작가의 매력에 푹 빠져서 계속 찾아 읽게 되는 형국입니다. 

   불새 출판사의 라인업에 국한되게 보자면 이 작품은 초기 "달을 판 사나이(The Man Who Sold the Moon, 단편, 1950)" 이후 "우주의 개척자(Farmer in the Sky,장편,1953)"를 지나 "화성의 포드케인(Podkayne of Mars, 장편, 1963)"에 이르게 됩니다. 국내에 출간된 하인라인의 장편이 대부분 절판이 된 상황에서 불새가 지속적으로 하인라인의 다양한 작품을 소개해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달을 판 사나이"에서 인류가 달 여행에 성공하고 지구와 달 사이를 왕복하기 시작하면서 "우주의 개척자"로 넘어가면 원제와 같이 '하늘의 농부'시대 즉, 화성에 사람들을 보내 화성을 개척하고 인류가 정착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게 됩니다. "우주의 개척자" 내용이 새록새록 생각이 나는군요. 여튼 이 작품 "화성의 포드케인"의 시대적 배경은 화성 개척 후 많은 시간이 지나 금성도 개척합니다. 그래서 지구, 화성, 금성, 꼽사리 달까지 인류가 우주여행을 주기적으로 하는 시대에 이르러 등장하는 에피소드입니다.

   그래서 화성의 포드케인은 대관절 누구냐? 일단 주인공 이름인데 소녀예요. 화성에서 태어난 화성소녀고 예쁘고 머리가 좋은데다가 착하기까지한 소녀입니다. 이 소녀는 화성의 정치적 실력자 상원의원인 친척 톰 아저씨와 소녀의 남동생이자 포드케인보다 훨씬 더 머리가 좋은 클라크와 함께 화성에서 금성을 거쳐 지구까지 다녀오는 우주여행을 떠납니다. 이 소설에서는 지구까지 가지 못하고 금성에서 일종의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거기서 이야기가 끝나긴 합니다만. 

   포드케인은 화성의 성인으로 어려운 일에 처하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성 포드케인의 이름을 그대로 따서 지은 이름입니다. 지구로 치자면 이름을 '마더 테레사'로 지은 격이죠. 


#2. 화성의 포드케인이 우주선과 금성에서 겪는 생소한 경험을 다룬 이야기

   이 소설이 어떤 의미에서 지어진 것인지 읽는 내내 궁금했습니다. '왜 하필 소녀야?'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죠. 소녀가 겪을 수 있는 일이 국한될 확률이 높으니까요. 사실 천재 동생 클라크가 주인공이었다면 더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는데 이 소설이 SF지만 의외로 미스터리 같은 느낌이 날 수 있었던 것은 화자가 소녀인 포드케인이기 때문입니다. 동생이 뭔 짓을 하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시각으로만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으니 독자입장에서 답답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한 상황을 지속할 수 있어서 긴장감을 유지하는 효과를 주거든요.

   소설의 전체 내용상 크게 세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는 포드케인이 지구로 가기 위한 우주선을 타는 과정, 두번재는 우주선에서 겪는 여러가지 일의 디테일한 재미(우주 방사선 문제라거나, 인종차별 문제 등), 그리고 마지막으로 금성에서 겪는 미스터리한 모험담 등입니다. 

   이 세가지 이야기에서 작가가 상상해서 설정해놓은 화성의 환경이나 지구와 금성간의 관계 문제, 화성의 문화 등에 대한 묘사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여기에 지구-금성-화성 간 삼각비행을 하는 우주선의 존재와 우주여행의 디테일한 내용전개도 볼 만한 내용입니다. 화성 소녀 포드케인은 꿈이 우주비행사입니다. 그러다보니 화자의 관심에 맞게  우주선내 생리와 선장을 비롯한 항해사들의 업무나 의무 등에 대한 내용이 많은데 요 내용이 의외의 재미가 있습니다. 

   한편 금성에 도착해서는 전혀 생소한 금성의 환경과 문화에 대한 기록이 지속되는데 지구, 화성, 금성의 환경, 역사, 문화의 차이를 비교해 상상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포드케인 일행이 겪게되는 위험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3. 이 작품에 나타난 논쟁적 부분, 그리고 다른 버전의 결말을 읽는 재미

   단지 우주를 여행하는 내용만으로 보면 이 작품이 높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러나 하인라인 옹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애초에 톰 아저씨가 우주여행을 동행하는 이유가 화성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대표자 입장이다보니 정치적 입장이 다른 세력이 존재하고 이들 때문에 목숨을 위협받는 등의 에피소드가 추가되는 것이죠. 사실은 현실 세계에서 존재하던 정치적 세력 문제라던가 이런 것들을 그대로 소설속에 옮겨 이식해 둔 저자의 의도를 파악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 작품의 위기 절정에 해당하는 금성에서의 에피소드는 지구-화성-금성간의 첨예한 정치적 대립을 극적으로 잘 드러내주는 일입니다. 그리고 화자인 포드케인은 계속 동생 클라크를 양아치, 돌아이 취급을 하고 있지만 이 부분이 반전 포인트입니다. 사실 클라크만 모든 사건의 전말을 이해하고 마지막에 마치 "잭 리처"처럼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부분의 결말이 버전이 세개나 존재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하인라인이 고집했던 하인라인 버전이 비교도 안되게 좋았습니다. 하지만 출판사에서는 어린 독자들을 고려해서 매우 매우 순화된 결말 버전을 원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실제 당시 출간된 출판사 편집버전 결말을 읽어보면 참 심심하고 두리뭉실하게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독자들이 투표로 결정했다는 세번째 버전도 있는데 두번째 버전이랑 큰 차이가 없더군요. 

   일단 이 작품은 보는 관점에 따라서 여러가지 재미가 있을 수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 출간당시 주 독자층이었던 소년 소녀들이 아니라 그런지 다른 작품보다는 재미가 덜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결론(하인라인 버전)은 몰아치기로 중간의 지루함을 털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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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캔버스
하라다 마하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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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고의 가독성과 독특한 소재가 결합된 미술 미스터리 대작

   오랜만에 별점을 개봉하게 만드는 작품을 만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에게 가장 의미있는 미스터리 소설을 꼽으라면 여전히 세이초옹의 "잠복"이 되겠습니다만 제가 읽은 소설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작품을 꼽으라면 앞으로도 이 작품 "낙원의 캔버스"가 빠지지 않고 들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 김사장님이 왜 이 작품을 끌어안고서 자신의 최대 기대작이라 아끼고 아낀다고 누누이 얘기했었는지 읽으면서 확실히 느꼈습니다.

   이 작품은 사실 애초에 끌리는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미술계의 현황이나 형편이 어떤지도 전혀 모르는데다가 미술 사조나 미술가에 대한 이해도 전혀 없는 저로써는 그림을 둘러싼 미스터리라는 소재자체가 편안하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매우 디테일하다는 평도 부담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에 읽게 되었는데 한번 읽기시작하자 그야말로 놓을 수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가독성도 좋았지만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서 마무리가 될지 너무 궁금해서 끊기가 힘들었습니다. 미스터리적 특성을 냉정히 따지면 충분히 예측가능한 결론이다보니 뒤통수를 탁치는 그런 반전이 있는 소설은 전혀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드라마가 살아있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 이야기를 끌고 가는 신선한 방식, 디테일을 유지하는 자전적 내용의 결합

   이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미술작품과 그 작품을 그린 작가인 앙리 루소, 그리고 저 유명한 파블로 피카소에 얽힌 신비스러운 이야기입니다. 그 그림에 닮긴 비밀을 풀기 위한 과정에서 작가 당시의 시절을 보고 남긴 듯한 옛 이야기가 마치 액자소설처럼 이야기속 또 하나의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그러니까 "현시점 - 과거 - 대과거의 이야기1 - 과거 - 대과거의 이야기2 ~~~ 과거 - 대과거의 이야기7 - 과거 - 현시점"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가진 양괄식 수미상관구조입니다. 대과거의 이야기3을 중심으로 대칭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는 사실 성경속 인물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방식에 무척이나 자주 쓰이는 구조로 구전되기 좋은 방식입니다. 달리 말하면 가독성이 좋은 구조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작가가 어떤 의도로 이런 구조를 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야기속에 얽힌 사연을 풀어나가는데 매우 용이한 구조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이런 구조에 독자도 쉽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따라 갈 수 있습니다.

   미술관과 전시회, 미술품, 콜렉터들의 세게 등 미술과 관련되어 다양하게 연관된 조직과 개인에 대한 이야기들이 매우 현실적이고 디테일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허술한 부분을 찾기 힘들만큼 정교하고 현실감있게 묘사되는 전개는 이야기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작가의 경험에 근거한 이야기다보니 실감이 날 수 밖에 없는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글을 쓰면서 배경을 제가 속한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로 한정지으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실감나게 쓸 수 있겠지요. 그런 점에서 이 이야기는 매우 설득력 있게 들리게 됩니다.

   이 소설속에 중요한 포인트로 등장하는 대과거의 이야기 일곱가지는 화자가 이 소설의 주요 작품을 그린 작가 앙리 루소와 주변인물, 피카소 등의 사연을 매우 사실감있게 그리고 있습니다. 저는 특히 이 대과거의 이야기가 와닿았는데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루소나 피카소의 미술을 대하는 태도랄까? 목숨도 부질없이 여기는 창작에 대한 숭고한 열정이랄까? 이런 것들에 상당히 감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술가의 열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이렇게 가슴 뜨거운 경험을 하게 하는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대과거의 이야기는 마치 '피카소의 색"과 같은 피카소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나고흐의 인생에 얽힌 작품들을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고, 작품속 주인공인 팀 브라운이 느끼는 감정에 고스란히 공감할 수 있어서 마음이 떨렸습니다. 최근에는 사실 책을 읽으면서 가슴 설레는 경험을 하기 힘들었던 만큼 이 작품에 느끼는 감정을 특별한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환영받기 힘든 장르적 한계

   그렇다면 저에게 남은 의문은 이런 것입니다. '일본에서 출간해서 엄청난 반향과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많이 팔리고 상도 수상한 이 훌륭한 작품이 국내에서는 왜 이다지도 안팔린 것인가?' 또한 '나는 왜 늘 이렇게 독자들이 외면하는 작가와 작품을 읽으면서 좋다고 감탄을 하고 자빠졌단 말인가?' 입니다. 이렇게 가슴뛰게 재미있고 훌륭한 작품이 이렇게 냉담한 반응을 받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소재가 미술과 미술작품이고 형식은 미스터리인 독특한 결합이라는데서 한계가 있는게 아닌가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단순하게 비약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미술"을 좋아하는 독자가 "미스터리"를 동시에 좋아하지 않거나, 미술과 미스터리를 동시에 믹스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거나 미술 미스터리 자체가 생소해서 불편하거나 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저도 이 책을 처음 대할 때 비슷하게 느꼈던 막연한 불편한 감정이 그런 것이었으니까요.

   기본적으로 국내에 장르소설 자체가 주류가 아니다보니 장르소설을 읽는 독자자체가 거의 매니아나 덕후로 비쳐지는데 사실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분들이 다양하게 독서를 즐기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리되는 것은 소수자의 설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 미스터리라는 것도 나름의 양식이 있고 법칙이 있습니다. 질서랄까? 작가와 독자간의 익숙해져 있는 약속이 있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일반적인 그런 약속에서 조금은 벗어나 있는 부분이 있어요. 벌써 주인공 직업부터 이야기가 펼쳐지는 시대와 공간 자체가 익숙하지 않잖아요. 읽을 책이 쏟아져 나오는 이 시대에 이 책을 굳이 읽기란 쉽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 형국이다보니 의외로 이야기 중간 즈음에 살짝 지루하게 느낄 수가 있어요. 저는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읽기는 했지만 중반에 '아, 이쯤에서 좀 지루하게 여길 독자들도 꽤 있겠다.'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게다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의외로 미스터리적 요소가 약해요. 극적인 강력함이 좀 약하다보니 저처럼 이야기속 이야기에 감흥이 크지 않은 경우는 그냥 그저그런 미스터리 소설로 평가할 확률이 무척 높은 것입니다.

   극적이고 자극적인 본격 미스터리를 많이 접하지 않은 저로써는 미스터리적 요소도 상당히 적당했고 등장인물의 내면묘사도 충분했다는 생각입니다. 전체적인 소재나 전개, 디테일도 훌륭했고 특히 작품속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예술작품에 대한 열정, 그리고 애정과 집념, 작품을 보존하려는 노력 등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던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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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 자르기 Fired K-픽션 13
장강명 지음, 테레사 김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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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픽션 시리즈 13번째 작품

저는 K-픽션 시리즈는 처음입니다. 막상 읽으려고 보니 생소한 구성입니다. 한페이지는 국문으로 한페이지는 영문으로 쓰여있는 한영 혼용버전이군요. 전체 페이지가 120페이지도 채 안되는 얇은 책인데 판형 자체가 작습니다. 여기에 양면기준 40페이지가 채 안되는 짧은 단편 소설 한편이 수록되어 있어요. 소설 한 작품에다가 작가노트, 해설, 비평까지 함께 수록되어 있는 토탈 패키지입니다. 특이한 구성이네요.


#2. 국내 사회의 문제를 고발하는 독특한 시각

"알바생 자르기"는 장강명 작가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이 짧은 소설은 중소기업의 사장과 여과장, 여과장의 남편, 그리고 비정규직 알바생이 주요 등장인물입니다. 정규직, 비정규직의 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새삼 새로울 것도 없는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다루는 소설이라하면 떠오르는 기본 플롯이 있습니다. 만화 '미생'의 장그레처럼 비정규직 주인공이 등장하고 철벽같은 사회구조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갖은 노력을 하는 가운데 겪는 어려움, 분노, 좌절, 그리고 희망이죠. 이런 방식은 매우 일반적이지만 안정적이고 많은 독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좋은 화법입니다.

이 작품은 그런 방식의 화법에서 철저하게 벗어나 있습니다. 화자 자체가 사장도 아니고 알바생도 아닌 중간층 과장이예요. 비정규직 알바생 혜미는 분명 사회적 약자이고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속에서는 "잘라야 할, 잘라 마땅한" 대상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알바생 혜미는 조직이 요구하는 사회적 소양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못하고 지극히 부족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외국계 본사에 인정받고 싶어하는 어딘가 철없어 보이는 "꼰대"사장의 모습도 비판적 시각으로 나타내고 있고 말입니다. 한마디로 모두까기의 형태로 묘사되는 캐릭터들이 가득한 답답하고도 불편한 소설입니다.


#3. 장강명 작가 작품의 장점과 한계에 대해..

장강명 작가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사실 우리 사회의 폐쇄성, 왜곡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말하지 않고 철저히 숨기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현실 말입니다. 아직도 뉴스가 사실, 진실 만을 말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 이상 이런 태도는 계속 유효하겠지요.  이런 답답한 현실 속에서 기자출신의 작가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까발리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즐기는 것만 같아요. 과연 작가가 까발리는 현실이라는 것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만 어쨌거나 감추기보다는 보여주기를 선택한 것만으로도 주목받아 마땅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계속 발표해오는 소설을 살펴보면 "인간 본질에 대한 고찰보다는 인간들이 이룬 사회 현상에 대해 초점을 맞춘다."라고 할 수 있어요. 시대에 부합하고 공감을 일으키는데 매우 유리한 이런 방식의 접근은 화제성 가득한 문제작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오늘 날까지 회자되는 많은 명작 고전이 대체로 "인간의 본질" 문제를 다룬 것을 생각해보면 시대적 특징이 시대적 한계가 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고전이라고는 제대로 읽어보지도 못한 제가 이런 표현을 하는 것도 좀 우습기는 합니다.

한편으로 이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나지만 작가는 항상 계급을 나누고 계급간의 대립을 그리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 구분과 시각이 상당히 적절하고 균형이 잡혔다는 생각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을 수 있지만 저자의 시각은 작품을 끌고 나가는데 매우 중요한데, 대체로 공감을 받는 것으로 미루어 치우치지 않았다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저자가 균형이 잡힌 시각을 가지고 있느냐 어떠냐와 상관없이 작품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오해의 소지가 무척 많습니다. 독자가 소설을 대할 때 선입관을 모두 버리고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거룩한 태도를 가지고 읽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각자의 입장과 시각을 가진 상태에서 자기 편한데로 소설을 읽게 됩니다. 그러므로 사회적 문제를 다룬 작품은 늘 논란이 일어나고 이슈가 되는 것이죠.

저자가 그런 반응을 노리고 이런 형태의 글을 지속해서 쓰는 것이라면 개인으로써는 현명한 태도이기는 하나 소설가의 소명이라는 관점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소설이 어떠해야 한다라고 강제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태도입니다만 독자 입장에서 소설과 기사는 다른 것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소설에서 조금은 진일보해야한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특종"을 터트리는데에 그 목적이 있는 기사는  기자가 지향해야하는 성공적 글쓰기 입니다. 이 과정에서 공부도 필요하고 통찰력도 필요하며 치열한 취재도 해야겠지요. 그러나 소설은 많은 사람에게 반향을 일으킬 "특종"에서 그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던지기만 하고 해석이나 판단은 독자가 알아서 하라는 방식은 좋은 소설의 종착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회문제를 다루고 고발하는 소설은 필연적으로 프로파간다는 포함할 수 밖에 없는 것도 한계입니다. 어쩌면 그런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 또한 작가적 의무를 회피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모든 작가가 '인간의 본성을 고찰'할 필요는 없습니다. 장강명 작가는 이미 국내에서 나름의 확고한 역할과 자리를 잡은 인상입니다. 이 작품 역시 장강명 작가의 역할에 부합하는 내용입니다. 기본적으로 단순명쾌한 문장에 가독성이 좋고, 독특한 시각으로 읽기에 재미있고, 의미있는 작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강명 작가의 작품을 계속 읽고 있고 애정을 가진 제 입장에서는 지금보다는 좀더 '인간의 본질'에 대한 고찰쪽으로 방향을 잡아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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