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집 단독주택 3년 후 - 꼭 누리고 싶은 삶, 꼭 이루고 싶은 꿈
유은혜 지음 / 동아일보사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 아파트 왕국 대한민국에서 단독주택을 선택한 사람들과 3년 후를 말하다.
 
   부모님이 능력이 있으신 분들이 아닌 다음에야 다들 비슷하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목돈없이 결혼생활을 시작해서 결혼 후 원룸부터 많이도 옮겨다녔습니다. 아이들도 생기고 책도 많아지면서 점점 넓은 공간에 대한 욕심도 커진 것이 사실이고요. 아이들 학교문제도 중요하고, 그러다보니 계속 아파트를 넓히는 쪽으로 방향이 가기 마련이었습니다. 
 
   아파트가 생활면에서 편리하고, 학교 근처일 경우 교육도 유리하고, 치안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원룸부터 이런 단체로 모여사는 아파트 생활을 좀 해보니 가장 큰 단점이 정해진 규격에 우리가족을 끼워 맞춰야한다는 점이더군요. 예컨데, 나는 허벅지가 엄청 두껍고 팔이 긴데 일반 기성복을 사서 입어보니 허리가 남고, 어깨가 헐렁하고 뭐 이런 느낌 말입니다. 공간 이용을 각 가정의 특성에 맞게 자유롭게 하기에 제약이 무척 많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층간소음문제도 심각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너무 비싸다는 점입니다.
 
   한편, 편하고 넓은 집을 원하는 마음에 이래저래 아파트 평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흘러왔던 것이 언제부턴가 좀 질려버린 면이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전투적인 성향이 아닌지라 부대끼는 것도 싫고 지긋지긋하 생각에 언제부터인가 "단독주택"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저는 변화를 싫어하는 족속이라 이런 것도 아내가 항상 먼저입니다. 아내가 뭔가를 하면 어물쩍 따라가는 형국이죠. 이 책도 아내가 산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더 열심히 읽은거 같네요.
 
   이 책은 저자가 "살고 싶은 집 단독주택"이라는 책을 출간한지 3년 후에 그동안 소개했던 집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AS하는 마음으로 쓴 책입니다. 그 외 단독주택 트렌드라든가, 변화된 인식이라든가, 디테일한 법적, 실제적 문제를 많이 보충해서 설명하는 그런 책입니다. 저는 이 "3년 후"라는 컨셉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유행에 민감한 나라가 없는데 "단독주택"도 유행처럼 왔다가 많은 사람들의 실망과 상처를 안기고 떠나갈 수도 있는데 지속적으로 취재하고 결과를 전해주는 것은 저자로써 책임감 있는 행동이라는 생각입니다.
 
   여튼 당연히 그 후 잘 살고 있는 분들만 인터뷰에 응했을 수도 있고, 선별적으로 저자가 선택한 결과일 수도 있지만 여튼, 단독주택을 선택하신 분들은 제가 보기에도 3년동안 너무나 만족스럽게 잘 살고 계셨던거 같네요. 그들의 용감한 선택이 옳다는 증명같은 느낌입니다. 전작을 못봤으니 저에게는 그 집들이 다 새롭게 와닿았는데 관리도 너무 잘했고, 아파트와는 다르게 아예 독창적인 방식의 공간창출과 활용을 보면서 감탄했습니다.
 
 
#2. 다양성, 확장성의 단독주택, 일과 가정이 하나로 모이는 곳.
 
   단독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집주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구성원에 맞게 맞춤으로 창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 모든 부분에 걸쳐 돈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지만 정해진 예산 내에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당장 꼭 해야하는 것과 차차 여유가 생길때 채워넣는 것을 잘 구분하면 오랜 시간에 걸친 가정생활을 잘 준비할 수 있는 것이요.
 
   이 부분에서 저자는 꼭 전문적이고 경험이 풍부하면서도 본인과 지향하는 바나 마인드가 잘 맞는 건축가를 만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집에 대한 컨셉과 니드는 본인이 가지고 있되 그것을 보다 확장하고 구체화하는 것은 건축가입니다. 경험이 풍부한 건축가와 시공사를 선택하고 서두르지 말고 오랜 기간 고민해서 시작해야 두번 세번 수정하고 이중삼중으로 비용이 지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여러 단독주택의 유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가정과 일이 합치되는 그런 주택이었습니다. 애초에 단독주택을 만들 때, 1층을 상업공간이나 작업실, 사무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독립가능하게 설계를 하는 것이지요. 물론 꼭 1층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한 공간을 입주시부터 일을 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아이들이 있을 경우는 훗날 아이들이 독립하고 나면 그 공간을 이용해서 부부가 무언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함으로써 일과 가정을 주택내에서 해결하는 것이죠. 이런 방향은 결혼전부터 아내와 늘 이야기하고 꿈꾸던 모습이기도 해서 무척 설레였습니다.
 
 
#3. 막연한 환상, 생각보다 의외로 복잡한 현실
 
   그런데 즐거운 마음으로 읽다보니 갈수록 만만치 않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더군요. 법적으로 걸리는 것도 많고 알아야할 것도 많고 그냥 땅사서 집지으면 땡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집을 지으려는 곳의 택지가 어떤 택지인지에 따라 제한도 많고, 미리 알아야하는 사항도 무척 많았습니다. 집을 지으면서도 시공사나 건축가와 협의하고 확인할 사항도 무척 많아보였습니다.
 
   한편으로는 아파트가 아니라 내맘대로 하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주변 이웃들이나 주위 건물들과의 조화도 고민해야 합니다. 역시나 세상에 쉬운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자가 그렇게 오랜 시간을 두고 여유롭게, 한편으로는 치밀하게 준비하고 구체화하라고 강조하는 모양이었습니다.
 
   책의 중간즈음에 단독주택을 짓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부터 일어날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알려주고 있어서 로망과는 상관없이 현실적인 고민할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내용들 때문에 머리가 복잡해지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으니 좋은 쪽만 보고 시작했다가는 탈탈 영혼까지 털리는 일이 발생할 테니 좋은 조언자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직장문제나 교육문제, 아니 이런 문제를 다 떠나서도 집을 짓기 위한 비용문제만 고민하더라도 꿈의 "단독주택"을 대체 언제나 지을 수 있을지 요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족의 꿈과 욕구에 딱 맞는 집을 짓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그런 책 "살고 싶은 집 단독주택 3년 후"였습니다. 흐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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