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포드케인 불새 과학소설 걸작선 14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안태민 옮김 / 불새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1. 대관절 화성의 포드케인은 누구란 말인가?

   불새의 근작인 "화성의 포드케인"은 불새출의 SF 그랜드 마스터 '로버트 A.하인라인'의  수많은 장편 중 중기 정도에 위치하는 소설입니다. 저도 하인라인 횽님의 작품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워낙 계속 언급하는 "달을 판 사나이" 한권으로 이 작가의 매력에 푹 빠져서 계속 찾아 읽게 되는 형국입니다. 

   불새 출판사의 라인업에 국한되게 보자면 이 작품은 초기 "달을 판 사나이(The Man Who Sold the Moon, 단편, 1950)" 이후 "우주의 개척자(Farmer in the Sky,장편,1953)"를 지나 "화성의 포드케인(Podkayne of Mars, 장편, 1963)"에 이르게 됩니다. 국내에 출간된 하인라인의 장편이 대부분 절판이 된 상황에서 불새가 지속적으로 하인라인의 다양한 작품을 소개해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달을 판 사나이"에서 인류가 달 여행에 성공하고 지구와 달 사이를 왕복하기 시작하면서 "우주의 개척자"로 넘어가면 원제와 같이 '하늘의 농부'시대 즉, 화성에 사람들을 보내 화성을 개척하고 인류가 정착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게 됩니다. "우주의 개척자" 내용이 새록새록 생각이 나는군요. 여튼 이 작품 "화성의 포드케인"의 시대적 배경은 화성 개척 후 많은 시간이 지나 금성도 개척합니다. 그래서 지구, 화성, 금성, 꼽사리 달까지 인류가 우주여행을 주기적으로 하는 시대에 이르러 등장하는 에피소드입니다.

   그래서 화성의 포드케인은 대관절 누구냐? 일단 주인공 이름인데 소녀예요. 화성에서 태어난 화성소녀고 예쁘고 머리가 좋은데다가 착하기까지한 소녀입니다. 이 소녀는 화성의 정치적 실력자 상원의원인 친척 톰 아저씨와 소녀의 남동생이자 포드케인보다 훨씬 더 머리가 좋은 클라크와 함께 화성에서 금성을 거쳐 지구까지 다녀오는 우주여행을 떠납니다. 이 소설에서는 지구까지 가지 못하고 금성에서 일종의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거기서 이야기가 끝나긴 합니다만. 

   포드케인은 화성의 성인으로 어려운 일에 처하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성 포드케인의 이름을 그대로 따서 지은 이름입니다. 지구로 치자면 이름을 '마더 테레사'로 지은 격이죠. 


#2. 화성의 포드케인이 우주선과 금성에서 겪는 생소한 경험을 다룬 이야기

   이 소설이 어떤 의미에서 지어진 것인지 읽는 내내 궁금했습니다. '왜 하필 소녀야?'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죠. 소녀가 겪을 수 있는 일이 국한될 확률이 높으니까요. 사실 천재 동생 클라크가 주인공이었다면 더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는데 이 소설이 SF지만 의외로 미스터리 같은 느낌이 날 수 있었던 것은 화자가 소녀인 포드케인이기 때문입니다. 동생이 뭔 짓을 하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시각으로만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으니 독자입장에서 답답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한 상황을 지속할 수 있어서 긴장감을 유지하는 효과를 주거든요.

   소설의 전체 내용상 크게 세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는 포드케인이 지구로 가기 위한 우주선을 타는 과정, 두번재는 우주선에서 겪는 여러가지 일의 디테일한 재미(우주 방사선 문제라거나, 인종차별 문제 등), 그리고 마지막으로 금성에서 겪는 미스터리한 모험담 등입니다. 

   이 세가지 이야기에서 작가가 상상해서 설정해놓은 화성의 환경이나 지구와 금성간의 관계 문제, 화성의 문화 등에 대한 묘사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여기에 지구-금성-화성 간 삼각비행을 하는 우주선의 존재와 우주여행의 디테일한 내용전개도 볼 만한 내용입니다. 화성 소녀 포드케인은 꿈이 우주비행사입니다. 그러다보니 화자의 관심에 맞게  우주선내 생리와 선장을 비롯한 항해사들의 업무나 의무 등에 대한 내용이 많은데 요 내용이 의외의 재미가 있습니다. 

   한편 금성에 도착해서는 전혀 생소한 금성의 환경과 문화에 대한 기록이 지속되는데 지구, 화성, 금성의 환경, 역사, 문화의 차이를 비교해 상상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포드케인 일행이 겪게되는 위험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3. 이 작품에 나타난 논쟁적 부분, 그리고 다른 버전의 결말을 읽는 재미

   단지 우주를 여행하는 내용만으로 보면 이 작품이 높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러나 하인라인 옹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애초에 톰 아저씨가 우주여행을 동행하는 이유가 화성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대표자 입장이다보니 정치적 입장이 다른 세력이 존재하고 이들 때문에 목숨을 위협받는 등의 에피소드가 추가되는 것이죠. 사실은 현실 세계에서 존재하던 정치적 세력 문제라던가 이런 것들을 그대로 소설속에 옮겨 이식해 둔 저자의 의도를 파악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 작품의 위기 절정에 해당하는 금성에서의 에피소드는 지구-화성-금성간의 첨예한 정치적 대립을 극적으로 잘 드러내주는 일입니다. 그리고 화자인 포드케인은 계속 동생 클라크를 양아치, 돌아이 취급을 하고 있지만 이 부분이 반전 포인트입니다. 사실 클라크만 모든 사건의 전말을 이해하고 마지막에 마치 "잭 리처"처럼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부분의 결말이 버전이 세개나 존재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하인라인이 고집했던 하인라인 버전이 비교도 안되게 좋았습니다. 하지만 출판사에서는 어린 독자들을 고려해서 매우 매우 순화된 결말 버전을 원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실제 당시 출간된 출판사 편집버전 결말을 읽어보면 참 심심하고 두리뭉실하게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독자들이 투표로 결정했다는 세번째 버전도 있는데 두번째 버전이랑 큰 차이가 없더군요. 

   일단 이 작품은 보는 관점에 따라서 여러가지 재미가 있을 수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 출간당시 주 독자층이었던 소년 소녀들이 아니라 그런지 다른 작품보다는 재미가 덜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결론(하인라인 버전)은 몰아치기로 중간의 지루함을 털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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