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한중일 세계사 5 - 열도의 게임 본격 한중일 세계사 5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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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공사가 다망하여 정신은 없지만, 그럼에도 타고난 습성 탓에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여 짬짬이 읽는 중이다. 역덕후 굽 선생의 역사 만화 <본격 한중일 세계사> 작년 12월 쯤에 4권 리뷰를 했던 것같은데 벌써 5권이 나왔더라. 이번 편은 전편에 이어서 태평천국의 난을 최종 마무리 짓고 옆동네 열도로 포커스를 옮긴다.

태평천국의 수도 난징 포위되다. 장장 14년 동안 중국 대륙을 진동시키며 꿈의 파라다이스(물론 지들 기준에서)을 실현할 것 같았던 태평천국의 멸망도 초읽기에 들어가는데.

태평천국 천왕 홍수전의 머리속을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지난날의 리즈 시절.

홍수전 죽기 전 수십 년 뒤 마오의 등장을 예언하다. 마지막 유언으로 "천국으로 올라가 하나님 아버지에게 천병을 청할 테니 하늘에서 병사들이 내려와도 놀라지 말라." "공수부대인가?"라는 부하의 드립.

그렇게 지상에서 천국을 꿈꾸었던 그가 결국 죽어서 천국의 문을 두드리러 가는데. 난징은 함락되고 잔여 세력들마저 정리되고 죽을 놈들 죽고 이것으로 파란만장했던 태평천국 편은 끝. 하지만 그 와중에 등장한 또다른 녀석들. 한떼의 고양이 무리(왜놈들) 상하이에 나타나다.

"산 채로 썩어간다"라는 다카스키 신사쿠의 맞말 퍼러이드. 너무 맞말이라 반박이 불가.

중국보다 한발 늦게 개항했지만 흘러가는 모양새는 그다지 다르지 않는 일본. 막부가 근대화다 서구화다 어쩌구 하면서 정신 없는 와중에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썩어빠진 세상 엎겠다고 달려드는 불만분자들과 뒤에서 부채 들고 바람 날리는 지방 번주들.

비록 이빨 다 빠진 신세라지만 막부 또한 나름대로 제 세상을 앞으로도 틀어쥐기 위하여 노력 중.

막부세력과 토막세력의 대립은 결국 1864년 7월 19일 킨몬(禁門)의 변으로 폭발. 신선조와 사이토 하지메도 나왔는데 켄신도 어딘가에서 등장하지 않으려나. 다음 편은 막부의 조슈 정벌을 시작으로 무진 전쟁과 메이지 유신 차례가 될 듯.

세간에 이름난 굽본좌의 야심작답게 이번 편 역시 온갖 기발한 역드립이 난무한다. 전편이 난장판이 된 중국이었다면 이번편은 열도의 난투극이다. 팬더와 고양이, 수탉, 사자 등 의인화된 동물들이 펼쳐 나가는 파란만장한 역사 이야기, 중간중간 등장하는 재치있는 패러디와 독자의 허를 찌르는 유머. 이 나이 되어서 평소에 만화 따위 보지는 않지만 이 책은 정말 재미있는 책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으로 아무래도 깊이가 다소 부족하다는 점은 어쩔 수 없다. 지식 전달보다 개그가 우선이다보니 재미는 있지만 학생들 입장에서 역사를 배울 만한 책은 아니다. 킬링 타임에 적격이다. 게다가 요즘 젊은 세대의 트랜드에 맞춘 탓인지, 나처럼 그 트랜드에 익숙치 못한 노땅 세대 입장에서는 솔직히 뭔 뜻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없지는 않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세대 따지지 않고 누구나 부담 없이 읽으면서 피식 웃을 수 있는 책이다. 시중에는 <이야기 일본사>를 비롯해 다양한 일본사 개설사가 있으므로 곁들어 읽는다면 재미가 200%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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