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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그램의 희망 - 삶의 매순간은 신성하다
강인식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평점 :
책장의 종이가 너무 두꺼워 잘 펼쳐지지 않아서 읽는 내내 양손에 힘을 주고 있어야
했다. 한 손을 사용할 수 없는 장애인이라면 이 책 읽기를 일찌감치 포기했을 것이다.
아이들이 볼 동화책이니 너무 좋은 재질로 비싸게 책을 만들지 말라고, 싼 값에 모두가
사 볼 수 있도록 해달라는 당부를 출판사에 했던 권정생작가처럼 이 출판사에도 반드시
그런 당부를 잊지 말고 해야 할것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책의 위대함은 단지 장애의 극복이란 것에만 촛점을 맞춘 것이 아니란 것이다.
유학생활, 선진국과 한국의 상아탑과는 어떤 차이가 있으며, 우리가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지구과학이나 해양과학에 대한 전문용어들을 거르지 않고
설명해서 낯선 학문의 분야를 잠시나마 맛볼 수 있었던 것, 과학자라는, 단어로는
익숙하지만 직업으로는 생소할 수밖에 없는 것의 여러 일화들이 난 무척 흥미
로웠고, 더해서 장애의 극복까지로 이어지니 이 책의 위대함은 빈말이 아니다.
장애의 극복이라 쓰면서도 하루하루를 이겨내야만 하는 그 극복이란 얼마나
고단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나는 너무 쉽사리 "장애의 극복"이란 말을 사용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 숙연해진다.
"내가 6개월만에 학교에 복귀했다는 사실이 미국에 있는 병원에게도 알려진 후
다음과 같은 연락을 받았다. 우리가 너를 퇴원시켰을 때는 곧바로 학교와 사회에
복귀할 수 있었는데 왜 3개월을 한국 병원에서 더 보냈냐고 하면서, 혹시 그곳에서
우리가 하지 않은 특별한 치료를 받았느냐는 내용이다. 우리나라 언론에는 전신이
마비되는 사고를 당한 지 6개월 만에 복귀한 것이 대단한 화젯거리가 되었지만
실은 3개월 만에 복귀할 수 있었다."
이런 면에서 우리 한국은 선진국을 따라 갈 여력이 너무 부족해 보인다.
재활이란 사회복귀로 그대로 연결되는 미국의 재활병원, 참 부럽다. 어마어마한
병원비가 문제겠지만 말이다.
전신마비 중증 장애인 판정을 받은지 6개월 만에라도 그가 다시 복귀할 수 있었고,
주목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언급했듯이 그가 "서울대 교수"인 이유가 큰 부분을
차지했을 것이다.
"서울대 교수"라는 직함 이면에는 국가와 사회 공헌에 대한 그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니 우리는 타당하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이다.
공부를 잘하면 유리한 부분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래서 난 늘 공부 잘했던,
공부 잘하는 사람이 부럽다.
0.1g의 희망으로도 용기를 내고, 신문지 크기 만큼의 햇빛만으로도 살 가치가 있다고
하는데 나는 영리한 사람을 부러워 한다. 나는 내가 가진 것 보단 내가 못가진 것에
더 큰 무게를 두는 어리석음에서 오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자꾸자꾸
책을 찾는다. 적어도 내가 어리석다는 것은 알고 있고, 그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는 팽배하기에!
이상묵 교수, 그가 본인을 큰 행운아라 칭하니 내가 할 수 있는 행동 하나하나에 그리
감사하더라. 비록 부엌일을 엄청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오늘 저녁 설겆이 만큼은 무리
없이 두 손으로 거뜬히 해내는 내가 감사하고 감사했다.
*대학교육은 경우에 따라서는 답이 없는 학문적인 문제를 가지고 학생을 훈련시키기도
한다. 기술적인 부분은 나중에 사회에서 몸으로 부딪치면서 배울 수밖에 없다.
대학교육이 현장과 동떨어져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대학은 독립적이고 합리적인
생각과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훈련 시키고 나머지는 사회가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바로 써 먹을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치는 대학도 있다. 산업대학이 그런 목적에 부합하는
대학이다.
*공부는 지능지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공부에 대한 흥미와 열의가 결국 승패를 좌우
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