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쓸모 있을걸 창비아동문고 60
이오덕 지음, 이혜주 그림 / 창비 / 1984년 10월
평점 :
절판


주로 80년대 초 시골 초등학생의 동시를 모아 둔 책이다.

아이들의 동시를 읽다보니 이 세상에서 어른들은 모두 없애도 될 것 같다.

그래서 피터팬이 대장인 원더랜드는 얼마나 평화롭고 즐거운 곳이겠는가!

그 시절 대부분의 시골 아이들은 거의가 집안 일을 거들었다. 산으로, 들로, 강으로 

맘껏 자연의 품 속에서 노동을 해야 했던 그들이 훨씬 인간다운 생활을 했던 것 같다, 

부러울만큼!

그러고보면 요즘의 아이들 동시의 소재는 무엇일라나? 잔혹동시라는 말도 있는 것

보면 가슴 흔들리는 뻐근한 느낌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초등 2학년 쯤이었던가? 일기장에 일기 대신 시를 쓴 적이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 빨간 펜으로 일기에 시를 쓰면 안된다고 적어 두신 거다.

어린 나이임에도 그 말엔 승복할 수 없더라.  왜 안되는지 이유라도 적어 두실 일이지

그냥 안된다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납득할 수 없었고 그렇다고 이유를 물어볼

당참은 없었다. 비가 온 날이나, 구름이 아주 이뻤던 날, 울적한 날등등, 변화없는 

일상에 대한 일기보다는 시로 뭔가를 나타내고 싶은 날도 있었는데 선생님의 그 빨간

펜 지적 이후엔 시를 만들지 못했던 것 같다. 한창 동시가 궁금했던 즈음이었건만.

초등 2학년때의 일이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걸 보면 그 선생님은 참 잘못한 것이다.

"내 손은 항상 닦아도 더러워요
선생님은 내 손에 누룽지가 눌었다고 해요
점심 안 싸갖고 온 날 긁어 먹으라고 해요
나는 부끄러워 닦았지만 
그래도 더러워요
손이 글씨도 써주고
밥도 하고 먹고 해요
내 손은 때도 있고 더러워도
나는 좋아요"

초등 6학년 여자아이의 동시다. 선생님의 이야기가 얼마나 속상했을까! 차라리 

속상하고 말면 다행이지, 상처가 되어 남는 경우엔 어쩌란 말이냐!

"나는 코를 많이 흘린다
선생님이 내가 코를 흘리는 것을 보고
코부장이라고 그랬다
그걸 아이들이 듣고
나보고 코부장이라고 까불었다
나는 오늘까지 학교 올 때마다
코부장이라고 안 칼 때가 없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싫다"

4학년 남자아이의 동시다. 일선의 교사들은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일이다.

그러고 보면 이 책의 동시들 중에서 선생님에 대한 원망의 동시들은 있지만, 선생님의

격려나 칭찬, 그들에 대한 존경 내지는 감사에 대한 동시는 보질 못했구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을 잘 키워간다. 어쩌면 어른들이 없다면 그들은

더욱 아름답게 자랄 수 있지 않을까? 내 아이들에게도 내 생각을 너무 넣지 말것을, 어른의

잣대를 너무 들이대지 말거를 싶은 것이 여간 안타깝지 않네. 나보다 그들이 훨씬 더 훌륭

하다는 것을 이제사 알다니, 정말 살아도 살아도 여태 삶은 서툴기만 하다.

이 책의 삽화는 너무 조잡한 듯하다. 차라리 없는 편이 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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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sa7082 2016-08-15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을 어떻게 하면 있을까요?
방법을 꼭 알고 싶어요
지금은 구할수가 없네요..

Grace 2016-08-17 10:53   좋아요 0 | URL
제 것이면 드릴 수 있겠는데 저도 도서관서 빌려 읽은지라..
도서관서 저 책을 빌려 직접 노트에 필사하시는 것도 내 것으로
만드는 좋은 방법이더라구요.
혹 쓰기 불편하신 분이면 제가 필사해 드릴 수도 있어요.

꼭 같은 책이어야 한다면, 글쎄요... 오래 된 책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