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세계 - 개정3판
막스 피카르트 지음, 최승자 옮김 / 까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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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이야기 하는데 말이 이토록 많이 필요하다니!

무척 시끄러운 침묵같다는......








* 침묵은 결코 수동적인 것이 아니고 단순하게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침묵은 능동적인 것이고 독자적인 완전한 세계이다. 침묵은 그야말로 그것이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에 위대하다. 침묵은 존재한다. 고로 침묵은 위대하다. 그 단순한 현존 속에 침묵의 위대함이 있다.


*침묵은 이름할 수 없는 천 가지의 형상 속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소리 없이 열리는 아침 속에, 소리 없이 하늘로 뻗어 있는 나무들 속에, 남몰래 이루어지는 밤의 하강 속에, 말 없는 계절들의 변화 속에, 침묵의 비처럼 밤 속으로 떨어져 내리는 달빛 속에, 그러나 무엇보다도 마음속의 침묵 속에.


* "진리는 없다"고 한 사람이 말했다. 그러자 다른 한 사람이 말했다. "그렇지만 당신 자신이 감히 진리란 없다는 것을 하나의 진리로 주장하고 있다."


* 진리로는 완전히 채워지지 않은 말의 공간을 인간은 슬픔으로 가득 채운다.


* 하늘의 궁륭(이 말은 처음 들어보는 말이라 한번 적어본다)


* 오늘날의 언어는 극도로 긴장해 있고 침묵으로부터가 아니라 선행했던 말로부터 나오고 침묵이 아니라 다음 말로 가버린다. 


* 인간은 이미 생각하는 인간이 아니라 다만 생각되는 대상일 뿐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나는 생각된다. 고로 존재하지 않는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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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참는 아이 장애공감 어린이
뱅상 자뷔스 지음, 이폴리트 그림, 김현아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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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어쩜 이렇게도 잘 그렸을까!

수많은 책들 속에 앉아 있는 작은 아이.

표지의 이 그림만으로도 이 책에 손이 저절로 갈 것 같다.


엄마는 미쳤어!

살아있는 엄마보다 죽은 엄마가 더 좋아.

난 엄마처럼 되고 싶지 않아.


이렇게 말하는 아이의 심리가 그림으로 아주 잘 나타나있다.

가엽디 가여운 그 마음을 그림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흔히 마음을 글로 적은 것이 책이 되겠는데

이 책은 마음을 그림으로 그렸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보는 감동이 있고, 그 감동은 글만큼이나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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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6
토머스 하디 지음, 정종화 옮김 / 민음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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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엾은 친구들, 이렇게 비참한 광경을 보고도 날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존재라고 생각하다니!" 그녀가 외쳤다. 조심스럽게 꿩들을 죽이는 동안 얼굴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에게는 육체적 고통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는데! 육신이 갈기갈기 찢어진 것도 아니고, 피를 흘리는 것도 아니야. 음식을 먹고 옷을 입는 데 쓸 두 손이 아직 멀쩡한데 말이야." 그녀는 자연속에서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사회의 인위적인 법 때문에 죄인이 되었다는 부질없는 생각에 눌려 고통스러워했던 지난밤의 암담했던 마음이 오히려 부끄러웠다.


* 테스는 정말로 "순수한 여인"인가? 그녀가 진정으로 "순수한 여인"이라면 어째서 당대의 법정은 그녀에게 교수형을 내리는 것인가? 테스가 살인을 저지른 것은 사실이고, 살인에 대한 당대의 법적 형량은 교수형이었기 때문에 그녀에게 내린 극형이라는 처벌은 빅조리아 조의 관행에 의하면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혹독한 사회법과 테스의 참된 모습 사이에 먼 거리가 있음을 강하게 느낀다. 테스의 인생 드라마에서는 사회법이 너무나 가혹하고 부당하기에 독자는 그녀의 억울함을 아프게 느끼고 그녀 편에 서서 법의 잘못을 비난하게 되며, 바로 이것이 소설의 출판 초기부터 지금까지 100년을 훨씬 넘게 계속되는 인기의 비밀이기도 하다. 


* 이 소설이 대중에게 커다란 지지를 받은 이유가 바로 이러한 인간의 태생적 자유가 사회법에 의하여 억제되고, 그러한 상황이 테스로 대표되는 순수한 개인을 파멸시키는 당대의 모순된 현실을 고발하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테스에게 내려진 법적 극형은 하디가 사회법과 대비시키는 자연의 법칙 속에서는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는 명제가 강하게 암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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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5
토머스 하디 지음, 정종화 옮김 / 민음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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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전 남원 광한루에 다녀왔다.

그 시절 양반들은 얼마나 풍류를 즐기며 잘 놀 수 있었을까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밀양 영남루에 올랐을 때도 딱 그 생각이 들었었는데 말이다.

술상이 벌어지고 기녀들이 춤을 추는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매스컴의 영향도 클 듯 싶다.


괜히 뭔가 분한 감정이 일어나는 것은, 

양반들에 대한 적대감이라기 보다는 

그 바라지를 굽신거리며 했을 노비들에 대한 애잔함이 더 컸던데 있지 싶다.



1891년에 나온 이 책의 그 시절도 여자의 목표는 좋은(?) 남편을 만나는 것이며,

가문의 중요성이 엄청나다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런 시절에 이런 책이 나올 수 있었다는 것에 작가의 훌륭함이 있는 것 같다.

<인형의 집(1879년 헨리크입센)>을 읽었을 때도 이런 생각을 했었다.


<오만과 편견(1813년 제인오스틴)>에서 

엘리자베스의 엄마가 딸의 결혼에 온 신경을 몰두하듯, 

테스의 엄마도 딸의 결혼으로 딸의 인생을 바꿔보고자 하는 욕망을 보고,

이것이 요즘의 우리 사회에서는 공부(대학입학)로 전환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에사 가문이니, 양반이니 하는 것은 없어져 좋은 시절이지만

책 속에 나오는 깨끗한 자연환경이 주는 아름다움은 그것만 하지 못해 애석하다.

그 시절의 깨끗한 풍경을 글로 감상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고전의 값어치는 충분하리라.







* 나이가 들고 상황이 어떤지를 알게 되면서, 여동생과 남동생들을 돌보고 먹이는 일이 말할 수 없는 고생인데도 어머니가 생각 없이 너무 많이 낳아 그녀에게 떠맡기는 것을 보고, 테스는 자신이 멜서스의 인구론자가 되는 것을 느꼈다. 어머니의 지능지수는 행복한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았다. 


* 청명한 9월 저녁, 해가 지기 직전, 머리칼같이 가는 누런 햇살이 푸른 그림자와 시간을 다투고 있었다. 


* 어째서 비단만큼이나 섬세하고 사실상 눈처럼 티없는 이 아름다운 여자의 살결에 운명처럼 추한 무늬가 박히게 되었는가? 어째서 늘 조잡한 사람이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을 차지하고, 엉뚱한 남자가 자기 짝이 아닌 여자를 소유하며, 엉뚱한 여자가 남의 남자를 갖는지에 대해서는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분석철학도 우리의 질서의식에 맞는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 거의 단숨에 테스는 소박한 처녀에서 복잡한 여인으로 변화했다. 얼굴에 사려 깊은 분위기가 떠오르고 때때로 목소리에는 비극적 음색이 서렸다. 눈이 더 커지고 좀 더 강렬한 인상을 풍겨 사람들이 말하는 멋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고 매력적이었으며, 그녀는 지난 한 두 해 사이의 소란스러웠던 일들로 결코 의기소침해지지 않은 여자의 기백을 지니고 있었다. 세상의 이목이 없었다면 그녀가 겪은 경험은 그냥 교양 교육쯤으로 치부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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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키만 큰 30세 아들과 깡마른 60세 엄마, 미친 척 500일간 세계를 누비다! 시리즈 1
태원준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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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이 참 마음에 든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일단 나서고 보자는 마인드!!

특히 이런 세계여행이라는 대단한 프로젝트 앞에서는 더욱 추진력을 발휘할 마인드!!

멋지다멋져!!



저자의 엄마의 한 마디가 내 가슴에 콕 박혔다, 뺄 수 없다.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너무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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