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알랭 드 보통.존 암스트롱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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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드보통의 책들에서 보는 목차가 참 마음에 든다.

이 책의 목차는,

 

방법론

사랑

자연

정치

 

이 大목차에 각각 다시 몇 개의 小목차로 나누어 진다.

이 목차들을 보면 그의 머리 속에는 모든 것들이 정리되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어쩐지 목차만 보아도 그의 일목요연함을 추측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무겁고 크다. 모든 그림은 칼라인쇄되어 있고, 그래서 감상하기에 아주 안성맞춤이다.

예술감각이 무딘 나로서는 그림, 조각, 사진, 공예, 건물등등을 그의 쉽지 않은 풀이일지언정,

설명해 주는 것 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이 책 속에 도자기가 하나 나오는데 조선백자여서 의아했다. 도자기라면 중국도 엄청날텐데

하필이면 조선의 백자일까 궁금했는데, 역시나 그는 2015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예술감독 이었더라. 아무렴, 그렇지!

어쩌면 이렇게 다방면으로 관심과 재능이 있을까 싶었더니, 또 역시 그의 부친은 은행가이면서

예술품 수집가였더라는. 어릴 때부터 보아온 것들이었을테니 그 안목이 가히 짐작된다.

 

이 책을 보고 나니 미술관이 그리 가고 싶어져서 어제는 스틸아트 전시장을 다녀왔다.

docent라는 목걸이를 걸고 있던 안내원의 설명을 듣지 못했다면 상당히 지루한 곳이었지

싶다. 나의 안목은 여전히 그대로더라는...ㅎㅎ

 

 

 

 

 

 

 

*한편으로 인생이 어떤 빛깔을 더 많이 띠어야 하는지 깨달아 즐거워지고, 다른 한편으로

우리 자신의 삶은 대개 그렇지 않다는 절절한 느낌에 가슴이 아파온다. 아마 우리는 이

세계에서 사라진 그 모든 천진무구함 때문에 친절함에 아픔을 느끼는 듯 하다. 아름다움은

존재의 현실적 추함을 더 견디기 어렵게 만든다. 

 

*우리는 수많은 예술적 성취를 예술가의 '승화된' 슬픔이라고 보고, 결국 관객도 작품을

접하며 슬픔을 승화시킨다고 본다. 승화라는 말은 화학에서 유래했다. 이 단어는 단단한

물질이 액체 상태를 거치지 ㅇ낳고 직접 기체로 변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예술에서 승화는

천하고 보잘것없는 경험이 고상하고 세련된 경험으로 변환되는 심리적 변형 과정을 가리킨다.

슬픔이 예술을 만날 때 일어날 수 있는 바로 그것이다.

 

*많은 경우 슬픈 일들이 더 슬퍼지는 건 우리가 혼자 슬픔을 견디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모든 장소, 모든 시대에 우리 앞에 진열되어 있진 않다. 이질적인

것과의 연결점을 발견할 때 비로소 우리는 성장할 수 있다.

 

*우리는 어렵게 깨닫는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수수께끼이며 그래서 내가 누구인지 타인에게

설명하거나, 내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로 사랑받는 일에 대단히 서툴다.

 

*욕심을 더 내어 보다 유익한 배치를 생각하자면, 작품의 시공간적 기원과 무관하게, 삶의

곤경들을 다루는 작품들을 묶어 우리의 영혼이 필요로 하는 바에 따라 전시할 수도 있다.

총명하고 솔직한 설명문이 도와준다면 미술관 관람은 우리가 가장 집중해야 하지만 시야에서

쉽게 놓치는 것들을 우리의 마음 앞에 붙잡아 둘 것이다.

 

*미술관은 기본적으로 예술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미술관은 예술가의 작품을

통해 그들이 사랑했던 것을 우리도 사랑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곳이다. 작지만 중대한 차이다.

 

*진정 이상적인 미술관이라면 훌륭하고 중요한 것들을 매우 일상적인 것으로 만들고 널리

보급하는 쪽으로 나아갈 것이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높은 벽 뒤에 보물을 쌓는

일에 열정을 쏟는 대신, 예술작품의 가치를 이 세계에 보다 널리 전파하는 데 전념할 것이다.

진정한 예술 애호가라면 미술관의 상대적 중요성을 낮추는 데 사명을 두어야 한다. 현재

그곳에 수집된 지혜와 통찰은 애지중지 보호하고 미신처럼 숭배할 것이 아니라, 관대하게

아낌없이 세상에 퍼뜨러야 하기 때문이다.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 - 이 이야기의 주제는 회복력이다. 불운하고도 아주 이상한

일들이 발생하지만, 그렇다고 세상이 끝나진 않는다. 문제에 맞는 해결책은 어딘가에 있고

예상치 못한 일은 적응하면 된다. 어려움은 기회로 바뀐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소피의 부모로

나약해지거나, 쉽게 흥분하거나 격노하지 않는 그들만의 삶의 중요한 방식은 믿음직하다.

 

*et in arcadia ego (에트 인 아르카디아 에고) - 나, 죽음은 여기, 삶의 한가운데에 있노라.

 

*예술의 혜택을 올바로 이해하려면 예술을 언제 밀쳐두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일정 시점이

되면 우리는 미술관이나 공원 안의 조각품을 떠나 예술의 진정한 목적인 삶의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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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 알랭 드 보통의 유쾌한 철학 에세이
알랭 드 보통 지음, 정명진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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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위안"이란 제목으로 이 책의 개정판이 나왔나 보다.

 

소크라테스-인기 없음에 대한 위안

에피쿠로스-충분한 돈을 갖지 못한 데 대한 위안

세네카-좌절에 대한 위안

몽테뉴-부적절한 존재에 대한 위안

쇼펜하우어-상심한 마음을 위한 위안

니체-곤경에 대한 위안

 

나의 경우, 니체에 대한 <알랭드보통>의 이야기는 충분히 "곤경에 대한 위안"으로 다가왔고,

나의 모토 중 하나인 니체의  "What does not kill you makes you stronger."은 더욱 굳게

마음에 각인된 계기가 되었으며, 니체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은 열의가 생겼다.

 

철학을 이야기해주는 알랭드보통이 참 좋다. 철학책은 나에게는 무척이나 난해한 책이 될

테지만, 이렇게 스토리텔링 해주는 알랭드보통 같은 작가가 있어서 쉽게 철학을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그 철학으로 인해 나는 다시 내 삶을 굳건히 할 수 있으니

책이 좋듯이 알랭드보통도 참 좋다.

책에 실린 사진들이 흑백이어서 잘 알아보기 힘든 것들이 있어 아쉽긴 했으나, 많은 사진을

곁들인 것은 작가의 대단한 친절로 보인다.

 

 

 

 

 

 

 

 

_'소크라테스'편

*소크라테스 : 훌륭한 것이라. 그렇다면 건강가 재화 같은 것을 의미하는가?

메논 : 황금과 은을 획득하는 것도 포함되지요. 높고 영광스런 관직도 마찬가지고요.

소 : 그대가 인정하는 훌륭한 것들은 그게 전부인가?

메 : 그렇죠. 그런 종류의 모든 것들을 의미합니다.

소 : ......그대에게는 '획득'이라는 단어 앞에 '정당한'과 '정직한'이라는 형용사를 덧붙여도

아무런 차이가 없는가? 그리고 훌륭하다는 것들이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얻어졌다 해도

그대는 여전히 그것을 미덕이라고 부를 것인가?

메 : 절대 그럴 수는 없지요.

소 : 그렇다면 황금과 은의 획득에는 정의나 절제, 경건함, 아니면 미덕의 다른 요소들이

덧붙여져야 할 것 같군. 실제로 황금과 은을 가지지 못했다는 사실은, 만약 그런 결과가

그것을 구입할 수 없었던 상황에 따른 것이라며.... 이럴테면 그런 것을 구입하는 것이 정당

하지 못한 일일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면, 황금과 은의 결여는 그 자체로 미덕이 되지 않겠나?

메 : 그럴 것 같군요.

소 : 그렇다면 그런 것들을 소유하는 것이 그런 것들을 소유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 덕이

있다고 말할 수 없지 않은가...

메 : 선생의 결론엔 도저히 반박할 수가 없군요.

 

*소 : 한 남자가 ... 훈련을 신중하게 받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그는 모든 사람들이

보내는 찬사와 비난, 그리고 의견에 마구잡이로 관심을 기울일까, 아니면 그럴 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 이를테면 의사나 트레이너의 의견에만 관심을 가질까?

...... 모든 이릐 의견을 다 존중할 필요 없이 단지 몇 명만 존중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무시해도 된다는 사실, 훌륭한 의견은 존중하되 나쁜 의견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좋다는

사실, 그것 참 멋진 원칙이라고 자네는 생각하지 않는가?

 

 

-'에피쿠로스'편

*한 인간이 일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혜가 제공하는 것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우정이다.

 

*무엇인가를 먹거나 마시기 전에 무엇을 먹고 마실지를 생각하기보다는 누구와 먹고 마실

것인가를 조심스레 고려해보라.

 

-'세네카'편

*자유롭게 다닐 수 없다면 개로서는 줄을 따르는 것이 줄에 끌려가느라 목이 조이는 것보다

나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따르고 싶지 않을 때조차도 운명 지워진 일이라면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세네카는 저항할 수 없는 악에 맞서 고통를 경감시키는

한 가지 방법은 숙명에 굴복하여 참는 것이라고 말했다.

 

-'쇼펜하우어'편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는 본래부터 사랑스럽지 않은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 자신에겐

잘못된 것이 전혀 없다. 성격도 혐오감을 일으키지 않고, 얼굴도 못생기지 않았다. 둘의 결합이

이뤄지지 않을다면, 그것은 그 사람과 인연을 맺어서는 균형 잡힌 아이를 낳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을 미워할 이유도 전혀 없다. 당신은 언젠자 당신에게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당신에게 예외적으로 자연스러움을 느끼고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게 될

것이다.

 

-'니체'편

*더없이 잔혹한 세력들이 길을 닦았으며 그들은 또 대부분 파괴적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업적은 훗날 보다 고상한 문명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었다.

악으로 불리는 끔찍한 힘들도 인간성의 거대한 설계자이자 길을 닦는 역할을 한다.

 

*삶을 사는 기술은 역경에 처할 때 그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려 있다.

 

*라파엘로가 걸은 성공의 길은 고통을 현명하게 승화시켜야 한다는 니체의 가르침을 뒷받침

해 준다.

 

*그러나 니체는 역설하기를, '훌륭하고 존경받는 것들은 그와는 분명히 정반대인 사악한

것들과 교묘하게 얽혀 있고, 사슬로 꿰어져 있다."고 말했다. "사랑과 미움, 감사와 보복,

선한 본능과 분노는 서로 뒤얽혀 있다." 이 말은 그런 감정적인 것들을 더불어 함께 표현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긍정적인 것은 부정적인 것이 성공적으로 다듬어진 결과일 수 있다는

뜻이다.

 

*보다 영적인 본성을 소유한 사람들에게는 알코올을 자제하라고 아무리 심하게 권해도

지나치지 않다. 물만으로도 충분하다.

 

*니체는 술과 술자리가 인간의 영적인 본성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한다고 보았다. 그는 술집

에서 오가는 동료애의 표현들이 역겹다고 말하며 물과 우유를 권했다. 니체는 우리들에게

낮은 곳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지 말고 높은 곳을 오르는 등정의 고통을 감내하기를 요구했다.

 

*유럽의 심각한 마취제 두 가지는 알코올과 기독교다.

 

*인간의 병 중에서 가장 나쁜 병은 사람들이 자신의 병을 다스리는 방식에서 비롯되었다.

치유로 보이는 것이 결국에는 그 치유의 대상이 되었던 병보다 더 독한 무엇인가를 낳았다.

즉각적으로 효과를 나타내는 수단들, 마취와 도취, 소위 말하는 위안들은 무지하게도 치유

책으로 여겨졌다. 여기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간과되고 있다. 고통을 즉각 진정시키는

방법들은 그 고통을 낳은 불만을 더욱 악화시키는 대가를 치른다는 사실 말이다.

우리로 하여금 행복하다고 느끼게 한다고 해서 모두가 유익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우리를

아프게 만드는 것들이라고 해서 모두가 나쁜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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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new 시리즈 2
The School Of Life 지음, 이지연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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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알랭드보통이 설립한 인생학교의 삶의 지혜와 통찰>이라는 글이 책의 표지에 있다.

Gary Zukav의 웹사이트는 <Life School>이고,

알랭드보통의 웹사이트는 <The school of life>라니, 인생에 대한 학교가 대세인 시대인가 보다.

이 학교는 의무교육은 아니어서, 무료는 아니더라. 

두 철학자는 인생을 더 깊이 배우는데도 돈이 들도록 하고 있다는 것은 내 보기엔 아이러니 같다.

물론 유튜브를 통해서 오픈된 것들도 많긴 하지만, 분명 무료와 유료의 차별화는 있을테니까.

돈을 더 내는 사람에겐 더 질적인, 양적인 인생수업을 해주고, 아닌 사람에겐 일정한 선의

수업만을 들을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은 영혼의 성장을 말하는 사람으로서의 인류애적인 자세는

아닌 듯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이 전에 읽은 <불안>보다는 훨씬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집에서 벌어지는 사소하고 하찮은 문제들, 장점의 단점 법칙, 예의의 미덕, 관료주의가 주는 좌절,

공간과 포옹이 가져다 주는 평온에 대한 이야기들은 공감이 많이 되었으며 흥미로웠다.

나도 같이 느끼고 있었던 것을 작가는 어쩌면 글로 이렇듯 잘 나타낼 수 있는지, 정말 작가답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는 자신의 내면 세계를 불상이 보여주는 모습처럼 만들어야 한다. 불상의 편안하고 관대

한 고요함에 해당하는 나 자신의 모습을 찾아내야 한다.(p128)>

불상을 보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 이런 문장을 접할 때 전율이 인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감히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나를 분노하게 만들 힘을 갖고 있다.

우리가 그만한 기대를 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 모든 인간관계에서 가장 위험하고 위태

로운 요소, 바로 '기대' 말이다.

 

*더 평온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다툼의 여지를 모두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다툼은 반드시 벌어질 것이고, 그에 대처하려면 어쩔 수 없이 꽤 많은 시간과

생각이 필요할 거라는 '각오'를 하는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임을 처음부터 두 사람 모두 인식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이다.

 

*좋은 선생님은 교육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 우리는 흔히

내가 가장 괴롭고 학생은 가장 지치거나 날카로워져 있는 바로 그 순간에 '가르침'이라는 민감

하고 복잡한 숙제를 처리하려고 든다. 우리는 진격할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영리한 장군처럼

행동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는 우리 내부의 짐승을 가둬두기 위해 예의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과 협업할 때는 내 의식의 흐름을 다른 사람이 분명히 알아들을 수 있게 명확한

지시와 제안, 명령, 조언으로 바꾸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남들은 내가 뭘 필요로 하는지 본능

적으로 알지 못한다.

 

*나 자신보다 훨씬 큰 어떤 것에 대한 생각에 잠기면 우리는 이상하리만치 차분하고 편안해

진다. 예술가나 철학자들은 이런 느낌에 '숭고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나 자신보다 훨씬

크고 강력해 보이는 어떤 것에서 깊은 인상을 받을 때 우리는 이런 숭고함을 경험한다.

 

*사람들이 아주 나쁜 행동을 하는 것은 정상이다. 언제나 그래 왔다. 실망스러운 지도자와

탐욕스러운 권력자는 언제나 있었다. 인류와 문명에 대한 실존적 위협도 언제나 있었다. 우리

시대만 유독 괴롭고 혼돈에 빠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전혀 이치에 닿지 않는, 일종의 왜곡된

나르시시즘이다.

 

*진정한 포옹은 지켜주겠다는 약속이다. (...) 가장 진정성 있는 포옹은 따뜻한 시선으로 상대

방을 기꺼이 이해하겠다는 뜻을 외부로 나타내는 몸짓이기도 하다.

 

*여행, 아름다움, 지위, 사랑, 이 네가지는 이 시대 사람들이 상상하는 평온과 관련해 가장 큰

이상들이다.

 

*아무리 자주 무너져도 그 노력만큼은 헛된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돈의 이점을 설명할 때는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면서, 돈을 벌기 위해 놓쳐야

하는 기회들의 이점에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다. 특히나 돈을 추구하지 않았더라면 얻을 수

있었을 평온에 관해서는 거의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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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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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책,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은 내게는 참 어려웠다.

 

"그러나 심미적 판단을 야기하는 그러한 즉시성이 우리를 속임으로써 마치 그런 판단의 기원이

전적으로 자연스럽고, 또는 그런 판단의 평결이 변경 불가능하다고 간주하게끔 만들어서는 안 

된다."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中에서)

 

위와 같은 문장이 많아서 이해 할려면 몇 번을 읽어야 하는, 내게는 쉽지 않은 알랭 드 보통

이어서 2016년 1월에 그를 잊었다.

그러다 최근 그를 TEDTALK과 유튜브에서  "status anxiety"라는 제목으로 보고는 상당히

솔깃했다. 단지 제목만 솔깃했을 뿐이며, 그의 빠른 영어를 알아들을 도리는 전혀 없었는데,

댓글은 또 읽을 수 있는지라, 그 댓글들이 그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이고, 우호적이어서 다시금

그를 찾게 된 것이 이 책, <불안>이다.

 

<홍승찬>의 음악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있더라.

<한젬마>의 미술 이야기도 재밌더라. 비록 그녀의 "그림읽어주는 여자"가 대필이든,

아니든 간에 그 책은 재밌더라.

<박종호>의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1, 2, 3"는 내 온 몸의 벅찬 피를 음표로 바꾸어주는 듯한, 

그러면서 음표의 밤하늘에 영롱한 별같은 그런 책이었다.

<이덕일>의 "조선왕을 말하다"에서 이야기가 있는 역사는 참 재밌구나를 알았다.

<오주석>의 "한국미 특강"에서 받은 감동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마상청앵도>, <송하맹호도>,

<소림명월도>의 아름다움을 이 책이 아니었으면 어찌 알았겠는가.

 

나에게 음악, 미술, 철학, 역사 등등은 호락호락한 분야가 아니어서, 특히 역사는 나에게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고등학교때 역사선생님 탓을 하고 싶다), 그래서 사극조차도 싫어하는

분야인데, 이러한 것들을 옆에서 이야기 하듯 풀어서 알려주니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더라.

그래서 "스토리텔링", 이 말을 참 좋아한다.

이 책, <불안>도 내게는 어쩌면 "스토리텔링"이 되어 주는 듯 하다. 내가 느끼는 시대사조적인

이야기가 제일 좋더라. 몇몇 소설과 그림에 대한 설명은 솔깃하게 읽었으며, 능력주의나

보헤미아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있었다.

그러나 내게는 쉽게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더라.

기승전결이 워낙 분명한 것들에 익숙하다 보니, 마치 이 책은 결론없는 프랑스 영화를 보고

난 듯한 느낌?, 작게작게 울림이 있는 듯 한데 다 읽고보니 무엇을 읽었는지 잘 모르겠는.

다음에 한번 더 읽게 되면 지금의 독후감에서 보다는 <불안>에 대해 할 말이 더 많아질려나..

 

유튜브에 올라 온 그의 강의들에서, 청중을 웃게 만드는 그의 유머가 어떤 것들인지 몹시 궁금

한데 영어가 너무 짧아서 안타깝다. 그 청중들이 웃을 때, 나도 웃을 수 있을 그 날을 간절히

소망한다. 그의 깨끗하고 선한 눈빛, 유머러스할 듯한 표정이 참 좋다.

 

 

 

 

 

 

*속물의 독특한 특징은 단순히 차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와 인간의 가치를

똑같이 본다는 것이다.

 

*결국은 두려움이 모든 일의 근원이라는 느낌이 든다. 자신의 자리에 확신을 가지는 사람은

남들을 경시하는 것을 소일거리로 삼지 않는다. 오만 뒤에는 공포가 숨어있다. 괴로운 열등감

에 시달리는 사람만이 남에게 당신은 나를 상대할 만한 인물이 못 된다는 느낌을 심어주려고

기를 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만 질투한다.

 

*자존심=이룬 것/내세운 것

 

*발전한 사회는 역사적으로 볼 때 전보다 높아진 소득을 제공하기 때문에 우리를 더 부유하게

해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결과를 놓고 볼 때 우리를 더 궁핍하게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무제한의 기대를 갖게 하여 우리가 원하는 것과 얻을 수 있는 것, 우리의 현재의 모습과 달라

졌을 수도 있는 모습 사이에 늘 간격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원시의 야만

인보다 더 심한 궁핍을 느낄 수도 있다.

 

*철학자들은 우리의 지위가 장터의 감정이나 변덕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지적인 양심에

의지하여 안정을 얻을 수 있는데, 이것은 이성 덕분이라고 보았다. 이성적으로 검토해보았을 때

공동체로부터 불공정한 대접을 받은 것이라면 공동체의 판단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망상에 사로잡혀 2 더하기 2는 5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한다 한들 흔들릴

필요가 있겠냐는 것이다.

 

*샤르댕이나 존스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쾨브케의 예술에도 무엇이 중요한가에 대한 지배적인

물질적 관념에 도전하는 태도가 자리 잡고 있다. 세 화가는 여름날 저녁의 하늘, 햇볕에 달구어

진 얽은 벽, 환자를 위해 달걀 껍질을 까는 미지의 여자가 우리 눈이 보고 싶어 하는 가장 아름

다운 광경에 끼지 못한다면, 우리가 존중하고 갈망하도록 배워온 많은 것의 가치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 일상생활을 묘사한 위대한 화가들은 제인 오스틴이나

죠지 엘리엇처럼 세상에서 무엇을 존경하고 존중할 것인가에 대한 속물적 관념을 교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농담은 비판의 한 방법이다.

 

*이상적인 지위는 오래전부터 계속 바뀌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바뀔 수밖에 없다.

 

*어떤 것에 계속 눈이 가는 상태에서 벗어나는 가장 빠른 방법은 그것을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생은 하나의 불안을 다른 불안으로 대체하고, 하나의 욕망을 다른 욕망으로 대체하는 과정

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불안을 극복하거나 욕망을 채우려고 노력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노력은 하더라도 우리의 목표들이 약속하는 수준의 불안 해소와 평안에 이를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선망을 멈추지 못한다면, 엉뚱한 것을 선망하느라 우리 삶의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비할 것인가.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에 저항하고 싶다는 어렴풋한 충동, 늘 억눌러

왔던 그 모호한 충동이 어쩌면 정말로 중한 것이며, 나머지는 모두 진짜가 아니었는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공적 의무, 생활방식, 가족, 사교계와 자신의 분야에 속한 사람들이

고수하는 가치, 이 모든 것이 진짜가 아닌지도 몰랐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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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s Don't Tell Jokes (Paperback, New ed)
Sachar, Louis / Bloomsbury Publishing PLC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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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tie Stepanek이 자신의 모토, "Play after every storm"을 말하면서, 자신의 우상이었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에게 그의 모토는 무엇인지를 질문하였다. 이에 전 대통령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면, 결코 포기하지 마라. 그러면 성공할 것이다."라고 답한다.

 

이 책의 Gary를 보니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위의 모토가 떠오른다.

Gary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이유가 분명하고, 그 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좋아한다는 것은, 간절히 원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머리에, 가슴에 그것을 품고 있는 것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서 Gary처럼 분명한 이유로, 열정을 가지고 계속했었던가

하는 반성을 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Dogs don't tell jokes>, 이 제목이 이 책의 내용과 무슨 관계가 있지? 하며 읽기를 중간쯤

넘어가니 다음의 글이 나온다.

Humor - man's the greatest gift!

That's what seperates humans from all other animals.

That's why they call it humor.

Humans - humor.

You never hear dogs telling jokes, do you?

 

유머 부분은 크게 공감하며 웃을 수는 없었지만 내 수준에 맞는 원서여서 좋았다.

 

 

 

 

 

*It doesn't really matter how much talent you have.

You have to be willing to work at it. Nothing comes e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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