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2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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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김홍도의 <송하맹호도>에 대한 분량이 무려 44쪽이다.

어쩌면 그는 단지 이 그림에 대해서만 한 권의 책으로 엮어야 할 것을 겨우 44쪽으로 

 

몰아야해서 여간 힘들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무엇을 뺄 것인가로 심사숙고하는 그가 

 

보인다.

하나의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 그가 준비하고 연구하는 분야가 엄청나게 광범위해서

"전문가"라면 이러해야하는구나 라는 지표까지 던진다.

그림을 그린 김홍도보다 더 그 그림을 잘 알고 있을 사람이 오주석 아닐라나?

내가 그린 그림을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실로 경이롭지 않나!

궁금하다. 김홍도는 <송하맹호도>의 공간분할을 처음부터 생각하고 그리 그렸을까?

적당히 그리다보니 그리 된 것일까? 적당한 선에서 화가의 감각으로 그렸을 뿐인것을

오주석은 깊이깊이 들여다 본 것일까?

우리의 옛것을 올바르게 이해하고자 하는 그의 노력에는 우리 것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

이 포함되어 있으며, 자칫 우리 것만이 최고라는 편애까지 포함되더라도 어찌 문제 되겠

는가! 정말 그것이 그의 편애라면, 차라리 지금 우리는 그의 그런 편애가 절실할런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tv화면에 우리 가락이 아닌, 서양음악 

 

비발디가 배경음악으로 흐른다고 개탄을 금치 못하는 오주석, 바로 그의 편애이니

 

누가 그를 탓할 수 있겠는가!

 

옛그림에 대한 책이거늘 오주석의 책을 몇 권 읽다보니 이 책은 그의 훌륭함이 우리의 

옛그림들보다 먼저 들어온다. 

하늘도 진실로 진실한 사람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유흥준은 tv에도 나오고 하두만, 오주석, 

 

그는 먼저 가버렸다. <옛그림 읽기의 즐거움>시리즈로 20권까지 계획하던 그가 2권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가버렸다. 

이제 누가 우리의 옛것을 그처럼 알뜰하게 사랑해서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그의 뒤를 잇고 있는 이가 지금 어디선가 화가보다 더 깊은 시선으로 옛그림을 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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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 먹은 대로 살아요 - 아버지가 쓰고 딸이 그린 애틋한 父情의 풍경화
박범신 지음, 박아름 그림 / 생각의나무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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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가 몇 군데 있어 별 하나 제하고,  오류까지 있어 결국 별 두개를 제한다.

때론 책의 내용이 오타와 오류를 기꺼이 무마시켜 주어 별 다섯을 거뜬히

클릭하게도 하지만 오늘은 심보가 고약해지는대로 둔다. 


P225 소제목, 스승의 날, 선물 편에서,

오류: 책의 내용을 따라가자면 작가는 그해 오십대 초반인데, 그의 제자가 그해 52살 

이랜다. 뭐 어쩌라구? 

난 유독 오타가 눈에 잘 들어오고 이런 앞뒤 안맞는 경우가 잘 보인다.

이 책을 두 친구가 읽고 나에게 건네 주었지만 그녀들은 이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는 걸로 봐서도 알 수 있다.

오타는 독자의 독서 흐름을 얼마나 방해하는지 모른다. 맥이 그야말로 뚝뚝 

끊기게 하는데는 독서 중 받는 전화보다 더 지독하다. 이런 오타보다 더 괘씸한

것이 앞뒤 맞아떨어지지않는 오류더라!


P214 안개비 때문에 에서,

" 그러나 이 사각의 방은 자궁처럼 깊고 고요한 섬이 된다."

나도 이유를 모른다. 

"자궁"이란 단어는 시에서 가장 많이 접했고, 매번 그 단어를 포함한 시들은 

쉽게 느껴지는 것들이 없었다. '무슨 말 하는거야, 젠장!, 이란 투덜거림으로

그런 시들을 마무리 했던 탓일까? 나는 드러내놓고 "자궁"이란 단어를 쓰는, 

특히 "엄마의 자궁"이란 말을 사용하는 것에선 왜 그렇게 발끈하는 거부가 치미는지

나도 실은 모르겠다. 나는 말의 꼬투리를 잡는 것으로 더 발끈해 한다.

자궁도 없는 사람이 그 자궁이 깊은지, 고요한지 어찌 단언한단 말이냐!

그 속에 있었던 걸 기억이나 한단 말이냐? 

이 책에서도 이 단어는 두어 군데 나온다. 두어 번 발끈했네.


P174 또 에서,

"책을 안 내고 사는 고요한 나로 돌아갈 날이 그립다. 책을 더 이상 내지 않을 때, 비로소 
나는 내가 그리워했던 '작가'가 될지도 모른다."

책을 내고 싶지 않으면 안내면 되는 것이고, 그러면 본인의 뜻대로 작가가 될터이구만, 

허나, 책을 안내는데 작가라 말 할 수 있는가? 책은 안내고, 그냥 글만 쓰고 싶다는건가?

생계를 위해서 책을 내야 하는 현실이 원망스러운가? 모두 다인가? 

반어인지, 역설인지... 뭔 말을 하고 싶은건지 도무지...

"자궁"이란 단어가 속한 문장을 읽을 때와 비슷한 거부감?ㅎㅎ 또 한번 발끈!


P240 너희 옷고름을 풀 날 에서,

텃밭에 배추와 무를 심고, 속이 꽉 차기를 바라는 마음, 딱 거기까지만 할 것이지,

어느정도 자란 배추를 하나하나 묶어주고, 그것들이 속이 차서 그 끈을 풀 날을,

"첫날 밤, 새색시 치마를 휘리릭, 욕망을 좇아 거칠게 벗길 수는 없는 노릇이지. 
저것들 하나하나, 떨리는 손으로 옷고름을 풀고, 그 속살을 대면할 날 생각하면 
언제나 가슴이 짜릿하다."

이렇게 표현한다. 순한 배추와 무에겐 너무 야하다. "은교"가 달리 나왔겠는가 싶으네!ㅎㅎ



몇 번 투덜거리긴 했으나ㅎㅎ 박범신의 환한 웃음이 좋다. "좌질투 우변덕"으로 그를

대신하는 말이 곧 내 것인 듯 싶어 맘에 쏙 들었고,  타샤튜더를 언급해 주어 그녀의 

책을 다시 꺼내 단숨에 읽게 해 주니 얼마나 감사하던지! 아~ 이래서 책을 사는 거구나

라는 걸 새삼 실감했구만! 

그런데 제목이 타샤튜더의 책과 같은데 상관없나 보다. 상호는 같으면 안되던데...

제목이 같은 책은 처음 본다. 






*미운 사람이 갑자기 늘어났고 그리운 이는 언제나 너무 멀리 있었다.

*"참으로 사랑하는 남자와의 연애는 상상하는 것을 '향락'하고 그것에 의해 '전율'한다."
'청년작가'라 불리는 내가 세상과 다른 것은 세상의 내 또래 남자들은 이미 오래전 '향락'
하고 '전율'하는 걸 잊었으나 나는 아직도 수시로 '향락'하고 '전율' 한다는 것.
-스탕달의 <연애론>에서

*내 몸 안에 늙지 않는 예민하고 포악한 어떤 짐승이 살고 있다.

*봄빛 때문에 자꾸 술을 마신다. 봄빛은 천지에 가득한데 나는 그 빛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내가 바로 봄빛이고 싶다. 평생의 소망 중 한가지다.

*꿈을 앞세운다는 것은 이렇게 생생한,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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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의 힘 - 능청 백단들의 감칠맛 나는 인생 이야기
남덕현 지음 / 양철북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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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슬픔을 권함>보다 먼저 나온 책이라 훨씬 웃도는 해학으로 배꼽 잡을 기대에 
한껏한껏 부풀어서, 빌려 온 5권 중 가장 먼저 펼쳤다. 
후딱 먼저 읽고 친구들에게 돌리기로 했는데..
ㅎㅎ나만 읽고 말기로 한다. 




*언제나 사는 것은 거기서 거기고, 언제나 찰나의 연속이건만 거기와 거기의 사이는 
아득한 벼랑이요, 찰나와 찰나의 사이는 층층 억겁이다. 어찌 살거나...

*아, 희망은 당당 멀었고 절망은 안 꿰어도 저절로 구슬이 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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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에 노닐다 - 오주석의 독화수필
오주석 지음, 오주석 선생 유고간행위원회 엮음 / 솔출판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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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주석 유고간행위원회에서 펴낸 책이다.

제목처럼 그림 속에 노닐만큼의 그림들에 대한 책인가 했으나 책의 소제목처럼 그의 수필이라 

 

함이 맞겠다. 

우리 것에 대한 그의 지독한 애정은 굳이 이 책에서 그의 여러 지인들이 생전의 그에 대해

하는 말들을 다 읽지 않더라도, 그의 유려한 문장들을 저서로 하는 오주석의 여러 책들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다만 오주석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조금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도

무방하겠으나, 그림 속에 노닐고 싶은 마음이 먼저라면 단연 오주석, "한국미 특강"을 권한다.







*지금 우리나라 텔레비젼에는 본 방송 전에 우리 산천의 모습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보여주는
예가 많다. 그런데 음악은 천편일률로 비발디의 <사계>를 비롯한 서양음악이다.
마음의 귀를 기울여 나무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가녀린 잔가지 하나도 우리 옛 진양조 가락
으로 한들거린다고 하는데......

*그(오주석)의 문장은 대단히 어려운 내용일지라도 마치 물 흐르듯 유려하면서도 누구에게나 
쉽게 읽힐 수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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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권함
남덕현 지음 / 양철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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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슬픔을 권하지는 않는다. 그 슬픔에서 빠져 나오는 방법들을 일러주지. 그 슬픔에서

비껴 갈 방법들을 나열하지. 그래서 이 제목은 참 근사했다. 여태 어느 누구도 권하지

않던 것을 이 사람은 권하는구나... 시작은 딱 이 마음이었다. 그렇다면 어디 한번 읽어

볼까? 

별로 슬플것 까지야 없을 것 같은데도 눈물이 나고, 그렁그렁한 눈으로 다음 페이지를 

옮기면 배꼽 빠지게 웃느라 여간 낄낄거리지 않아야 하다니, 참말로 재미난 책이다.

이런 책이라면 당장 몇 십권 정도라도 읽고싶다. 그의 또다른 책, <충청도의 힘>을 빌릴

참이다. "가난"을 운운하는 그로 봐서는 책을 사는 것이 마땅한 도리겠으나 도서관이 

가깝다는 이유로 빌려 읽음이 못내 송구스럽다. 

슬픔을 권하지만 그건 단지 슬픔만은 아닌 듯하다. 슬픔은 슬픔이기도 하고, 삶이기도 하고,

더불어 살아감이기도 하고, 하늘이기도, 비(rain)이기도, 산이기도, 꽃이기도, 개(dog)이기도,

장날 마주한 노인들이기도...... 가족이기도 하더라. 내 보기엔 그렇더라. 모든 것이 슬픔이기도 

해서  나는 그의 슬픔이 좋더라. 비켜가기만을 바라던 그 슬픔이 좋아지더라. 

슬픔을 품은 그의 해학 내지는 해학을 품은 그의 슬픔이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이여서 

무척 반가웠다. 

<슬픔을 권함>, 암만 봐도 책과 제목의 궁합이 제격인 듯!!






*글 쓰신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이 귀한 걸!
닭 키우신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이 귀한 걸!
우리는 책보는 재주가 없는데...... 어쩌지요?
저는 닭 키우는 재주가 없는데...... 어쩌지요?
글 쓰는 거하고 닭 키우는 거 하고 어디 같나요?
다르지요. 책이 알을 낳지는 않지요.
그렇다고 닭이 글을 쓰지는 않지요.
종종 닭이 글을 쓰는 경우도 있지요.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만......
제가 닭대가리입니다만......

*누군가 앓는다는 소식을 듣자면 서로 살아있다는 사실이 쓸쓸해져 견딜 수가
없습니다.

*새벽부터 비 온다. 밤꽃 냄새 코를 찌르고 멀리서 교회 종소리 울린다. 마루에
가만히 앉아있으니 역시 이렇게 살 수는 없다 싶으나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당최
모르겠구나. 일생이 그러하다.

*희망 고문보다는 차라리 깊은 절망이라도 하게 내버려 두면 오죽 좋겠는가. 어설픈
희망 고문이 넘쳐 나는 이 세상은 경우가 없어도 보통 없는 것이 아니다. 도대체
절망할 틈을 주지 않는 이 시대는 얼마나 잔인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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