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_cover_위화
#AXT_2017_07.08_no.013
#은행나무_격월간문학잡지
#김경욱
#밤낚시
그놈의 수치심이 문제다 . 늘 .
서글픈 감정따위 서운한 마음따위를 표현하면 지는 거라는 남자들
세계에서 자존심은 늘 수치심과 대립하며 날을 세우고 의심을 , 의혹을 쉐이빙크림처럼 부풀리곤 한다 . 소설 속 인물이 갈등의 물 속을 흐르건 말건 나는 이런 미묘하고 섬세한 심리적 해체 상황이 즐겁기만 하다 .
인간의 심리는 참 이상해서 한번 일어난 불편의 조짐이나 , 징조 따위는 기어이 불을 지펴 그 불씨가 살아날 불씨였는지 , 사그라들 불티였는지 확인치 않고는 못 배긴다 . 원치 않는 방향으로 가도 , 원하는 방향으로 가도 결국은 그리 될 일 이었다 , 하고 말것이면서 ...
그래서 의심암귀 ㅡ라고 하는 모양이다 .
학창시절부터 셋이 하나 , 하나가 셋처럼 몰려다니던 친구들의 이야기가 각자 한 사람의 몫을 하는 성인이 된 시점까지를 , 그리고 그 친구들에서 서서히 분열되는 어느 여행 날의 회상 지점 , 다시 이 밤의 급작스런 둘만 의 바다 낚시기까지를 그려 보여주면서 우리 시선을 이끈다 .
지독히 손놀림 좋은 야바위꾼의 조종에 휘말려 어느 컵을 지목해도 그 컵 안엔 주사위 따위가 없을 것을 알면서도 분주하게 시선을 쫓게 된다 .
이야기를 풀어놓는 나 ‘ 는 바람잡이 같기도 하고 야바위꾼 같기도 하고 , 나 ‘ 에게 비릿한 서글픔을 주는 대상인 친구 조 ‘가 능숙한 야바위꾼으로 비춰지게도 만들며 , 혹은 그런 조 ‘ 에게 늘 무조건적인 호의를 감추지 않는 김 ‘ 을 애초의 거품이 발생케 한 대상으로도 보게 만든다 .
그러나 그 모든 의혹이 마지막엔 제 속에서 꿈틀대던 징그러운 지렁이의 맨 살갗 이었음을 , 깨닫는 것으로 끝이난다 .
멋지게 들었다 놨다 하는 김경욱의 밤낚시 ㅡ 짧은 단편인데도 손 맛이 넘 좋아서 짜릿했다 .
* 덧 ㅡ 수치심과 자존심의 일그러진 세계가 비단 남성세계만의
것은 아닐것이다 . 다만 여기 소설 속에선 주인공들이 남성들이
기에 그리 표현한 것뿐 ㅡ 오해 없길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