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해방자들 창비청소년문학 76
김남중 지음 / 창비 / 2016년 12월
평점 :
판매중지


예언의 도시들 〈 해방자들 〉

다압에서 시작해 렌막으로 , 렌막에서 스파다인으로  그리고 다시 다압으로의 여정이 끝났다 . 책 속에선 자유 지역으로 그린 스파다인에서 끝이 나지만 나는 부러 앞 쪽 지니와 투의 고향 다압에 돌아와서야  책을 다 끝낸 기분이 든다. 종이 책이 아닌 ebook이란 특성상 궁금한 지점이 생겨도 쉽게 앞으로 뒤로 팔랑거리지 못하니 , 일단 궁금증을 메모에 간략하게 적어내려 가면서 읽고 , 앞 쪽에서 생겼던 의문들이 차츰 이야기 진행에 따라 잘못 이해함으로 비롯된 오해를 풀어내 가면서 . 

 

지니와 투의 짧은 애정과 투가 기술공으로 렌막으로 먼저 가고 , 곧 지니도 뒤따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 지니는 불행하게도 렌막으로 가는 양육사 채용공고 커트라인을 넘지 못하면서 절망에 빠지고 만다 . 하지만 이내 진다이가 내민 불법루트를 통해 렌막시티로 밀입국하게 된다 . 그리고 렌막에선 의심할 바 없는 렌막시민인 소우와 킴의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 이 부분을 읽으며 렌막시티의 시민들이 가진 정체성(성별의)에 혼란을 느끼게 된다 . 이 지점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는 느낌과 함께 . 

소우와 킴은 이름부터가 정체성이 다소 모호(이런 지독한 편견을 봤나!)하다 . 언뜻 이해하기엔 킴이 남자역일 것 같고 소우가 여자의 정체성을 맡은 것 같다고 느끼면서 , 지금에 시끄럽게 불거지고 있는 페미니즘에 대한 많고 많은 말들이 ,  아우성침을 느낀다 . 소우는 렌막에서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예방접종 때마다 날카로운 바늘에 대한 두려움으로 번번히 곤욕을 치르고 , 절친인 킴이 이를 해결해준다 .  수상하지만 아무도 의문을 제기치 않는 예방접종을 대신  더 맞는 것으로 . 그렇게 학교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소우는 자신의 배설기가 이상한 반응을 보여 킴을 볼 때마다 자신의 상태에 혼란에 빠지고 , 나 역시 소우를 따라 같이 혼란을 일으키게 된다 . 

그게 왜 이상한 일이란 거지 ? 사춘기라면 당연한 반응일지 모르는데 ! 하면서 ... 그렇기에 소우의 혼란이 킴이 동성이기에 저런 반응인건가 , 싶어져 버리고  , 명확히 이성 친구라는 걸 뒤로 가면서 알게 되며 나는 거기서 한번 더 혼란을 겪는다 . 이 세계의 질서에 따른 혼란이고 렌막시티의 체계에 대한 의혹으로 말이다 . 

진다이를 따라 렌막으로 스며든 지니는 돈을 모아야 자유로워 질 것이란 생각으로  자신이 지원하고 싶던 보육일을 한다  . 헌데 이 양육기관이 진다이가 하는 사업인지 또 그렇게 수상쩍기 그지없다 . 빙산의 일각 같은 진다이의 면모 , 어쩌면 그가 가진 얼굴이 이 사회 , 그러니까 렌막이나 다압만이 아닌 우리 실세계에서 알려진 누군가의 얼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
주변 공기가 한층 낮아지는 기분도 들고 말이다 . 

때때로 나는 우리 세계의 미래에 대해 이런저런 상상을 해 볼때가 있는데 , 그런 현상엔 대게 말도 안되는 재앙같은 정부의 정치체계가 버티고 있거나 인류를 잠재적으로 위협하는 자연재해 따위가 있었다 . 보이지 않는 손과 같이 . 극단적인 예지만 인신매매 따위로 사람의 장기같은 걸 조각조각  해체해서 해외로 유통하거나 ,  어린 소녀들을 유흥에 끌어들여 놀고있는 정재계 인사들의 악행은 끝간데 없는 소설이나 영화 속의 일들만이 아닐지 모른다는 희미한 불길함 . 

인간이 인간성을 잃은 듯한 느낌은 소우네 집의 한 풍경을 보면 더욱 느끼게 되는데 그들은 부모 자식임에도 어쩐지 사람대 사람이 아닌 로봇대 로봇 같고 , 그 근거엔 책 같은 것을 읽고 양육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모습이 있다  . 이미 그런 세태는 이 시대의 단면이지 않나 , 싶기도해서 옛날부터 위에서 아래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던 어떤 부분이 사라지고 만  , 이 현대엔 어쩐지 자신들의 아이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가 마치 조립 로봇 설명서를 읽고 인간 조각을 맞추는 듯 하달까 ? 

소설은 지니와 소우 , 킴과 투를 또 진다이와 매지 , 추이와 대반 , 솔미들의 만남을 중심해서 전방위로 뻗어나가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될지도 모르는 도시를 향한다 .  그 느낌은 참으로 건조해서 버석버석하고 그들을 잇는 도로 34번 도로에 있는 황량한 사막지대만 같다 . 그 끝없는 사막이야 말로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이라는 듯 . 램프가 깨진 전광판처럼 깜빡 깜빡 대고 있다 . 

내가 다시 다압으로 부러 발길을 돌린것은 희망따윈 없는 도시로 표현한 지니의 심정과 관통하며 그 힘든 과정 ㅡ 이를테면 황량함까지를 모든 여행길로 놓고 , 다압이란 곳을 스파다인 자유구역에서의 투쟁같은것이 확장될 것으로 여겨서인지도 모르겠다 .
확실히 미래(?) 가 꽤나 불투명해 보이는 다압이지만  이 작고 여린 사랑의 게릴라들이 결국 다시 시작할 곳은 그곳 ㅡ 다압인 듯 보이니까 말이다 . 

멋지고 근사한 것의 뒷면은 참으로 복잡하고 난잡한 것들로 이뤄져 있을 때가 많다 . 마구 뒤엉킨 십자수 뒷 면처럼 . 또 멀쩡한 도시의 밑바닥 배관들처럼 . 그렇게 엉망진창인 것들 위에 당당한 척 서 있는게 우리가 보고있는 도시들의 진상이란 이야길 나는 들었다 .  
나는 최후까지 이 도시의 해방자가 될 수 있을까 ? 하는  늦은 질문을 허공에 던져보며 이 이야길 덮는다 . 



 

“이번 다압 폭동에서 집계된 사망자는 모두 쉰아홉 명, 부상자는 칠백여 명에 달합니다. 우리 정부는 다압 정부에 피해 보상과 재발 방지 대책을 공식적으로 요구했습니다. 엄격한 영주권 심사와 송출세 삭감이 예상되며 스파다인 재건에 따른 복구 비용은 송출 금액에서 전액 차감될 예정입니다.”

다음 뉴스는 진압 현장 영상이었다. 공중에서 여러 대의 무인 카메라로 촬영한 화면은 놀랄 만큼 선명했다. 곳곳에 자욱한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무기를 들고 대항하는 자유 지역 사람들과 월등한 화력으로 가차 없이 진압하는 진압군의 교전이 생생하게 방송되었다.

“광신도들 같네요.”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저렇게까지 싸우는 데는 뭔가 이유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 eBook <해방자들> (김남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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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2 0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7-02-22 17:35   좋아요 1 | URL
아, 이 책에선 딱히 그런 표기들이 안나와요 . 아마도! 과거 편이 아니라 미래의 가상도시라는 특성 때문인지~^^

2017-02-22 0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7-02-22 17:38   좋아요 0 | URL
으헉~ 전 기침은 이제 괜찮은데..으악~ 그때의 고통은 다시 상상도 하기 싫네요 ..피가 철철 흐르는 가슴을 들어내는 느낌 ..크흡..상상해 버렸어 ...ㅠㅠ
요즘은 혈액순환 때문인지 몹시 춥고 , ( 겨울 다갔는데!!) 온 몸이 저릿저릿 ㅡ 이 또한 좋지 않아.. 꾸준히 스트레칭하는 것 만으론 부족한지.. 피가 모자란지.. 암튼 그래요.
아프지 마세요 .. 이잉~~^^;;;

2017-02-22 17: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7-02-22 17:54   좋아요 1 | URL
2월이 아닌 4월의 줄창 비내리던 어느 날 ㅡ 같단 생각을 하던 중이에요 . 주위 온도는 낮고 , 그런데도 빗소리는 좋으면서 어쩐지 처연해져서는 ... ㅎㅎㅎ 현관문을 열어 놓고 한참 빗소리 감상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