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올래야 안 올 수 없는게 날짜인데 , 왜 안오나 기다린다 . 하루 이틀 사흘 . 9일에 들어서 발표를 뒤져 본다 . 없다 . 아무것도 없다 . 그런게 있었던 적이 없었다는 듯이 흔적도 없다 . 내가 뭣에 홀린걸까 . 아니면 역시 안되는 걸까 . 나 같은 건 . 하면서 한숨을 쉬곤 다시 찾아 나간다 . 흔적은 어딘가 있을테니까 ... 겨우 찾아내선 다시 정보를 읽는다 . 다행이다 . 날짜가 아니었다 . 하아 ~ 10일 이구나 . 어쩐지 거부되지 않은 기분에 역시 아직 안 온거야 안도를 한다 .
빨리 10일이 되라고 기도한다 . 10일이 도착하고 그 날을 받아든 나는 그것의 뚜껑을 열고 리스트에서 익숙한 내 이름이 발견되길 기대한다 . 없다 . 그런 건 , 그래 .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맥이 빠진다 . 아직 안되는 거구나 . 아직 한참 멀은 거구나 , 나는 . 뭐 그런 체념에 , 원망이 드는 마음을 온갖 안되는 이유를 불러서 , 그러니까 그러니까 하면서 나를 납득시킨다 . 그렇다해도 상심한 마음이 금방 괜찮아 ! 하면서 좋아지진 않는다 . 저으기 낙담한다 . 뭔가 빵빵하게 부풀었던 마음 같은게 피시식 빠져나간다 . 어깨가 축 쳐지는 것을 내 몸이니까 느낀다 . 거부 된 것 같은 마음 . 아직 닿을 수 없는 그런 곳 .
이메일 알림이 뜬다 . 알라딘 이다 . 광고구나 ~ 넘긴다 . 또 딩동하고 이메일이 들어온다 . 알라딘 내 서재에 댓글이 들어왔다는 알림이다 . 어! 반가운 A씨의 댓글이다 . 이게 뭐지 ? 내 서재로 쪼르르 달려가 문을 연다 . 에~ 지난 리뷰의 책에 왜 이제야 댓글을 ..하면서 어머나 놀란다 . A씨가 어깨 춤을 추듯 들썩이면서 내게 제일 먼저 축하를 건낸다 .
뭐지 ? 뭘까 ! 하면서 A씨의 말에 확인을 하러 서재 밖 ㅡ 더 넓은 서재로 향한다 . 그 서재 중에 또 다른 문을 열고 들여다 본다 . 그 방은 나와는 관계없는 우수리뷰 자리이다 . 진작 그렇게 내 맘이 정했었다 . 그렇기에 그런 분들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애써 쳐다도 안보곤 했다 . 어쩌면 닿을 수 없는 곳이란 자각을 하는 탓에 그런지도 .
일찍 내가 내다버린 체념이 거기 모여 있다 . 당당하게 어깨들을 겨루며 , 이런 건 이렇게 쓰는 거라고! 하듯이 ... 아 , 네 ~ 네 , 좋은 글을 좋게 읽어도 , 저는 그렇게는 , 그렇게 밖에 못써요 . 그게 저니까 그냥 받아 들여요 . 하던 내 글이 첫 칸에 떠억 있다 . 이 걸 축하해 준거다 . 내 글이 그 방에 들어가 있다 . 이런 일이 ~ 이런 일이 ~ 하면서 ... 이 글이 뭐 였지 . 내 글인데 다시 읽어본다 . 많이도 길게도 썼네 하면서 ...
다시 알라딘 내 서재로 돌아와 그 글에 달아준 A씨의 축하를 기쁘게 받는다 . 아까 마구 쳐지던 어깨가 조금씩 조금씩 위로 올라가는 것을 느낀다 . 겨우 건져졌구나 . 싶은 이상한 기쁨 . 어디서도 흔한 내 글이 인정 받기는 아직 , 아직 멀다고 그런 이상한 체념을 가지고 있다가 .
이제 조금 공기가 통하는 ㅡ 겨우 숨 통을 틔여 줄 정도의 것이겠지만 , 잘 하는 분들에겐 한없이 당연한 그것이겠지만 . 나는 기쁘다 . 꽉꽉 닫아 놓고 나를 온통 거부한다고만 느끼던 옛날의 어느 감정 지점을 넘어선다 . 조용한 체념을 이제 그만 해도 된다는 말처럼 들려서 ... 조그맣게 기쁘다 .
아무도 못 듣는지 , 안 들리는지 모르는 먼 강의 숨트는 소리 . 그냥 지나쳐버려서 그게 뭔지 모르고 어디서 이 시간에 깡깡 대는거냐고 , 투덜대는 소리들이 있겠지만 , 언 강이 숨을 쉬려고 얼음을 뒤채는 그 소릴 . 누군가는 듣는다 . 나처럼 . 한 밤에 듣는다 . 저 소린 언 강이 숨트는 소리란다 . 누가 가르쳐나 줄까 ? 강이 얼었다 풀리고 하면서 빈 틈을 찾아 숨을 내보내는 새벽 . 그런 새벽이 있다는 걸 . 누가 알려는 줄까 ! 소중한 기쁨을 혼자서 살짝 즐긴다 . 작은 기쁨을 하룻 밤을 고이 재운다 . 누군가는 듣고 보고 있다고 하는 것을 알게 된다 . 고마운 일이다 . 그런 기쁨이다 .
음 , 아직 닿지 않아 그러지 , 안 되는 건 없을지도 ... 되는 때가 되도록 그저 인디언의 기우제처럼 계속 할 수 밖에 ... 그러다 보면 닿는 날이 있다는 그런 바보같은 이야길 떠들다 간다 . 고마움을 전하며 , 그 고마움은 어디서 어떻게든 못난 글을 부족한 글을 읽어봐 주는 분들에게 전한다 . 서재 이웃님들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