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 이
모두가 신의 섭리다 , 망루가 불타고 배가
침몰해도 , 이 모두가 신의 섭리다 , 그렇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야 신을
믿는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그렇게 말할 수 없어요 . 섭리가 아니라 무지예요 ! 이 모두가 신의 무지다 , 그렇게 말해야 해요 ! 모르는 건
신이다 , 그렇게 ......
ㅡ본문 199 쪽에서 ㅡ
책을 읽고 덮고 생각이 멈추고 인용할 문구를 고르는 중에도 계속 나는 '
당신은 알지 못하나이다 ' 로 인식하고 있었다 . 그건 당신이
모른다는 단호한 내 생각이 은연중에 이 소설을 읽기 전부터 있어왔던 것에서 기인한 사고 방식에서 온 오류인지도 모른다고 지금은 생각을 한다 . 다시 한번 책의 내용의
훑어내려 오면서 이 본문의 부분을 잡고 시작해야지 할 때 돌연
은"은 이"로 변환이 되어 있었다 .
그러니까 당신은 알지 못하는 이야기에서 당신이 알지 못하는 이야기로
......
여기서 당신이란 많은 다수의 사람이기도 하지만 , 어떤 사실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이중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 신의 무지란 다수의 무지이기도 하고 , 눈 앞에 놓인
진실을 볼 여력이 안된다는 의미의 무지이기도 하다 . 다른 면에선 폭력적 함구의 무지이기도 할테고 ,
이야기는 전학을 와서 모든게 낯선 너무 평범한 여학생의 시선에서 시작이
된다 . 한 반에 재앙처럼 예쁜 여자아이가 하나도 아니고 둘 이나 있다 . 한쪽은 예쁜 면이 도드라진 치명적인 예쁨이라면 다른 한
쪽은 그 걸 넘어선 미의 모든 것이랄 만한 넘치는 아름다움 이라고 할까 , 그
세계를 보다가 다른 세계를 보면 아 , 하고 더는 말이 안나올 만큼 .
지나친 것들엔 늘 폭력적인 면이 뒤따르더라고 하면 이상한 말이 될까 ?
그건 명탐정 코난이 어딘가를 가면 반드시 살인 사건과 만난다는
법칙과 비슷한 것이다 .
그런 아름다움의 총량이 버겁다는 듯 죽어버린 김해언이 있고 , 모든
사건은 빨리 잊히는 듯 했는데 , 시간이 흘러 돌연 이 전학생의 앞에 나타난 해언의 동생 다언은 그 사이 언니처럼 성형을 하려고 했는지
비슷하지만 어딘가 기괴하다 .
왜 그녀는 이 여자 앞에 나타났나 . 난데없는 시를 꺼내들고서
......
마치 , 모든 사건엔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속성이 있는 것처럼 , 하다못해 자신의 지은 죄라도 불구하고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인 듯한 경우에라도 미미한 단서 하나를 남기기를
원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
완전히 그 자신을 다 속이고는 살 수가 없는 탓에 , 아니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완벽히 흘러가고 있다는
주문같은 걸수도 있고 . 의식처럼 치르는 ......
훗날이라도 돌이켜보면 아 , 그 사건이 그런거였구나 하는 깨우침 ,
깨달음을 가지라는 복선의 하나인지 퍼즐의 잃어버린 한 조각을 네게 남긴다는 것처럼 이따금 나타나 뜬금없는
방식으로 여전히 김해언의 죽음 이후 그 가족들의 삶이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음을 알아달라는 듯한 ,
고해소같은 역할의 전학생 .
그리고 다언이 남은 엄마와 견디는 방식으로 해나가는 세상을 향한 모종의
일들 .
윤태림의 결혼과 (살해범인 용의자이던 신정준과 결혼 ) 6개월 된 딸아이
실종사건이 발생하는 사이에 다언은 도서관에서 거의 10년 가까이의 시차를 두고 그녀를 찾아온다 .
너무나 다른 모습을 하고 ......
중간중간 거의 실성에 가까운 윤태림의 상담일지 인지 기록 같은 것이
나옴으로 범인이 누구인가를 정확하게 지목해주는데 , 이 소설에선 끝내 명백한 증언으론 들을 수 없다 . 다언도 그저 확실한 사실은
알지 못하고 처음의 수사에서 반바지와 나시티가 왜 원피스로 둔갑했는지만 겨우
알아내고 절망한다 .
고백은 미친 듯 내뱉는 윤태림의 상담인가 , 독백같은 말들속에 나오는데
, 그 마저도 제정신으로 하는 말 같지가 않기에 뭔가를 잡아채기가 어렵게 끝이 난다 . 그리고 다언네 가족에겐 죽은 해언이 처음에 가질예정이던
본래의 이름인 해은이란 이름을 가진 딸이 생긴다 .
우연히 듣게되는 그 이름에 전학생이던 그녀는 불편하면서 위기감 같은
것을 느낀다 . 아는 채하면 위험한 뭔가를 들었고 , 내내 못들은 것으로 해야한다고 ......그렇게 또 하나의 진실이 묻힌다
.
알지 못하는 이야기만큼 재미 없는게 또 있을까 , 알지 못한다는건 관심
밖의 상황 , 내 호기심의 대상이 아님을 고백하는 것과도 같다 .
아니면 체념같은 습관이거나 , 그 조차 아니면 너무 먼 이야기라 닿지 않는 상황의 것들이거나 , 그러나 우린 가본적 없는 죽음에 늘 호기심이
생긴다 . 분명한 경계선이 이쪽과 저쪽으로 있는 거라고 해도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인간이 아무도 없는 까닭일지 모르겠다 .
낯선 죽음에 당하고 마는 날카로운 가격이 충격이 쎄었기 때문인지 오지
않은 어떤 미래의 예언서를 설핏 엿본 것만 같은 감각은 참 ,
기이한 느낌이다 .
신이 있다면 이상한 방식으로 온갖 애정을 손 끝에 부어 한 피조물에
버무려 놓고 , 그 완벽함의 한 수처럼 어떤 텅빈 것을 주었다 하자 . 그래야만 신이 쓰는 저울이 기울지 않을거라는듯 ...조금은
모자란 부분으로 남겨놓은 면이 , 이 책의 사건이 되는 김해언의 죽음에 놓인
공백이며 그녀의 기인 방식이었다고 치고 그걸 치우는 방식은 신의 방식인지 모르겠는데 , 해은이 해언이 된 것 만큼 엉뚱하고 대체하는 방식이 어이
없다는 것이 또 신을 닮았다 . 그런의미에서 신은 정말 무지의 , 미지의 존재임은 분명하구나 하게되니 , 신을 알게 되는 방식도 여러가지구나
싶다 .
사건은 단순하지만 시간으로 보면 오랜 고통이 존재하기에 단순할 수없다 .
많은 사람들이 이때문에 고통 받고 핍박을 당하는 상황도 생긴다 . 신 앞에선 모두가 당하는 처지일까 ... 싶어서 무기력해진다 .
읽으며 몹시 빨려들 듯 몰입을 했던거 같다 . 던져주는 메세지도 ,
사건을 다루는 작가도 너무 매력있어서 이 작품이 지면에만 머무는 것이 못내 안타까운 느낌이 들었다 .
미니드라마 나 영화로도 멋진 작품이 될것 같다고 생각했다 . 그러니 당신도 이 이야기 읽어보시길 , 당신만 모르는 이야기는 어쩐지 억울 할테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