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소파
조영주 지음 / 해냄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얼마전에 모 프로그램에서 듀엣가요제라는걸 하던데 , 거기서 처음 들은 노래가 생각났다 . 이 가수는 허스키한 보이스가 매력있는데 특히 좋은건 가사 전달력이 너무 좋다는거다 . 어떤 노랠 불러도 귀에 의미가 , 전하려는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지곤 해서 기존에 타이틀 곡이 아닌 곡들도 이 가수가 부르고나면 다시 한번씩 들어보게 된다 . 원곡은 모르다가 그제야 그런 곡이 있었구나 , 새삼스럽게 알아지는 신기한 마력의 보이스로 소파 (sofa) 라는 크러쉬 원곡을 편곡해 부른 버전이 내내 귓가에 남아 가사를 읊조리게 만들었었다 .

 

한번 들어보면 잘 안잊혀지는 목소리가 있듯 사진작품도 역시 그런 것 같다 .  뛰어난 작가와 천재의 차이는 아마 그 번뜩임같은 것들이 단박에 그사람만의 지문처럼 보여진다는데 있을것 같다 . 사진으로 인상적이던 기억을 찾아보자면 , 텔미썸딩 였나 오필리아의 그림과 영화 속 주인공 였던 채수연(심은하)을 사진으로 하나 하나 찍어 거대한 모자이크로 만들어 놨던 장면은 압권이었는데 .....

이 소설의 작품 도움을 받은 작가를 보니 구본창 작가로 나오고 소설의 중간에 소제목으로 나뉠때 작품들이 등장한다 . 5장 태초에 <in the Beginning01 ,1991> 이 작품처럼 여러사진을 겹친 듯 하나로 구성한 작품 . 어떤 사건이나 사실을 알기 위해선 하나만 보면 짐작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진실 여부는 알 수 없다 . 전체를 봐야 알수 있기에 소설 속 얘기처럼 인간은 하나의 파노라마 사진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

 

사실 큰 기대를 않고 시작한 책이었는데 , 상상 외의 집중력을 발휘하게 해서 놀랐다 . 지루할 새 없이  그렇다고 몹시 몰아치는 긴장감을 주는 건 아니지만,  지금 이 사건이 끝나지 않은채이고 , 사건 해결에 목이 마른 상태라는 갈급증을 유지 시켜주고 뻔한 스토리로 가지않고 다시 길위에서 소파 사진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연출되기에 이 역시 묘한 이완과 긴장감을 동시에 주어 ,  몹시 만족스런 기분으로 책을 덮었다 .

 

딸이 살해 당한지 15년 , 여러 의미가 있는 붉은 소파를 가지고 살인범을 잡기위해 애쓰는 유명 사진작가 . 그가 유명해진데에는 자신은 외면하고픈  <탄생>이란 초기작품집이 있는데 , 이 역시 파고 들어가보니 이 붉은 소파가 기원이라는 얘기였다 . 또 자신은 몰랐지만 재질이 다르지만 의미있어 선물한 붉은 소파가 누나에게 무슨 의미였을지도 , 그리고 딸의 존재 . 경찰이 DNA를 요구해왔을때 그는 거절했다 . 왜?

딸 은혜는 누나의 딸이지 자신의 딸이 아니었으니까 . 누나가 죽고 자신이 그냥 호적에 올려 친딸처럼 키운 것 뿐 , 경찰의 수사에 혼란을 더 가중시킬게 뻔해서 친자가 아닌게 밝혀질테니까 거절했다 . 그리고 6번째 희생자가 있었다고 한다 . 범인으로 오해할 만한 인물이 잔뜩 던져지긴 하는데 그래서인지 지루한 걸 모른 이유가 . 범인을 찾을 수없게 사건 역시 연달아 일어나기도 하고 , 퍼즐처럼 되어있어 다 맞추는 소설 속 주인공 정석주도 읽는 나도 엄청난 피스의 그림을 맞추느라 애를 써야했다 .

 

가만 가만 사건을 쫓아가다 보니 이제와 드는 생각은 결국 현재와 미래만 있는 , 사람은 없다는 거다 .

어디서 뚝 떨어져 나온 것처럼  과거가 단절된 사람도 어딘가 하나쯤은 희미하게 실마리가 있기 마련이란 얘기랄까 , 아무리 오래되어도 찾아지는 진실이 있다는 얘길 작가는 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

암튼 , 의외의 인물이 그것도 각기 다른 이유로 나오긴해도 완전 다르다고 볼 수도없는 범인이 둘씩이나 범인으로 나오고 , 다른 사건도 끼어들어 있어서 마치 16부작드라마를 몰아 본 느낌이다 .

작가의 다음 작품도 이정도라면 기대할 만하겠다고 ,  너무 어마어마해서 기복이 큰 것보다 완만한 정도의 기대감 , 쾌적함 이라고 할까... 이정도면 딱 좋아 ..싶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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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6 15: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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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6 15: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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