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있나요 - 2016 제10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박형서 외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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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준비를 하면서 자신을 위해 새 양말을 사는 서른여섯살의 남자가 있다 . 연말이면 꼬박꼬박 매해 그래왔단다 . 군대갔던 시기를 빼곤 집안에서도 가족들이 다 같이 새해 아침이면 새 양말을 꺼내 신는 일로 아침을 시작하는 독특한 가풍을 가진 남자 . 그러고 보니 , 까맣게 잊었지만 내가 어릴 때 설 빔은 아니어도 대신 양말이 있었던 것 같다 . 하다못해 장갑이라도 있었지 하는 생각이 이제야 발굴된 탄광처럼 캐 지다니 ... 그래서 해마다 들어온 아버지의 새 양말 곽들이 잔뜩 쌓이고 했었지 . 이웃들도 부담없이 주고받던 선물였던 셈 . 아버진 그 양말을 다 신지도 못하고 돌아가셨는데 , 그 양말들을 어쨌는지 기억에 없다 .

 

새 해 아침 혼자서 떡국을 끓여 먹은 남자에게 아버지로부터 전화가 온다 . 막냇삼촌에게 다녀와보라는 얘기였다 . 어릴 적엔 대단해 보이고 또 , 한때는 공부를 대단히 잘해서 꼭 서울대에 갈거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던 막냇삼촌은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 가족 중 가장 인근에 살기도해서 도착하니 공휴일은 쉰다고 면회가 안 된단다 . 공연한 헛걸음에 주윌 둘러보니 교도소 앞이라 가게들이 두부집이 많아 허기도 해소할 겸 들어갔다가 옆에 남자처럼 헛탕친 내외가 앉아 식사에 막걸리를 마시며 실연으로 사고를 친 자식 때문에 울고 , 곁에서 듣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막걸리를 시켜 마시게 된다 .

 

남자도 양말을 두개 사던 해가 있었다 . 다음날 만나 떡국을 먹자 약속을 하고 헤어졌는데 그 길로 다신 회사에 나오지 않은 여자가 회사를 휘청이게하는 회장의 오랜 내연녀였다는 소릴 듣게 된다 . 그 회장 사이엔 4살 난 아들도 있다는 소문 , 차라리 싫어진 이유라도 말하고 갔더라면 하고 남자는 생각한다 . 이제는 벌써 8년이나 지난 일인데 , 그때일을 생각하는 건 막냇 삼촌이 군대제대후 집에 머물러 있을 때 하던 말이 생각이 난 까닭이다 . 군대에서 온갖 나쁜 사람들 이야길 하면서 끝에 잠들기 전 스위치는 꼭 남자에게 끄게하며 , ' 스위치 같은 거라, 그렇게 이상한 놈이 되는건 , 버튼 하나로 왔다갔다 하는거지. 그러니 스위치를 잘 켜고 있어야 해'  비장하게 말을 했더랬다 . 꼭 그말을 전하기위해 있는것처럼 ...

 

하지만 , 삼촌도 남자도 한번씩 스위치를 내리곤 했다 . 그럴 사람이 아닌데...

그런 말을 사람들은 곧잘 하곤 한다 . 그럴 사람, 그런 사람, 그런게 있을까 ...그렇게 되도록 만드는 상황만 있을 뿐이라지 않던가 ? 작가는 그 얘길 전하고 싶었던가 보다 . 이웃의 슬픔에 공감하며 그들이 뉴스같은 것에서 본 얘기로 떠드는 말 한 조각에 기대 , 하물며 인간인데 오죽했겠어 심정을 참작하는 동안 .

피해자의 가족은 이를 악물고 있을 , 반대편의 그림까지 어쩐지 보게되는 단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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