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서 : 거기있나요 제10회 2016 김유정 문학상
수상작품집
'연구윤리심의위원회'에 회부된 한 사례로 이는 광조교에
대한 이야기 이다 . <그는 진화동기재현연구> 에서 진화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 에 몸담고 있었으며 어느날 부터인가 성실함을 버리고
광폭해지고 한마디로 미쳐버렸는데 그 광기를 추적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광조교는 연구원의 신분으로 자신이 다룰수있는 연구자료를
독단으로 폐기치 않고 실험을 한다 . 처음에는 단순히 재미로 변형을 해보는 정도였을 장난으로 사소한 일였을게다 . 일테면 '방향성 조작' 에 이
버려진 두 함수를 동원한 일이 그렇다 . 그러나 인류에게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이 "방향성 조작"의 일은 그리 단순한 조작이랄 수 없을 것
같다 . 여기선 미시우주계
, 음 , 메인 컴퓨터에 연동을 시킨다고 하는걸 보면 소드 아트 온라인 세계가 연상이 되기도 하는데... (
응? ) 암튼 그가 한
일은 감응입자의 생장에 영향을 미치는 진화폭발조건에 변화 를 초래하고 돌연변이를 낳는 결과를 가져온다 . 그 돌연변이는 고의적 동족 집단
살해까지도 가능한 퀴크들이고 고도의 정치적 행위와 언어 , 계층 이른바 사회를 구성하기까지하는 입자들이다 .
이 쿼크들에게 빛이란 신같은 존재로 광조교의 역활이기도
했는데 , 그는 퀴크들의
속성과 움직임에 반해 혼자서 천국과 지옥을 만들어 자기만의 이유를 들어 상벌을 내리는 연구 아닌 놀이를 한다 . 이게 지나쳐 연구 전체의
프로젝트에 이상이 있음을 감지한 연구의회에서 그를 취조하여 직위 해지해버리자 , 그 대신 들어온
선임연구원을 살해하기에 이르고, 곧 순순히 붙잡힌다 .
나중에 연구원들은 그의 행위를 두고 악의적이니 ,
처음부터 악의는 아니었을 거라는 둥 , 의견이 분분 하다 . 광조교는 특히 독립적인 T 쿼크들에 집착했다 . 그들은 쉽게 꺽이지 않는 고고한
정신 같은데가 있었고 귀족같았다 . 밀면 미는데로 우르르 몰리는 하급계층의 의식 과는 다른 면들을 보이는 그들의 행위가 자꾸 광조교의 의식에
거슬 렸다고 나온다 . 권능이란 속성이 그런가 . 그런 걸로 보면 이 세계의 신은 참 지혜로운 신이구나 싶다 . 그 신도 여러 시행착오 끝에
이런 단계까지 온걸까 ... 하긴 신이 궂이 하지 않아도 인간들 스스로 무시무시한
공포의 역사 들을 써가고 있는데 손을 쓸 필요가 없는지도 모르겠다 . 거기있나요 는 복잡한 물리적 용어와 양자역학적 공간을 빌어 얘길하지만 단순
하게 사람살이로 대입해 놓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 . 줬다 뺐었다 . 폭정을 하는 정치인 , 국민들과 약간의 상상력만 있으면 미시우주계 는
미시간주로 쯤으로 얼마든 대치해 놓고 볼 수있다는 얘기랄까 ..
그리고 , 거기 있나요 ㅡ는 소멸해간 쿼크들이
소멸단계에서도 내내 읊조리고 있던 문장이라고 한다 . 이게 참 아이러니다 . 이들을 소멸 시키려고 특별히 고안한 의사소통교란계는 17개의
중심언어 중 9개 의 사어 와 비루한 교착어를 골랐다는데 . 이 쿼크들은 그 짧은 순간 에도 음성과 음률을 끊임없이 개편해 형벌의 패턴에 깃든
초월적 존재 ( 광조교) 의 '암시' 를 집.요.하.게 . 관찰 하고 추론하여 이를 언어적 형태로 재현해왔다는 것 . 거기 있나요 ...
광조교는 거기 있는 상태가 아니게 되었다는 의미심장함과 함께 . 대체 당시의 그는 누구를 향해 거기 있냐는 물음을 계속 했던 걸까 ?! 광조교 역시
쿼크들의 존재를 보며 신을
찾고 있었던 건 아닌지 , 끝내 그의 정신의 미시우주계로 연행 (?) 되었고 육체만 남아 텅 비어버린데 이 쿼크들의 그 주술같은 문장의
파동에너지가 모종의 힘이 작용한건 아닌가, 그런 상상을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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