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ㅡ 리셋을
부르는 세상 .
ㅡ2장 , 모욕을
선물하는 사회
[태초에 ' 아니오'
가 있었다 ]
이 모욕의 고리를 끊는 것은 주는
것을 받지 않는 것이다 . ' 아니오 ' 라고 말하는 것이다 . 그러한 예는 불교의 경전에서 찾아볼 수 있다 . 불교 초기 경전인 『
빠알리경전 』에 나오는 이야기다 . 부처가 죽림정사에 계실 때 브라만인 악꼬사까가 자기 가문의 한 브라만이 부처에게 출가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처를 찾아와서 거친 욕설을 퍼부었다 . 그 욕을 듣고 부처는 악꼬사까에게 당신의 집에 친구나 동료들이 방문하러 오는지를 물었다 . 그가
그렇다고 하자 부처는 그들에게 다과나 음식을 대접하는지를 물었다 . 어떤 때는 대접한다고 하자 만일 그들이 그 음식을 받지 않는다면 그 음식은
누구의 것이냐고 또 물었다 . 그가 자기가 대접한 이들이 음식을 받지 않으면 그것은 자기의 것이라고 대답하자 부처는 악꼬사까에게 당신이 준 욕을
내가 받지 않았으니 그 욕은 모두 당신의 것이라고 답했다 .
그러나 모욕의 사슬이 된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 아니오 ' 대신 ' 예 ' 라고 말해야 한다 . ' 아니오 ' 는 세상을 부정하고 세상과 불화하는 언어가 아닌 자신을
부정하고 자신과 불화하는 대답이어야 한다 . 손님의 진상 짓이 아니라 그것을 참지 못한 자신을 부정해야 한다 . 그 진상 짓조차 참을 수 있을
때 서비스 산업에서 일하고 성공할 수 있는 자격 조건이 생기기 때문이다 . ' 아니오 ' 가 사라지면서 같이 사라진 것이 근대적 주체의 존엄이다
.
ㅡ본문 104 / 105 쪽에서
ㅡ
어쩌다 모욕을 자신보다 약자인 세계에
전달하는것이 당연한 세상이 되었는지 , 한탄스럽다 .
갑질이라고도 하는 진상 차원의 일이
대체 자신에게 무슨 도움이 된다고 , 그러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듯
행동하게 된걸까 ... 주어도 받지
않으면 된다는 부처의 말이 오래 생각이 나서 , 옮겨본다 .
(yuelb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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