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불안한 남자 발란데르 시리즈
헨닝 망켈 지음, 신견식 옮김 / 곰 / 2014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우리는 한때 죽어라 반공만 외칠줄 알았었다 . 그때는 그 것이 옳은지 그른지하는 판단조차 없이 하라니까 했고 안하면 안되니까 그렇게 했다 . 시대도 자란다 . 격동기니 변화의 물결이니 하지만 시민들의 눈이 뜨이는 것이 좁은 소견일 뿐인 내가 생각하는 시대의 성장이다 . 더 거대한 어떤 차원의 입장에선 이 또한 누군가살짝 뭔가를 바꿔 놓는 일일 뿐인지도 모르지만 , 땅에 발을 딛고 살뿐인 우린 거대한 흐름은 눈에 잘 보이지 않으니까 , 지금은 우리나라만의 입장에서 역사를 보게 되지 않는다 . 서로 영향을 긴밀하게 주고 받는 역학관계나 도미노현상같은 거랄지, 혹은 한 판의 사기극같은 면모마저도 지난 역사들에서 언뜻 읽으며 한숨을 쉬곤 하는 것이다 . 분명 지난 역사인데도 그 역사에 지금도 그림자를 꿰인 채 달아날 수 없기 때문에 .

 

비단 우리나라만 아니라 , 스웨덴 역시 영국과 러시아 미국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중립노선이라 말하며 미국이 드리운 그림자를 그냥 받아들인 세월을 알면서도 모른 척한 세월이었다는 걸 알게한다 . 읽을 수록 ,너무나 우리나라와  정치적 입장이 흡사하단 생각이 들어서 섬짓했다 . 중간에 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 자국에 최대 이익을 위한 방법을 찾을려는 기회주의자들의 정치,경쟁과 경계들...이 소설은 그런 줄거릴 기본으로 끌고 간다 .

 

물론 그 흐름을 만들게 되는 이유엔 쿠르트 발렌데르의 딸 린다의 결혼과 출산이 있다 . 린다는 이제 말썽많던 십대도 방황하던 청소년시기도 아니다. 어엿한 아기 엄마며 아빠의 뒤를 이어 경찰이 되었다 . 그런데 이 시부모님들이 말썽이다 . 퇴역장교인 시아버지가 먼저 실종되더니 ,이어 시어머니까지 홀연히 자취를 감춰 애를 태운다 . 린다의 남편 요한은 부모에 대해 평생 제대로 알았다고 할 수 없었다는 걸 알게되고 , 숨겨진 누이가 있다는 것도 밝혀진다 . 또 연달아 밝혀지는 사실들에 충격인데 그 모든 일이 저 냉전 시대의 소련과 스웨덴 ,미국의 국가 기밀 정보를 두고 첩보전을 다양한 입장에서 조명을 해보여준다 .

 

어릴 때 어른들이 술자리로 모이면 서로 다른 의견에 얼굴이 빨개지도록 언성을 높여가며 야당 ,여당 정치에 대해 애길하는 걸 듣곤 했다 . 그러다 빨갱이니 히틀러니 격앙되서 욕처럼 튀어나와 분위기가 식곤 했는데 , 하루는 하굣길에 친구가 대선지지자를 두고 자기네는 아빠가 1번이 옳다고 하는데 우리 집은 어떠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땐 공공연히 아이들도 분위기가 투표라도 할 수있을 것 같이 과열된 이상한 시기였다고 기억한다 .

그 때문에 친구와 말싸움을 했던 기억이 있다 . 비밀투표도 모르냐 , 아빠 따라 찍는거 아니라고,  우리가 투표하는 것도 아니고, 아마 내 솔직한 마음은 그애네 동네단체로 받은 그 선거 답례품이 뇌물같아 고까워 더 그랬을 거다 . 수건 한장이라도 ...

 

그 친구는 지금은 남편이 정치운동을 한다. 진보노선에서 애를 쓰는데 , 하루는 친구가 내게 전활해서 하소연하기를  ' 정치만  진보노선이지 생각은 꽉 막힌 보수주의야 . ' 라고 . 웃으면서 내가  '원래 진정한  진보란 개념이 있기나 한거같니? 목적지에 닿은 순간 진보는 지켜야할 게 생겨서 보수가 되는 건데 ?' 했더니  ' 정말 , 그러니? 그렇구나. ' 하고 한참을 수긍하다 전활 끊은 기억 . 단 적인 예일 뿐이지만 , 극단적인 진보를 바라는 강경파일수록 보수가 되기 쉽다고 평소 생각하곤 했다.

 퇴역 해군장교 호칸은 교묘한 군생활로 자신의 색을 지우며 노선이 정확히 뭔지를 가리는데 성공한 인물 , 지극히 애국자로 나오니 반 애국자라 할 수있는 반전인물 , 그 스파이 노릇을 드디어 아내 루시아에 들키게 되자 그녀를 스파이로 몰아 죽게 하고 , 발렌데르를 엉뚱한 수사 방향으로 이끌지만 , 결국 실마릴 찾아 사건의 핵심에 닿는 발렌데르 경감.  

 

그렇지만 이번 소설 제목처럼  불안한 남자는 호칸 만이 아니었다 . 발렌데르에게도 기억력 감퇴가 찾아 오기 시작하더니 , 알츠하이머가 온다는 , 다만 어쩌면  이후 스토린 린다가 이을 수도 있다고 , 하는데...우린 알고 있다. 이젠 더이상 그들을 불러낼 작가가 없다는 것을 ...  아, 사이드 트랙 읽고 싶다... 이 미친 가독성 ...그리워서 어쩌면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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