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폐경 - 2005 제5회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
김훈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나비에 관한 이미지만 있지, 호기심이나 정보가 정말 너무 없었구나 싶었다 . 내가 나비를 생각하는 식이래야 애니메이션의 불길하면서 환상적인 그것으로 다인데 기껏해야 어릴 적 잔소리 처럼 흘려듣던 흰나비를 보면 부모중 아비가 죽는다거나 , 그래서 그것들이 멀리서 보면 예쁜 거지 가까이 하고싶은 종류의 것은 아닌 탓에 호기심도 없었다 . 나비도 길이 있어 제 길로만 다니는구나 . 그래서 보통 저승을 안내하는 길안내 역을 나비의 이미지로 보내는 가보다 . 무지하니 이정도로 대충 주워 챙겨야지...

 

임철우 작가의 작품이 정말 오랫만이다 . 1988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붉은 방]으로 만나고 , 이 나비이야길 읽으니 , 그 연장 선에 있는 소설을 읽긴 한것 같은데 어느 소설집였는지 기억이..나중에 찾아봐야겠다 . 아닐지도 모르겠다 . 뭐 중요한건 그게 아니고 지금 이 소설이 중요하니까...

 

나비는 제길로만 다닌다는데, 그래도 사람은 따르는지 그 흔적을 남기는 모양이다 . 마지막 자취같은 것을... 신발 만 남겨두고 세상에 오직 혼자인 기병대 , 서른세살 , 나비선생, 변태선생이라고도 불리는 , 약하고 깨끗해 보이는 이미지의 선하고 착하고 그런 사람이 작은 분지의 마을에 들어와 선생이 되면서 이상기온으로 마을도 학교의 학생들도 이상하게 짜증과 불쾌지수, 지금말로 불쾌지수라고 이렇게 평이하게 표현하지만 , 그 모습은 살짝 정상을 벗어난 광기 아님 미친 시간 ..아니었을지 ...

 

그럼 어디부터가 미친 시간이었나, 쫓아가 보자며  나비효과처럼 ...한번도 없던 산골 마을의 이상기온 , 그리고 산골 마을에 안 어울리는 낭만 괴짜선생 , 그리고 그 선생이 하는 나비 채집과 그걸 배우는 마을의 황천 이발사 황씨 ,순간 분위기는 확 바뀌듯 황천이발소의 천적 같은 나씨가 돌아오고 마을의 자율방범대장을 맡는다. 그는 황씨의 초,중 ,고 , 심지어 군대까지  같은 곳의 선배였다 . 그의 치욕을 알고 있는 .

이렇게 까지 하면 그가 뭐 대단한 동성애자 같이 오해를 할 수 있겠는데 , 그는 그저 언어의 세계가 보통 남자들과 다른 오히려 시인같은 감각의 세계를 , 소설같이 표현해도 되는 줄 알았던 사람인 것. 현실에선 그런 말투나 문장을 이어 길게 말로 하면 남자들은 말이 많다, 정치할거냐 . 의도가 뭐냐 . 의심부터 한다 . 이 황씨는 그저 순수한 문학도 같은 입장이었을 뿐인것 같은데 , 그걸 알아준 이가 기선생이고.  이런 촌구석에선  그런 교양은 짓밟힘의 대상이 된다 . 다르기에 그런 것도 있고 , 자신보다 잘남이 싫어서 그걸 봐 줄 수 없는 이유도 있다 . 해서 진실 따위는 알고 싶지 않으니 가장 오해하기 쉬운 성을 매개로 매도를 하고  인성과 인격을 짓 밟는다 . 그게 가장 쉬우니까 . 나씨는 체육대회날 기선생을 아이들 보는데서 폭행한다 . 순저히 아이들 장난을 수습하느라 나씨의 정신지체 아들 만식을 씻겨준게 이유였다.  

 

이유따위는 알것 없고 나비의 변태를 설명하다 변태선생이 된 그는 변태로 몰려 구타를 당하고 , 그렇게 소리도 없이 사라진다 . 사라짐이 먼저인지 이상기온으로 동네의 부글댐이 먼저인지 그건 알수없게 아득하다 .

이발소 황씨는 도와줄 수없었다 . 그를 도우러가면 동네에 떠도는 소문을 확인시켜주는 셈으로,  자신이 바로 추락할 거란 걸 알았기에 ..끝끝내 모른척 한다 . 그와 나씨의 그 팽팽한 눈치엔 서로 알고 있는 부분을 암묵적으로 감추고 있다 . 지배욕과 무지와 무학에서 온 알 수없는 편견이 그런 불편한 침묵으로 그것들이 마치 그 마을의 공기들 같이 떠돈다  ...

 

나비도 제길로만 다니 듯 사람도 제 쉬운 길로만 다니는 것 , 그런 얘긴 걸까 했다 . 길을 한 번 바꾸기가 그렇듯이 쉽지않은 거라고 , 뭔가 반전이 있기를 바랬는데, 있기를 행간을 노려 보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 뭐 , 있다면, 찾아지겠지...기선생의 시체는 나타나지 않았으니..

제목의 황천이야기 란 중의적 해석 , 일단 죽은 사람이 나오니까 그런 것도 있고 황천이란 곳이야기란의미기도하고 ...달리 죽은 곳이겠냐 , 마음 껏 표현을 못하는 이 세상이 어찌보면 죽은 세상 아니겠냐는 의미로도 읽혔다 . 아마 그게 가장 큰 주안점 일거라고 ... 그러고 보면 , 우린 다 , 나씨의 아들 만식이나 마찬가지다 ..싶네.. 씁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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