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창비세계문학 50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설준규 옮김 / 창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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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 릿 ㅡ1막 3장 중에서 ㅡ

 

레티어즈 : 햄릿 왕자 말인데 , 그의 객쩍은 호의 .

그건 한번 그래보는 것 , 젊음의 객기라 생각해 .

그건 인생의 절정기 청춘의 제비꽃 ,

일찍 피나 오래 못 가고 , 달콤하나 잠시뿐 .

한순간의 향기로 잠깐 기쁨 주는 것 ,

그뿐이다 .

 

오필리아 : 그냥 그뿐 ?

 

레어티즈 : 그뿐이라 생각해라 .

사람이 성장하면 근골과 몸집만

자라는 게 아니라 , 이 성전* 이 커지면서

속에 깃든 정신과 영혼의 예배 ,봉사 의무도

함께 자라지 . 지금은 아마그가 널 사랑하고 ,

지금은 얼룩이나 속임수가 순결한 그의 뜻

더럽히지 않겠지 . 하지만 두려워해야 돼 ,

지체 높으니 , 그의 뜻은 그의 것이 아니야 .

햄릿 왕자 자신은 출생에 매인 몸 ,

미천한 자들처럼 제 가고 싶은 길

제멋대로 갈 수 없어 . 그의 선택에 달렸거든 ,

이 국가 전체의 안녕과 건강이 .

따라서 그의 선택은 , 자신이 머리이긴 하나 ,

데마크라는 몸뚱이* 의 지지와 동의에

제약받을 수밖에 . 그럼 그가 널 사랑한다 말할 때

얼마만큼 믿어야 너답게 현명할까 ?

지위가 남달라 처신도 남다르기 마련인 그가

실행할 수 있는 만큼 . 그런데 그건 ,

덴마크 사람 대다수가 동의하는 딱 그만큼이지 .

그러니 네 평판이 어떤 손해를 입을지 재어봐 ,

사랑 노랠 너무 솔깃해서 듣거나 ,

마음을 뺏기거나 , 네 정숙한 보물함을

걷잡을 수 없이 조른다고 열어준다면 .

두려워해라 , 오필리아 , 두려워해 , 누이야 .

언제나 네 애정의 후위를 지키며

욕망의 사정거리와 위험 밖에 머물러라 .

조신한 처녀라면 어여쁜 자태를

달* 에게 내보여도 족히 방탕한 짓이야 .

미덕의 화신도 중상모략의 타격은 못 피해 .

봉오리 채 벌어지기 전 너무도 흔히 ,

봄철 어린 꽃싹을 자벌레가 파고들고 ,

청춘의 영롱한 아침 이슬 속에는

전염성 마름병이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어 .

그러니 조심해 . 두려움이 최상의 안전책이야 .

청춘은 제 자신을 배반해 , 곁에 누가 없어도 .*

 

오필리아 : 이 좋은 교훈의 뜻 내 마음 파수꾼으로

깊이 간직할게요 . 하지만 오빠 ,

은총 잃은 몇몇 목사들이 그러듯 ,

내겐 천국 가는 험한 가시밭길 인도해놓고 ,

술살로 부푼 못 말리는 탕자처럼

자기는 앵초꽃 핀 환란의 길 거닐며 ,

제 입으로 한 충고는 아랑곳 않는 ,

그런 짓은 마요 .

 

레티어즈 : 내 걱정은 하지 마라 .

너무 지체했군 .

 

 

ㅡ본문 32 / 33 / 34 쪽에서 ㅡ[1막 3장 ]

 

* 표시는 각주가 달린 단어 , 각주 번호와 내용은 임의생략 .

 



 

 

희곡의 맛이 이런것이구나 , 사실 고리타분하지 않을까 걱정한 면이 있었는데 ,

이건 마치 세익스피어의 소네트를 옮기는 기분이라 너무 활홀하다고 해야하나

그 정도 감탄은 즐겨도 될테지 !

 

멋진 갈등의 표현도 있었고 ( 햄릿이 부왕의 유령과 마주하기전 후) 또 , 충복

들과의 대화도 있었지만 내가 인상깊은 구절을 고를라치니 , 사랑이 아니면

무엇을 말할까 싶어 이 오라비의 애정 깊은 ,(혹은 갈등의 서막 ) 대화를 고르지

않을 수 없었다 .

 

분노도 복수도 애증이 아니라면 어디에서 올까 ? 나라가 주는 무게에서 ?

자신의 위치에서 ? 물론 맹목의 충절 역시 있을 수 있지만 , 그 역시나

사랑하는 대상만 다를 뿐 , 결국은 행동하게 하는 힘의 원천이 사랑임을

나는 그렇게 이해한다 . 목적이 되기도 , 수단이되기도 , 방법이 되기도 하는

이 거지같은 , 이 죽일 놈의 사랑 , 사랑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  아직은 ......

 

사족이지만 , 지극히 개인의 생각일뿐 .

햄릿을 읽으니 세익스피어의 시를 인용으로 멋지게 쓰인 소설 하나 생각나서

대표로 하나 뽑자면 아가사 크리스티 (필명 :메리 웨스트매콧) 여사의 소설

"봄에 나는 없었다 " 하는 ......

 

 

(yuelb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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