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졸업 - 소설가 8인의 학교 연대기
장강명 외 지음 / 창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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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졸업 : 나 , 선도부장이야 : 김상현 작가 편 ,

 

   나는 교사들 사이에 오가는 알력을 늘 주시하고 있었다 .

그래서 차기철이 오현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었

다 .촌지를 받지 않고 , 어려운 학생이 비행을 저지르면 우선

감싸려고 드는 오현석은 차기철에게 눈엣가시였다 . 내 보고

서는 그런 차기철의 마음에 쏙 들 수 밖에 없었다 .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형식적인 업무일 뿐이었다 . 선도

부장의 업무 . 이 업무의 결과로 오현석이 해직을 당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거다 .

 

   교사를 파면하는 건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 최종적으

로는 문교부 장관의 결제까지 나야하는 큰일이다 . 그런데

교원노조원도 아닌 그냥 평범한 교사를 파면하는 일이 , 고

작 이런 보고서 한장으로 일어날 수는 없다 . 게다가 오현석

은 졸업하자마자 실력을 인정받아서 바로 8학군으로 온 엘

리트 교사다 .

 

ㅡ본문 394 /395 쪽에서 ㅡ

 

 

고작 일개 선도부장이 작성한 보고서 한장은 그가 받은 담보금 100 만원의 가치를 훌쩍 뛰어 넘는 일이 되었다 .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 머릴 쓴일은 그렇듯 누군가 간절히 바란 냥 이뤄지고 말고 , 일이 그지경이 되서도 그저 한 사람의 일생에 어떤 영향을 미친 일이 된 건지 느낄 새도없이 죄책감따윈 멀리 던지고 기껏 한다는 말이 "나 , 선도부장이야 . " 라니 ......

선도부장이 하는 일이 이런 알력 다툼에 도움을 주는 일이구나 , 새삼 배운다 . 참나, 세상 좋구나 해야할까 . 내용은 마치 말죽거리 잔혹사에나 나올 법한 고교시절 같다 . 우리 때는  어린 그저 학생놀이나 했구나 싶은게 , 저 시절엔 어른같은 모습이 엿보이니  세대차를 이렇게 알게도 한다 .

 

하기야 내 어린 맘에 고교생 언니 , 오빠들은 어른이었다 . 학생이 아니고 . 한 집안을 대표하는 그 집의 특징같은 것이기도 했으니 어른이지 , 애가 아니고 ...

 

지금의 학생은 그런 어른 흉내나 내는 것에도 못 미친다 . 그렇다고 세상이 더 뛰어나게 좋아진 것도 없는데 이 차이를 어디서 어떻게 극복해야할지 모르겠다 . 교육이 왜 위대하고 중요한가를 다시금 생각케하는 지점에 이 책을 읽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

 

아니면 이미 다행히 졸업한 세대라는 것을 만족적으로 자족해야하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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