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졸업 : 나 , 선도부장이야 : 김상현 작가 편
,
나는 교사들 사이에 오가는 알력을 늘 주시하고 있었다 .
그래서 차기철이 오현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었
다 .촌지를 받지 않고 , 어려운 학생이 비행을 저지르면 우선
감싸려고 드는 오현석은 차기철에게 눈엣가시였다 . 내
보고
서는 그런 차기철의 마음에 쏙 들 수 밖에 없었다 .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형식적인 업무일 뿐이었다 .
선도
부장의 업무 . 이 업무의 결과로 오현석이 해직을
당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거다 .
교사를 파면하는 건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
최종적으
로는 문교부 장관의 결제까지 나야하는 큰일이다 .
그런데
교원노조원도 아닌 그냥 평범한 교사를 파면하는 일이 ,
고
작 이런 보고서 한장으로 일어날 수는 없다 . 게다가
오현석
은 졸업하자마자 실력을 인정받아서 바로 8학군으로 온
엘
리트 교사다 .
ㅡ본문 394 /395 쪽에서 ㅡ
고작 일개 선도부장이
작성한 보고서 한장은 그가 받은 담보금 100 만원의 가치를 훌쩍 뛰어 넘는 일이
되었다 .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 머릴 쓴일은 그렇듯 누군가 간절히 바란 냥 이뤄지고
말고 , 일이 그지경이 되서도 그저 한 사람의 일생에 어떤 영향을 미친 일이 된 건지
느낄 새도없이 죄책감따윈 멀리 던지고 기껏 한다는 말이 "나 , 선도부장이야 . "
라니 ......
선도부장이 하는 일이 이런
알력 다툼에 도움을 주는 일이구나 , 새삼 배운다 . 참나, 세상 좋구나 해야할까
. 내용은 마치 말죽거리 잔혹사에나 나올 법한 고교시절 같다 . 우리 때는 어린 그저
학생놀이나 했구나 싶은게 , 저 시절엔 어른같은 모습이 엿보이니 세대차를 이렇게 알게도
한다 .
하기야 내 어린 맘에
고교생 언니 , 오빠들은 어른이었다 . 학생이 아니고 . 한 집안을 대표하는 그 집의 특징같은 것이기도 했으니 어른이지 , 애가 아니고
...
지금의 학생은 그런 어른
흉내나 내는 것에도 못 미친다 . 그렇다고 세상이 더 뛰어나게 좋아진 것도 없는데 이 차이를 어디서 어떻게 극복해야할지 모르겠다 . 교육이 왜
위대하고 중요한가를 다시금 생각케하는 지점에 이 책을 읽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
아니면 이미 다행히 졸업한
세대라는 것을 만족적으로 자족해야하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