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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차가운 손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1월
평점 :
그대의 차가운 손 ㅡ한 강
시대와 나라만 좀 옮겨서 직업군이 바뀐 다른 요조들의 이야기 같아 그만큼 인간 실격이란 소설이 관통하는 인간의 심리 면적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거겠지 .
이 소설은 장운형이란 조형 예술가가 자신의 기록을 쓴 것을 그가 실종되자 여동생이 단서라도
되면 싶은 바람에 우연한 기회에 한 번 같이 자리 한 적 있었던 소설가 나 (H) 에게 이 기록물을 보내 오고 그걸 읽으며 장운형의
실종 전까지의 파란만장 스토리가 열리는 식이랄까 ...
기록엔 어릴 때의 성장기 , 성격 형성에 바탕이 된 일화들이 쓰여있고
그게 바로 요조 같은 면을 연상시키게 해 .
단 , 그는 막내는 아니었는데 밑으로 두 누이동생이 있었고 교양 넘치고 사람들이
칭송해 마지 않는 부모님이 계셨고 고모가 있었다고 하지 . 인상적인 건 그의 어머니인데 , 어머니는 따듯하고 자상하거나 일반적
모성애를 보이는 사람이 아닌거야 . 겉으론 너무나 그럴 듯하게 웃어보이고 다정하지만 아무도 안볼때는 싸늘한 얼굴이 되는 , 장운형은
그 얼굴을 가면이라 느끼고 무서워하면서도 조심스러워 하게 돼 . 자신이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단 걸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고 산달까 ...
아버지도 역시 그런 편이고 . 쇼윈도 부부라고 봐도 될 듯해 . 일찍 부모의 모습에서 가짜와 진짜를 가리는게 의미가 없다는 걸
느끼며 커버린 그는 처세술이 랄 수 있는 호인형의 방법을
깨우치고 사람들을 관찰해 나가 . 일반적인 사람에게선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어머니처럼 뭔가 숨겨져 있는 사람들에 호기심을 갖게 되고 그건 그가 예술로 나가는 밑거름이 되기도 해 . 재능과 끈기도 마침 있어서
몇 번의 개인전으로 호평을 얻게되지 . 그 과정에서 바로 첫 인연이랄 수 있는 L 을 만나고 그녀의 손을 석고로 뜨는 작업을 통해
작품세계가 넓어지기도 하고 그러면서 L과 복잡하게 얽혀가 . 그녀는 뮤즈인 동시에 또 하나의 그 자신이기도 했어 . 그런 얘긴 나오지
않지만 꼭 돌봄의 대상처럼 나오지만 내 보기엔 , 그자신이 받고 싶었던 혹은 듣고자 하던 말들을 투영한 인물이 아닐까 생각이
되더라고 . L은 여자이지만 고도비만에 폭식과 거식증을 오가고 나중엔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하면서 몰라보게 살을 빼고 예뻐졌다가
요요 때문에 급격히 성격 장애와 섭식 장애가 오게 되는데 살이 찌면서 다시 운형 앞에 나타나 도움을 받다 떠났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는 인물
. 그녀가 최종적으로 인사를 하고 떠나고 그때는 또 한사람 E 란 여자가 그의 작품 모델로 영감을 주는데 역시 그건 그의 내면과
닮은 아니 닿아있다고 해야하나 , 둘은 서로 알아본거랄까 ... 서로 빈 껍데기뿐 인 걸.
그래서 그는 석고로 몸을 그대로 뜨는 작업을
하는 거고 , 그 안에 담긴 공동을 보려하는 것이랄까 . 심연 그걸 보고 싶어한달까 ...
두려워 하지만 원래 사람은 호기심의
동물이잖아 ! 자신을 직접 통째로 떠서 볼 수는 없으니 타인의 모습으로라도 보고 싶었달까 . 대리만족처럼
그러다 E가 그런 면들을
건들이고 서로의 가련한 면들을 상처난 개들이 서로 핥아주듯 위무를 주고 받으며 돌연 실종이 되는 상태가 벌어지는 거지 . 그들은
만족해서 이 세상 보이는 것들에 집착하지 않아도 되니까 숨어버린 거라고 생각해 . 아니 숨은 건 아닌데 늘 있는데도 원래의 모습이 좀
변했는데 사람들이 못 알아 보는 걸수도 있지 . 상식의 틀을 가진 이들은 상식 밖을 곧잘 못 보듯이 ... 그들은 알에서 깨고 나간
형태가 된 거라고 생각이 들었어 .
몇년 전 일본의 장르작가인 노리즈키 린타로` 의 '잘린머리에게 물어봐' 란 작품에서
석고로 인체의 질감을 표현하는 예술가의 고뇌를 너무 잘 그려내서 새삼 놀랐던 때가 떠오르기도 한 이번 한강의 소설 .뭐 .
그쪽과는 좀 다른 쪽으로 가족력을 거슬러 가지만 결국은 자신의 본질을 상처적 체질을 이해하는 사람을 , 더는 가면을 쓰지 않아도
되는 사람을 만나면 껍데기는 깨지고 만다는 이야기쯤으로 들렸어 .물론 그러려면 꾸준한 관찰과 다른 눈 , 또 용기가 필요하단 것도
...
아 , L 은 이제 남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졌다고 해 . 자신의 삶으로 시간으로 살기로 한 그녀에게 박수와 응원을 보내 .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봐주고 아껴주던 운형도 잊지는 말아줘 . 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