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0
서유미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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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를 한 달이면 한 달 석 달이면 석 달 회원제처럼 끊어 매일을 집 드나들듯이 하는 이의 얘길 듣고 놀란 적이 있다. 따라와 보라는 말에 까짓 목욕탕 하고 갔다가 한증막인 걸 알고 그것대로 놀라고 그곳에서 늘 수다를 떠는 그룹이 있다는 것에 놀라고 먹고 자고 출퇴근까지 해결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사실을 알게도 되었었다 . 사우나는 어떤 면에서 내겐 좀 신세계였다 . 결국은 그래봐야 외로워서 , 시간을 보내려고 , 여자 몸으로 다른 곳보단 안전하니까 이유를 들어 사람 만나고 투닥 거리고 정붙이고 사는 사람들 모습이 보였더랬다 . 밖에 나가면 아무리 크고 좋은 집이 있어도 사람사는 것 같지 않아서 찾는다는 사람도 있으니 사실 여부는 상관없이 사우나는 그런 곳으로 인식이 잡혔다 .
그래도 서유미 작가의 글처럼 울기 좋은 장소로의 사우나는 상상치 못한 공간였었다 . 영화 블루에서 수영장에서 수영하며 우는 것은 봤지 만 또 , 비가 올때 울어도 우는 건 잘 안보인다고들 하지 . 그치만 비오는 날 우산 없이 울면 오히려 눈에 띨것도 같다 . 우산 안에서 운다면 몰라도 ...... 처음 이 책이 나온다고 할때 제목과 연관해서 사우나와 울기좋은 장소를 찾은 여자 얘기라는 말에 물음표였다가 읽고 나니 느낌표로 책을 덮었다 .
각기 다른 사연에 다른 연령 오직 그 사우나를 다니는 이유 하나로 뭉쳐 속내를 풀어내고 마음을 여는 사람들 ......

여자는 수영장 대신 사우나에 가서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드나들며 마음 속 열을 온도를 맞추려고 애를 쓴다 .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굴고 있지만 혼자가 되서 우두커니 앉았을때 몰려오는 허기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어서 며칠을 같이 사우나에서 만난 승진과 정희들과 오전시간을 보내고 목욕을 한 날 .
좋아하는 원피스를 꺼내입고 화장을 하고 남편 회사를 찾아가 누구 엄마 대신 사람대 사람으로 당신과 나로 마주해보기로 한 참이다 .
무슨 말을 어떻게 할지 모르는 ......뒷이야기도 제법 궁금한 소설였다.
뭐 흔한 외도 스토리라 그럴까만 진지하게 남편의 상태는 한번도 나오지 않았고 상대여자에 대한 정보도 전무한지라 천박한 호기심이라 해도 이미 시작된 이야기를 읽어버린 후여서 어쩌겠는가... 다만 , 한번 흔들렸다고 정리되는 결혼이라면 정말 두아이를 낳고 산 세월이 무너질 노릇 ( 자식이 없어도 ..셋도 넷도 마찬가지 일텐데 ..하나여도 ) 이고 , 가능하다면 한 번은 , 당신도 비밀을 하나 (똑같은 비밀이 아니어도) 만드는 것(응?)으로 넘어가 주면 ...싶기도 하다 . 이전의 나였다면 냉큼 어째서냐고 ..참지 말라고 할테고 , 또 결과적으로 안 참은 것이 되버렸지만 이유는 달라도 ...대부분 좀 참을 걸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 이런 생각이 순 오만에서 오는 걸수 있겠지만 ... 아무튼 위기의 순간에 더 좋아지느냐와 더 나빠질 것인가는 늘 순간의 선택인 듯 하다
는 것 . 그런데 그 선택의 순간은 작은 틈에서 비집고 들어온 생각이 피워낸 연기같은 것의 결과일 때가 많다 ..라는 것 .
어쩌면 사랑 역시 그런 게 아니겠냐 하면 할말 없지만 . 뭐든 틈이 있어야 세고 막고 할 틈, 여유도 생긴다는 것 . 그런 틈도 없다면 질식할 수도 있다는 게 사실 . 물론 경우에 따라서....가능하다면 사랑으로 질식해 죽는 일은 없기를 바라지만 말이다 .
그런 의미에서 틈 ㅡ은 좀 여유를 스스로 가져도 보고 줘 보기도 하란 의미로도 읽혔달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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