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미래 - 2013년 제37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김애란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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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의 가사 속에 나오는 소나무를 떠올리다니 , 이상한 노릇이다 .
소나무하면 꽤나 고상한 이미지이지만 그만큼 고생도 많은 나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철갑을 두른듯 바람 서리 견디고 홀로서 있어야기
에 그 감당해얄 고독이나 설움을 말도 못할 것이기 때문이 아닌가...
그래서 글 속에 아버지의 등에 비죽이 소나무가 솟았단 말에 아 , 저이
가 외롭고 고단한 게지 ...... 혼자 풍파를 견디며 살아왔는데 알아주는
이가 내도록 없네 , 하는 생각이 대번에 들었더랬다 .
아들은 이제 일을 좀 한다고 하는 척하려고 제법 애를 쓴다고 쓰는데
첫 일이라는게 그렇듯 먼 것엔 마음을 더 쏟고 가까운데 것은 가까운
나머지 소홀하기 쉽다는 만고의 진리를 어김없이 시연해 준다 . 그 몫
은 고스란히 가족의 것이 되어서 늘 거기있는 이가 짊어지기 마련이다
. 안타까운 것은 예전엔 아버지의 일이 그러했다면 ( 서비스 업이라 불
리던 이발사) 대게 감정을 처리하는 창구 역을 하던 인터넷의 역할이
이젠 주된 업무의 형식이 되면서 그마저도 하나의 일로 자리잡아 사람
이 죽으면 실재 장례절차를 진행하듯 인터넷 상의 기록 역시 그와 유사
한 방식으로 장례를 치루게 되는 것이 하나의 서비스 상조로 자리 매김
했다는 것일테다 . 남겨진 자료만 덩그러니 떠돌지 않도록 사후관리서
비스를 신청해두면 유고시 그 계정들도 모두 삭제처리가 되는데 그냥
단순하게 삭제되는 것만이 아니라 일일이 내용을 봐가며 인사를 할 곳
엔 메시지를 남기고 정리를 한다는 것이 그 장례의 절차 . 글의 주인공
이 하는 일이란 것이 바로 그 인터넷계정 장례상조서비스업이라고 .
아버진 늘 잘 들어주라 ㅡ고 하셨다 . 하지만 오늘도 출근 전 아버지와
의 대화는 계속 두번이상 같은 말을 되물을 정도로 겉돌았고 짜증처럼
그래서 ? 뭐냐고 어쩌라는 거냐는 투의 답을 요구하는 말에 가까웠다
는 사실을 그는 정작 깨닫지 못하다가 출근을 해서야 고인의 기록을 보
며 정리작업을 하다 사장이 부재한걸 알게되고 평소 생활과 다른 모습
을 보이던 사장의 근황얘기에 아버지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장맛비가
내리는 중에 집으로 향한다 . 그 동안 아버지에 별일이 없기를 바라면
서 말이다 . 제목의 습 濕 ㅡ은 한자로 습기 또는 병의 기운이 들어 차
는 모양을 나타내는걸로 보았다 . 아버지의 소나무는 아들 모르게 반
지하 골방에서 장마동안 습기와 장시간 머물며 우울한 날들을 보내는 
사람의 마음에 낀 솔이끼같은 같은 것이 아니었을지 ... 등골을 빼먹고 
자란 ... 어찌됐든 그곳엔 비 그치고 이곳엔 비 내리기를 바라며 이 7월 
의 열대야를 견디고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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