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밤의 경숙 - 2013년 제58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김숨 외 지음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지난 가을 비가 엄청 내리던 날이 기억났다 . 나는 친구 Y 와 H를 만나기로 했고 장소는 Y 가 정한 곳 . 우리 집과 그녀석의 집 중간 쯤 되는 잘 아는 고깃집였다 . 문제는 H 가 이 동네를 알긴 알지만 너무 오랜만에 온다는 것 . 그리고 네비게이션이 있어도 잘 쓸 줄 모르는 녀석이라는 것 . 그러니 말로만 길을 알려줘야 했는데 이건 순 장님 코끼리다리 만지기 였다 . 서로 인식하는 중앙로라는 길 자체가 다른 데다 길 이름이라도 알면 다행이련만 . 예전엔 길이 많지 않아서 복잡할게 없었는데 , 20년 쯤 시간이 흐르고 나니 길도 집도 랜드마크가 되던 것들도 변해버려서 정말 정확한 번짓수와 상호를 업데이트 시킨 네비시스템이 아니면 , 그날 우린 고기 한 점 먹기전에 이 길바닥 설명하다 특히 왜 네비에 안 찍히느냐에 대해 ~시간을 보낼 뻔 했다 . 나중에 H는 알아서 찾아 갈테니 먹고 있으라고 했고 Y 의 성격에 궁금한 걸 못참는 지라 어째서 언제적 네비인데 이 주소가 없냐 하는 투정을 듣느라, 나는 나대로 H가 우리집 을 올때 늘 이 길을 통해 오니까 모르는게 답답해서 빈 속에 소주를 들이 부었다가 일찍 취해버린 날로 . H가 바로 찾아오긴 했지만 뭔가 기운 같은게 한 김 빠져나간 그런 느낌 ...역시 셋은 조합이 별로야 . 담엔 1:1 로 만나자고 . 너무 피곤했던 날로 기억하고 있다 .
어디야 ? 지금 어디쯤인데 ? 이런 물음 ... 들어 본 적 있는지 . 움직이는 탈 것 위에서 통신마저 가능해지면서 생긴 유래없는 질문 형식이 지금은 너무 당연한듯 자릴 잡아서 아마도 이 말이 가장 듣기 싫은 말이 아닐까 . 생각이 든다 .
그 말 어디쯤엔 ㅡ당연히 도착했어야할 시간인데 왜 자리에 없니? 98% 나머지 2% 쯤은 엇~ 이것봐라~ 살살 마음을 지그시 억누르면서 억지껏 상냥한 괜찮은거지! 가 들어있기 때문에 ...아닐수도 있지. 물론 , 저 둘의 % 를 바꿔도 전혀 전혀 상관없고 다른 마음도 있다는 걸 ...있다고 하고 .
이 단편의 울화통 터지는 지점 어디쯤을 한번 둘러 보려다 보니 내 생활 일부마저 공개해버렸는데 , 뭐 누구에게나 이런 일쯤 (?) 세개이상 가지고 있다는데 내 파워블로거 자릴 건다 .( 뭐! 이자식아!) 먼저 아버지의 알아보기 힘든 필체 성원인지 서원인지 이름마저 불분명한 흘림체 ( 모르겠음 받아든 시점에 물었어야지) 연락처 없는 약도. 요즘 명함이나 회사 네이밍만 대도 스마트하게 업종별로 검색을 뜨르르하게 해주는데 손글씨로 간략한 약도까지 ... 이 길은 찾으면 장한 거라고 . 왜? 이 분은 자신이 다녀와서 아는대로만 그린 약도를 준것이기 때문에 처음 가는 사람이 그와 똑같이 그 길을 가란 보장은 절대 없다는 걸 . 하다못해 지하철역 몇 번 출구에서 몇 백미터인가 부터 갈리기 시작하는데 무작정 지하철 역에서 나와 직진이라 . 오른쪽으로 꺽어서 하는 식의 이런 약도를 그려놓으니 아들이 주위는 안보고 발 밑만보다 자신이 어느 동네 의 어디쯤에 있는지도 모르게 된 것 아닌가? 지상에서 가장 많은건 유명 대기업 광고판 . 그게 각 마을, 마을마다 있다는 것. 그래서 요즘은 여길 봐도 우리동네인지 저길 봐도 너네 동네인지 구분하기가 제 3자의 눈이 아니고는 쉽지 않다는 것 . 그래서 찾아는 갔느냐 ?아니 ... 그 아들 아직 그 동네 헤매고 있다고 ,몇 년 째 ~ 이런 도시 괴담 스런 얘기 ㅡ로 만들어 버릴까 ?!(딱 좋다는)

지갑도 잃어버려서 돈도 없고 마침 여자친구마저 전화해서 계속 신경 긁다가 아버지가 다치셨다고 와줬음 한다는데 ... 이 여자친구 뭐니? 인정 상 그럴 수는 있지만 자정이 다 되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이 남자는 ...택시가 전부 이 도시를 나가길 거부하는 상황? 그러니 계속 계속 걸을 뿐 ... 나중에 너덜너덜해진 아버지의 약도는 빌딩이 있어야 할 자리가 구멍이나서 검은 구멍이.... 되었다고....한다 . 우리는 상식수준을 들이대지만 그날따라 상식의 것들이 전부 어깃장을 놓는 날이 있다 . 마가 낀 듯한 그런 날 ...이랄까 ? 일단 잘 모르면서 그런 약도만 달랑 들고 길을 나섰다는 것 자체가 이 남자의 마음인게다 . 길을 잃은 마음 ... 자신은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선 인정을 안는 경우처럼 . 어머니가 그러잖던가 ? 고시공부나 하라고 , 지금 일은 알바 정도로 밖에 안보는 거고, 여친도 그렇다. 전화에 대고 헤어질 게 아니면 그 회사 별로라며 . 대놓고 할 말은 아니지 않나 ? 아버지 역시 . 어디의 뭐하는 곳인지는 끝내 말 안코 ( 다단계 )가면 널 알아봐주실 ...끄응 ~ 이 무슨 현대에서 사극 찍는 대사를 남발하신단 말인지 . 그러니 이 아들이자 남친이자 당신들이 아는 남자는 그 곳에서 마음에 안개가 잔뜩 끼어 버렸다 . 뭐 그렇다는 것 . 혼자 학
자금 대출 갚느라 매달 30만원씩 밖에 적금을 못부어서 부모님께 용돈을 행사때마다 많이씩 못 드려서 ? 몇 년째 잘만 만나고있다가 결혼 앞에서 펄쩍 뛰는 여친 . 남자는 헤어질 생각인데 여자는 다시 만나겠다 나타난 상황 . 귀찮아져서 그냥저냥 만나고 있지만 이미 그의 마음에 없던 이별이란 상황이 생겨버렸다는 . 그러니 고작일지 (남이 보기에 ~)몰라도 자신은 건실하게 만족하며 살고 있는데 타인들 만족시키며 살 생각없던 이에게 공기를 흔들어 놓은게 ...누구고 왜냐고... 뭐 결국 대기업에 잡아먹힌 회사가 되었지만 . 그래서 이직을 해야하는 현실에  던져져 버린 탓에 남자는 길을 잃었다 . 자신의 신념 만으로도 안되는게 있었으니까 ... 어디쯤 ? 묻지마라 .왜냐고 왜그렇게 늦은 시간까지 헤매고 다니는지 묻지를 마라 ... 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