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제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황정은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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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ㅡ 최은영

제목이 호기심을 불러일으켜서 제일 마지막에 있는 순서라 대체 무슨 얘기일까 잔뜩 기대하며 열어봤는데 어랏 ! 이 작가 .. 이 작품이 등단작이라고? 84년 생에 첫 등단작 쇼코 의 미소 ㅡ 어쩐지 빠리빠리한 빵집의 크림이 부드럽게 녹는 기분의 제목이라고 , 빵 먹고 싶어지네 .
한 입 크게 ~ 물고 들어가 볼까?
와 ... 언어 다국적인 이야기라는~ 일단 우리말로 쓰였는데 ( 이거 자동번역기?^^ㅋ) 일본어 , 영어가 한국어가 삼중으로 충돌하는 돌비 스테레오 시스템 현장이라 이거지! 일단 쇼코가 일본에서 소유네 학교로 영어교류 학습 목적으로 자매학교를 맺고 소유네 집에 며칠 머물게 되면서 소유는 그간 자신이 고집쟁이에 뭐든 시킬 줄만 아는 할아버지라고 생각한 양반의 전혀 다른 모습과 엄마의 싹싹하고 상냥한 웃음과 활력에 놀라게 돼 . 더구나 할아버지의 일본어 실력은 쇼코와 소통이 너무 자연스러워 둘이 친구같이 느껴졌고 할아버진 실제로 쇼코에게 미스터김 이라고 부르라며 친구가 되자고해 . 소유는 그런 쇼코에 질투도 나지만 호감도 느껴져 팔짱을 꼈다가 쇼코가 자신은 이성애자라고 하니까 이곳에선 이게 자연스런 호감의 표시고 친밀한 관계만 그런다고 얘길해 주는데 쇼코는 약간 의심하다 다음날 학교에 가보고는 바로 이해를 하게되지 . 머무는 동안 쇼코는 소유네 가정생활을 자연스럽게 사진에 담아 보려고 애쓰고 훗날 그 사진은 결국 소유네 세 식구가 다 같이 찍힌 유일한 사진이 돼 .
자매학습이 끝나고 돌아가서도 계속 몇 년간 계속되는 쇼코와 소유와 할아버지와의 펜팔 . 쇼코는 소유에겐 영어로 할아버지에겐 일어로 잊지 않고 편지를 해왔고 . 소유는 자신은 별볼일 없는 아이니까 졸업하
고 이 작은 시골에서 평범하게 살게 될거라고 생각해 왔는데 쇼코가 남긴 한마디 때문에 좀 더 넓은 곳으로 가도 되겠구나 생각을 하게되지 . 서울 , 베트남 , 뉴욕 , 더블린, 베이징, 이 왕이면 멀리 멀리 가라고 넌 영화감독이 될거란 말에 .. 서울의 사립대에 다니게되고 쇼코는 도쿄로 간다고 하더니 못가게 되었다며 편지가 끊기게 되고 . 소유는 대학 생활로도 벅차게 바빴고 어학연수로 2년을 캐나다로 나갔다가 거기서 하나를 만나게 되면서 쇼코의 소식을 듣곤 참을 수 없이 궁금해진 소유는 쇼코를 무작정 찾아가게 되고 , 집안에 쳐박힌채 무기력한 쇼코에 괜히 우월해진채 돌아오지 .시간이 흘러 독립영화 두편을 제작하고 에너지가 소진된채 시간만 갉아먹으며 시나리오에 매달리고 .사람도 시간도 여유도 점점 잃어가는 소유 . 어느새 삼십대에 접어들어 있는데 갑자기 불쑥 찾아온 할아버지가 쇼코의 편지를 전해 주면서 "소유 너 멋있다 . 자신이 하고픈 일을 하려고 이렇게 애쓰고 사는게 얼마나 멋지냐"고 하면서 돌아가고 . 빗속을 ... 엄마의 전화로 할아버지가 오래 아파왔던 사실을 그제서야 알게되서 소유는 집으로 돌아가 함께 매일매일을 서로 못했던 속얘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며 할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 그리고 쇼코에게 온 할아버지의 편지에 돌아가셨단 얘길 전하며 앞으론 이메일로 하자고 하니 쇼코가 찾아오게 돼 . 그간 할아버지가 쓴 200여통의 편지를 들고서 . 할아버지가 쓴 편지를 모두 읽어주고 소유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엄마에 대해 할아버지의 꿈에 대해 많은 얘길 하던 순간이 지나고 쇼코는 지난 소유의 방문 때는 미안
했다며 사실 우울증이 심해 몇번 자살미수에 그쳤고 , 지금은 많이 좋아 졌다고 얘길하면서 그날도 약에 취해서 몽롱한 상태였다고 얘길해줘 .배웅하며 서로를 안고 토닥이며 미소로 인사하는 두사람 ....


어느 한 시기에 만난 사람은 인생의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치곤 하지 .
소유에게 쇼코가 그랬던 것 같지만 사실 , 두사람에게 그건 하나의 드러나는 공통점이어서 동질감에 의한 자신의 존재을 확인하려는 행위 같다고 읽었어 . 소유도 쇼코도 삼인 가족 형태인데 쇼코는 고모와 할아버지 , 고모는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고 할아버진 쇼코를 애지중지하는 사람이었다는데 지긋지긋해 하면서도 버릴수도 그렇다고 떠날수도 없다고 하지만 사실 그건 약한 자신을 그들이 떠날까봐 두려워 반대로
나타난 기제라고 봤어 . 소유의 경우 . 일을 더는 할수없는 할아버지와 집안 경제를 떠안은 엄마의 자리 가장 인 엄마가 밉고 , 할아버지가 엄마 자릴 늘 대신하던 어릴 때와 는 달리 조금 크니 심술맞은 노인 같아 보이기만 했는데 모두들 부끄러워 말하는 법을 알지 못해 서로 표현을 못한 거였더라는 걸 . 너무나 늦게 알게된다고 . 할아버지가 돌아가셔도 울고 싶은데 울지 못하는 엄마를 보며 사람들이 독하다고 쑤군대는걸 묵묵히 견디는 걸 보면서 안쓰러워하는 소유 . 그리고 쇼코와 친밀하던 할아버질 질투하던 자신 . 자신이 얼마나 이 가족들을 사랑하고 그들 속에 있고 싶어 했나를, 쇼코로 인해 알게 되는 그런 이야기 . 나이 삼십이 다되서 ... 멀리서 봐야만 보이는 게 있는 모양이다 . 이렇게 돌고 돌아서 정말 원한게 뭐였는지 알기까지 걸린 시간과 그 사이에 잃고 얻은 것들을 생각하자니. 진실이나 진심이란건 형태가 가족이란 그림같아  너무 가까우면 안보이는 법이라고 얘길 하는 것일까... 매직아이처럼 ... ㅎㅎㅎ
그 미소들이 갖은 의미가 다 해독될때까지 눈의 힘을 제대로 조절해야겠다고 . 담백한 호밀빵 같은 소설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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