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반점 - 2005년 제29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한강 외 지음 / 문학사상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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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나서야 알아지는 것 , 통과 할 적엔 도통 그것이 어둠인지  빛인지 알수 없다가 뒤돌아서 봐야만 아득히 저 것이 내가 지나온 어둠 , 혹은 빛이었구나 알게 되는 일들 ...
삶을 뭉뚱그려 표현 할 수 있다면 그렇게 말할까...
바다의 깊이를 재겠다고 내려간 소금인형이 계속 끝도 없는 소금을 풀어 내야 하였다던가 ...아기부처는 그런 기분이 드는 글였다 .
감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한 무엇이 견딜 수 없는 걸로 다가오는 건 한 순간이면 된다 . 그걸 위선이라거나 책임이라거나 뭐라도 이름지으며 부르건 묵묵히 진만큼 견디려고 한 서로에게 한번쯤은 있었어야 할 사막이고 바다이고 서로에게 소금인형이고 그랬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
사랑이 아니면 견딜 수 없는 때도 있었는데 , 지나고 보니 그 또한 다른 이름의 사랑이란 걸 알게될 때가 있고 . 자기애이던 연민이던 없는 것이나 동정보단 나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곤 한다 .
겉으로 보이는 곳만 말끔하니 똑 떨어지도록 잘난 남자와 사는 평범한 여자 . 그 남자의 비밀은 온 몸의 붉은 화상자국 . 평범하지 않은 몸에 스스로를 날카롭게 벼르며 살아온 남자를 상처 안듯 껴안아 보려한 여자는 이내 그것이 자신의 오만이었다는 걸 알게되고 그 환멸은 자신을 괴롭히느라 스스로 힘든만큼 남편에겐 더없이 다정하게 굴어왔었다 .
그런데 그에게 여자가 생겼단다 . 그를 사랑한다고 전화가 오고 그도 아내를 정리하려고 단호하기까지한 순간들 . 그 동안에도 그녀는 혼자를 벌 주느라 몸이 아프다 . 내면의 죄들을 독들을 다스리느라 ... 하지만 남편은 그런 건 보이지 않기에 자신에 대한 경멸이라고 생각하고 더욱 가멸차게 군다 . 그녀가 그토록 표현에 인색하고 소리없이 견디게 된데에는 어머니의 역활이 참 컸다 . 오빠보다 자신에게 늘 거리를 둔다고 느껴서 감정을 멀찍히 떨어뜨려 놓고 사는 버릇을 들여온 그녀로서는 평생 살을 맞대고 사는 일이 그토록 별 것 아닌게 아니라는 걸 몰랐기에... 타인처럼 , 아니 어머니를 대하듯 그러면 될 줄 알았나 보다 .
한 집에서 같이 자고 먹고 할 일생이 얼마나 긴지는 , 또 자신이 느끼고 싶은 섬세한 욕망은 얼마나 솔직하고 스스럼 없는 것들인지는 모르고 욕망을 누르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솔직하지 못하게 살아온 시간이 몰아닥쳐서 아프게 찔려왔을 시간들 ... 그럼에도 달리 사는 방법을 잘 모르는 사람은 끌어 안고 그 상처를 천천히 쓰다듬으면서 살거라는 생각에 먹먹해지고 말았다 . 하지만 전혀 모르던 때보단 알았으니 소리내서 말하고 달리 표현 하는 방법을 좀 익히는 것도 좋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 묵묵을 깨고 말이다 .

아기가 괜히 아기인가..부처라도 아기부처니 졸리면 재워야하고 배고프면 먹여야 하고 때가타면 씻기고 해 얄 것 아닌가 ... 그러니 자신의 감정도 아기처럼 달래고 어르면서 키워나가는 방법을 같이 모색하는 시간이길 ... 아주 영영 타인의 시간이 되어서 혼자만의 방에 갇히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길 바라게 된다 . 이미 그녀의 유자차가 두 잔 이라는 데서 희망의 향기가 모락모락 나지만 ...모처럼 한 강 작가의 소설 중에 따듯한 끝을 예감하게 된 글을 본 것 같아서 느낌이 좋았다 .
나도 , 돌이킬 수 있었다면 그랬을 지도 모르겠다고 , 한 순간 든 생각을 머릴 저어 털어내보며 . 어쩔 수 없는 것들 역시 있는 거라고...
그건 그것대로 괜찮다고 , 내 안의 아기부처를 달래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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