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반점 - 2005년 제29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한강 외 지음 / 문학사상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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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매장에서 함께 늘 아침을 먹던 세 사람 중 하나인 양미가 다이어트를 한다고 오늘도 아침을 먹지 않는다 . 현수는 그 동안 양미가 별 존재감이 없다고 여겼는데 , 그녀가 빠진 자리에서 대화는 이상하게 헛헛한다 . 집 안에서 지지고 볶는 고부의 갈등을 보고 다 자기 때문이란걸 알지만 이런 말을 나눌 상대도 이젠 없다 . 이천댁아주머닌 씩씩대며 이런저런 말을 하지만 그 말도 잘 들어오지 않는다 .
4년 가까이 일해 오면서 늘 변함없이 성실하기만 하던 양미의 단 하나 흠이 있다면 뚱뚱하고 넙대대한 못생김였는데 어느 날부턴가 그녀가 살을 빼고 날씬해지며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 돌이켜 보면 아마 그녀 남동생이 가까스로 그녀가 목돈으로 모아둔 적금 2천만원을 손댄 사실을 알고 부터인 것 같다 . 전에 안보이던 목걸이를 하고 오면서 혼자 실실 웃고 베베꼬며 넋나간 사람처럼 군다 .
애인이 생긴 건 확실한데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 . 그런 어느 날 매장에서 난리가 났다 . 그녀가 기름솥을 엎어 놓고 어디론가 사라졌다나 ...이천댁 말로는 이 앞 버스정류장에 드라마 촬영을 한다고 박원준이 왔다는 말을 듣고는 하얗게 질려 나갔다는 것 .

예전에 개그같은 , 떠돌던 말 중에 있었는데 내 애인은 워낙 비밀주의 신비주의라 사귀는 게 비밀이고 아무도 모르게 하는게 너무 괴로운데 문제는 그 애인조차 자신과 사귀는 걸 모른다는 게 더큰 비밀이라고.

연예인을 우상처럼 생각하고 사랑하는 사람들 을 보며 빗댄 유머가 아닌가 했었는데 , 이런 사람들 이야기를 읽자니 , 아 ,, 현실에 있지 않아도 현실 속에서 혼자 위로받고 힘을 받는 상황이 오고 하면 그 누구라도  한 번 만난 적 없으면서 남 몰래 비밀같은 은애의 맘을 갖기도 한다는 걸 , 그 마음과 주고 받는 위로와 사랑이 단지 혼자하는 것이라도 그 자신에겐 눈 앞에 있는 대상의 것과 동일 하여 눈에 보이는 것과 안보이는 것들은 전혀 문제가 안되곤 하는 일들이 있지 않던가 싶어져 이 소설에서 연애하는 여자의 마음이 퍽 이해가 갔다 .
포스터 속 남자가 걸어 나와 위로해 주더라 . 그 이후 다른 말은 안들리고 안보이는데 이 사람이 보이고 느껴지고 하는 자신이 이상한 걸 알아도 , 어쩌겠나 자신이 충만하게 사랑인걸 ... 70Kg 거구였던 몸을 빼고 공을 들여 예뻐지려던 마음이 노력이 , 그 평생 집 식구들이 부려 먹기만 하던 소같은 일꾼에서 해방시켜주고 사람으로 알아주는 일이 되버리는 계기가 되고 한게 ...기막히지만 , 늦게라도 찾은 자기애가 실연으로 더 망가지지나 말기를 바랄 뿐 ... 목걸이를 잃어 버려서 다시 그를 못 만난다고 상심한 그녀에게 현수는 그 자신이 네 안에 있는데 뭘 걱정이냐며 , 그런데 얄미워도 그 녀석은 한 대 때려줄 수도 없다는게 아쉽긴하다 ㅡ고 끝 맺는 말이 철지난 개그의 끝자락 을 생각나게 했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사랑"은 유효하구나 싶어서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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