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순 - 2014년 제38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편혜영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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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애호 ㅡ편혜영
(수상작가 자선작)

단지 장모님은 식물을 애호하는 것 , 일 , 뿐, 이 , 다,
옮겨 심을 묘목이 당장 눈에 보이지 않아도 모른척 한다 .
그날 무슨일이 있었는지 서로 묻지 않는 것과 같이 ,

스릴러 한편을 보는 느낌 , 교통사고가 난다 .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깨어나고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말이 되어 나오지 않는다 .
눈도 깜빡이는 건지 알 수없고 감각이 있는지 ...아내 , 아내는 ...하
고 정신을 잃는다 . 다시 정신이 들어서 의사의 말을 듣는 오기씨는
살아도 산 게 아닌 몸같다 . 차라리 죽은 아내가 부러울 지경이다 .
몇 차례의 반복된 큰 수술과 재활치료후 빈 집으로 돌아 왔을 때엔
정원이 아주 녹아내렸겠거니 했는데 그런데로 정리가 되있었다 . 장
모가 한 일이었다 . 집에 들어서려는 간이 침대를 막아서 듯 울음으
로 길게 맞이하는 자세의 장모 . 어쩐지 이상한 분위기 . 오기씨는 그
자신의 입장에서는 지극히 말을 아낀다 . 실수라도 하면 안된다는 듯
그리고 관찰한다 . 주변을 . 사람들의 반응을 ... 장모님을 ,
이렇게 읽어야 하는걸까 ... 살짝 걱정되기도 한다 . 너무 흔해서...
이런 구조는 ... 하지만 마지막에 역시 무섭다고 느꼈다 . 그러면 된 걸
까... 작가의 의도가 뭘까 , 식물을 애호한다... 식물도 의지는 있지만
기르는 사람은 자신의 애정과 의지만이 이 식물을 오직 살수 있게 한
다는 신념 같은 것이 있곤 하지 않나...특히 정원수나 화원안의 식물
은 ... 손이 가야 한다는 것에 , 방치는 죽음과 같은 것이고 저 오기 씨
의 상태역시 방치는 죽음과 직결된다 . 식물처럼 가꿔주지 않으면 안
되는 상태 . 어쩌면 ..그저 그 뿐 일까... 이 사람식물은 공포를 알기에
조종하기가 좀 더 쉬울 수도 있고 ,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 . 하지만 이
제 물리치료사도 못 오게 한데다 드나드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정원
에 나무를 심어서 집을 가려놓고 방음도 이중으로 시킨 셈이니...안에
서 뭘하든 알게 뭔가... 오기 씨가 보이는 곳에 사람하나 들어갈 커다란
구덩이를 파놓고 슬쩍 천막으로 가려놓은 걸 사람들은 모른다 . 오기
씨도 그래서 모른 척 하려고 한다 . 장모는 대체 사고가 난 날 무슨 일
이 있었던 거냐고 묻지 않았다 . 말한다 한들 언어로 구체화 되지 않았
을 킥끼끽 대는 기계음 같은 소리였을 테지만 , 알아들었다고 했겠지 .
아내는 날로 히스테릭해져서 돌변하곤 했었다 . 그리곤 미안하다며 사
과하고 했지만 장모의 모습을 보니 아내와 똑같다고 느낀다 . 그렇게
두 인생이 순식간에 괴기스러워지는 것이 괜찮은 것인지 ... 일반적인
모습을 나는 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 이 장애로 불구된 남자의 편
에 서만 이입한 생각을 하려 들지 않았나... 이유는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가는 제쳐둔채로... 남편이 부르길 원한 여자는 누구일까 ... 그리고 그
반지는 누구의 것이길래 , 가라앉아 보이지 않지만 드러나지 않아 그렇
지 죽은 아내는 남편의 모든 것을 빼앗겠다고 했었다 . 남김 없이 ㅡ
정말 그렇게 되버렸다 고 오기씨는 느끼지 않았던가 . 아내는 약속을
지키라고 말했고 오기씨는 사소하게 어겼다 여긴다 . 아마 날마다 어겼
을 일들의 반복였겠지 . 9시에 들어 오겠다 하곤 12시에 들어오고 기다
리는 아내는 어두운 방에 앉아 그저 기다리고 오기씨는 사과도 없이 잠
들면 아내도 옆에서 와 자고 아침이면 오기씨는 조용히 나와서 또 옷을 입고 출근하고 , 일로 바쁘다 하면서 술마시고 여자들과 어울려
놀러도 다니고 했다고 스스로 그런 얘길 했었지 ... 파국이 치닿도록 몰
랐을 리가 없다 . 두 사람은 싸우고 싸웠을 테고 아마도 세상에서 유일
한 자기 편인 엄마에게 그녀는 다 말하지 않았을까 . 혹은 일기라도 썼
을지 모를 일이다 . 자기만의 서재와 책상과 방이 있는 여자라면 그럴 법 하다고 생각한다 . 다만 사실보단 과장이 억측이 , 분노가 더 많아서
객관성을 잃었을 것이 분명하지만 엄마입장에서 죽은 딸이 남긴 무엇
이라면 어떤 거라도 애틋하고 심장이 아플것이 분명한 증오... 서늘한
증오일 텐데 ... 남편은 의도적 사고를 , 아내 역시 그럴 걸 알았다는 듯
도발을 한 교통사고에서 계획에 없던 건 오기씨 자신이 그토록 치명적 으로 불구가 되어 살아남은 것이거나 , 원래라면 자신이 죽는 쪽이 계획 였을 텐데 ... 아내 인생에서 완전히 사라져주는 방식 .
아내는 어느 것도 용납하지 않았다 . 다른 여자에게 보내는 것도 죽어
서 편하게 눈감는 것도 , 많은 이들의 애도 속에 잠기는 것도 ... 그저
완벽히 다 빼앗겠다는 말처럼 몸뿐 아니라 미래도 빼앗고 퇴직도 알
아서 장모가 신청해 버리고 돌아갈 곳 없이 만들어 놓았다 . 여자의 한
은 오뉴월에 서리마저 내리게 한다던가.... 아내가 할 수없는 건 장모가
아내의 이름을 빌려 하고 있는 중이라면 , 이 사슬이 어쩐지 ... 슬프지
않나... 이래서 내가... 집에서 식물을 안키운다고 ... 어쩐지 대리만족을
하는 대상같아서 . 아니 살아 있는 어떤 대상도 사실 무섭다고할까 ...
나는 저 여자들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고 저 오기씨가 되지 말란 법이
없어서... 새삼 재삼 삶이 피곤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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