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아이 ㅡ덴도 아라타

시간이 교차하면서 사건이 엮이는 구조여서 다소 복잡하긴 하지만
주요인물을 따라가기만 하면 크게 문제없이 흐름을 쫓는데는 초반
을 제외하곤 강하고 가독성이 높은 소설이었다 .
어떤 문제 인지는 단서를 주지 않은채 소아입원병원에 입소해 퇴원
식의 막바지로 대미인 신의 산 ㅡ영산에 오르는 걸 시작으로 첫장은
열린다 . 사건도 거기서 시작된다는 것은 나중에야 알게 되지만 그
모든건 이 산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면 된다 . 그들의 운명적인 만남도
인연도...
겨우 열두살 초등학생 6학년 이제 중학생이 되려는 유키와 쇼이치로
와 료헤이는 가족들의 문제로 인해 내면들이 부서지기 직전 아니 금
방 부서질 아이들 , 아슬아슬하게 겨우 자신을 견디고 있는 , 쇼이치로
는현직 변호사로 병원에선 모울이란 별명이었다 . 료헤이는 지라프
지금은 경사 계급의 경찰이다 , 유키는 루핀 (돌핀의 뜻을 담은) 으로
지어졌지만 불린 적은 없고 , 현재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
각자의 상처와 연관된 별명들조차 부를 일 없는 성인이 되서는 전혀
상관없는 일로 17년의 시간을 건너 뛰며 재회하게 되고 , 어쩔 수없이
옛날의 그 시간을 떠올리게 된다 .
잊고 싶고 서로 아프게 오해하며 어긋나 있는 시간 ㅡ이기도 하다.
유키의 아버지 유사쿠의 사고사 (?) 로 그날의 등산은 하산과 함께
모두를 뿔뿔이 흩어놓고 만날 길이 없는 긴 세월의 강을 놔 버린다 .
막을 거면 아주 막으면 좋을텐데 ㅡ 진실이란 건 속성 자체가 숨길
수가 없다는 건지 ㅡ 그 오랜 시간이 지나서 결국 그들은 만나지고
기억하기 싫은 학대와 고통의 시간을 돌아봐야 했다 .
성장해서도 그들 삶에 여전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그 어릴적 트라
우마의 뿌리는 깊고 넓었다 ㅡ 아무도 제대로 파헤쳐 근원까지 치료
하지 않아서 혹은 덮어두기만 해서인지도 모르겠다 .
자세하게 설명하면 전체 스포가 될테니 ㅡ 유키는 아버지로부터 성
적 학대와 협박을, 지라프 (료헤이)는 담배불로 몸에 화상자국을 마구
내는 학대를 , 모울은 좁고 어두운 곳에 갇혀 집 나간 엄마를 기다리며
굶거나 혹은 이런저런 남자와 들어오는 엄마를 숨어서 견디는 학대
때문에 폐소공포를 가지고 있다 .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듣고 해결해 준다거나 진정한 편이
되어주는 어른은 아무도 없었다는 것과 오직 그들끼리 서로 의지하였
다는 너무도 슬픈 이야기와 알면서도 아무도 제대로된 사실은 보려고
하지 않아서 생긴 너무나 숨막히는 이야기라 두 권짜리 긴 장정의 책
임에도 쉬지 못하고 읽게 되었었다 .
거의 마지막에 다다러서는 자세를 하도 고정한채 읽느라 몸이 다 저릿
저릿 했는데 그게 이야기의 반전에 기인한 건지 나도 좀 햇갈리는 중이
다 . 그만큼 놀랍고 충격이기도 했으니까...허무하기도 하고 세상의 고
통이란 녀석의 진면목은 한꺼풀 벗겨내고 안다 할 즈음 다 알았다고 안
심할 때 일어나는 그 반격이 누구도 예상못하는 일 아닐까 싶기도 하고
...가혹한 일였기도 하다 .
한 가정의 파탄과 불화는 연쇄 파탄을 몇 중으로 가져오게 되는지 계산
해 본적 있는지 .........기막히고 슬픈 일이지만 ㅡ
그런 환경의 중요성을 얘기해도 나혼자로는 계란으로 바위에 튀김옷을
입히는 일 같기만 하니 , 그래서야 언제 바위를 튀기나 ㅡ 에휴 , ㅠ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애정을 갈구하다 죽는 걸 본다 . 삐뚫어질테다 하는
그 작정까지가 너무 안쓰러워서 ....맘이 아팠다 . 흣 ! 사람이니 그럴 수
있기도 하고 그런 맘을 잠깐 먹는 정도는 차라리 양호한 감정 상태라고
생각하게 한다 .
모든 분노와 두려움과 외부의 시선들을 자기 안으로 돌려 스스로를 상처
내는 것보단 .
이 불행한 이들을 어째야 하나 ...다 읽고도 한참을 먹먹했던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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