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개발의 정석 ㅡ임성순
민음사 ;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즐거워 하는 것이 아니면 일의 속성이 되서 남의 일이든
내 일이든 피로감에 그에 따른 보상을 바라기 마련이다 .
그러니 자기 자신을 위한 개발이라면 투자대비 충분한
만족감이 있어야 한다 . 하다못해 거지같은 명분이라도 .
그렇지 않으면 동기가 뭐였든 지속의 힘이나 효과의 면
을 보장하기 어렵다 . 그런데 돈도 들고 거기에 수치심
은 물론이며 낱낱이 분해되는 자아까지 ......이런 x 랄
맞은 자기 개발을 누구라고 하고 싶을까 .
지극히 안정되고 멀쩡해 보이는 이부장의 위치가
사실 얼마나 위태로운 곳에서 안간힘을 써야 지킬
수 있는 것인지를 아내는 알았다 . 그래서 더 아이
에게 최선을 다했다 .
마흔 여섯 기러기 아빠로 , 남편으로 회사에서 인정
받는 부장으로 나름 괜찮은 인생였다고 생각해왔다
. 불행을 1로 행복을 10에 놓고 보면 뭐, 대충 3.21
정도 ... 불행에 가까웠지만 고작 그 정도 였고 자신
이 가장 잘하는 것이 참는 거였기에 지금까지 생존
자가 되서 동기들 중 몇 안되는 대기업 부장 직함을
달수 있었다 .
그런 그가 이제 남앞에서 벗겨지고 모욕의 감정에
수치마저 느끼게 되는 일련의 사건이 완전한 자기
개방에서 개발로 넘어가는 일마저도 지금껏 해 온
대로 어딘가 여기에 대한 논문이나 정석이 있을 것
이라고 찾는 안전주의로 내딛다가 마지막엔 너무
오픈 마인드로 개방한다는 이야기 .
이토록 발가벗겨져야 자기 개발도 개발이라는 얘기
어쩐지 유쾌하고 어쩐지 짠한 ~
오르가슴과 아픔과 쾌락이 가르쳐 준 지독하게 현실
적이고 항문적인 이야기 ...

자기 개발의 정석 ㅡ임성순
오직 고통이 주는 아픔과 쾌락의 전율만이 그곳에 몸이 있다 는 것을 인지할 수 있게 했다 . 이 부장은 비로소 자신을 지배 하던 허기와 상실감의 정체를 깨달았다 . 그동안 열심히 살아 가고 있었지만 정작 그 안에서는 자신이 부재했다 . 오르가슴 이 , 전립선의 통증이 ,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을 비로소 절감 하게 해 주었던 것이다 . p . 156
ㅡ 결혼 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 그 안정감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태한 노력 위에 서 있는지를 . 그리고 남편이 얼마나 주눅 든 채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 살아갈수록 실망스러운 일들의 연속 이었지만 남편을 미워할 수 없었다 . 겉보기엔 멀쩡한 안정을 위 해 남편이 얼마나 헌신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으니까 . 다만 계속 그렇게 지낼 수는 없었다 . 그래서 아이에게 온 정성을 다 했던 것이다 . 아이에 대한 사랑만이 이 가족을 묶어 주는 전부였으니 까 . p . 16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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