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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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ㅡ정유정

다소 엉뚱한 발상일지 모르지만  앞서 엎드린 자세로 낮은 포복을 하듯 거칠고 진 진흙탕을 또 자갈밭을 모래구덩이에서 빠져 나오니 그 다음은 많은 분들의 이야기 처럼 화생방 훈련 중 억누른 눈물콧물과 들숨날숨 그리고 온 몸의 
모공까지 활짝 열리는 감각 그대로 미친 듯 뛰쳐나가 는 여지없는 미친 속도감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서서 날이 선 칼바람에 목구멍 과 눈알 콧속과 허파까지 모두 까 뒤집어 내놓고 맑게 흔들어 털고 싶은 강렬한 염 . 끝나고 나서의 모든 걸 초월해 버린 듯한 오늘은 , 또 주어진 오늘을 살 뿐이라는 감각 . 
유진을 보자니 왜 난데 없이 카뮈의 이방인 뫼르소가 생각나는건지 ...그 특유의 발작 전구증상은 뫼르소의 그것과
도 흡사하지 않나 ! 그 역시  이런 증상을 가졌었는지 모를 일이란 생각을 했다 . 공감력 부족에 남들과 다른 매커니즘 . 내가 웃긴 걸까... 그런 생각을 하니 ,  유진은 별에서 온 그대 같이 낯선 존재가 아니었다 . 이 사회는 때로 더 거대하고 치밀하게 사납고 바보 같이 어리석으며 한치 앞도 속일 수 있다는 오만에 얼마나 그 우월이 드높던가 ? 한 개인의 이해불가한 영역쯤이야 단체로 광기로 치닫는 것으로 치면 등가는 단체 쪽이 포식자 에  해당할 것이고 ... 언젠가 신문 만평으로 본  두 칸짜리 만화에 한마리 물고기를 쫓는 상어가 상단 화면에  또 , 하단엔 상어를 쫓는 물고기 떼가 그린 거 대 물고기형상이 ㅡ먹고 먹히는 관계 . 모이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ㅡ 라는 제목였던가...어릴 때 본걸로 기억하는데 . 갑자기 그 내용도 떠올랐다 .  아침 잠에서 깨어 어느 날과 다름없이 일과를 맞이 하려던 유진은 피냄새에 아찔해지고 거의 정신나간 모습으로 엄마의 사체와 마주한다 . 그리곤 엄마의 기록을 마주하고 자신 의 어릴 적 과거로 돌아가보는 , 이 소설 역시 대체 뭐가 어디서 기원했나 알아보자며 따라오라고 하는데 막상 반전을 기대하고 갔지만 허망하게도 우리가 기대한 진 실을 가볍게 스쳐지나가며 우릴 비웃어준다 . 이거 왜 이래 ? 아마추어 같이... 하듯이 , 기꺼이 쫓아 시간여행 까지 해줬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고 혹독한 혹한기 입수 까지 해야하고 더불어 패키지로 1년간 원양어선에 집중 노예체험 현장까지 준비가 되있었을 줄이야 ! 
아 ~원래 초원을 누비며 무리지어 사냥했던 동물의 왕국에서 왕은 종족을 다스리는 왕이 아니고 단독으로 사냥 하고 물어 뜯는 고독한 사냥꾼으로의 왕이었을테니 ... 지금으로 비유하면 초원의 동물을 네버랜드 사파리쯤에 몰아놓고 호랑이 , 사자 , 표범 등등 다같이 사이좋게 지 내 봐봐 하는 형국 ... 사자는 무리지어 생활 한다니까 그런데로 적응을 하겠지만 유아독존 호랑이는 이상태가 영 맘에 안드는 ... 그런 식? 유민이 유진보다 더 두뇌가 좋은 것이 무리생활을 하는 사자에 비유한다면 유진은 호랑이쯤 될까 ... 그렇다고 호랑이가 아주 혼자 사는 개 체는 아니고 . 자기 식구는 챙기더라고 , 끔찍히 ......
어떤 비유 , 이미 있어왔던 과거 작품들을 빗대도 사실 별 의미가 없지 싶다 .  타고나길 천성적으로 그리 난 것 일 뿐 어느 DNA 에 그런 지문이 새겨져 내려온건지는 측정 연대가 불분명 하겠으나 인간은 동물 . 사회적이니 뭐니 포장해도 어차피 생물학적으로 동물일뿐이란 것과 대대로 내려온 , 단지 엄마 , 아빠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닌 멀고 먼 조상에 이르기까지 품어온 어떤 시스템적 산물이란 생각을  한 번 해본다 .
불감증의 시대나 생의 소중함을 소중한지 모르는 감각 마비의 시대에 펄펄 뛰는 맥박을 느껴보라는 신의 의도 라고 ... 그게 아니면 , 이토록 참혹하고 슬픈 한 가족사를 두고 어디에 원망과 위로 또 답이 없을 질문을 할거 냐고!

이미 이 책 얘길 여러분들과 나누며 이제까지의 책과는 다른 의미로 압도적 이라고 했는데 , 다시 한번 그 압도적인 기분에 발바닥까지 뜨거운 , 어떤 6월의 밤들였고 이제...한동안 이 깊고 쓴 허탈감에 어쩌나 싶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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