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저녁 밥상

갑자기 어느 해엔가 배우 황정민이 청룡영화상연기대상을 받으며
수상 소감을 말하길 자신은 다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을 뿐
이라고 했던 그 이야기가 떠오르는 건
이 책이 주연들의 빛나는 활약상이라기보단 덜 빛나도 그리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입장에 있지 않더라도 그 존재하며 이야기
자체를 깊게 끌어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기 때문일게다.
물론 황정민은 주연였었고 이름이 있었다는게 다른점이라면...
다른점이랄까.
주연은 1막의 허관을 찾아 섬을 쏘다니는 여자 ㅡ면서 안방마님
이며 이름은 안나오지만 극적인 스토리 라인도 나름 있는 그럼에도
1막에 빛나는 조연은 젊은 미주엄마와 사연있는 주지스님이다.
그네가 극악을 떨면 떨수록 그리고 인연이란 것이 서실 그저 아무것
아니란 걸 알게되면 알게 될수록 측은함이 더해져가면서 고작 그래
누군가는 극악을 떨어가며 죽을뚱 살뚱하며 억척을 떨어내는 이 생
이란 것이 누군가에겐 그저 하릴 없이 허한 마음하나 어쩌질 못해
붕 떠있어 뵈는 것며 또 어찌보면 이 쪽은 삶이 허망해 헤매는 사람
같이뵌다면 저 미주 엄마라는 사람은 아직 생에 미련이 많은 그런
인물로도 이상하게 비춰지기도 하는 것.
그 중심에 첫사랑을 친구에게 놓친 남자 주지스님이 있고 주지는 그
친구의 아이라도 좋으니 기르자했으나 도망간 여자와 세월 흘러 그를
찾아 온 건 불쌍한 중생으로 거둘요량였어도 그악만 떠는 미주엄마만
있다. 첫사랑은 진즉 죽었고 그녀의 딸 이 미주엄마인 것
섬에서 찾던이는 포기하고 만날지 못 만날지 어쩔지 기약없이 배를
타며 2막에서는 이 안방마님이 떠나온 집 안의 풍경이 비춰진다.
남편은 돈 많은 집 둘째아들로 많은 걸 가졌는데 딱 하나 자식을 주지
못하는 탓에 오래 불임클리닉이며 한약이며 정성을 쏟아온 사람들이
나 한차례 자신의 어머니가 꾸민 일에 가담해 임신을 꾸미고 남의
아일 데려와 자신들이 낳은냥 하자 모의하다 이웃 남자가 술취해 집을
잘못 들어오는 통에 놀라 병원에 실려간 아내가 그 연극을 집어 치우며
실은 시아버지 49제 기도땜이 알게된 용두사 에서 알게 된 이와 정을
통한 일들을 밝히고 아이 하나 얻고 싶었다 ..그리 말한다.
그리곤 아무것 없이 집을 나간 후 자신이 견디는 게 무언지 비춰내는
중 ..이웃집의 미안함 에 가책을 느끼는 자신. 병원에 아이가 유산된
걸로 했지만 그게 다 연극 이란 걸 밝힐 수도 없고.. 이웃은 못내 미안해
하며 이사까지 고려한다. 어렵게 나이 사십에 아파트를 빚으로 산 것이
자랑 스러워 직장 상사들 모시고 술을 과음한게 그 날의 사건을 불러들
였다며 자책하는 이웃.
남편은 그날 다른 여자와 모텔에서 그저 즐기고 있었다.
아내가 집을 나간 후에도 어김없이 밤의 일은 밤의 일대로 해결이고 아내
일은 아내 일이다.
그는 뭐가 잘못 된 걸까 생각하지만 모르겠다는 식.
어려서도 그는 늘 허약했다고 아이들에게 반찬들을 도시락 을 빼앗기기 일쑤였고 물건을 뺏기는것도 그랬다. 나중엔 정신과에서
만난 의사덕에 그는 심리적 안정을 되찾는다.
부자아버지를 만난 인연으로 마음고생을 하는거라고 가진 사람이 더
베풀어야 한다고 말이다. 이후 그는 뭐든 나눠주는데 인색함이 없었다.
나중에 그 의사가 칼을 든 강도에 걸려 죽은걸 알고 자신이 인덕과 인격으
로본 살집이 다른이들의 눈엔 탐욕과 물욕으로만 보이기도 했다는데에 저
으기 놀라며 , 아내가 집을 나간 데에 이유는 둘째치고 기다려야하는지 말
아야 하는지도 전부 아내에 달린 일이란 걸 깨닫고 만다.
아니 어쩌면 자신의 감정 상태조차 타인이 내려주는 처방에 따라온지라
더는 어째야 할 지를 모르는지도...조연이 누굴까..?^^
3막에선 안방마님이 두고 간 고양이 한 마릴 건사하라고 성북동 집에서
작은 집으로 보내진 곱사등이 처녀이야기.
성북동 할머니는 자신의 딸이라고 하자ㅡ그랬지만 이모라 불리는 여자가
실상 엄마인걸로 보이는 이 여자는 주인남자가 고양이보기외엔 다른일은 하지말아라 해서 그러려고 애를 쓴다. 그래도 고양이는 여간 까탈이 아니
어서 손이 많이가고 성질도 사납다
그 집에 있는 동안 이웃한 카센터 남자와 정을 통하고 켓타워도 만들어
줘서 받고 한다. 그녀는 정말 종하라는 남자를 좋게 생각한다. 혼자서는 살금살금 꿈이 익어가는 술같기도하다. 그치만 남자는 늘 모텔의 침대시트만큼도 그녀를 귀히 여기지 않는다. 그녀 혼자 용돈 아껴가며 드나
들고 냄비며 음식이며를 해나른다. 그 남자는 그래도 그녀를 곱사등이라
하지 않는다. 그 체형에 라고 말한다. 그 말에 좋아서 끌린 걸까. .
뭐..그런 말 이나 단어나 하나라도 위안되는게 있어야지..
안그럼 팍팍해 어쩌나..싶다 .
이모라 부르던 여자는 맨날 할머니랑 투닥거리면서도 둘은 정이란게
있어보였다. 자신에겐 그런 것이 없는 듯 여겨져 외롭다고 느낀다.
마침 이 고양이 총총이가 발정이나면서 말을 안듣고 밖으로 나돌아
주인남자의 눈밖에 나면서 집에서 쫓겨나게 생겼다.
비싼 고양이라 아무 씨나 받으면 안되는데 나가서 덜컥 임신해온 게 걸린탓 ㅡ고양이 새끼들을 어찌 할지 모르니 그냥 자신이 데리고 도망하기로 한다 . 종하가 이별 선물로 만들어준 차ㅡ속을 개조해준
그 차덕에 이모가 떠난 섬으로 당분간 피해 있기로 하며 ..
총총이를 위한 마지막 만찬을 만들어 저녁을 먹인다.
자신을 위한 저녁도 아니고 임신한 고양이를 위한 저녁 .

이야기들은 주연에 이름을 주지 않는다 .

그 외의 것에 이름을 주면서 그들로 하여금
이들을 움직이는 동력이 되게 하곤 한다.

허관이 , 미주가, 종하가, 총총이 그렇듯이...

가진 사람들도 덜 가진 사람들도 움직이게 하는것은
결국 마음이 허락하고 동하는 쪽이라는 것 .

그리고 그것은 늘 인연을 만들어 내거나 하진 않는다.

그저 한 상 차림처럼 그럴듯한 모양만 내주곤 사라진달까...

그러니..저녁은 더 늦기 전에 먹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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