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가 폐지를 분리하며 이것저것 읽어 나가다
재미있는 얘기라며 읽어 주곤 하던 글들과
무슨 무슨 기술들과 무슨한 방법과 비법들 중에
써있던 이 글이 인간을 편안하게 하는 행복의 길
이라고 믿은 만큼 , 이전의  그녀가 엄마의 고통을 
알면서도 죽음이 그녀를 편안케 했다는 것을 알진
못하였던 것처럼.
슬퍼하기도 전에 원망이 가득하여 납득할 수 없던 
어린 마음이 있었다는 것.
그로인해 아버지는 그냥 지창씨 ㅡ로 불렸다는걸.
알겠다..
아이러니는 그러면서 그녀가 타인의 죽음 뒤를 
정리하는 데에 나서면서 의식인지 무의식인지가
의도적으로 아니면 병적으로 감아버린 그 눈에 있다.
있어도 보이지 않는 순간들 ㅡ
그것은 아버지를 제대로 보지 못하게 눈을 가렸고
저 자신을 위기로 몰아 넣었다.
이전에 황정은 의 소설 속에서 이런 비슷한 부분을
읽었던 탓에 (계속해보겠습니다 ㅡ에서)전혀 낯선
방식은 아니지만, 들려도 들리지 않는 척 ..있어도 
없는 척 .없어도 있는 척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현대의 삶에선 뻔한 사실도 안보이는 것쯤으로 하는
일이야 아무것도 아니지..없었던 것처럼 구는 것 ㅡ
그런데 그녀는 정말 완벽하게 차단막이 내려졌는지
전혀 느낄수 없게 되버렸다.
할아버지 대부터 내려왔던 고물상이 사양길로 접어
들면서 경쟁까지 생긴 유품정리업이 되버리고 아버지
지창씨는 다 ㅡ너를 위해서 ㅡ라며 엉뚱하게 기계에 
몸바쳐 시간을 보내고 생계를 위한 방편으로 해미가
스스로 나선 첫 집을 정리 하고는 그게 그대로 붙밖이
일처럼 되어버린 ..건 순식간.

고통과 죽음은 다르다. 죽을만큼 병들어서
죽을만큼 피를 흘려서 인간이 죽는것은 아니다.
죽음은 다른 곳에서 온다.
훨씬 다른 차원의 일이다.

ㅡ죽음은 당연하게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다.
스스로의 의지만으로 안된다.
여러명의 의지가 하나의 죽음을 이끌어 낸다.
누군가의 의지와
누군가의 동의와
누군가의 묵인,

어느 날 너희는 다른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는 ,
오직 너에게만 들리는 질문을 듣게 될 것이다.
네가 대답할 때까지 질문은 너를 찾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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