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천
ㅡ 피순대
저녁비 내리는 2번 국도 , 비에 젖어 번들거리구요
우리는
길옆 식당에 앉아 피순대를 받구요여기는國道가 아니라
天
道라 하구요 위태롭게 위태롭게 한 손에 낫 들고 모자 쓴
사
람 비 맞으며 걸어가구요 얼굴이 없구요 그는 , 앞이
없구요
우리는 , 북천에서는 모두 다 이방인 , 피순대 한 점
소금에
찍으면 다시 또 한 줄금 소나기 내리구요 나팔꽃 피구요
해
바라기꽃 피구요 비에 젖은 파출소 불빛 쓸쓸하구요
창자
가득 피로 만든 음식을 채우는 게 가능한가 가능한가 다
태
운 담배꽁초 하나 탁 튕겨 국도 위에 버리면 휘청 ,
주검을
밟고 지나가지 않으려고 비틀거리는 차들 , 내일 아침 저
국
도 위에 죽어 있는 것들은 또 누가 치우지 ? 까닭 없이
코스
모스꽃 피구요 우리는 또다시 길옆 식당에 둘러앉아
피순대
를 받구요 쏜살같이 지나가는 차 , 한 양도이 빗믈 튀겨와
우
리는 질끈 눈을 감구요 창자나 국도나 구불거리긴
매한가
지 , 피순대야 피순대야 더워 김 오르는 피순대야 옷깃
여미
구요 다시 구절초 피구요 다시 구절초
피어 슬퍼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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