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이처럼 애매한 지점의 얘기도 없었을 거라는 ,
지금은 올 해의 그 두꺼운 벽돌 책인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으로
부가적인 스토리라인이 꽉 채워져서 스기무라가 어떤 배경을 가진
인물인지 대게 알터이지만, 워낙 유명한 에도시대의 이야기나
(내가 너무 즐기는!!) 완전 단권이긴 해도 현대물인 반면 스토리가
빵빵한 거품경제 시대의 얘기들 전후를 그린 추리물이 아니면
현대물로는 그 내용면에서 가장 애매한 지점에 있는 얘기였지싶다.
그래서 그가 어느 옛 고가를 따라서 걷는 풍경과 누군가를 찾는 지점
은 기억이 나는데 이게 뭘 얘기하던 것인지 어쩐지 기억이 희미하니,
어지간해선 책의 스토리를 대략은 꿰는 편인데, 정말 웃음만 난다.
전의 송장을 다 뒤져서 내가 샀던게 맞는지 일일이 확인까지 했다.
분명 구입해 읽은 것도 맞고 독서록도 짧게 나마 기록은 해두었던데
다시 한번 봐야지, 누굴 찾아가는 거였는지..음, 장인의 운전 기사
죽음을 쫓는 그런 이야기였다. 두 딸이 있었고 그 아버지를 친 것이
차도 아닌 어린애의 자전거라 경찰의 움직임도 없다는 딸의 이야기..
아아..결국은 그 사고 지점까지 찾아가서 현장을 둘러본 스기무라는
어느 한 주택을 보게 되고 그 곳에 바로 목격자가 있음을 알게 된다.
일이 시끄러워 지는 것이 싫었던 큰 딸은 아버지가 이전의 삶에서
어쩐지 완전히 놓여 나지 못한 뭔가가 있다고 믿고있었다. 그렇지만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동생은 무작정 아버지의 죽음은 억울하니 범인을
잡아야겠다. 때를 쓰는 형태로 . 상당히 복잡한 이야기 였던 걸로 ,
(아! 이 책에 마쓰모토 세이초의[ 모래그릇]에 대한 언급이 잠깐 나왔
었다!)그 가지타 씨가 죽은 장소가 돌연한 곳이라는 점에서 ,또 그의 사
고에 고의적인 부분이 느껴지는 가에 관해 알아보고자 현장을 가보는...
그 김에 관할 경찰서 방문까지 (이렇게 명탐정은 태어난다!)암튼 그런
얘기..이후의 그 풍경을 즐기는 묘사가 좋아서 그게 인상이 깊었더랬다.
하지만 이게 누구의 책인가..읽으면 또, 미미여사 저력이 괜한 것이
아녀서 어랏~하고 읽는 것을 느끼게 될 거라고 장담한다. 왜냐면?
그 당시에 나는 미미여사의 수많은 책들을 한번에 사서 매일 읽느라
이 책이 희미했던 거였고..그중에 말이지... 그 나마..진짜..이건 정말.
별로. 별로 하면서 거꾸로 집으라 하면 ..약했다 할 만한 건 [눈의 아이]
[구적초] 정도...?그치만 구적초는 그 실물을 찾아 보느라 인상에 또 남
아 버렸다. 상당히 고상하니 예쁘게 생겨서 잊혀지지 않는다는! 내 사진
이면 올려주겠는데.. 그러니, 미미여사 팬이 되면 뭐 별 수 없다..
어느 새 현대물 시리즈까지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보라..그저 확인 차
꺼냈다가..그사이 앉아서 미친듯이 읽어 대고있는 ..정신 줄 놓은 여자를,
흠, 문제는 아버지 쪽 죽음을 파헤치다가 큰 딸의 어린 시절 유괴 사건에
대해 얘길 듣게 되고 , 그 녀의 결혼 식을 앞두고 있는데. 아버지의 상도
있고해서 (그건 핑계인 것 같고) 알고 보면 한 남자와 자매 사이에 껴 있
는 이상한 모습이(연상을 , 그런데다..그걸 읽는 동안 어쩐지 나호코,그
러니까 자꾸 모모코의 엄마 이자, 스기무라의 아내인 그녀의 외도를 예감
하게 된다고나 할까..) 불길한 예감은 왜, 비켜가지 않을까...그 건 아주
나중에야 알 일이고,
뭣보다 스기무라 어머니의 말은 인상에 깊다. 사내는 여자를 잘 사귀어야
한다는 말 .성품에 말하는 것까지 닮아간단 말..
자신들이 괴롭다고 남의 괴로움까지 쉽게 말하는 그 가벼운 입.
배려없이, 그 안에 녹아든 시간은 전혀 없이 구는 사람의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