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자 - 2009 제17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 간도에서 그만 다 끝나 버렸지 싶었는데, 어찌 돌아와서는 그 꼴로 스스로를 장사지내는겐지 이룬것도 모두 살라버릴 만큼 의미없다 여겨...

늘 경계가 애매하여 청에서 부르면 부르는대로

이 땅에서 부르면 부르는데로 그 국경이란 것이 개인의 감정으로

마무리 지어질 것은 아니었어도 시작이 되는 곳을 찾아낼 수는 있어서

그럼 지 어미를 아니, 구분하기는 더 쉬울 것

산도 산 맥을 따라 지 새끼를 품어 이고 지고 가듯이

강줄기도 저 산맥 어디서 흘러흘러 어딘가에서 어찌 나뉘더라 하면

그 모양새를 이해하기 훨씬 정갈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씨

 

나선 길에 숙종조이후 백두산 정계비에 새겨놓은 산맥줄기는 이번 참에 가서

백두산 북방일대와 강줄기를 더 짚어 보리라 내쳐 맘을 먹은 그런 걸음이었다.

백두산이 송화강의 발원임을,문제의 토문을 두만이라

하는 것이 비단 청국민 만의 일이 아닌 까닭에

 

바우와 순실을 박해에서 벗어나게 한데다가

자신까지 얹혀서 있을 수는 없기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딸을 두고 돌아선 그였던지라

내쳐 걸은 김에 간도 땅 저 산맥줄기따라 물어미를 자신은

알아 내어두리라고 따로이 그려두겠다 맘을 먹을 참이었으니

 

걷다보면 정처없어지는 것이 나그네라지만

자신이 그리 될 줄을 넋을 놓고 다닌 것도 아닌데

뭣에 홀린냥  조심하고 또 해야할 데에서 조심을 놓치고

등 뒤도 다시 돌아봐야 할 곳서 그마저를 잊게했다

 

간도의 맹추위를 ,

그 따가운  무엇으로도 헤아 릴 길이 없던

길고 긴 추위 속에 잘 못 들어섰을 때

죽었구나 했으니, 굶주림에 죽고

추위에 죽고 ,정신이 얼이 빠져나가있었던게

틀림없다.

 

겨우 벗어나 목숨을 건진 것이 내내 신기하다

걷는 게 내가 이게,,내가 아닌 게지, 실감 할 수없는

고통의 시간을 빠져나오자,

 

그의 등에 덮친것은 현실이라는 것의 아가리.

그는 입을 열어도 닫아도 죽게 생겼으니,

지도꾼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경계지에

와서 하필 여지도까지 가지고있으니 그들은 의심할 밖에

정찰꾼,간자 라고해도 할 말이 없는 것

 

그래도 그는 죽었다 생각 했는데

하늘은 그를 아직 아니다 했던지..인연이 있어 그랬나

그 청국의 경계속에 그의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서 겨우 그를 빼내주어 도망시켜주었다

 

돌아와서 완성한 지도며 목각판으로 얼마든 찍어낼 수있는

지도 까지 마춤하게 제작되기까지 저 혼자만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엔 순실이 천주 박해에

걸려들어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가 백방으로 뛰어도

그의친구들이 중직에 있어도 아무 힘이 될 수가 없다니

오직 얼굴 만이라도 보게해달라 빌고싶은 그였는데

 

만장을 들고 선 그가 나라도 죽고 친구의 만장까지 만들어 든

심정에, 겨우 누군가 나서서 그의 딸을 불러 주자 순실은

주를 부인하고 아비를 따라 나섰다.

이번엔 그의 아비가 그의 세월과 지도를 모두 불구덩이에

던져 살라버리고 단 둘이 ...

오직 딸애와 둘이만 길을 나섰다.

 

그 길의 끝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 하였다.

 

...................................................................

이 책을

평생 그 뜻이 높았고 (高 山 子)

그래서  외로웠고  (孤 山 子)

 

그러나 옛 산에 기대어 바람처럼

살고 싶었던 (古 山 子)

 

고산자 김정호 선생과

조국의 강토를 사랑하여 지도 그리기에

평생을 바쳤던 조선의 모든 지도꾼들에게

바칩니다.

 

-책의 시작 에 작가의 말 -

 

아름다운 책을 내준 작가에 감사를 전합니다.

이 책을

평생 그 뜻이 높았고 (高 山 子)

그래서 외로웠고 (孤 山 子)



그러나 옛 산에 기대어 바람처럼

살고 싶었던 (古 山 子)



고산자 김정호 선생과

조국의 강토를 사랑하여 지도 그리기에

평생을 바쳤던 조선의 모든 지도꾼들에게

바칩니다.



-책의 시작 에 작가의 말 -


댓글(1)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장소] 2015-08-31 0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주신 분들 늘 고마운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