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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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 아침이 올때까지도 몰랐을 것이다. 스스로가 그토록 사랑의 감정에 목말라 할 것이라고는

어릴 때 미리부터 알아버린 사회적 수치심이 그를 약속을 꼭 지키는 이로

꼭 계산을 하는 인간으로, 시간을 잘 지키는 인간으로 , 꼬박 반세기를 어

김없이 지면을 펑크내지 않는 성실한 사람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단 하루

여유로운 하루밤을 보내고 엉치뼈가 타는 고통도 현저히 줄어들면 그만이

라고 그는 단순히 생각했겠다.  온 일년을 불난 집구석 ,아니 물이 들어찬

집마냥 그렇게 엉망으로 만들게 될줄 알았을까..자신의 안전하다 믿었던

하루하루가 온통 흔들릴 줄...단지 그저 바라 보기만 하였을 뿐인데..그것

은 두 눈을 태우고 심장을 녹이고 마음을 송두리째 가져가서는 어딘가에

유폐시킨게 분명했다... 아닌가..그러지않고는 이,현상을 ..?사,,사,사랑이

라, 고......



나는 아무런 공적도 영예도 없는 종족의 대장이며

지금 이 회고록에서 최선을 다해 이야기 해 보려는

내 위대한 사랑에 얽힌 사건들 말고는 우리 종족의

생존자들에게 남겨줄 것이 하나도 없다.

p.14.



나는 나이란 것이 천장의 비새는 곳처럼 우리 각자

에게 남은 생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려준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아주 어렸을 때, 사람이 죽으면 그의

머리밑에다 알을까고 살던 이들은 겁에 질려 베게 속

으로 파고들어가 그사람들의 가족을 창피하게 만든

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었다.그 말에 질겁을 한

나는 머리를 빡빡 깍아 버렸고, 아직까지도 애완견용

벼룩,진드기 비누로 몇가닥 남지 않은 머리를 감는다.

그러니까 나는 일찍부터 죽음 그자체보다는 사회적인

수치에 대한 감각을 먼저 익힌 것이다.

p.15



수많은 사랑이 나를 스쳐 지나가도록 내버려 두었던

그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내일 아침 책상을 정리한다.

손이 닿는 거리에는 나의 공범자인 책들이 있다.


p.46

[ 내 슬픈 창녀의 추억 ]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p.14 / p.15 / p.46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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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7 1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5-08-18 23:59   좋아요 0 | URL
음 ^^ 짧으면서 재미있어요! 빨리읽히고 노년에 미친듯이 빠지는 그런 사랑도,
평생 장담을 하던 것도..그냥 무너지는 것도 있는거란,,걸 보여주기도하고..그래요...한번 보셔요 ,어렵지도않고 편안하게 볼만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