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실격...... 이제 저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진정한 폐인......

, 역시 폐인 입니다. 인간이길 포기한 버러지 입니다.

 

신에게 묻겠습니다.무저항은 죄입니까?

 

인간실격......

이제 저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진정한 폐인......

 

그의 독백이 들리는 듯하다.

겨우 겨우 입술 끝만 조금 움직거릴 뿐 들릴락 말락,,,

' 뭐라고요?' 하면

' 아니, 아니오......'하고 말듯

혼자 뇌까린 말에 지나지 않는

'아무것도 아니오.'

그냥 혼잣말.

넋두리이니, 지나는 사람은 못들어야 하고 ,

나는 공기나 바람이나 해나 바위나 돌맹이 같은,

그런 것일 테니, 나의 말은 들릴 턱이 없다고,

고개를 또 흔들면서 흐려지는 눈빛이 보이는 듯 하다.

죽은 자의 말 따위... 자조의 웃음따위 듣지 말라고

그가 그러는 동안 가슴이 뭉쳐서 숨을 겨우 겨우

내 뱉어야 하는 여기의 나는,

놀라버린 심장이 툭, 떨어져 버려 ,

아버지가 그리워 졌다.

엄마에게 전화해 ' 엄마, 그때 그 손가락 왼 쪽을 모두 잃은

그 자해가 몇 번째 자살시도인지 기억하냐 '고 물어 보면

엄마는 아마 진저릴 치겠지, 피식 웃으며...   누군가는

생을 통틀어 지워버리고 싶을 것을 너는 왜 끄집어 내는 거냐고,

야단일지 모른다. 나는 아픈거라고,

그를 그렇게  보내버린 어리석음이...

나의 나약함이 , 아프도록 못 견디게 후회되는 일이었기에...

아프다. 엄마 , 어떻게 해?  내가 아빠를 죽였어.

죽게 놔 두었어. 그냥 두었어.

엄마는 이 마음 모르지.

돌아가서 뭐라도 다시 해볼수 있다면 , 그럴 수만 있다면,

싶은 이 통한의 심정을 몰라.

잘난 척은 다 해놓고 그때에만 어리숙하고 바보처럼

나도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 천치마냥 굴었다.고..말이 돼?!

이런 내가 싫어져서 너무 싫어서 부시고 싶은 걸..어쩌면 좋아.

왜..아무도 말리지 않은 거야..그런 법은 없는 거라고, 그래선 안되는 거라고

왜,, 아무도 나서서 야단치지 않았냐고. 못된 것이라고..혼냈어야 옳은데..

모두 눈감고 귀막고 모른 척했어.

저 ,사람 불쌍해서 어쩌면 좋아..

나 살고 싶은데, 그러자니 저 사람을 살려야..

나도 ,,숨이 좀 편히 쉬어 질 것 같은데..

나, 이러고도 사람일까.

아니지. 사람이 아닌 거지?!

 

저는 점차 세상을 조심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세상이라

는 곳이 그렇게 무서운 곳은 아니라고까지 생각하게 되었

습니다. 즉 여태까지 저의 공포란, 봄바람에는 백일해를

일으키는 세균이 몇십만 마리, 목욕탕에는 눈을 멀게 하는

세균이 몇십만 마리, 이발소에는 대머리로 만드는 병균이

몇십만 마리, 전철손잡이에는 옴벌레가 우글우글,또 생

선회, 덜 익힌 쇠고기와 돼지고기에는촌충의 유충이나 디

스토마나 뭔가의 알 따위가 틀림없이 숨어있고, 또 맨발

로 걸으면 발바닥에 작은 유리 파편이 박혀서 그게 온몸을

돌아다니다가 눈알에 박혀서 실명하는 일도 있다는 등의

소위 `과학적 미신`에 겁먹은 것이나 다름없는 얘기였던

겁니다.

[인간 실격] p.98

흠칫했습니다.호리키는 내심 저를 제대로 된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던 겁니다. 단지 나를 죽어야 할 때를 놓친

쓸모없고 몰염치한 바보의 화신, 말하자면 `살아 있는 시

체`로밖에는 생각하지 않았고, 내가 호리키의 쾌락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것만을 이용하면 그뿐인 `교우`였다고 생

각하니 아무리 저라도 기분이 좋을 수는 없었습니다.그러

나 한편으로는 호리키가 저를 그렇게 보는 것도 당연한 일

인 것이, 저는 옛날부터 인간 자격이 없는 어린아이였던

것입니다. 역시 나는 호리키한테조차도 경멸받아 마땅한지

도 모른다고 고쳐 생각했습니다.

"죄, 죄의 반의어는 뭘까. 이건 어렵다."

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법이지."

호리키가 태연히 그렇게 대답하기에 저는 호리키의 얼굴

을 다시 쳐다보았습니다.

.

"죄라는 건, 자네! 그런 게 아니야."

죄의 반의어가 법이라니!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모두 그

정도로 안이하게 생각하며 시치미 떼고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형사가 없는 곳에 죄가 꿈틀거린다지.

"그럼 뭔데? 신이야? 자네한테는 어딘지 목사 같은 구석

이 있어. 기분 나쁘게."

[인간 실격] p.1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